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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11.30 대학교 학생상담실 강연.. 2
  2. 2021.11.19 lonely night 3
  3. 2021.11.05 오늘도 둘째는 조퇴..
  4. 2021.11.04 disse alguem
  5. 2021.10.26 중앙민주연합.. 1
  6. 2021.10.13 이것저것 잡생각..
  7. 2021.10.02 둘째 병실에서.. 1
  8. 2021.10.02 둘째 입원하고..
  9. 2021.09.14 앞으로 뭐 하나.. 1
  10. 2021.08.31 굽은 나무가.. 1

어느 대학교 상담실에서 조그맣게 특강 부탁이 하나 왔다. 학교 상담실에 오는 학생들에게 해주는 방학 프로그램 같은 건데, 경제 생활에 대해서 얘기를 해줄 수 있느냐고 정말 조심스럽게 부탁이 왔다. 

보통 때 같으면 어렵다고 할 일인데, 이번에는 좀 고민을 시작했다. 

내년 후반기에 10대를 위한 경제학을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 미래 전망과 경제 생활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하는데, 이전에 쓰던 책들과는 약간 결이 다르다. <불황 10년>의 흐름을 이어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원래는 거시경제에 대한 책을 한 권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걸 아예 10대 버전으로 바꾸고, 거시 보다는 진짜 마이크로의 마이크로 같은 얘기들을.. 피케티의 사회주의에 관한 책에 추천사를 달면서, 자산 문제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다가.. 

원래 일정에는 없던 일인데, 내년에는 학생들하고 청년에 관한 책을 한 권 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 <혁명은 이렇게 조용히>가 벌써 10년도 더 되었다. 학생들하고 실험적인 일을 많이 하던 시절이었다. 아이들 태어나기 전이라서 그런 것도 가능했던. 그 시절의 비교적 후반부에 합류했던 친구 증의 한 명이 이제는 국회의원이 된 장혜영이다. 세상 일이라는 건 진짜 모른다. 

나도 최근의 대학생들하고 작업을 한 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래저래 행정적으로도 그런 게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성결대학교에서 벌써 세 학기째 수업을 하는 중이다. 시작하자마자 계속 코로나 기간이라서 새롭게 해본 게 아무 것도 없다. 내년에는 그래도 좀 모일 수도 있고, 이것저것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도 세 학기째 하니까 이제 약간 익숙해지기도 했고, 어떻게 하면 될 건지 약간 느낌이 오기도 했다. 나도 이제는 애정이 좀 생겼다. 시간이라는 게 그렇다. 

최근에 청년 얘기들을 조금 살펴봤는데,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애정이 없다는 거 아닌가 싶었다. 사회과학에서 대상을 연구할 때 너무 감정을 이입하는 것은 좀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애정이 아예 없으면 그 연구를 끌어가기가 그렇다. 의무감만으로 하는 연구는 너무 매말랐고, 정의감으로만 하면 끝까지 끌고 가기가 어렵다. 학위 받고 초반에 어버니즘의 연장선에서 도시빈민 연구를 좀 시도했는데, 그게 너무 의무감만으로 하려고 하다 보니까.. 내가 지쳐서 결국 손을 놓은 적이 있다. 그렇게는 오래 하기가 어렵다. 

청년을 너무 표로만 보거나, 아니면 화난 눈으로 보거나.. 보수 쪽에서 나오는 청년 얘기도 그렇고, 민주당 계열에서 나오는 청년 얘기도 그렇고, 애정이 너무 없다. 청년들이 쓴 것도 좀 읽어봤는데, 정치에 대한 환멸과 실망이 너무 커서 그런지, “너네들 다 나빠”, 이런 증오 가득한 얘기가 좀 많은 것 같다. 

애정은 연구의 기본인데, 학문이 너무 분화되다 보니까, 이런 기본에 관한 것들을 다들 잠시 깜빡깜빡 하는 것 같다. 서민이 기생충 한참 연구할 때, 기생충을 사랑한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었다. 예전에 방송할 때 서민이 박사 과정 준비하던 연구실에서 촬영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 실험실에 열심히 연구했던 예전 학샣들 사진이 몇 개 붙어있었는데, 거기에 서민 사진도 있었다. 요즘처럼 서민이 유명해지기 이전의 일이다. 물어보니까 진짜 열심히 하던 선배라는 전설이 있다는.. 그가 “기생충을 사랑한다”고 하는 말이 어떤 건지, 그때 약간 느낌이 왔었다. 

애정이 다는 아니다. 그렇지만 애정을 가지고 사물을 들여다보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온도감은 물론 결과에도 좀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청년을 너무 기계적으로 표로만 보고 분석을 하면, 그야말로 아나토미 방식으로 보게 되는데.. 생물학 처음 공부할 때, vivant, 살아있는 것의 속성에 대해서, 생명현상의 실체에 대해서는 우리가 아직도 잘 모른다고 얘기했던 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해부학적으로 모든 것을 밝힌다고 해도 생명현상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렇게 알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 

이런 생각을 하면서, 특강 부탁 하나 온 것에 대해서 한다고 할지, 어렵다고 할지, 계속 생각 중이다. 아버지가 암이라는 것은 지난 주 금요일날 알게 되었다. 아직 암 진단서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아버지는 계속 집에 가시겠다고 하시는데, 아마 집에 가시기는 어렵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언제 뭔 일이 벌어질지 몰라서, 나도 일정 잡기가 아주 어렵다. 내가 병원에 가야 해서, 장모님이 요즘 아주 고생이시다. 

고양이 돌보기 시작해서, 그 뒤로 아이들 태어나고, 이제 아버지, 내 시간을 내가 결정하지 못한 게 그럭저럭 10년 가까이 된다. 많은 여성들은 이렇게 살아가고 있지 않았나 싶다. 

간단한 강연 하나 한다, 어렵다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날은 추운데, 비가 내린다. 오후에는 은행연합회에서 강연하기로 한 게 있다. 아주 오래된 친구가 거기에서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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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ely night

책에 대한 단상 2021. 11. 19. 09:38

초등학교 3학년인 큰 애는 목, 금이 원격 수업하는 날이다. 어제는 집에 있었다. 오늘은 내가 오전에 집에 있을 수 있어서 학교 돌봄수업 가려고 하는데, 그냥 집에 있어도 된다고 했다. 좋아한다. 집에서 하면 뭐가 좋냐고 물어보니까, 잠시 생각하다가.. 집에서 하면 마스크 안 써서 좋다고 한다. 그렇구나. 

다음 주에는 국회에 발표가 하나 있고, 하종강 선생 수업에서 강의해주기로 한 게 있다. 그것말고도 크게 써야 할 게 있는데, 이것저것 시간을 쪼개면서 꾸역꾸역. 

한 평생 사는데, 내 삶은 왜 이렇게 질척질척, 늘 힘든가 그런 생각이 잠시 들었다. 사실 맘 편히 쉬어본 기억이 거의 없다. 한 사람이 할 분량이 아닌 일을 이래저래 떠맡아서 했던 것 같은데, 대부분 결과도 중요한 상황이라서, 살 떨리는 살얼음판을 지나듯이 지내온 것 같다. 긴장 풀고 좀 멍하니 있어도 되는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애들 태어나고 나서는 정말 휴식이라고 할 게 거의 없다. 뭔가 하고 있거나, 애들 보고 있거나. 조금 강도가 높거나, 조금 강도가 낮거나. 

너무 긴장해서 이렇게는 오랜 시간을 버틸 수가 없으니까 영화를 틀어놓기도 하고, 음악을 틀어놓기도 하고. 의식적으로 집중도를 조금 낮춘다. 별로 마음이 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이라도 편한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틈틈이 <슬기로운 의사 생활>을 보는 중이다. 권진아의 ‘lonely night’을 듣고, 마음 한 켠이 아련해지는 느낌이 문득. 부활의 질펀한 그루브 느낌에 익숙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 

 

https://www.youtube.com/watch?v=75ZHBcaIh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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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둘째는 학교에서 조퇴를 하였다. 학교 보건실에서는 장염일 것 같다고 했는데, 병원에 갔더니 가스가 가득 차기는 했는데, 장염은 아니랜다. 얹힌 것 같다고. 

동네에 소아과가 없다. 아니, 딱 하나 있는데, 여기가 약간 돌팔이성이라.. 여기에 갔다가 어김없이 병이 커져서 입원을 하고는 했던. 심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당장 아프다고 해서 약국이라도, 그랬더니 12살 미만은 병원 처방 없으면 약을 못 주게 되어있다고.. 별 수 없이 먼 데 병원까지 갔다. 

마침 오늘은 둘째도 대면학습인데, 집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집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하고 약 타고, 근처 시장에서 순대랑 떡볶이 사고, 배 아픈 둘째는 죽을. 오후에 큰 애는 방과후에서 로봇 실습이 있는 날이다. 그건 또 가고 싶다고 해서, 다시 큰 애 학교 데려다 주고. 

NHK에서 유전자 편집하는 걸 몇 년 전에 방영했었고, 그걸 방영한 팀에서 책을 냈다. 금방 읽을 것 같아서, 읽는 김에 마저 읽으려고 했는데, 제대로 손에 집지도 못 했다. 

그 사이에 전화가 많이는 아닌데, 딱 애들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마다..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는. 

11월은 이래저래 너무 많은 일이 몰려 있는, 지옥의 11월이다. 과연 해야 할 일들을 제 시간에 끝낼 수 있을지, 일정표 보고는 한숨이 푹 났다. 국회의장하고 식사가 잡혀 있다.. 아, 안 가고 싶다. 지금 밥 처먹고 돌아다닐 시간이 아닌데. 

술 마시자고 모임 약속이 두 개가 왔는데, 두 개 다, 이번에는 어렵겠습니다.. 

아내는 일하러 나가고, 둘째는 입원한 이후로 일주일에 두 번은 아프다고 조퇴를 하는 것 같다. 학교 보건실에서도 입원한지 얼마 안 되어서 조금만 아파도 그냥 집으로 보낸다. 

잠시 돌아보는데, 나한테 도움을 주는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고, 온통 내가 돕거나 손을 보태야 하는 일 투성이다. 

내년 초에는 도서관 경제학을 마무리지을 생각이고.. 대선 지나고 나면, 거시경제에 대한 책 대신, 10대를 위한 경제학 책 하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레 출판부에 몇 년 전에 계약된 책 중의 하나다. 그냥 우리 집 애들한테 경제에 대해서 설명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은 왜 이런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자산이라는 건 뭔가.. 기대확률과 행위의 결정, 그런 얘기들을 담담하게 써보려고 한다. 시민에 대한 얘기를 그런 형식으로라도 좀 담담하게 써보고 싶다. 

며칠 동안 인공지능에서 유전공학까지, 몇 권을 내리 읽었더니, 시민단체는 근본주의자들이고, 암 것도 모르면서 언론이랑 붙어서 온갖 지랄들이다, 이런 얘기들을 너무 많이 읽었다. 나도 지식이 필요하니까 그냥 참고 읽기는 하는데.. 유전공학 얘기 하다 말고, 마르크스는 베를린 담벽과 함께 끝난 거다, 이런 얘기들이 툭툭 튀어나는 걸 너무 며칠 동안 참고 읽었다. 

아마 내년 여름이면, 누군지는 몰라도 대통령은 결정되어 있을 것이고, 거시경제의 기본 기조도 어느 정도는 결정되어 있을 것이다. 그 시점에는 내 삶도 많은 것이 결정되어 있을 것 같다. 

내년이면 둘째가 2학년이 되고, 이제 나도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해도 될 때인 것 같다. 3학년 되면 더 이상 애들 하교 그런 거 안 챙겨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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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sse alguem

책에 대한 단상 2021. 11. 4. 00:45

유전자 관한 책 잡고 오늘 밤에는 끝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커피 받아놓고 밤샐 준비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로라 피기 25주년 앨범을 틀었다. 지난 주에 처음 한 번 들었는데, 다른 일 하면서 건성건성 듣거나 말거나. 

아무 생각 없이 책장 넘기다가, 목소리 하나가 콱 귀로 들어와서, 어 잠시. 이 꽉 찬 목소리는 뭐지? 

disse alguem. 뭐지? 불어도 아니고, 스페인어도 아니고. 독일언가?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이런 포루투칼어다. 브라질.. (어쩌지 작년부터 포루투칼어를 기초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 ㅠㅠ.)

아주 오래 전에 세종문화회관에 로라 피기가 왔었고, 그때 갔었다. 햐, 진짜 오래 전 일이다. 그 뒤에 내 삶은 그냥 아주 지 맘대로 튀는 용수철 같은 인생이 되었다. 나도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아니 당장 다음 달에도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그런 엉망진창의 인생이 되었다. 로라 피기 공연에 갔을 때에는 에너지관리공단으로 옮긴 지 얼마 안 되던 시절이었다. 그 뒤로 하도 많은 일이 생겨서, 그것도 굴직한 것 없이 고만고만한 일들로, 정리도 쉽지 않고, 기억도 잘 안 나는. 

disse alguem, ‘all of me’라는 재즈 스탠다드로 다 아는 노래다. 브라질 노래라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고.

로라 피기가 걸그룹 출신인 것도 처음 알았다. 이게 약간 로맨틱한 얘기다. 유럽 순회 공연 중 오느날 바에서 로라 피기가 재즈 밴드에게 이 노래를 반주해달라고 하고, 나가서 노래를 불렀는데.. 자기 팀 매니저가 “이제 네 솔로 CD를 낼 때가 되었네.”, 그렇게 말했단다. 그리고 첫 CD를 내면서 데뷔를 하였단다. 

나도 몰랐었다. 이 배음 가득 찬 목소리는 대체 뭔가, 뭔가 몽롱한 느낌이 들어서 갑자기 찾아본. 아, 로라 피기가 이 노래로 데뷔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구나.. 

책 읽어야 되는데, 야 밤에 갑자기 내가 살아온 삶이 끈적끈적하게 되살아났다. 

 

https://youtu.be/ikKPrD4SYT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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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극우파 정당 이름이 민주당이다. 그걸 안지도 얼마 안 되었다. 민주당이 맨날 나와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이게 극우파다. 

스위스의 극우당 이름도 끝내준다. 영어로는 민중당. people’sparty라고 간편하게 번역하는데.. 정식명칭은 UDC, 번역하면 중앙민주연합 정도 된다. 영어로 하면 Union of Democratic Centre 정도 된다. 이걸 표기하려다 보니, 악상을 찍어야 한다. 컴 바꾸고 한 달 정도 되었는데, 불어 언어팩 안 깔고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다시 깔게 되었다. 까는 게 어려운 일은 아닌데, 영어에서 언어가 하나라도 늘어나게 되면 나중에 전환할 때 좀 복잡해진다. 방법 없어서 그냥 깔았다. democratic 할 때 e에 악상이 붙는다. 

원래의 오래된 계획으로는 올해에는 실용 독일어라도 좀 해서, 뜨문뜨문 조각난 독일어를 좀 제대로 해서 소시지라도 좀 제대로 시켜먹을 수 있는 상황까지 해보고 싶었는데.. 일정이 밀려서 이것저것 다 꽝이다. 독일어는 조금만 더 하면 잘 할 것 같은데.. 몇 년 전에 독일어 공부 다시 한다고 ‘서부전선 이상없다’ 영한대역본을 사다 놓은 적이 있었다. 버리지는 않은 것 같은데, 어디 처박혔는지도 모르겠다. 

일어랑 독일어 조금만 더 잘 하면 인생이 훨씬 더 풍요로울 것 같다고 생각을 하는데, 게을러져서 도통 접근을 못 한다. 이제 환갑이 슬슬 보이기 시작하니까 환갑 전에 해야 할 일로 일어와 독일어를 올려놓았다. 사실 필요하기는 스페인어가 더 필요한데, 이건 엄두도 못 내겠다. 60이 넘어서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건, 아무래도 과한 욕심인 것 같고.. 하루에 한 시간씩만 내면 되는데, 한 시간 낼 형편이 안 되는 삶을 살았나 싶다. 한 시간 낼 형편이 되면 당장 처리해야 할 일들이 몇 주째 밀려 있는 시간을 지내다보니..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마음에 여유가 없는 거다. 

지금 쓰는 글만 끝내고 한다고 하는데, 한 번도 시간에 맞춰서 글을 끝내지를 못했다. 그러면 그때 하려고 했던 일이 밀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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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차를 바꾸면서 하이브리드에서 갑자기 전기차로 바뀌었다. 지출이 커져서 내가 타던 아반떼를 같이 팔았다. 덕분에 통장이 달랑달랑 하는 상황은 피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아내의 빨간 모닝으로 돌아왔다. 조금만 타고 금방 바꾼다고 하던 게, 어느새 10년이 되었다. 전기차 타다가 모닝 타면, 차가 좀 너무 안 나간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여기저기서 삐그덕거리는 소리가 나기는 한다. 

모닝이 좀 묘하다. 별로 그렇지도 않은데도 왠지 성실하고 소박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사야지, 그러면서 700만 원짜리 스피커랑 500만 원짜리 앰프를 보면서, 딱 이거야 그러는데. 30대 초반에는 이런 거 턱턱 샀는데, 몇 십년만에 바꾸는데, 이제는 좀 더 좋은 거 사야지, 그런 생각이 든다. 그러다가 차 살 때에는, 정말 손이 달달 떨린다. 

<모피아> 쓰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것도 벌써 10년 전이다. 그 사이에 참 많은 일들이 생겼고, 참 많은 사람들이 스쳐 지나갔다. <모피아> 내던 즈음에 큰 애가 태어났다. 큰 애 낳고 복직하면서 아내가 모닝을 샀었다. 원래는 그랜저 하이브리드 살 생각이었는데, 막상 대리점에 가면서 아내가 마음이 바뀌었다. 그 돈 그냥 달라고.. 나중에 둘째가 아프고, 아내도 복직을 못 하게 되면서 사실 그 돈 유용하게 잘 썼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그랜저 샀다가 나중에 곤란한 일이 벌어질 뻔 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금도 차 덜컥 사려면 손이 벌벌 떨린다. 

아내 차는 니로를 샀는데, 차는 이거면 되었다 싶은 생각이. 기능적으로는 더 필요한 게 없다. 오히려 더 뒤에 나온 차들은 기능적으로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내년에 그냥 같은 거로 하나 더 사면어떻겠냐고 했더니 아내가 웃는다. 미친 넘 보는 것처럼.. 해보는 생각이다. 전기 차 두 대 살 형편은 아니다. 그래도 전기 차 사고, 이것저것 관련된 일들 처리하다 보니까, 이건 정책적 배려가 너무 없다는 생각이.. 뭔가 무슨 본부 같은 거 있어서 부처끼리 겹치거나 한전 독점으로 생기는 문제들 해결할 좀 더 높은 단위의 뭔가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한테 필요한 차는 카니발 같은 사람들 많이 타는 차다. 아버지도 내년에는 더 이상 운전하기가 어려우실테니까, 어머니, 아버지, 장인, 장모, 여기에 애들 둘까지, 우와.. 사고 싶은 차는 아반떼 n 수동, 나만 생각하면 딱 이 정도면 충분한데. 그랬는데 전기차 한 달 정도 운전해보니까, 200마력이든 300마력이든, 전기차 앞에서는 다 의미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속력이 상대가 안 된다. 근데 좀 비싸다. 

부산을 배경으로 이승만에 대한 얘기를 한 번 해보려고 했는데, 마음 먹자마자 바로 코로나 사태라, 부산에는 별로 가지도 못 했다. 이것저것 생각만하고 줏어담지 못한 것들이 많다. 여력이 되면 이 얘기도 마무리할 생각은 있는데, 모닝으로 부산 왔다갔다 하기는 좀 무리일 것 같다. 

이제 내가 움직여봐야 길어야 10년이다. 50권까지는 일단 쓰기로 했는데, 그것도 2~3년 내에 마무리될 것 같다. 그 뒤에는 뭐하고 살지 아직 생각해둔 것이 없다. 그렇게 멀리까지는 생각하기 어렵고, 일단 하기로 한 것부터 무난히 마무리하는 게 소원이다. 책이 점점 더 인기가 없어지면서, 책 쓰는 게 점점 더 힘들어진다. 생각해야 할 것도 많아지고, 맞춰야 할 것도 많아지고. 

토요일부터 일주일간 스위스에 간다. 그 기간에 끼어 있는 칼럼도 미리 써놓아야하고, 이것저것 할 일들이 많은데, 꼭 이럴 때면 잡생각이 더 많이 난다. 사실 꼭 읽어야 할 책도 한 권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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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병원에서, 호흡기 치료 끝나고 그림 그리며 노는 중. 병원에 약 타러 갔다가 바로 입원하게 된. 몇 년만에 다시 병원 생활이기는 한데, 어렸을 때 폐렴으로 계속 입원하던 때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 것도 아니다. 그때는 진짜 심각했다. 

2년만에 카메라를 고쳤다. 가방에 넣어 가지고 있다가 마침 할 일도 없어서. 카메라 휠 나간 김에 새 거 산다고 그러다가, 도니가 없어서 결국 포기하고 얼마 전에 고쳤다. 병실에서 할 일도 없어서 카메라 만지고 놀았다. 

이제 애들도 조금은 커서, 음악도 다시 듣기 시작하고, 사진도 다시 찍으려고 한다. 

포토 에세이는 한 번 냈었는데, 엄청나게 팔린 건 아니지만, 독자들에게 그 책 보고 인생이 변했다고 하는 연락을 가장 많이 받았던 책이기도 하다. 이전 살던 집 마당에서 고양이 사진 몇 년간 찍었던 적이 있었다. 사실 내 인생도 가장 많이 변했다. 고양이들 돌보고 고양이 사진 찍으면서 결혼하고 9년만에 애들도 태어나게 되었고. 

50권 마무리 짓기 전에 포토 에세이 한 권 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데, 그냥 생각만 그렇고.. 뭘 찍을지는 아직 깊이 생각해둔 것이 없다. ‘깊은 심도’를 모티브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 정도. 

카메라 새로 사고 책으로 본전만 나올 자신이 있으면 벌써 했다. 그게 만만치가 않다. 

둘째 3학년 되면, 나도 이제 애들 보는 일에서는 좀 자유로와도 된다. 그때 제일 먼저 했으면 싶은 것은 국악 하는 사람들 인터뷰집. 아름다움에 대한 얘기를 나도 한 번 해보고 싶어져서. 틈 날 때마다 리스트를 만들어보는 중인데, 7~8명 정도는 나도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일반인들은 거의 모를 사람들이기는 한데, 나름 음반 내면서 활동하는 젊은 현역들 만나서, 시대가 변한 것들 것 대한 모티브를 좀 잡아보고 싶다. 여건이 되면 음악 다큐도 같이 만들고, 그러면서 포토 에세이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문득. 

참 나도 성격 지랄맞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한참 유명하고, 뭔가 잘 나가는 것들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아무 관심이 안 간다. 꼭 정의를 위한 길, 그런 거 아니라도 뭔가 지키고 버티고, 그렇게 뭐라도 만들어 보기 위해서 자신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주로 감동을 받는다. 그리고 그런 것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나도 참 대중적인 것과는 정말로 먼 길에서 살았고, 더 해보고 싶은 것도 인기와는 상관이 없는 것들이다. 옳은 것과 아름다운 것, 아마 그 축 사이에서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고 산 것이 내 삶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돈 안되는 데에도 아름다운 것, 그것들은 진짜로 아름다운 것들이다. 치명적 유혹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하여간 간만에 파인더 뷰를 들여다보면서, 자고 있던 세포 몇 개가 깨어나는 느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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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오늘부터 입원이다. 워낙 입원이 잦은 아이라, 이제 입원한다고 해도 별 긴장감은 없는데, 다만 몸은 좀 고되다. 

팬데믹 한 가운데 입원을 했더니, 보호자도 코로나 검사를 해야 병실에 들어갈 수가 있다. 이해는 하겠는데, 얄짤 없이 3만5천 원 받는다. 장모님까지, 10만 원이 넘는다. 돈이 그냥 주머니에서 막 흘러나간다. 

어린이들 전문 병원에서 주는 밥 먹고는 도저히 양이 안 되어서 삼각김밥 두 개에 단팥빵도 하나 더 먹었다. 다른 일도 처리할 게 있어서 하루 종일 이것저것 한 데다, 점심도 집에서 잠시 대기하는 동안 둘째 준다고 끓여 놓은 죽 남은 걸로 때웠다. 영양은 없고 칼로리만 높은 걸로 저녁을 먹고 나니, 잠시 현타.. 

지난 몇 달 동안 살 좀 빠져서, 이제 7킬로만 더 빼면 60킬로대로 진입이기는 한데.. 수영장 가기 어렵게 만드는 일이 단기적으로도 많고, 장기적으로도 많다. 스케쥴이 인생에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어쨌든 7킬로만 더 빼면 대학 졸업하던 시절 몸무게 정도 된다. 유학 시절에는 워낙 빠져서 그거랑은 도저히 비교할 수가 없고. 

아내랑 병실 교대하고 돌아왔더니, 천둥 막 치더니 비가 겁나게 쏟아붓는다. 아내가 병실에서 이불을 안 준다고 해서 이불 가지고 간다고 했는데, 오지 말라고 한다. 요즘 너무 무리해서 쓰러질 것 같다고, 그냥 적당히 처리한다고 한다. 병원은 또 왜 이렇게 먼지. 

마침 병원 가기 전에 좌파 에세이 고치던 데가 애 보면서 고생한 데.. 뭔 고생을 했더라, 시간이 지나니까 감정 자체가 잘 기억이 안 난다. 뭐였지? 그러고 있는데, 둘째 폐렴으로 거듭 입원하면서 먹먹하던 그 시절을 바로 다시 경험하게 된. 병원에 약 타러 갔는데, 그 길로 바로 입원하게 될 줄은 그때만 해도 몰랐다. 숨 소리 듣고 입원할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건 아침 생각이고, 오전에는 또 아무 생각 나지 않았던. 

방송국에서 강연 방송 하나 자문을 해달라고 하는데, 젠장.. 좀 알기는 아는 사람이지만, 제대로 책을 정독한 적이 없는 사람이라. 후다닥 몇 권 읽어야 하는데, 읽을 시간을 또 어서 쥐어짜나. 카메라 휠 맛탱이가 간 걸 2년만에야 고쳤다. 진공관 앰프 등 오래된 앰프들은 10년만에 고쳤다. 그나마 프리앰프는 그 사이 천안으로 사무실을 옮겨서, 아직 엄두도 못 내고 있다. 

방송하면서 자기 일도 다 하는 사람들은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지금 별로 하는 일도 없는데도 맨날 숨이 턱턱 차게 일정이 돌아가는데, 대단한 사람들은 따로 있는 것 같다. 난 그렇게 못한다. 

더스쿠프라는 매체의 기자에게 전화가 와서 둘째 병원 갈 시간 기다리면서 정말 엄청 자세하게 설명을 해줬다. 지금도 좋은 일 하는 사람에게는 매체의 크기나 기존의 친분, 이런 거 따지지 않고 성심성의껏 알려준다. 올해 아니 지난 3년으로 시간을 넓혀보면, 오늘 설명한 기자가 내가 본 기자 중에서는 가장 어려운 주제를 가장 성심성의껏 취재한 것 같다. 그래서 나에게도 작은 감동이 있어서, 알려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성실하게. 그야말로 감동이 있었다. 

기자나 피디들에게 내가 느끼는 감동이라는 게, 좀 지랄맞다. 아무리 규모가 크고, 유명해도, 루틴한 일을 처리하고, 위에서 좋아할 만한 일을 ‘깔끔하게’ 처리하는 걸로는 감동이라는 것은 생기지 않는다. 일상적으로 것, 투린으로부터 벗어난 일을 누군가 할 때, 감동이 생기고 뭐라도 도와주고 싶어진다. 

내 성격이 지랄 맞아서, 남들 다 가는 길이나, 남들 다 하는 일에서는 아무런 감흥과 감동을 느끼지 못한다. 나도 그런 건 지겨워서 못한다.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거들어보지도 않는 것에 재미를 느끼고, 그런 사람에게서 감동을 느낀다. 

천상 마이너의 마이너가 체질이다. 30대 초반에 청와대에서 근무할 일이 생겼다. 듣자마자 “싫어요”, 그랬다. 남들 다 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 즉각적으로 싫다는 생각이 들었고, 새벽부터 기어 나가서 죽어라고 사는 것도 싫었다. 그러면 나중에 보상이 있지 않느냐? 그딴 보상 필요 없다는 게 30대 초반의 내 생각이었다. 

어제 경기과학고의 고등학생들하고 줌으로 강연을 했다. 질문이 엄청 많았다. 결국에는 주어진 시간 내에 다 처리할 수가 없으니까, 나중에는 줄 서서 하나씩 질문을 했다. 학교에서 하는 행사라서 9시 반을 넘길 수가 없어서, 몇 가지 몰아서 한꺼번에 대답하고 마무리했다. 나도 행사 끝나고 나서 나름대로 생각이 많아졌다. 아마 팬데믹 국면이 아니었으면, 코로나 문제로는 고등학교 강연을 좀 더 많이 하게 되었을 것 같지만, 그렇게 하지는 못했다.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어쨌든 10대들을 위한 책은 계획된 대로 몇 권 최선을 다 해서 해 볼 생각이다. 

더 낮고 더 춥고 배고픈 곳으로, 내 삶의 모토와도 같은 것이었다. 나머지 인생은 더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그래야 나중에 나를 돌아봐야, 지 처먹는 것만 생각하고, 진짜 개돼지처럼 막 살았다, 그렇게 돌아보게 되지 않을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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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부터 모닝을 타기 시작했다. 아내 전기차 사느라고 내 차는 끼워서 같이 팔았고, 아내가 타던 10년 된 모닝으로 바꾸었다. 오늘 차에 기름 넣느라고 주유소 갔는데, 정말 기름값 헐다. 아반떼 반값 밖에 안 되는 느낌이다. 

앰프 여기저기 손 보고, 컴 바꾸느라 돈 솔찮게 들었다. 당분간 그냥 모닝 타고 지내려고 한다. 돈 없을 때에는 아끼는 게 최고다. 

올해는 카메라를 바꿀려고 했는데, 여력이 안 된다. 그냥 일단은 고쳐서 쓰는 걸로. 내부 접점이 이상해졌는지, 조그 다이얼 같은 게 제대로 안 돌아가거나, 막 돌아간다. 

어제는 집 근처에 아는 사람이 와서 차 한 잔 마시려고 했는데, 자주 가던 카페 두 군데가 모두 문을 닫았다. 한 군데는 윤종신 아내가 하던 집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닌가? 하여간 팬데믹이 길어지면서, 한계 상황에 몰린 곳들이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다. 

둘째가 후년이면 3학년이 된다. 큰 애는 5학년이 되고. 그때부터는 그냥 알아서 학교 갔다 오라고 할 생각이다. 이제 1년 반 정도만 더 지나면 나도 길고 긴 육아 기간이 끝나고, 드디어 움직일 수 있게 된다. 뭐 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2016년부터 고정적인 뭔가를 하지 않고, 방송 등 대부분의 일들을 정말 최소한으로만 했다. 강연도 꼭 필요한 것 외에는 거의 안 했고. 

좀 움직일 수 있으면, 해금 연주자들 인터뷰집을 좀 해보고 싶다. 이게 해야 해서 하는 일이 있고, 좋아서 하는 일이 있다. 다른 악기는 잘 모르고, 해금은 좀 안다. 한 때는 유명한 연주자들도 좀 알았었고, 사부들도 있었는데.. 그건 정말 20대 일이고, 음악 안 들은지도 좀 된다. ‘해금 살롱’ 들으면서 요즘 좀 다시 찾아듣는 중인데, 정말 간단히 앨범 내면서 안간힘을 쓰면서 버티는 것 같다. 여유를 갖고 천천히 하나하나 찾아 들으면서 얘기들 엮어보는 일은 해보고 싶다. 

여유가 될지는 모르지만, 돈을 좀 쓸 수 있을 상황이면, 다큐도 같이 만들면 좋을 것 같고. 물론 이건 아주 나중에 생각해도 될 일이고. 

2016년에 애들 보기 시작하면서 이게 언제 끝나나 했다. 오늘 문득 생각해보니까, 그것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그 후에 뭐 할지, 이제 조금씩 생각해보려고 한다. 해야 하는 것만 하면서 나의 남은 인생을 다 소모하고 싶지는 않다. 나도 이제는 하고 싶은 일들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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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수영장 강사 중의 한 명이 확진이다. 수영장 문 닫았고, 언제 다시 열지 모른다는 문자 왔다. 그 시간에 강습 받은 사람들은 검사 받으라고 한다. 동네 수영장에서 확진자 나온 건 처음이다. 

지난 토요일 오후에 애들 데리고 수영장 갔었다. 하이고. 전후방이 따로 없다. 시껍했다. 

팬데믹 얘기 가지고 며칠 전에 jtbc 다큐에 인터뷰를 했고, 오늘 낮에는 연합뉴스 tv에서 인터뷰 했다. 안 그래도 좀 정신 없는 시기이기는 하지만, 출판사 생각하면 또 그냥 모른 척 하기도 어려워서 억지로 시간을 내서 나갔다. 

책이나 다큐나, 정말 인기 없는 매체들이기는 하다. 사람들이 틈틈이 비웃는다. 뭐하러 그런 걸 하고 자빠졌냐고들 말한다. 등 돌리고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재미 없는 주제로 "놀자"고 하는 것과 같다. 그래도 당분간은 더 버티려고 한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었는데, 그게 내 얘기가 될 줄은 나도 몰랐다. 살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그래도 누군가는 차분히 앉아서 니 편 내 편 가리지 않고 이것저것 좀 정리도 좀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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