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조선일보에 서평을 쓰기 시작했다. 뭐, 욕 죽어라고 먹었다. 욕 먹을 줄 알고 시작한 것이기는 한다. 가끔 조선일보 부탁을 받고 기고한 적은 있는데, 이름 걸고 연재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에서 책은 거의 죽기 직전이다. 그리고 각 잡고 사회를 들여다보자고 하는 사회과학 책은, 사실 이미 사망이다. 방송을 비롯해서 사회 전체적으로 연성화의 길을 가는데, 경성 중의 경성인 사회과학은 이미 사망한 상태인 것 같다.

 

박노자의 서평을 조선일보에 실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했다. 서평은 그대로 실렸다. 뒤에서는 모르지만, 사실 아무 일도 안 벌어졌다. 내가 알기로는 그렇다.

 

박노자도 옛날 박노자가 아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렇지는 않다. 박노자는 더 웃겨졌고, 더 시치미 떼면서 농담을 곧잘 하게 되었다. 정로환 가지고 암을 고치는 행위.. 진짜, 이제 한국 사람 다 되었다.

 

좌든 우든, 박노자는 제3의 눈으로 혹은 글로벌 스탠다드 좌파의 눈으로 본 한국, 한국인은 누구든 한 번쯤 봐야 하는 텍스트다.

 

그게 개차판 받는 한국, 사실 좀 슬프다. 그러나 슬프다고 그냥 가만히 있기도 좀 그렇다.

 

서문이라도 소개한다. 서문이라도 좀 보면 좋겠다..

 

이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작은 노력이다.

 

 

 

(사진 찾다보니, 노회찬과 찍은 사진을 찾았다. 노회찬이 박노자 보러 노르웨이 간다고 나한테 상의하러 온 적이 있었다. 그 때 노르웨이 사람들을 좀 소개시켜 줬었다. 그냥 같이 가자고 하고 따라갈 걸.. 이제 후회 된다.)

 

(그리고 김종철과 함께 찍은 사진도 나왔다. 한 때 내가 가장 사랑하던 후배.. 어쩌면 그는 이재영과 우리 모두의 후배였던 건지도 모른다. 노회찬의 마지막 순간, 그의 보좌관이었다. 이재영, 오재영, 노회찬, 모두 떠난 후의 김종철, 이번 달에 만나기로 했다.. 술이나 한 잔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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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 때, 두 째 주 잠깐 순위 오르다가 바로 내려왔다. 여름에 한참 더울 때 나왔다. 그리고 까먹고 있었다. '촌놈들의 제국주의' 한참 작업 시작하는데, 아직 제목도 못 잡고 있었다. 그때 우찌우찌 연결된 고2, 고3들에게 앞에 쓴 프롤로그 돌려서 읽어달라고 부탁하고 의견받고 있었다.

그 책은 순위에도 제대로 오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하여간 희한하다. 가을도 더 지나서 늦가을쯤 된 것 같다. 출판사를 통해서 한 달에 만 부 더 나간다고 얘기를 들었다. 그런가? 그래도 신경 안 썼다.

내가 원래 무심한 것도 있고, 괜히 그런 걸로 티내면 '가오' 안 잡히는 것도 있었다. 진짜 무덤덤하게, 아주 나중에 21만부까지는 얘기를 들은 것 같다.

직장 민주주의 책이 그 때랑 약간 분위기가 비슷하기는 하다. 나는 두 주 정도 지나고, 그냥 묻어버리기는 좀 미안한 주제라서 강연을 하겠다고 결정을 했다. 강연 일정 잡는 것 외에는 무덤덤하게.. 마음이 그렇게 되었다.

일본의 스마트 그리드에 대한 책을 어제 읽었고, 내일은 후쿠시마 이후의 환경적 영향에 대해서 평가한 책을 읽는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센서 기술과 인공 지능이라는 눈으로, 그리드 통합 관리 시스템에 관한 책을 읽는다.

그리고 지난 가을에 좀 살펴보다가 덮어놓은 니산 하이브리드의 돌연변이, 니산 노트에 대한 기술 평가 작업을 해보려고 한다. 니산 노트 vs 토요타 플러그인 (그 사이 현대차는 수소 연료전지에 8조 원 쓴다고 발표한다. 커넥션..)

나도 내 작업이 있어서, 직장 민주주의 책을 언제까지 붙잡고 있을 수만은 없다.

주제는 주제의 힘으로 가야 하고, 책도 책의 힘으로 가야 한다. 이제는 내 손을 떠난..

이제는 자기가 알아서 갈 것 같다는 생각이.. 그래서 나도 내 갈 길 가야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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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 돌격이라고 난리다. 그 사이에 아내는 잽싸게 저녁 밥 준비하고.. 남자 애들 키우니까 일상이 전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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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문 읽기 시작한지 여덟 번째다. 신청이 들어왔다. 뭐, 별로 인기 있는 코너도 아닌데, 신청은 당연히 우선 처리.

 

건축에 대해서, 참 만감이 교차한다. 첫 직장이 어쨌든 법적으로는 현대건설이었다. 그냥 의자만 놓고 있던 건 아니고, 현대건설 사람들과 꽤 많은 일을 했다.

 

주변에 건설 관련된 사람들이나 건축사들이 많이 있다. 친한 사람들도 있고, 의견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경우도 있다.

 

토건의 시대, 도대체 우리는 무엇을 한 것일까, 이런 질문을 종종 한다.

 

어쨌든 유현준의 얘기는 여러 측면에서 우리를 생각해보게 만든다. 지금 서울의 모습 아니 넓게, 모든 것이 같아져가는 전국의 모습, 이런 건 아니다.

 

다양성이 너무 떨어진다. 그리고 인간들이 너무 폭력적으로 변한다.

 

건축에서도 그 질문 하나를 다시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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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만드는 데 관련된 사람들과 약간 명의 독자들과 함께 수다 파티.

 

한 시간 반 정도 죽어라고 떠든 것 같다. 웃기기는 엄청 웃긴..

 

끝나고 정말 간만에 불금 소주 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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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문 읽기, 하다 보니 벌써 일곱 개를 했다. 최소한의 품과 시간만을 들인다가 원칙이라면 원칙인데.. 그냥 핸펀으로 녹음하고, 따로 편집은 안 하고, 디코딩만 한다. 엇나간 거 편집하는 시간에, 책을 소개하는 약간의 소개글을 쓴다.

이게 해보니까, 듣는 사람은 모르겠는데, 나에게는 생각보다 큰 도움이 된다. 면벽 수도하는 게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인가, 그렇게 묻는 것과 같다.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소개하는 방식에 관한 문체와 얘기 풀어나가는 방식에 대해서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짧은 녹음시간이지만, 용량 한계 때문에 시간 체크 등 이것저것 좀 복잡한 일들을 해야 한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난다. 그야말로 남이 자신을 소개한 글을 보면서 내 살아온 인생을 다시 한 번 반추해보기도 하는..

삶, 돈이 전부가 아니다. 그리고 인기가 전부도 아니다.

한동안 나도 맨 앞에 서 있게 되었고, 다른 사람이 나를 도와주는 그런 상황에 오래 있었다. 이제 나도 50이다. 다른 사람을 소개하고, 어떻게 하면 이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그런 걸 더 많이 생각해보게 된다. 추상적인 대중, 머리 속에만 있는 그들, 그 속에서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목소리가 들리고.. 이런 현실의 사람 속을 산책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내가 나한테 당당하다. 이 서문 읽기를 내가 계속하는 것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 그런 동기가 아니다. 사람들이 책에 조금이라도 익숙할 수 있는 디딤발을 놓아주고, 뭐라도 좀 소개될 수 있는 칸을 열고. 나도 조금은 공익적 삶을..

나를 위해서 사는 삶은 이제 재미없다. 남들 마음이 편해져야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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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수가 누구야? 영화 <여배우들>의 바로 그 재수 왕뽕, 보그 기자가 김지수다. 느낌 한 번 지대루다.

 

나는 보그 쪽 보다는 바자 쪽과 좀 일을 했었다. 한번은 진짜 연재 글을 쓸 뻔했었는데, 마침 제일 모직의 브랜드 철수와 관련된 글을 썼다. 고심 끝에.. 광고주 눈치 많이 봐야 하는 곳이라서, 결국 싣지는 못했다. 그래도 자문도 좀 하고, 가끔은 감사 파티 같은 거 할 때 가보기도 하고.

 

피쳐라고 흔히 부르는, 패션지의 인물면을 담당하는 기자들은 팔방미인인 경우가 많다. 글도, 기똥차게 쓴다. 진짜, 지갑 풀고 싶은 마음 들고 싶을 정도로 잘 쓴다. 그런데 패션지의 특성상, 더 상층부로 승진하기가 어렵다. 그들만의 애환이 있다.

 

글.. 국가를 따지지 않고 전세계 잡지에서 글을 제일 잘 쓴다고 생각했던 것은, 프랑스의 권총 등 무기류 잡지들이다. 사진이라고 해봐야 0점 사격한 표적판이 전부인데, 그거 하나 들고도 이걸 왜 사야 하는지 기깔나게 뽑아낸다. 문화 다양성 훈련을 위해서 권총 잡지 3~4종을 6개월 정도 읽었다. 정말 총 사고 싶어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 잡지는 요트 등 소위 동력선에 대한 잡지들. 외국으로 나갈 수 있는 일정 규모의 동력선을 운항하기 위한 라이센스는 꽤 긴 시간을 준비해야 딸 수 있다. 잡지의 글들은 너무너무 매혹적이었다. 그래서 실제 서울 해양경찰청에서 운영하는 시설들도 가보았다. 물론 내가 배를 사고, 운행할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러기에는 이미 노안이 너무 심해졌다. 그렇지만 정말 사지는 않더라도 그 라이센스를 관리하는 사람들과 정박장에는 가보고 싶어졌다. 여의도의 서울 해양경찰청을 가 본 다음, 인천의 마리나에도.. 글의 힘만으로 그 잡지들은 나를 움직이게 했다. 정말 사고 싶어졌다. 물론 현실은 넘사벽이다.

 

보그의 김지수, 그가 패션지에서 보이지 않게 된 다음, 그의 다음 행보가 궁금했다. 영화 <여배우들>의 그 기자는 어떻게 되었을까?

 

그 두 개의 선을 이어주는 것은 윤여정이다.

 

 

 

따져보면 윤여정과 이래저래 좀 가까운 사이다. 90년대에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유명한 연애인과 차 마시고 밥 먹고, 그런 자리를 피한다. 일부러 그런 자리를 많이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나는 일부러 피하는 편이다. 지금도 그렇다. 90년대에는 더 했다.

 

윤여정.. 어쨌든 정말 힘들던 시절, 여배우들에 나온 윤여정의 대사 한 마디 가지고 나도 그 시기를 버텨냈다.

 

"배우 개런티 깎자고 하면 열불이 나다가도, 참 내가 피부가 좀 안 좋지, 그러고 참아."

 

이 한 마디는 안 나가는 사회과학 한 귀퉁이에서 10년 넘게, 별의별 꼴을 다 보면서도 꾹 참게 해준 한 마디였다. 정말로 그 한 마디로 숱한 무시와 불이익들을 꿈 참았다.

 

그리고 먹고 사는데 크게 불편함이 없어진 이후, 내가 제일 처음 한 게 방송은 이제 안 한다.. 그리고 강연도 최소한으로.

 

아, 윤여정을 실제로 만난 적이 있기는 하다. 부산영화제에서 아내와 엘리베이터 안에서 뙇.. 아내도 윤여정을 엄청 좋아한다. 목 인사만 했다. 그리고 밥 먹으면서 몇 번 더, 그냥 인사만.

 

시간이 흘렀다. 윤여정과 김지수에게는 겹치는 이미자가 좀 있다. 아마 많은 시간이 흘러, 윤여정과 가장 닮은 사람이 누구냐고 하면 나는 김지수라고 할 것 같다.

 

참고, 버티고, 그러면서도 반짝반짝 빛나는 재능이 낡고 삮지 않는..

 

보그를 대표했던 기자, 그건 한국 패션잡지 아니 패션계를 대표한다는 말이다. 보그가 패션만 선도하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의 언어 자체를 끌고 나간다. 오죽하면 시인 김수영이 다 시로 남겼겠느냐. 한동안 '보그체'라는 말도 유행했었다. 문체도 선도했다.

 

그 한 가운데 김지수가 있었다.

 

인터스텔라 연재 중에, 당연히 윤여정편을 재밌게 읽었고, 송승환의 얘기도 아주 재밌었다.

 

인터뷰 중에는 기념비적인 인터뷰가 하나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인터뷰를 안 하기로 유명한데, 말년에 젊은 여기자가 인터뷰를 했나보다. 꼬깃꼬깃, 깃 넓은 넥타이가 문제가 되었다. 결국 아시모프가 한 마디를 했다.

 

"내가 멋지고 감각적인 넥타이를 매고 살았다면, 여러분이 아는 그 아시모프는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 한 마디가 모든 작가 지망생의 가슴을 불을 당겼다. 당연히 내 가슴에도 불을 당겼다. 아, 천하의 아시모프도 우리처럼 꼬질꼬질하게 하고 다녔겠구나. 20세기를 살았던 작가 중에 누가 감히 아시모프의 반열에 올라갔겠는가? 심지어 그는 영화 판권도 안 판다. 그래서 '아이로봇'으로 영화는 결국 유가족들의 재단의 라이센스를 못 받아서 제목을 못 썼다. <파운데이션>은 영화를 생각하는 젊은 사람들의 가슴을 불을 당긴다. 이걸 한 번.. 그러나 아무도 그렇게 할 수 없다. 텍스트는 텍스트로..

 

도발을 하든, 지랄을 하든, 아니면 발광을 하든, 저런 감각적인 문장을 받아내는 게 사실은 인터뷰다. 저 한 마디가 아시모프의 생활관은 물론 문학관을 모두 보여준다. 기교 없이, 복잡한 구조 없이, 그러나 몇 천 년에 걸쳐진 얘기를 담백하게 써내려가는 게 아시모프의 문학이다. 그와 라이벌이라고 사람들이 얘기하는 프랑크 허버트의 다채롭고 이색적이며, 에그조틱한 문장과는 완전히 반대편의 문학.

 

김지수의 인터뷰를 계속 보고 싶다.

 

이번 시즌,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은 한국 텍스트계의 '잇' 아이템, 그야말로 머스트다. 이거 안 보고 인터뷰 얘기하기가 이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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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배근의 책은, 아마 한동안 추천사를 쓴 거의 마지막 책일 것 같다. 나도 살기가 힘들어서, 다른 사람 책을 읽고 추천사를 쓸 겨를이 거의 없다.

 

책에 나오는 많은 얘기들은 격론 대상이다. 블록체인 기술을 어떻게 볼 것인가, 낙관인가 혹은 혐오인가, 다들 입장이 다르다. 그렇지만 격론은 벌어지지 않는다. 책의 힘이 많이 떨어졌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어쨌든 내가 읽은 책 중에서는 최근의 기술 변화에 대한 구조 전망을 가장 적극적으로 해 본 책이다. 단점이라면, 서술 방식이 좀 어렵다. 경제학과 교수의 글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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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서문 읽기 다섯 번째, 박용진의 <재벌은 어떻게 우리는 배신하는가>이다.

 

이 책은 조금 사연이 있다. 박용진 쪽에서 메디치 출판사를 소개시켜 달라고 부탁이 왔다. 마침 내가 50대 에세이를 거기서 준비하던 중이었다. 정치인 에세이라, 진짜 찬밥이다.. 그래도 어찌어찌, 출간되었다.

 

책이라는 게 그렇다. 출판기념회를 하는 책을, 독자들은 절대로 돈 주고 사보지 않는다. 그건 그냥 뿌리는 책이라는 인식이.. 현실이 그렇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이 책은 좀 사는 게 낫다. 돈이 드는 투표를 한다는 마음으로.. 유료 투표, 수치가 모이면 확실히 세상이 조금은 변한다.

 

부탁드린다.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해..

 

(블로그는 오디오 파일이 10메가가 한계라, 샘플링도 낮추고, 파일도 분할.. 이해해주시길.)

 

 

 

 

박용진 1

 

박용진 2

 

박용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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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멜 주소를 외부에 공개한 적이 없었다.

 

2019년을 맞아, 기분전환과 혹시 모를 제보를 기대하며.. 맬 주소, 블로그에 공개.

 

wasang@daum.net

 

연락하실 분들은 자유롭게 이용하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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