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윤을 처음 만난 것은 인사동 뒷골목의 작은 술집이었던 것 같다. 녹색연합의 활동가들과 회원들과 하는 작은 자리였었다. 그리고 내가 하던 수업에 그녀의 다큐와 함께 작은 세미나 자리를 마련했었다.
그녀가 한참 로드킬 무비 작업을 할 때, 그녀에게 자문해주던 사람들이 이래저래 내가 알만한 사람들이었다. 또 나도 그 시절에는 지리산에 자주 가던 때였고 (공지영 작가가 본격적으로 지리산에 오던 것은 그 약간 뒤의 일이다.)
무엇을 먹을까, 이건 농업의 질문과 직결되는 얘기다.
<음식국부론> 내기 전까지는 나도 사람들에 대해서 잘 몰랐던 것 같다. 나는 삶에 대한 관심이 안전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고, 그게 생각을 하게 만들 것이라는 막역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실이든 뭐든, 알고 싶지 않아했다. 그냥 외면하고 싶은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난 그런 건 절대 보고 싶지 않아, 왜냐하면 더 불편해질테니까", 그랬다.
알고 싶지 않은 정도가 아니다. 알고 싶지 않으니까, 너도 절대로 그런 얘기 하지 마라.. (날 고민하게 하면 죽여버리고 싶어, 이런 강력한 동기를 가지고 있는.)
그 때 알았다. 모르는 게 아니라, 아는 것을 강력하게 거부하는 흐름이 하나 있다는 것을.
황윤은 그 벽 앞에 오랫동안 서 있었을 것이다. 그 벽은 공고하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특히, 잘 균열이 나지 않는다.
그래서 황윤에게 늘, 퐈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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