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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26.03.31 모닝 주유비 6만 원..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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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26.03.05 왜 우리는 돈에 지배당하는가? 2
  6. 2026.02.19 이러다 장례식장에서 만나겠다.. 1
  7. 2026.02.17 나고야 여행 이후.. 1
  8. 2026.02.04 고성국 단상.. 3
  9. 2026.01.22 순천에코포럼
  10. 2026.01.19 70% 생태주의 2

정준희가 진행하는 토요 토론에 나가기로 하였다. 유튜브 방송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 백분토론 등 토론 방송에서 많이 만났었다. 얼마 전에 문득 생각나서, 한 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시간이 딱 맞는 건 아닌데, 이것저것 일정을 좀 많이 조정해서 맞췄다. 예전에 방송 많이 할 때에는 방송 시간에 다른 걸 맞추기도 했는데.. 안 그런지 몇 년 된다. 주제가 10대 극우 현상이라, 이 주제에 대한 책을 계속 쓰는 중이라서. 나도 다른 사람 얘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어제 강사 시절에 보고 직접 만날 길이 없던 박창길 선배한테 연락이 왔다. 한참 선배이기는 한데, 강사 시절에 같이 구르느라고 이것저것 삶의 애환을 많이 나누었던 양반이었다. 경영학 전공으로 알고 있는데, 그때 이 양반은 윤리와 철학 얘기를 많이 했고.. 나는 아직 현대에 가기 전 정말 초짜라서, 기회가 되면 아프리카 경제학 꼭 해보고 싶다는 얘기를 했었다. 그 후에 이 양반은 동물권 관련된 활동을 많이 했다. 소식만 들었다. 정말 몇 십년만에 통화를 한 건데, 나한테 아프리카 연구는 좀 하냐고 물어봐서.. 도저히 여건이 안 되었고, 명박 때 완전히 포기했다고 그랬다. 

그 시절에 정말로 해보고 싶은 연구로 몇 가지 방향을 잡았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10대 연구였다. 박사 논문을 끝내고, 앞으로 하고 싶은 주제를 잡다가, 그 중에 장기적으로 꼭 살펴야 할 주제로 잡은 게 어버니즘이었다. 그 중에 한국에서 제일 연구가 안 될 것 같다고 생각된 게 페도필 문제였다. 여전히 한국에서는 연구가 거의 안 된 걸로 알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친부에 의한 딸의 강간 문제, 이게 가난한 집안에서 벌어질 때.. 이런 게 어버니즘, 도시화에 의한 세부 연구 분류였다. 지금도 한국에는 통계가 별로 없는데, 사실 유아 강간에서 대표적인 사례가 친부 강간이다. 프랑스에서 본 사례 논문으로는 아버지가 실직했을 때와 같은 경제위기가 생길 때 빈도수가 높아진다. 아마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럴 것 같다. 그리고 나중에 한국에 와서 자료를 찾아보니까, 뭐, 그딴 자료나 연구는 거의 없는 것 같았다. 실제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 한국에서만 빈도수가 작지는 않을텐데, 그렇게 페도필 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이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아마 지금도 그럴 것 같다. 이 주제는, 프랑스의 끄새쥬라는 문고판 시리즈에도 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았던 주제였다. 

뭐, 생각만 그러고, 현대에 취직하면서 그 시절 하던 연구를 일단은 다 내려놓았다. 당장 먹고 사는 것도 큰 일이고,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곳에 적응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조금씩 하던 연구를 거의 다 내혀놓았지만, 어버니즘 문제를 계속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틈틈이 그 주제를 살펴보기는 했다. 그렇게 해서 아주 장기적으로 10대 연구를 하기로 마음을 먹은 게, 1997년 정도 된다. 정말 오래 전 일이다. 

여력이 좀 되지는 않았는데, 그렇게 10대 연구를 조금씩 하다가, 그 연장선에서 다루게 된 주제가 20대였고, 그게 <88만원 세대>가 되었다. 

박사 초년 시절에 하고 싶었던 연구 중에서, 아프리카 연구는 완전히 놓았고, 10대 연구는 아직도 손에 들고 있다. 그때도 어려웠지만, 지금도 여전히 어렵다. 별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10대 남학생 두 명과 살고 있다. 접촉 빈도와 사례 조사 등에서는, 30대 초반보다는 훨씬 유리한 상황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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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관련해서 내가 가장 가슴 아팠던 사건이 하나 있다. 걸프전은 끝나고, 본격적으로 미국이 사담 후세인 잡는다고 이라크에 들어가기 전의 일이었다. 

이라크 중산층과 관련된 기사를 보았는데, 겨울에 추운 데 중산층들도 등유 살 길이 없어서 벌벌 떨고 있다고. 부끄럽지만 이라크는 그냥 사막이라고만 생각했지, 겨울에 난로를 켜야 할 정도로 춥다는 것도 몰랐다. 하긴, 8월에 탄자니아 가면서, 거기가 겨울이라는 생각은 추호도 못하고 반팔만 챙겨갔다가 고생한 적도 있었다. 

석유 생산하는 산유국인 이라크에서 난방용 기름을 못 구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런 생각이 충격을 받았던 적이 있었다. 이건 미국을 지지하냐, 이라크를 지지하냐, 그런 것과는 좀 다른 문제다. 아직 전쟁도 아니었다는 내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 그 정도로 국민들이 고통받는 거, 이게 뭐냐, 그런 생각을 했었다. 물론 그 후에도 중동 문제나 튀르카이에 대해서 좀 더 봐야겠다는 생각만 있었지, 실제로 제대로 못 보기는 했다. 

트럼프가 취임하고 한 애기를 모아보면, 석유 문명의 정점으로 가겠다는 의도는 명확했다. 미국만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낮은 석유 가격을 유지하고, 여기에 말 잘 안 듣는 베네주엘라에서 이란까지, 이렇게 한 번씩 손을 보고, 석유 문명의 절정으로 다시 한 번 가는 것, 이게 에너지로 해석한 트럼프 레짐 같은 거였다. 

이 변화에 직격탄을 맞은 데 중의 하나가 아마도 혼다였을 것 같다. 엔지니어 중심의 회사인 혼다가 전기차 전환을 전격 선언했는데, 엔지니어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트럼프 열풍이 생겨났다. 전기차 보조금은 대거 삭감되고, 안 그래도 불리한 일본 자동차 시장에서의 전기차가 도저히 가망 없어 보이자, 결국 항복 선언했다. 적자 없는 기업의 신화를 만들던 혼다가 23조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자, 전기차에서 두 손 들어버렸다. 작년까지만 해도 위기의 니산을 혼다가 인수할 뻔 했을 정도로 건실하다고 알려졌었다. 전격적으로 전기차에서 철수. 트럼프 역풍을 혼다가 제대로 맞았다. 

이래저래 자동차 등 많은 산업이 아수라장이던 시점에 이란전 사태가 벌어졌다. 생각보다 인프라 타격이 큰 것 같고, 호르무주 해협에 통과료가 생겨날 것 같다. 이란 국회에서는 그런 규정이 통과했다. UN 해상법이 있는데, 이란은 아직 가입도 안 되어있다고 하는 것 같다. 호르무즈 해협 남쪽에는 uae가 있고, 출구 쪽에는 오만도 있다. (얼마 전에 일가족이 요트로 여기를 항해하는 스토리를 재밌게 본 적이 있다.) 이런 여러 나라가 얽힌 건데, 이란 혼자서 통행료를 받을 때 행정은 어떻게 처리할까, 그런 게 여전히 궁금하기는 하다. (얼마라도 줘야 할 것 같은데, 미국이 다시 삥 뜯어갈 거라는 택도 없는 추측성 기사만 보인다.)

우리나라도 택배 기사들 수익성이나 관광버스 등 임대 버스 문제가 당장 생겨났다. 학기 중인데, 학생들 현장 체험 떠나는 버스도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일본도 지방 도시의 버스 같은 데에서 당장 많은 문제가 생겼을 것 같다. 그래도 한국이나 일본이나, 결국은 가격을 올리고, 돈으로 문제를 풀 거다. 잠시 시간이 지나면 결국 택배비도 올라가고, 배달 앱 배달료도 올라갈 것이다. 그래도 이런 나라들은 돈으로 문제를 해결할 거고, 이게 선진국식 방식인 셈이다. 시간이 지나면 대안 기술들이 더 많이 도입될 것이지만, 이건 장기적인 관점이다. 

돈도 없고, 기술도 없는 저개발 국가들은? 일본이나 한국의 중고차를 수입해서 교통 문제를 처리하는 국가에서는 이란전의 충격을 흡수할 방법이 없다. 이란전 충격은 대표적으로 불평등한 조건이고, 특히 국가별 불공평은 매우 심하다. 

길게 보면, 석탄 발전으로 돌아가고, 소형 전기차의 비중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게 될 나라들이 많을 것이다. 중남미에서는 옥수수 같은 것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디젤 붐이 다시 불 것이고. 다시 한 번 석탄 전성시대가 올 것이고, 석유에 대한 대안 기술들이 급격히 도입될 것이다. 그 중에 일부는 석유 다음의 미래 기술일 것이지만, 석유 이전의 기술, 과거의 기술도 다시 채태될 것이다. 어쨌든 석유와 LNG, 이런 게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이니까. 

조금 앞 선 생각이지만, 이런 조건에서는 세계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어쨌든 저개발 국가에서 경제 발전을 위한 필수 인프라에 대한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관이 어쨌든 세계은행이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것은.. 트럼프는 석유 문명의 전성기를 바랬지만, 역설적으로 석유 문명의 해체를 좀 더 빠르게 촉진하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 석유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비싸지거나 깡패 짓을 해서, 구할 수가 없게 된 나라가 많아지니까.. 한동안의 고통을 겪으면서 석유가 아닌 대안을 찾아나설 수밖에 없게 된. 전기는 꼭 석유로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석탄이 발전에 다시 투입되고, 저기용 자동차로 교통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나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언제 또 트럼프 같은 아해가 나올지 모르고, 석유 불안해, 이렇게 판단하는. 

석유 회사들이 원유 가격을 70~80달러가 최적이라고 보는 게, 진짜로 법칙 같은 것이다. 석유가 이 구간을 넘어가면, 석유 회사 마진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 탈석유 흐름이 생겨난다. 과거의 흐름과 이번의 이란전이 한 가지 다른 것은, 그냥 가격만 높아진 것이 아니라, 구하기가 어려워지는 현상과 같이 결합된다는 점이다. 석유 문명의 클라이막스, 그런 건 오다가 말았다. 

부차적인 것이지만, 바이오 디젤의 인기가 높아지면, 다시 식량난이 온다. 먹어야 할 옥수수가 에너지로 가니까, 사람들은 뭘 먹고 사나? 여기에서 농업 시장의 구조 변화가 생겨날 것이다. 

국제적으로 굉장히 많은 변화가 정말 다각적으로 생겨나겠지만.. 궁극적으로 가장 수혜를 보는 나라는, 어쩌면 대만이 아닐까 싶다. 물론 대만도 lng를 비롯해서 에너지 파동으로 국민경제의 피해를 많이 볼 나라이기는 하지만. 중국이 경제적 위기를 풀어나가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와중에 굳이 내부 문제인 대만 문제로, 다음 행보에 지장을 받고 싶지 않을 가능성이 생겨났다. 현실적으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힘이 사라지고 나면, 중국은 움직이기가 좀 더 편해지고. 대만 문제 정도는 대화로 일단 넘어가자, 그렇게 할 가능성이 높다. (마침 중국이 대만 야당 대표를 초정했다.)

트럼프 문제는 미국의 문제지만, 이란 문제는 전세계의 문제다. 불행히도, 이걸로 손해를 보는 나라와 이익을 보는 나라가 너무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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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 기름을 넣었다. 비쌀 거라고는 생각을 했는데, 6만 원이 나왔다. 3만 원 조금 넘었던 기억이 있는데, 모닝에 6만 원이면 진짜 많이 비싸졌다. 이게 다 트럼프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좀 더 복잡한 것 같다. 

트럼프 충격이 이게, 여러모로 묘하다.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나 일본에 피해가 갈 것 같은데, 별로 그렇지도 않다. 외견상 제일 피해가 큰 것은 인도인데, 여기는 정권이 바뀔 위험이란다. 그나마 티도 못 내는 데가 파키스탄 같은 국가인데, 중동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월급이 끊겨서 국민경제 기반 자체가 흔들린다고.. 게다가 이게 거의 유일한 외환 획득처인데, 외환이 없어서 다른 비상 수급도 어렵다고. 

한국이나 일본은 돈이 있어서, 그래도 어떻게 돈으로 때우고, 넘어갈 수가 있다. 기름에 국적이 있는 게 아니라서, 그냥 사오기만 하면 된다. 문제는 원유값 상승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가난한 나라들이다. 여기는 힘들어도 별로 신경도 안 쓸 것 같다. 전체적으로 부품소재 등 물가가 오르면, 아프리카 혹은 중남미 국가들이 더 타격을 받는다. 그러면 상대적으로 미국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관계가 괜찮은 유럽들이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다. 

기름값이 막 오르면 석유회사들은 좋을 것 같지만, 별로 그렇지도 않다. 석유회사들이 가장 선호하는 유가 수준은 70~80달러 대다. 이 정도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게 나온다고 한다. 이보다 비싸지면, 석유에 대한 대체가 시작된다. 70년대 석유 파동 때도 그랬지만, 걸프전 때 등 단기적인 석유 위기 때 거의 예외 없이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100달러 넘어가면, 다른 에너지원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원유가가 비싸지면 석유 회사들이 떼 돈 벌 것 같지만, 수유가 급감해서 가격이 올라가도 큰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 그렇게 석유 대체가 진행된 상황에서 다시 원유가가 내려가면, 완전 폭망각이다. 그래서 석유회사들은 원유가 100 달러 넘어가면 초비상이 된다. 트럼프에게 석유값 올리면 안 된다고 쫓아가서 얘기한 그룹 중에는 석유회사들도 있었다고 알 수 있다. 

아마 한동안 이란은 물론 중동 전역에서 에너지 시설들도 공격할 것 같은데.. 이러면 4년 이상 피해가 간다. 그리고 정상적인 배들의 항해도 어려워지고.. 트럼프 임기 내에는 완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고, 세상은 이란전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하여간 이런 돈 있는 데는 경제적 대안은 물론 기술적 대안도 만들어서, 어떻게든 새로운 균형을 찾아갈 건데.. 돈 없는 나라들은 이런 게 어렵다. 그냥 사람들이 고통을 겪어낼 수밖에 없다. 

정유회사는 물론이고 중동의 석유화학 회사들도 어려워지면.. 약간 나간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회사 차원에서 어마무시한 위기를 겪고 있는 롯데가 기적적으로 회생할 기회를 만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중동 석유화학 회사들이 타격을 받으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택도 없었던 비중동 지역의 석유화학 회사들이 기적적으로 잠시 회생할 수 있는 여건이 생길 수도 있다. 

70년대 석유 파동 때에는 충격이 전체적으로 7년 정도 갔다. 중간에 잠시 쉬기도 했지만, 두 차례에 걸친 충격이.. 그게 어느 정도였냐면, 절대로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유신 정권이 길고 긴 석유파동 끝에 무너졌다. 79년부터 이어진 경제적 위기를 80년 공황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지금의 충격이 석유파동 보다 클 것인가? 

지금부터 한 달 정도가 고비일 것 같다. 일시적인 충격으로 그냥 넘어갈지, 아니면 시설 복구까지 몇 년이 걸리는 그런 빅샷이 될지. 

73년의 석유파동이 그랬고, 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도 그렇고, 실제로 위기 상황이 모두에게 똑같은 충격으로 가는 건 아니다. 이 시기가 지나고 나서 약진하거나 큰 기회를 갖게 되는 나라가 있고, 이전의 좋은 흐름이 사라져버리는 나라가 있기도 하고. 아마 이번의 이란전은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는 확실히 더 큰 충격이고, 70년대 석유파동보다 더 큰 충격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하고. 에너지가 평소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생각하지만, 정말로 국가의 근본이기도 하고, 국제적인 관계를 확 엎어놓는 요소이기도 하다. 

모닝에 기념비적으로 6만 원 주유한 날, 다음 일에 대해서 잠시 생각을 해봤다 (원래 이 얘기를 이번 주에 신문에 쓸까 했는데, 더 중요한 게 생겨서.. 이 얘기를 공개적으로 하지는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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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이상호 기자 생일이다. 상호랑 처음 만난 곳은 고등학교 1학년 때 강서도서관이었다. 학교는 달랐는데, 그냥 친구의 친구 등, 그렇게 다 같은 공간에서 놀았었다. 나도 겨울에 집이 너무 추워서 겨울방학 때는 집에 있기가 어려웠는데, 다들 비슷한 상황이었다. 겨울 내내 강서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면,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게 되고, 그렇게 또 새로운 친구 집에 놀러가기도 하고 그랬다. 도서관 가다가 지치면, 어딘가 놀러가야 하는데, 다들 돈도 없어서.. 그냥 누군가 집에 놀러가서 놀았다. 

나중에 상호는 대학 가서 다시 만났다. 그때는 도서관에서 만난 건 아니고, 집회 끝나고 지쳐서 잔디밭에 누워있다가 종종 만났다. 각자 다 소속이 있어서, 그렇게 소주 만시러 간 적은 없던 것 같다. 그냥 최루탄 냄새에 지쳐서 잔디밭에 있다가 자판기 커피 마시면서 수다 떨었던 기억들이 많이 난다. 

시간이 다시 많이 흘렀고, mbc 기자 시절에는 상호를 볼 일이 없었다. 나도 바빴고, 그도 바빴다. 나중에 그가 해직 기자가 된 후에는 좀 자주 만났다. 소주도 마셨고, 폭탄주도 마셨고, 양주 마신 적도 있고. 

마침 상호 생일이라서, 짧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제 우리도 좀 있으면 환갑이다. 

올해는 소주 한 잔 하자고 했다. 이러다 진짜로 장례식 때 만나게 생겼다고..

나고야 여행 갔다가, 밤에 조용할 때, 오영호 차관 생각이 문득 났다. 몇 년 전에 돌아가셨다.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거의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사람인데.. 오영호 없는 한국을 살아갈 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었다. 코로나 걸린 이후 약해진 상태에서 찜질방에서 심장마비로. 

30대 이후로 친구들 챙기는 건 거의 못했다. 챙기는 건 커녕, 어쩌다 한 번 보는 것도 힘들었다. 동창회 이런 데 못 간 것은 수십 년이고, 가끔 만나는 친구들도 몇 년에 한 번 보면 잘 보는.

책을 쓰기 시작한 후로, 친구들을 챙기거나 볼 수 있을 정도의 여유가 생긴 적이 거의 없다.  가끔 소식이라도 나누면서 살았어야 한다는 생각이 가끔은 드는데.. 여전히 나는 마음의 여유가 없게 살았다. 아이들이 태어난 이후로는 저녁 시간은 거의 없고, 주말에는 절대로 약속을 잡을 수가 없게 되었다. 

상호랑 소주 한 잔 하자고 얘기하면서, 예전에 같이 만났던 친구들도 같이 보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나도 전번 가진 친구가 한 명도 없다. 

오영호 차관 생각하면서, 그래도 억지로라도 환갑 되기 전에 예전 친구들 얼굴이라도 한 번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로 맨날 만났던 친구들, 장례식장에서 만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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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성)

나고야에 며칠 갔다왔다. 놀기는 엄청 잘 놀았는데, 놀고 나니까, 그 전에 무슨 일을 하다가 내려놓았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급한 일들은 다 처리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가기 전에 끝내야 할 원고 하나가 남았던 게 기억이 났다. 심포지엄에서 시론을 발표해야 하는데, 우와.. 한 시간 동안 뭘 가지고 시간을 보내나, 순간 머리가 아득. 

올해는 사회과학 책 세 권을 마무리해야 한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청소년 인권 책은 1월까지는 어떻게든 초고는 마무리할 생각이었는데, 아이들 겨울 방학이랑 겹쳐서.. 2월까지는 택도 없고, 3월말까지는 갈 것 같다. 이건 한겨레출판부에서 나온다. 

그 다음은 젠더 경제학, 밀리고 밀려서 지금까지 왔다. 현재 생각해둔 제목으로는 “국민남 민주녀 현상’인데, 국민의힘이 당명을 바꿀 것 같아서, 망했다. 국민남이 입에 착 붙고, 여러가지 중의적 의미로도 딱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그새 당명이 또 바뀐다. 뭘로 할지는 전혀 모르겠다. 이 책에서 우리나라 얘기만 할 건 아니고, 일본 얘기도 좀 많이 하려고 한다. 후쿠오카 애기 등 재밌는 얘기들이 좀 있다. 어쨌든 지방 선거가 끝나고 나면, 지금보다는 좀 더 차분한 세상이 올 가능성이 높아서,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얘기들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농업경제학을 올해 할지, 아니면 몇 년 더 미룰지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아직 결론을 못 찾았다. 특히 유통 등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세상이 어떻게 흘러갈지 나도 잘 모르겠다. 특히 지금 생협들이 새로운 살 길을 찾아갈 수 있을지, 최근에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아서, 여전히 나도 잘 모르겠다. 

그래도 지금 흐름을 못 잡으면, 다시 몇 년이 지나갈 것 같다. 일정상 그렇다. 그래도 올해 농업 경제학을 쓰려고 지난 몇 년 동안 이것저것 자료들도 좀 모아두고, 상세하게 살폈는데, 이 정도의 흐름을 잡으려면, 몇 년 후에는 더 힘들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직은 마음을 정하지 못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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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같이 방송하던 동료가 고성국 박사에 대해서 길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 자기가 제일 존경하는 정치학자인데, 그의 미덕은.. 선거 때 여론조사 수치만 보지 않고, 현장에서 많이 돌아다녀서, 나름대로 감을 잡는다는 것이었다. 그와 유사한 얘기를, 정책 전문가로 성장한 한 정치학자에게 들은 적이 있었다. 그가 지역 공약을 만들 때, 현장에서 사람들 만나면서 상의한 얘기를 아주 길게 들었었다. (지금은 청와대에서 정책 만들고 있다.) 하여간 그렇게 현장형 학자들에 대한 얘기들을 모아본 적이 있었는데, 그때 고성국 얘기를 들었었다. (이 얘기를 해준 사람도 아주 유명한 방송인이다.)

동선이 맞지 않아서, 실제 고성국을 만난 적은 없었다. 정의당 같은 진보정당에 있다가 보수로 옮겨간 사람은 아직 아는 사람이 없다. 그렇지만 민주당에 있다가 보수로 간 사람들은 좀 안다. 하이고. 후배도 한 명 있다. 워드뱅크에 있다가, 문재인 인재영입으로 민주당에 왔었다. 가끔 소주 한 잔 마시는 사이다. 후에 국민의힘으로 옮겨고, 옮긴 다음에도 몇 번 소주 마실 일이 있었다. 지금은 국민의힘 인재영입을 맡고 있다. 워드뱅크, 저소득 국가의 개발 모델 경제 전문가, 그리고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 하이고 정신 없다. 정치에서 살아남는다는 게 뭔지, 가끔 생각해보게 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고성국은 그런 사람치고는, 그래도 한 극단에 있는 것 같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에 가장 극적인 인생을 살았던 것은 이재오다. 서울민중연합 시절에 같이 활동한 적이 있다. 노태우 초기 유화기에 생겨난 조직이었는데, 노태우가 좀 더 강성으로 돌고 전민련이 생겨나면서, 대대적인 조직 사건이 생겨났다. 나도 그때 수배 직전까지 갔었다. 민중당 때에는 유학 시절이라서 같이 하지는 못했다. 그가 나중에 보수로 옮겨갈 때, 김문수 같은 사람들도 같이 갔었다. 아주 뒤에 이재오를 만나게 되었다.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국회 토론회 같은 데에서 옆자리에 앉으면서 만감이 교차하는 생각이 들었다. 민중당 시절 사람들은, 그가 오랫동안 민중당 출신을 개인적으로 도왔다고 얘기했다. 김문수에 대해서도 그렇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같이 학생운동했던, 아주 친한 지인이 지금도 김문수에 대해서 도움받은 애기들을 한다. 실제로 그가 어렸을 때, 취직하는 걸 김문수가 도왔다. 그리고도 꽤 오래 같이 일했다. 이재오는 개인적인 경험이 있고, 김문수는 직접은 모른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보이는 것과는 좀 다른 모습들이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이 몇 사람 더 있다. 

고성국이 전두환 사진도 걸자는 얘기를 들으면서, 저 안에서 자아가 충돌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극우 중에 극우가 된 사람이지만, 그의 마음 속에 있는 많은 기억들이 어떻게 충돌하지 않고 하루를 보낼 수 있을까, 그런 궁금증이 들었다. ‘당대표급 평당원’이라는 얘기를 들으면서, 웃음보다는 어처구니 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쨌든 그가 진보 진영에 있을 때, 정치학자로서 그의 존재감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진영을 바꾸고, 논리를 바꾸고, 하여간 그의 인생에서 존재감이 가장 높은 순간을 만나기는 하였다. 그는 지금 자신을 돌아아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예전에 “고성국이 진짜 정치학자예요, 형님”, 그렇게 들었던 얘기가 문득 귓가에 올리는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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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초에 순천에서 열리는 에코포럼에서 발표를 하기로 했다. 생태 경제가 주제다. 하이고.. 총괄적인 생태 얘기 안 한지, 진짜 오래 된다. 생각을 전혀 안 해본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맘 먹고 전체적으로 안 본지 진짜 오래 된다. 여건상 힘들다고 하는 게 맞는데, 마침 고흥에서 목포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좀 자세히 보기로 한 때라서, 한다고 했다. 멀어서 어지간하면 어렵다고 하는데, 어차피 그냥도 이 지역에는 계속 가기로 마음을 먹어서.. 마침. 게다가 비슷한 시기에 순천 kbs에서 도서관 책 가지고 라디오 인터뷰 부탁이 왔었다. 이것도 인연일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일단. 

그리고 다시 사정을 살펴보는데, 이게 만만치가 않은 일이다. 그동안 변한 게 너무 많다. 트럼프 이후로 세계화라는 전제 조건이 변했고, 한국에서도 극우 흐름이 만만치가 않다. 민주주의라는 눈으로 봐도 변화가 있지만, 어쨌든 생태라는 눈으로 봐도 이게 만만치가 않은 변화다. 

90년대 중후반 이후, 생태 문제는 시간이 변수라는 생각들을 많이 했다. 지금은 어려워도, 시간이 지나면 많은 것이 변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이게 변했다.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극우파 흐름이 강하게 생겨났고, 반 생태적 흐름이 하나의 추세가 되었다. 그 와중에 진보 정당이던 정의당이 원외로 나가게 되었고, 그야말로 순망치한의 상황이다. 진보 정당이 지금까지는 20대의 강렬한 희망과 함께 버티고 버틴 건데, 아래에서부터 오는 에너지가 줄어드니까 서 있기도 어렵게 되었다. 진보 정당만 그런 게 아니다. 시민단체도 매우 어려워졌고, 전문가 위주로 움직이는 단체가 아닌, 정말 시민들과 함께 가는 시민단체도 같이 어려워졌다. 한국에서 시민운동이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 노령화가 장난 아니다. 

일너 고민을 하다 보니까 문득 ‘70% 생태주의’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순도 100%의 생태주의와 50% 생태주의, 그 사이에서 70% 생태주의는 어떨까, 이런 게 조금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멀리 갈 것도 없다. 내가 그 정도로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하여간 조금 더 생각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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