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는 몇 년째 파리 날리는 중이다. 한참 때 5천 명에서 만 명 정도가 왔었는데, 요즘은 쥔장이 아이들 둘과 함께 해탈의 장도를 걸어가느라. '임시연습장'이라는 이름을 '임시해탈기'로 바꾸고 싶은 욕망이 불끈불끈.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순전히 이게 내 성격이 더러워서 생기는 일인데.. 핫한 얘기를 트렌디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것은 별로 재미 없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얘기를 결국 공론장 한 가운데로 끌어내서 핫하게 만드는 것, 그건 재밌다.

책 처음 내고 얼마 후에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는데, 그 때 주제가 미세먼지, 피엠텐이었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던 20대 얘기도 결국은 여기서 태풍의 중심까지 밀어넣는데 성공하였다.

요즘은 직장 민주주의, 회사 안의 약자들의 얘기가 점점 태풍의 중심으로 가고 있다.

그리고 정작 나는, 아주 평범하게 - 그래서 특목고 따위는 갈 것 같지 않은 - 버림받을지 말지, 그 중간에 있는 10대들 연구를 이제 막 시작한다. 요즘 누가 10대에 관심 있어?

그 말이 맞긴 하다. 대한민국이 10대에 관심 있었던 것은 딱 한 번, 영화 "행복은 선착순이 아니쟎아요 나왔을 때.."

그래서 그냥 임시연습장을 유지하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소외된 존재를 무대 위에 올려세워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하는 것, 그것을 나의 역할로 다시 설정.

파리 날리는 것, 생각해보니 그게 나의 본질이기도 하다. 나는 소외되고, 아무도 관심 갖지 않는 곳으로 걸어들어가서 정말 아무도 관심 없는 분야를 연구하면서 평생을 살았다. 화려함, 그서은 나와는 좀 거리가 먼 동네의 얘기다.

이 생각이 문득 들었었다.

본격적인 직장 민주주의 책을 왜 내가 처음 쓰게 되었는가? 겁나게 많은 사람들이 노동경제학 전공이라고 하고, 민주주의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이 여의도 근처에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 왜 내가 처음 쓰게 된겨?

에고, 파리날리는 나의 운명..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블로그 제목은 당분간 계속 '임시연습장'.. (그래도 '파리날리 연습장'이라고 하면 웃기기는 하지만 좀 슬플 것 같다.)

 

** 결국 '파리날리 연습장'으로 바꾸기로 했다. 기왕 파리 날리는 거, 웃기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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