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둘째는 학교에서 조퇴를 하였다. 학교 보건실에서는 장염일 것 같다고 했는데, 병원에 갔더니 가스가 가득 차기는 했는데, 장염은 아니랜다. 얹힌 것 같다고. 

동네에 소아과가 없다. 아니, 딱 하나 있는데, 여기가 약간 돌팔이성이라.. 여기에 갔다가 어김없이 병이 커져서 입원을 하고는 했던. 심한 건 아닌 것 같은데, 당장 아프다고 해서 약국이라도, 그랬더니 12살 미만은 병원 처방 없으면 약을 못 주게 되어있다고.. 별 수 없이 먼 데 병원까지 갔다. 

마침 오늘은 둘째도 대면학습인데, 집에서 하고 싶다고 해서 집에 있는. 

병원에서 진료하고 약 타고, 근처 시장에서 순대랑 떡볶이 사고, 배 아픈 둘째는 죽을. 오후에 큰 애는 방과후에서 로봇 실습이 있는 날이다. 그건 또 가고 싶다고 해서, 다시 큰 애 학교 데려다 주고. 

NHK에서 유전자 편집하는 걸 몇 년 전에 방영했었고, 그걸 방영한 팀에서 책을 냈다. 금방 읽을 것 같아서, 읽는 김에 마저 읽으려고 했는데, 제대로 손에 집지도 못 했다. 

그 사이에 전화가 많이는 아닌데, 딱 애들 데리고 나가려고 하는 순간마다..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히는. 

11월은 이래저래 너무 많은 일이 몰려 있는, 지옥의 11월이다. 과연 해야 할 일들을 제 시간에 끝낼 수 있을지, 일정표 보고는 한숨이 푹 났다. 국회의장하고 식사가 잡혀 있다.. 아, 안 가고 싶다. 지금 밥 처먹고 돌아다닐 시간이 아닌데. 

술 마시자고 모임 약속이 두 개가 왔는데, 두 개 다, 이번에는 어렵겠습니다.. 

아내는 일하러 나가고, 둘째는 입원한 이후로 일주일에 두 번은 아프다고 조퇴를 하는 것 같다. 학교 보건실에서도 입원한지 얼마 안 되어서 조금만 아파도 그냥 집으로 보낸다. 

잠시 돌아보는데, 나한테 도움을 주는 일은 거의 벌어지지 않고, 온통 내가 돕거나 손을 보태야 하는 일 투성이다. 

내년 초에는 도서관 경제학을 마무리지을 생각이고.. 대선 지나고 나면, 거시경제에 대한 책 대신, 10대를 위한 경제학 책 하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겨레 출판부에 몇 년 전에 계약된 책 중의 하나다. 그냥 우리 집 애들한테 경제에 대해서 설명한다는 생각으로.. 세상은 왜 이런가,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자산이라는 건 뭔가.. 기대확률과 행위의 결정, 그런 얘기들을 담담하게 써보려고 한다. 시민에 대한 얘기를 그런 형식으로라도 좀 담담하게 써보고 싶다. 

며칠 동안 인공지능에서 유전공학까지, 몇 권을 내리 읽었더니, 시민단체는 근본주의자들이고, 암 것도 모르면서 언론이랑 붙어서 온갖 지랄들이다, 이런 얘기들을 너무 많이 읽었다. 나도 지식이 필요하니까 그냥 참고 읽기는 하는데.. 유전공학 얘기 하다 말고, 마르크스는 베를린 담벽과 함께 끝난 거다, 이런 얘기들이 툭툭 튀어나는 걸 너무 며칠 동안 참고 읽었다. 

아마 내년 여름이면, 누군지는 몰라도 대통령은 결정되어 있을 것이고, 거시경제의 기본 기조도 어느 정도는 결정되어 있을 것이다. 그 시점에는 내 삶도 많은 것이 결정되어 있을 것 같다. 

내년이면 둘째가 2학년이 되고, 이제 나도 슬슬 움직일 준비를 해도 될 때인 것 같다. 3학년 되면 더 이상 애들 하교 그런 거 안 챙겨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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