'책에 대한 단상'에 해당되는 글 397건

  1. 2025.07.15 찌질이 시대.. 1
  2. 2025.07.14 평생소득 가설 1
  3. 2025.07.09 조기 유학과 교육부 장관 인선.. 1
  4. 2025.07.05 위험한 도약 1
  5. 2025.07.02 이재명 정부의 경제 성과는? 1
  6. 2025.06.28 진주문고 강연.. 1
  7. 2025.06.27 고양이, 글을 보는가? 1
  8. 2025.06.26 이러구 산다.. 2
  9. 2025.06.24 삼풍백화점 메모 1
  10. 2025.06.22 바다에 관하여.. 1

내가 20대 때, 좌파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두려운 일이었다. 그래도 나는 좌파라고 말하면서 살았다. 취직을 하게 되면서, 나는 대부분 보수들만 있는 세상에서 살게 되었다. 집을 강남으로 옮기면서, 일상 생활에서도 생전 본 적도 없던, 그야말로 원단 경상도 보수들과도 삶을 나누게 되었다. 그 시절에 한국의 보수는 유능이니 무능이니, 그런 얘기를 할 것도 없이 그냥 그게 한국이었다. 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그래도 자신이 설 공간들을 조금 가질 수 있었지만, 사실 한국의 대부분은 그냥 보수였다. 

민주당 정권이 몇 번 지나갔다. 여전히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금융계, 에너지계, 이런 데는 보수가 절대 다수다. 이런 데의 특징은, 간부들 중에서 여성을 보기가 아주 힘들다는 점이다. 

윤석열의 시대가 끝나고, 보수는 경제계에서는 숫자로는 많다. 여전히 절대 다수이기는 하지만, 유능하다고 말하기는 좀 어렵다. 

이재명이 인간적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일을 전혀 못 하는 그런 스타일은 아니다. 정면 승부하는 스타일은 아닐지는 몰라도, 대체적으로 해법을 만드는 스타일이다. 박근혜는 정면 승부하지만, 해법을 만드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다. 윤석열은.. 아무 것도 안 했다. 욕만 하고, 술만 마셨던 것 같다. 

보수는 지금 근본적으로 문제에 부딪혔다. 한국에서 그들은 절대 다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다수의 힘으로 해법을 만들어내는 그런 한국 보수 특유의 유능함도 잃었다. 

별로 좋아하는 말은 아니지만, '찌질하다'는 형용사가 지금 국민의힘을 축으로 하는 한국 보수의 속성을 더 잘 표현하는 것 같다. 

이 시기가 얼마나 갈까? 잘은 모르겠지만, 꽤 간다. 한국의 보수들은 책과는 이제 거리가 너무 멀어졌고,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과도 좀 멀리간 것 같다. 욕만 한다. 생각보다 보수들의 '찌질이 시대'가 꽤 오래 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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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경제학 책은 3장 끝나고 잠시 길을 잃었다. 4장은 원래 직업 선택에 관한 얘기를 하려고 했던 것인데, 3장이 너무 재밌게 써지는 바람에.. 원래 생각한 얘기가 그 포맷 그대로는 뒤에 붙지 않게 되었다. 3장이 오프닝 정도로 생각한 고양이 얘기가, 국민경제 전체를 관통할 정도의 얘기로 커져 버렸다. 이게, 생각지도 않은 욕심이 좀 생겼다. 뻔한 얘기는 하지도 말고, 뒤가 뻔히 보이는 식으로는 절대로 전개하지 않겠다는. 10대용 책이지만, 그냥 1, 3, 5, 7, 9 스타일로, 그렇게 뻔하게 얘기를 이어나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꽤 고민을 하다가.. 내가 경제학을 배우면서 가장 도움이 된 개념이 뭔가 생각해봤다. 이건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 모딜리아니의 평생소득가설. 여러 번 배우기는 하는데, 화폐경제학에서 가장 극적으로 이 개념을 배우게 되고, 모닐리아니에 대해서도 더 배우게 된다. 마지막 순간에 생태경제학으로 박사 논문 주제를 바꾸지 않았으면, 화폐경제학으로 박사 논문을 썼을 것이다. 

물론 거시경제학이나 화폐경제학에서 다루는 방식으로 평생소득가설을 다룰 생각은 없다. 

이 소제가 좋은 것은, 내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기계적으로 혹은 기능적으로 글을 쓰면, 가슴이 뛰는 일은 벌어지지 않는다.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 청소년 경제학 책은, 내가 가슴이 뛰는 방식으로 끝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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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에게 자녀 조기 불법유학으로 시끄러워졌다. 중학교 3학년까지 마치지 않으면 조기 유학이 불가능했던 시절에 갔던 게 문제가 된 것 같다. 글쎄.

개인 형편상 조기 유학을 보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철학이 다를 수도 있고, 이상이 다를 수도 있고, 경제적 형편이 다를 수도 있고. 그걸 법적으로 막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건, 말도 되지 않는 비용을 지불하면서 조기 유학 갈 필요가 없는 시스템을 정비하는 게 더 나은 것이 아니겠나 싶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그렇고.. 최소한의 기준이라면, 특별한 이유 없이 그냥 자녀 조기유학 보낸 사람이 고위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자기 자식은 외국 사람으로 키우면서, 우리나라 정책에 무슨 진심이 있겠느냐 싶은 생각이. 자기 식구는 외국에서 살면서, 국민경제를 비롯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게 과연 맞느냐, 그런 게 평소 생각이다. 물론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면, “흑묘 백묘” 같은 얘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잘 하는 게 중요하지, 개인적인 삶이 뭐가 중요하냐, 그런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는 한데.. 교육부 장관이 조기유학 보낸 사람일 수 있나 싶다. 자기 나라 교육 시스템을 불신해서 외국에서 교육시키는데, 무슨 교육을 하고, 정책을 하겠나 싶다. 이런 비슷한 얘기를 아주 오래 전 프랑스의 보수 쪽 외교관한테 들은 적이 있다. 프랑스도 부자들은 미국에서 공부시켜서 미국 영주권 가지면 어떨까, 그런 고민들을 하기는 한다. 사람 사는 데가 더 거기서 거기다. 그래도 그런 사람이 주요한 공직에 가면 곤란할 것 같다는 얘기를 사석에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다른 공직도 문제겠지만, 외교나 국제 업무 등 특별한 경우가 아닌데 자녀 조기 유학을 보낸 사람이 교육부 장관이 되는 건 절대 안 된다. 국가라는 것도 일종의 공동체다. 같이 행복하고, 같이 고통 받으면서 정책도 나오고, 대안도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그건 국민들에 대한, 그리고 학부모에 대한 최소한의 ‘매너’다. 너네들이 한국에서 자녀들 공부시키는 건, 순전히 돈이 없기 때문이 아니냐.. 이런 메시지를 공식적으로 내는 건 좀, 메롱이다. 힘들어도 한국에서 자녀들과 지지고 볶는 학부모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다. 

고위 공직자의 인선은 방향성에 대한 메시지다. 우리나라의 행정 부처에서 장관 한 명이 잘 하면 뭘 얼마나 잘 하겠느냐. 밖에서 드러나는 공이 열 개면 있으면, 그 뒤에 일상적인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서 생겨나는 과가 스무 개인 게 현실이다. 진짜로 지나보니까 성과가 있는 장관은 매우 드물다. 시끄러운 데도 실제로 일도 잘 했던 장관은 진짜 별로 없다. 그래서 개인적인 성과보다 현실에서 더 중요한 것은 장관 등 고위 공직자 인선이 주는 방향성에 대한 메시지다. 

자녀 조기유학 한 교육부 장관 인선, 공직자 인선 메시지로는 개 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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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도약"이 자본론 어디에 나오는지 chatGPT한테 물어보니까,, 그딴 거 없단다. 그래서 불어본에 있으니까 다시 찾아보라니까, 1권 3장에 나온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는 독일어본과 영어본에는 이 표현이 안 나온다. 하여간 다른 판본에는 없단다. 나에게는 자본론 전체에서 가장 매혹적인 표현이 바로 이 "위험한 도약"인데, 아쉽게도 다른 판본으로 자본론을 읽은 사람들은 접하기 어려운 표현이다. 개념까지라고 할 건 아닌게, 시장에서의 실제 판매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라서, 딱 한 번 나온다. 국부론에 보이지 않는 손이 무역 설명하면서 잠깐 나오는 것과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아는 시장 원리를 보이지 않는 손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아담 스미스의 원래 집필 취지와는 다르다. 그는 신의 섭리라는 의미로 사용하였다.)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 국부론에는 기업 특히 대기업이 하는 얘기는 절대 듣지 말라는 얘기도 나온다. 국가의 미래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앞뒤 설명까지 달려있다.)

청소년용 경제학 4장 제목을 "위험한 도약"이라고 잡을 생각이다. 앞의 얘기가 국가의 존재였는데, 기왕 달달하게 가던 흐름에서, 한 번 꺾어서 훅 들어갔기 때문에, 그 흐름을 따라서 한 번 더 꺾고 들어갈 생각이다. (원래 잡았던 제목은 'AI 시대의 직업의 의미'였는데, 하도 사람들이 AI 얘기를 최근에 많이 해서, 확 빈정상했다. 남들 다 하는 얘기를 내가 또 할 수는 없고. 하여간, 나도 인성 진짜 개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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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는 나중에 보면, 80점 정도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경제는 잘 할 것 같다. 보수 정부는 21세기 들어서, 경제 까막눈들을 뽑았다. 윤석열은 다른 것도 그럴지 모르지만, 경제는 특히 까막눈이었다. 술 밖에 모른다고 하지만, 그것도 좀 아니다. 술 좋아하면 더럽게 복잡하게 얽힌 주세라도 좀 정리하고, 술 유통 구조 같은 거 정비했을텐데. 술 마시는 것만 좋아하지, 술 자체에 대해서는 잘 몰랐던 것 같다. 개와 고양이는 확실히 좋아한 것 같다. 보신탕은 없앴다. 

이명박은 경제를 알았을까? 솔직히 돈 흘러가는 걸 그만큼 직관적으로 잘 알았던 사람이, 적어도 현대그룹 내에서는 없었을 것 같다. 돈은 잘 아는데, 돈이 곧 경제는 아니다. 그는 너무 부패했고, 효율성 보다는 자기가 해먹을 수 있는 거에 더 관심이 많았다. 그렇게 생겨난 게 자원외교 아니겠나 싶다. 토목은 알아도 자원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무엇보다도 공정한 경쟁이 깨어지면서, 기업들도 줄 대는 것만 했지, 혁신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다. 줄 서는 것과 국민경제는 작동방식이 좀 다르다. 

지금 그룹 차원의 큰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가 이때 명박과 손을 제대로 잡았다. 한 때 100년은 갈 것 같아 보이던 롯데가, 그때부터 10년 넘게 뻘짓을 하다가, 이제는 영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도 경제에 까막눈인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집권을 하기 위해서 그 주변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짜고 쥐어짜고, 그렇게 새로운 시도를 하기는 했다. 지금에 와서 보면, 경제는 박근혜가 명박보다 나았다. 무상보육이 전면화된 것도 그때다. 명박에게 시장 시절에 했던 버스 중앙차선제와 환승제가 남는다면, 박근혜에게 무상보육이 남을 것이다. 행복 경제는 너무 큰 프레임으로 시작해서, 없던 것이 되어버렸고.. 창조경제는 이름만 남았다. 

이재명 5년은 어떨까? 경제는 대체적으로 잘 될 것이라고 본다. 이재명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는 게 많고, 돈의 흐름도 잘 아는 편이다. 부동산을 비롯한 거시 경제의 많은 부분은 생각보다 잘 할 것이고, 성과 지표들도 잘 나올 것 같다. 그렇지만 그런 성과의 가장 큰 힘은 뭘 잘 알고, 뭘 잘 해서가 아니라, 해먹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너도 알고 나도 알고, 그런 제도적 측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본다. 이명박은 해먹은 스타일이었는데, 이재명은 안 해먹는 스타일이다. 한국 경제는 이제 충분히 규모가 커져서, 해먹는다고 왜곡을 하지만 않아도, 어지간히는 굴러갈 정도는 된다. 

그건 전체적으로 그렇고.. 

제일 안 좋을 분야는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불행히도, 이재명은 이 분야는 전혀 모른다. 그냥 티 안나게 적당히 선거 치룬 거에 불과하고.. 노무현도 교육은 몰랐고, 문재인은 교육은 더더욱 몰랐다. 그 시기에 교육 정책이 개판 났다. 그래도 노무현과 문재인은 어깨에 뽕 들어간 스타일은 아닌데, 이재명은 약간 좀 뽕 들어간 스타일이다. 지금 같은 상황으로는, 문재인 정권이 부동산으로 날라간 것처럼, 이재명 정권은 교육 문제로 날라갈 위험이 크다. 

또 다른 약점은, 환경과 에너지 분야인데.. 이 분야는 이재명이 관심도 없고, 잘 모르기도 한다. 복잡한 메커니즘을 건너 뛰고 결과로만 말하면, 이재명 시대에 전기요금은 대략 두 배 정도 오르고, 전기도 한 번쯤은 꺼먹을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없었는데, 인기 있는 성과는 내고 싶고. 그럴 때 딱 생겨나는 일이 이런 거다. 

농업은 더 망가질 게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 이재명 농업 5년은 대체적으로 엉망날텐데, 그렇다고 크게 티 나지는 않을 것 같다. 어차피 별 관심 없는데, 누가 하든 무슨 상관 있겠냐? 이재명은 생각보다 약은 사람인데, 똥 바가지 뒤집어 씌우기의 결과가 장관 유임이라고 본다. 이재명의 농업 정책이 성공했는지 아닌지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토마토 가격을 보면 된다. 현재로서는 제일 현안이 된 농작물인데, 아마 두 배쯤 오르지 않을까 싶다. 대중들이 잘 보지 않는 지표 중의 하나가 양식업이다. 여기서 몇 가지 지표를 살펴보면, 제대로 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 수 있다. 

하여간 부분적으로 개별 산업 분야 등 망가지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지만, 거시 경제 전체적으로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본다. 임기가 끝날 때쯤이면 80점 정도 받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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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구가 캔을 잘 안 먹는다고 글을 썼다. 이게 그걸 봤을 리는 없는데, 싹싹 비워서 먹었다. 어제 오후 4시에 줬는데, 낮 12시에 바닥까지 비웠다. 새 캔 뜯어줬다. 나이로는 살아있는 것만 해도 고마워해야 할 나이인데.. 오늘 기분이 좋았는지, 한 캔 더! 이런 분위기다. 그야말로 고양이의 기세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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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이 어딘가 같이 가자고 하여.. 문자로 내 상황을 짧게 설명했다. 

둘째는 아프고, 아내는 바쁘고, 큰애는 엄청 속 썩이는 중이다. 2025년, 초여름 상황이다. 

그래도 이 중에서 제일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우리 집의 18살 고양이다.

6개월 때 죽어가는 것을 구조대가 동물병원에 데려다줬고, 마침 입양하게 되었다. 두 살 때 장염으로 죽다 살아났다. 

하여간 입이 까다로워서 어릴 때에도 캔 주면, 일제, 프랑스제, 이런 것만 먹었다. 그것도 약간 맛만 보고, 국물만 먹는 경우도 많았다. 그나마도 수술한 뒤로는 아예 캔은 안 먹고, 건식 사료만 먹었다. 

두 달 전, 참치캔을 먹는데, 자꾸 밥상 위로 올라왔다. 그래서 간만에 캔 좀 먹을까, 편의점에 가서 캔 사다줬더니 허겁지겁, 코 박고 먹었다. 그때부터 건식 사료는 안 먹고, 캔만 먹었다.

하여간 드럽게 까다롭다. 나중에 슈퍼에서 사다줬더니, 그건 본 척도 안 한다. 편의점 캔만 먹는데, 그것도 수시로 먹다 안 먹다, 종류별로 취향도 명확하다. 그럼 캔 하나를 다 먹냐? 국물 위주로 먹고, 몇 시간 후에 고기가 마르면 안 먹는다. 

그리고는 나한테 와서 계속 지랄을 한다. 새 거 줘. 돌아비리. 나도 루틴을 만들어서, 오후 다섯 시 정도에 준다.  그전에 새 거를 뜯어주니는 않는다. 

나도 별 지랄을 다 해봤다. 수저로 반만 덜어주고, 나머지는 냉장고에 뒀다가 나눠 주기도 했는데, 딱 첫날만 먹었고, 그 다음부터는 별 효과가 없었다. 포기.

두 달 동안 고양이랑 이런 실랑이를 하던 중에, 드디어 편의점에 있던 얘가 먹는 유일한 캔이 떨어졌다. 멸치 들어간 거다. 

결국은 이러구 살아야 하나 싶으면서도 인터넷 뒤져서 한 박스 샀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집에 남는 공간이 없어서, 이걸 둘 데가 없다. 두 아이들 살림살이로, 수납공간에 발 디딜 틈이 없다. 

우리 집 두 아들들도 속 썩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말을 하면 알아듣는 척은 한다. 고양구는 못 알아들은 척, 그냥 내놔, 내놔.. 50대 중반, 나는 이렇게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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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덕 책 읽다가..


"특히 502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의 경우, 추모시설을 사고 현장과 무관한 곳에 설치한 것은 두 번째 비극이었습니다. 같은 서초구이긴 하나, 서초등의 삼풍백화점 자리가 아닌 양재동의 양재꽃시장 근처에 추모시설을 놓았죠. 사고 현장에 지어진 고급 아파트단지의 주민이 2024년 12월 3일에 비상계엄 선포라는 정치적 사건을 일으킨 것은 세 번째 비극이었고요. 저는 종교도 없고 미신도 믿지 않지만, 500여명이 사망한 사고를 제대로 마무리 짓지 못한 후과가 지금껏 한국 사회에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아크로비스타가 뭔가 했는데, 그게 삼풍백화점 자리였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 순간, 나도 숙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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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쓰는 책들은 코로나 이전에 준비했던 것들이다. 둘째가 아팠고, 나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많아서, 이래저래 계속 뒤로 밀려왔었다. 도서관 경제학이나 젠더 경제학은, 우와, 거의 20년 밀려온 것 같다. 젠더 경제학을 써보라는 얘기를 들은 것은, <88만원 세대> 보다 더 먼저다. 몇 번 시도를 했는데, 이래저래 계속 밀렸다. 

지금 가진 일정으로는 내년 여름까지 밀린 책들을 다 쓰고 나면, 이승만 얘기, 김대중 얘기, 요렇게 할 생각이다. 이승만 얘기는 얼개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데, 부산 지역에 대한 조사가 계속 미루어지는 상황이다. 부산에 몇 달 체류하면서 준비할 생각인데, 내가 없으면 둘째가 큰 일이니, 아직은 꼼짝할 수가 없다. 노태우도 한 번 다루고 싶은 마음은 있었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역부족이다. 

김대중 얘기는 아직 얼개가 없다. 권노갑은 만났고, 적당한 때 한화갑도 만날 생각이다. 얘기를 어떻게 끌어갈지는 잘 모르겠지만, IMF로 시작해서 임기 끝나는 순간, 그렇게 대통령이었던 시기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김영삼 정부 때는 현대에 있었는데, 김대중 정부 때는 정부에서 일했었다. 총리실에도 있었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의 청와대를 아주 잘 알고 있는 것까지는 아니고. 

청와대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다. 처음 갈 기회가 생겼을 때가 김대중 정부 초기였다. 싫다고 했다. 글쎄..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그 뒤에도 매번 싫다고 했다. 내가 약간, 아니 심하게 삐딱선 인생이다. 다들 그렇게 하라고 하면,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하기 싫은 일은 안 했다. 하기 싫은 일을 하라고 하면 직장을 옮겼고,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말라고 할 때는 아예 직장을 그만뒀다. 

최근에 잡 오퍼가 몇 번 있었다. 하나는 국내에서, 하나는 해외에서,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기는 했다. 그래도 이미 잡아놓은 일정들이 있어서, 내가 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금 밀린 일들을 처리하기 위해서 학교도 그만두고, 방송도 그만뒀는데.. 뭔 일을 또하겠나 싶다. 

돌아보면 책 쓰면서 산 게 20년 가까이 되니, 그야말로 감사한 인생이다. 세 끼 밥 먹고 사는데 크게 불편하지 않았으니, 진짜로 감사하다. 

지금 잡힌 일정대로 글 쓴 뒤에는 뭘 할지 아직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다. 죽을 때까지 책만 쓰면서 살고 싶지는 않고. 적당한 때에 적당히 내려놓을 생각이다. 

나중에 뭐 할지,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는 않았는데.. 최근에 바다에 대한 책을 한 권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바다라고 해도 전세계 바다는 아니고, 주로 한국 연안에서 북태평양까지의 일이다. 배와 바다 그리고 물고기에 대한 얘기들. 

박사 논문 쓰면서 ‘지속가능한 어업’에 대한 미분 방정식 풀면서, 우와, 돌아버리겠네,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논리적으로는 그렇게 어려운 얘기는 아닌데, 그걸 미방으로 풀어야하니, 조금 더 깊게 들어갔더니, 시스템 다이나믹스 모델링을 해야 해서. 진짜 울면서 문제들 풀었던 기억이. 그냥 컴으로 풀면 되는데, 그 시절에는 아직 인터넷도 없고, 심지어 이메일도 안 쓰던 시절이었다. 연습용으로 써볼 시스템 다이나믹스 프로그램 같은 것은 아직 없던. 힘들기는 더럽게 힘들었는데, 그래도 바다에 대한 얘기라서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은 들었었다. 

나중에 그 얘기를 가지고 박사 논문을 쓴 사람과 동료가 될 기회가 있었다. 한동안 바다 얘기 정말 많이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시절에는 고래 연구를 했었고. 우럭, 가자미, 이런 것들의 생태계 모델링도 좀 들여다봤었다. 

얼핏 생각해보니까 준비하는 데 5년 정도는 걸릴 것 같다. 베트남, 태국, 말레이지아, 인도, 이런 데 상황도 좀 살펴봐야하고. 

이거 하겠다고 하면 연구비 대줄 해외 펀드도 좀 있는데, 둘째가 아직 사정이 만만치 않고. 또 나도 써야할 것이 있어서, 거창하게 벌렸다가는 나중에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냥 사정 되는대로 소박하게 시작해볼까 한다. 

바다에 대한 얘기를 한 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게.. 세월호 때 <내릴 수 없는 배> 쓰면서 연안 여객에 대한 얘기들을 한 번 정리한 적이 있었다. 당연히 섬에 대한 얘기들도 했었고, 지금도 가끔 섬의 날 같은 때나 섬에 대한 컨퍼런스가 있을 때 기조발제 같은 거 해달라는 부탁이 온다. 너무 예전 자료들만 있어서 최근 자료들을 새로 볼 형편이 아니라서, 힘들다고 하기는 했다. 이런 게 정말 돈 안 되는 분야라서, 전체적으로 섬에 대한 얘기들이 정리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래도 우리나라의 바다 얘기들이 좀 정리가 되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키워드는 ‘지속가능한 바다’다.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내가 바다 얘기를 오래 했다. 기업 전문가와 관변 학자에서, 사회적 얘기로 처음 기자회견 한 게 새만금 문제였다. 아내와 결혼하게 된 것도 새만금 싸움하면서였다. 제주도에 해군 기지 놓고 크루즈항 놓는다고 할 때, 크루즈항의 경제성 평가를 검토한 것도 내가 관여되었던 일이었다. 울산에 고래 박물관 만들 때에도 기조 발제를 내가 했었다. 몇 년 전, 사양산업이라고 조선업 그만둬야 한다는 논쟁이 있을 때, 지금 조선업 포기하면 다시는 조선 못 한다고,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논쟁을 했었다. 내가 이겼고, 어쨌든 산업으로서의 조선업을 포기하지 않게 되었다. 

바다를 워낙 좋아했다. 지금도 바다에 갈 생각을 하면 가슴이 뛴다. 왜 그런지는 모르겠다. 하여간 마음은 그렇다. 처음 노르망디 갔을 때, 에트르타 인근의 해변을 보면서, 나중에 죽을 때에는 여기에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사람들이 습기 때문에 백퍼 류마티즘 걸리거나, 날씨 때문에 우울증 걸린다고 다 말렸다. 고뢔? 

어쨌든 진짜 오랜만에 새로운 책을 준비하게 되었다. 5년 정도, 차분히 들여다보면서 바다에 대한 얘기들을 모아보고 정리해볼까 한다. 목표는 태평양 금어기 정도 된다. 태평양에 거의 물고기가 없이 텅비어 있다. 풍성한 바다, 거의 옛날 얘기고.. 우리나라 인근 바다? 태평양보다 더 심하게 아무 것도 없다. 배타고 7~8시간 걸려서 나가야 뭐라도 좀 있다. 

중고등학생이 상식선에서 읽을 수 있는 바다에 대한 책, 그런 게 일단 목표다. 

결정적으로 바다에 대한 책을 써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이재명 정부에서 해수부 부산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걸 봤을 때였다. 이 사람들이 부산은 좀 알지는 모르지만, 바다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이 좀 커지고 커져서, 아예 전면적으로 바다에 대한 얘기를 한 번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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