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다이빙벨 그후> 봤다. 만약 한두 달 전이었으면 좀 더 편안하게 봤을지도 모른다. 지금 새 정권은 심하게 위기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과연 세상은 좋아지고 있는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다이빙벨 그후>는 <블랙리스트 그후>로 바꾸어서 보아도 재밌다. 블랙리스트, 말이 좋아 리스트지,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데스노트였다...

_________

며칠 전에 만난 피디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물어봤다. 이게 참 대답하기 어렵다. 오래 전에 지난 일들을 지금 다시 꺼내서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하여간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다. 그리고 나를 추천한 사람들도 멀리 쫓겨나기도 하고, 심하게 고생하기도 했고.

한 가지 확실하게 바뀐 것은, 작은 출판사 한두 곳 정도에서 책을 냈었는데,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큰 출판사 아주 여러 곳으로 책 내는 곳을 분산시켰다. 한 군데 모으면 털리기 좋다고.

책을 제외하면 털릴 수 있는 곳은 거의 다 털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도 그 얘기 계속하고 싶지 않은 것은, 그게 무슨 독립운동하는 것 같이 열심히 뭘 한 것도 아니고.. 그런다고 누가 알아줄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가슴에 묻고 살기로 했다. 섭섭한 마음도 가슴에 묻고, 억울한 얘기도 가슴에 묻기로 했다. 얘기 해봐야, 입증해봐, 이러고 오면 별로 입증하기 쉽지도 않고, 갈 길이 구만리인데 그런 거나 입증하겠다고 신경 쓰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방송은 안 하면 그만이고, 정부에서 주는 약간의 지원 같은 것은 안 받으면 그만이다. 어쨌든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나니까, 이젠 방송국 근처만 가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정부청사도 가기 싫고. 안 보면 그만이고, 안 만나면 그만이다. 얽히고 싶지도 않고.

줄 서는 것도 싫고, 나 좀 해달라고 애원의 눈빛을 보내는 것은 이제 죽기 보다 싫다.

이렇게 몇 년을 보내다보니까, 이젠 진짜로 가슴 속에 별로 남은 게 없는 것 같은 기분이다. 다큐 <다이빙벨> 보다가 블랙리스트 얘기가 나와서, 몇 년간 기억도 못하고 묻어두던 것들이 잠시 기억 속으로.

이런 약간의 잔상도 1~2년 지나면 사라질 것 같다. 시간은 많은 것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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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아린이들 메모 2018. 8. 7. 10:20

애들 tv 보는 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일주일에 두 번. 월요일, 금요일 본다. 전에는 주말에 봤었는데, 일단 주말에 tv 틀기 시작하니까 아무 것도 안 하고 tv만 보려고. 그래서 주말에는 tv 없이. 물론 그래서 주말 나가기 몇 배로 힘들어졌다.

30분 정도 보는데, 짧은 에피소드 두 개 반 정도 본다. 끌 때마다 온통 눈물 바다가 나고, 난리가 아니다. 딱 30분에 맞추지는 못하고, 좀 더 길게 보는 날도 있다. 30분 보다 짧게 보는 날은 아직까지 없던듯. 난리 난다.

더 어릴 때는 국산 에니메이션인데, 좀 더 크니까 요즘은 미제로.

따로 보여줬던 건 아닌데, 며칠 전부터 아이언맨, 토르, 스파이더맨, 이런 게 대세 캐릭터가 되어서.

"아이언맨이 똑똑해, 헐크가 똑똑해?"

"스파이더맨이 똑똑해, 토르가 똑똑해?"

더운 여름 밤, 끝도 없는 이 어벤저스 시리즈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땀이 그냥..

이제 큰 애는 슬슬 리모컨을 켤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혼자서 tv 켜서 동물의 왕국 찾아본다고 하다가 나한테 엄청 혼났다. 이게 어디까지 되겠나. 내년이면 학교 들어간다. 아직까지 핸펀은 못 보게 하는데, 결국 핸펀 사줘야 하는 나이가 가까와진다. 그 때 일은 그 때 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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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샤워시키고 나서 아내한테 말했다.

계속 애들하고 있었는데. 애들한테 화는 안냈지만,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야.

아내가 웃는다. 다섯 살, 일곱 살, 끊임없이 실랑이하고 있다보면 화가 안 나는 건 아니다. 그래도 화는 안 내지만, 화도 안 나는 건 아닌. 오늘도 내가 참는다.. (주유소 습격사건에 나왔던 삽입곡)

내가 원래도 화내는 법이 거의 없다. 누군가에게 소리지르는 경우도 거의 없고. 6년 전인가, 7년 전인가, 술 먹다 소리지른 적이. 워낙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계속 해서..

덥다. 애들은 자고, 다시 고요하다. 땀만 소리 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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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등 기타 등등 제안, 어렵다고 하는 메일을 몰아서 오늘 오후에. 음. 이래저래 천 만원 가까운 돈을 이렇게 간단히 어렵다고 하고 나중에 후회하지 않을지 몰라, 잠시 머리 빡빡한 생각이.

작년만 해도, 뭔가 이런 거 어렵다고 하면서, 혹시 나중에 정말 돈 없으면 어떻게 하지,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다. 요즘은.. 더 뻔뻔해졌다. 세상, 돈만 갖고 사는 게 아니다.

두세 달만 강연 오는대로 하면, 차 한 대 값인데. 요즘 딱 차 살 돈만큼이 부족하기는 하다. 그래도 원칙을 정했으니까, 나는 원칙대로. 차야 없으면 그만. 지난 2년, 차 없이도 잘 살았는데.

최소한 요번 정권에는 나는 아이들 키우고, 책 쓰고, 얘기 만들고, 이런 일들 외에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방송도 가끔 하는 일회성 방송 외에는 별 관심 없고. 그런 거 하고 싶은 사람들 줄 섰다. 나도 같이 그 줄 옆에 서 있고 싶지는 않다.

"삐졌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다. 삐졌을까?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나도 내 인생 후반부를 위해서, 원천적인 상품들을 만들고, 몸도 좀 추스리고. 그리고 또 별로 잘 하지도 못하는 사람들, 괜히 당신은 뭘 못하고, 뭘 못하고, 별로 듣고 싶어하지도 않는데 듣기 싫은 얘기해주는 것도 귀찮고.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미래에 대해서 더 관심이 많다. 미래 주제에 대해서 관심이 많고. 지나간 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 것, 덜 재밌다. 당분간, 그냥 재밌는 일만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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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 민주주의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다. 작업하면서도 많이 배웠고, 나도 모르던 일들을 많이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정말로 좋았던 것은, 이게 적어도 한국에서는 미래 가치라는 점이다. 이미 많이 논의 했었어야 했는데, 되지 않은 것. 뭔가 새로운 것을 알아나갈 때가 사실 여전히 가장 재밌고, 가장 보람 있는 일이다.

 

2.

내년에 농업 경제학과 도서관 경제학 책을 낸다. 그 정도가 당분간 내가 경제학 책으로 계획된 거의 마지막인 것 같다. 물론 놀부의 경제학처럼, 머리 속에서는 해보고는 싶은데, 현실적으로 과연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는 것들이 좀 있기는 하지만. 그래서 당분간 직장 민주주의가 일본식 표현대로 본격 경제학 책의 거의 마지막인 것 같다.

 

이것까지 내고 나면 영화 쪽에서 펼쳐 놓은 일들을 좀 정리정돈을 해야 한다. 영화를 하게 된 건, 10년 약간 안 된다. 얘기를 시작한 것은 <님은 먼곳에> 시사회 때부터니까 딱 10년이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합류한 것은 <평양성> 망한 다음부터니까 8년째. 그 동안 참 별의별 일이 다 벌어졌다. 별의별 일이 다 있었는데, 어쨌든 결론은 어느 정도는 해피엔딩.

 

그 일들도 이제는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정리 및 정돈 작업들이 좀 필요하다. 그 얘기 정리해서 책으로 내는 것도 이제 더 미루기가 어렵고.

 

어차피 내가 하는 일들이 전부 텍스트와 관련된 일이다. 얼마 전에 그렇게 정리 정돈을 했다. ‘문자와로 아니묄세’… 문자로 움직이는 일들이 내가 주로 하는 일이다. 내가 글을 쓰거나, 누군가 글을 쓰게 하거나. 하여간 텍스트를 만들고, 그걸 다듬어서 완성시키는 일들이 지금 내가 하는 일의 거의 대부분이다. 나머지 일들은 여력이 안 되어서, 이럭저럭 정리를 거쳤다. 경제 다큐가 꽤 오랫동안 해야 할 일의 리스트에 있었는데, 내려놓았다. 너무 힘들다. 더 이상 경제다큐가 필요하다고 지원해 달라고 부탁하는 일은 다시는 안 할 생각이다. 그것만 안 하면 살면서 누군가에게 머리 숙일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이제는 그렇게 머리 숙이면서 살고 싶지는 않다.

 

3.

직장 민주주의는 슬슬 중반 지나서 마무리를 향해간다. 원래는 오너 민주주의라고 이름 붙였던 자을 우리 직장 민주주의로 이름을 바꾸고, 개별 회사별 분석을 하기로 했다. 벙벙한 얘기들이 계속 오다가, 클라이막스 직전인데 오너 얘기를 하려고 하니까 다시 벙벙한 얘기를 하는 게흐름상, 영 아니다 싶었다. 중요한 얘기이기는 한데, 그런 건 참여연대에서 낸 성명서에 많이 있는 얘기고.

 

아주 솔직히 말하면 김상조가 늘 하던 얘기와 같은 얘기를 굳이 내가 반복해서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는. 오너 민주주의라는 제목을 달고는, 누가 해도 거기에서 많이 벗어나기는 어렵다.

 

참여연대 초장기 때 참여사회연구소를 통해서 같이 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게 90년대 후반이다. IMF 경제 위기 한 가운데그렇게 시작된 논의들이 많이 발전된 것도 사실이고, 한국에 기여를 많이 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좀 지겹다. 참여연대 시각의 틀이라는 것이 이제는 어느 정도 좀 정형화되었다. 이젠 좀 다른 틀에서, 좀 다른 시각으로 문제를 들여다보고 싶다.

 

그렇게 형성된 경제 민주화 틀도 이제는 지겹다. 민주화와 민주주의가 뭐가 달라? 진짜 말 장난 같은 얘기다. 그러나 말장난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이런 고민을 하다가

 

결국 회사별로 인터뷰 작업을 하기로 했다. 출간 일정은 좀 늦어지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그렇게 한 턴 추가 작업을 하고 나면 내용은 좋아질 것 같다. 내용만 좋아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마지막에 쓸 문장 하나가 생기느냐, 안 생기느냐, 그런 순간이기도 하다.

 

한겨레 출판부랑 일 하니까 좋은 점 하나는회사별 노조 같은데 공식적으로 인터뷰 부탁을 하기가 좀 더 편하다. 예전에 한참 활동하던 시절에는 이런 인터뷰 일도 아니었는데, 나도 들어앉은지 2년 되었고. 이제는 담당자들도 많이 바뀌었고, 나랑 일하던 파트너들도 그 사이 좀 더 뒷자리로. 친한 데 몇 곳 빼고는 그냥 출판사에 부탁. 마침 날도 더운데, 죽어라고 앉아서 쓰기 보다는 돌아다니면서 인터뷰 작업 하는 편이.

 

4.

이런 작업을 계속 하다 보니까, 직장 민주주의는 그냥 책만 내고 끝낼 일이 아니라, 뭔가 계속해서 고민하고 후속 작업을 할 그룹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는 우리도 도대체 한국에서 직장 민주주의라는 것은 뭐냐, 이런 고민을 개개인이 해야 하는 순간이 오기는 할 것이다.

 

크게 보면, 우리는 거시경제 얘기만 너무 많이 했다. 그리고 업종으로 넘어오면 갑자기 너무 규모가 작아진, 마이크로도 아니고 그냥 업계 숙원 사항.

 

업계는 이 숙원사업을 들고, 한국당과 민주당에 줄서기를 시킨다. 오랫동안 그 줄서기를 한국당이 잘 했다. 대개는 한국당으로 간다. 그리고 가끔 민주당이 받아 먹는다. 정의당으로 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 노회찬이 엄청나게 고민을 했던 청소 노동자 문제처럼, 직접 가고, 직접 이슈를 발굴해서 사회화되는 경로 정도가 그들에게 허용되어 있을 뿐.

 

그러다 보니까 마이크로 단위로 가면 정책은 사라지고 정치만 남는다. 그 중에 기가 막히면 개인 역량을 잘 발휘한 사람은 비례대표 챙겨가고. 그리고 그런 뒷거래는 한국당이 또 잘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 등 작은 단위로 내려가면 대부분 한국당 앞마당처럼 되어 있다. 회사는 약체지만, 그들이 보이면 보수적인 데에는 이런 정당 주변의 줄서기 메커니즘이.

 

직장 민주주의는 마이크로 중의 마이크로다. 업계 숙원사업 보다 더 아랫단위 그야말로 회사 안에서도 또 세부 문제를 다룬다. 내가 알기로는, 이 단위에서 뭔가 공약이 개발되고, 정책의 눈이 닿았던 적이 없다. 마이크로 오브 마이크로, 기본적으로는 이런 문제다. 더 발굴해보면 아주 재밌고, 다양한 문제들이 나올 것 같다.

 

물론 나도 해볼만큼은 책에서 가보려고 한다. 그렇지만 혼자서 그리고 책 한 권 분량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은 한계가 있다. 기본의 노동연구원과는 별개로, ‘직장 민주주의 연구원같은 국책 연구원이 하나 생겨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노동연구원이 이걸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산업연구원에서 하기도 좀 어색하다. 이 정도 맡아서 하는 정부 연구원 하나 정도 생겨서, 세상이 좋아진다면 그게 뭐 그렇게 돈 아까운 일이겠는가 싶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 어렸을 때부터 지겹게 들은 얘기다. 직장 민주주의를 위해서 꼭 피를 흘려야 할까? 이게 뭐 그렇게 중요한 일이라고 피까지. 제도적으로, 요구하고 타협하면서 만들어 나갈 길이 있을 것 같다. 필요하면 포럼도 만들고, 논의그룹도 만들고, 그 정도는 나도 좀 협조적이고 개방적으로, 뭔가 해볼 생각이 있다.

 

포럼도 만들고, 논의도 하다 보면, 이런 게 정책의 형태로 공약 과정을 거친다. 그리고 어느덧 세상이 조금 바뀌고. 그리고 그 시기가 되면 다시 새로운 논의가 시작되고.

 

정치가 있고, 정책이 있다. 정치가 먼저 정책을 이끌어 나가는 것은 잘 못 봤다. 정책이 만들어지고, 논의를 하면 정치가 뒤에 따라온다. 물론 온 세상이 꼭 그렇게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루즈벨트 시절에는, 정치가 정책을 끌고 나갔다. 그 때 미국이 많이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는 그런 적이 별로 없다. 연구실에서 나오든, 학교에서 나오든 혹은 책 어느 한 곳에서 나오거나, 시민단체 사무실에서 나오든대체적으로 정책이 먼저 나왔다. 그리고 정치가 나중에 그것을 받아들이는 형태로 왔다.

 

정책이 나오지 않는 정치는, 결국 쓰러졌다. 박근혜 때, 새로 나온 게 거의 없다. 있던 것들에 대한 반대 아니면 껍데기만 바꾸는 호치키스 정책.. 그리고 망했다. 아마 한동안 한국은 이렇게 갈 것 같다. 별 거 안 나오고, 상대방의 것을 반대하거나 결국은 자기 것을 반대하는 과정을 거쳐간다. 그리고 폭망. 정권교체. 대체적으로 흐름은 그랬다. 새 거를 들고 나와서 집권하고, 상대방 것을 반대하는 일을 한 동안 그리고 자기가 하던 것도 반대.. 결국은 미래 의제가 계속 나와야 논의가 오래 간다. 순실이네도 이 공식에서 별로 다르지 않다. 상대방 것은 무조건 반대, 자기가 하던 것도 반대, 유승민이 한다고 하면. 그리고 결국은 지 처먹는 것만 하다가 망했다.

 

다음 번 논의, 미래 주제에 대해서, 여전히 우리가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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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내가 출근준비가 늦어서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주고 왔다. 어쩔 수 없이 잠깐 애들 둘만 두고 갔다. 큰 애한테 둘째 잘 보라고 신신당부했다.

돌아와보니까 둘째가 안 보인다. 허걱. 찾아보니까 화장실 변기에 앉아 혼자 울고 있다.

"똥 닦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고, 형아만 있어..."

시간은 흐르고 애들은 큰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고, 아이들은 그것보다 더 빠르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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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냉방...

잠시 생각을 2018. 8. 2. 05:53

우와. 이 시간에도 내 방은 34도다. 어제는 너무 더워서 저녁 먹고 들어와 8시 반에 그냥 뻗어서 잤다. 새벽에 일어나니까 얻어맞은 것처럼 근육통이 팔다리에. 37도 되는 방에서 글을 썼으니.

현업에서 사직서 내면서 눈에 밟혔던 업무들이 좀 있다. 우리나라 발전소들 미세먼지 관리하는 걸 내 업무로 달라고 했더니, 좀 소란스러운 일이 생겼다. 결국에는 미세먼지 후처리장치는 아직까지 장착이 안되었다. 그 일은 좀 더 하고 싶었지만, 전기회사들이 내가 그 업무를 맡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리고 또 하나 걸렸던 것이 지역난방을 지역냉난방으로 전환하는 일과 가스냉방 체계를 만드는 일... 종합계획 짤 때 살짝 꼭지만 올렸는데, 실제 추진할 데가 없었다. 그걸 내가 그냥 맡아서 할 생각이 있었다. 가스냉방은 여전히..

모르겠다, 내가 신경 쓸 수 있는 일도 아니고. 냉방도 기술적으로 검토하면 해법이 없는 것도 아니다.

장관이 무능해서.. 그 시절에 내가 내린 결론이었다. 한두명을 제외하면 에너지를 담당하는 장관들은 역대로 택도 없는 인간들이. 어디서 저런 쭉정이들을 구해왔을까 싶은, 진짜 그런 쭉정이들이 대대로 장관을. 이게 현실이지, 포기했다.

팀장 시절에 사직서 내지 말고 그냥 본부장도 하고, 최소한 차관까지는 갈테니 그냥 버텨보라고 얘기한 사람이 많았다. 물론.. 택도 없다. 실무팀장이 그렇게 대꼬챙이처럼 버티다가는, 결국은 숙청. 그게 내가 생각한 나의 미래였다.

가스냉방은 지금이라도 하면 되는데. 얼마 전에 알아보니까 가스공사에서 몇 년 전에 얘기를 꺼냈다가, 원전 미는 순실네 애들한테 깨갱. 가정용 가스냉방기 조금 손봐서 공급하면 여름철 전력사용량이 어쩌고, 그럴 일이 없다. 가스로 라면 몇 개 끓여먹는 정도면 냉방 해결된다. 하면 되는 일인데..

기술적 해법이 전혀 없는 일들도 가끔 있다. 그러나 냉방 정도는 태양광 보급하는 엄청난 일보다는 훨씬 쉽게, 제도와 예산으로 풀 수 있다.

하이고 덥다. 한국 사회는 지난 10년 동안 뭐를 한거냐, 그런 질문이 새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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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좀 진부한 방식이기는 하지만.. 좋은 정치인과 사회활동가에게 주는 노회찬상 같은 거 생기면 좋겠다. 그리고 사회활동가 노회찬상에는, 제발이지 상금 좀 빠방하게 해서 생활에 좀 도움이 될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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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4장은 '젠더 민주주의'라는 제목을 달았다. 직장 민주주의 하부 범주. 원래는 이 한 장만 가지고 '젠더 경제학'을 별도로 쓸 구상이 있었는데, 갑자기 직장 민주주의를 쓰게 되면서... 밀도를 높여서 장 하나에 책 한 권을 녹여넣기로.

젠더 경제학이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건 95년이다. 박사 논문을 내고 심사까지, 너무 유명한 심사위원들이라서 시간 조율에 1년이 걸렸다. 그 사이에 별로 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한 번도 들여다보지 않은 주제들을 넓게 돌아본 일이 있었다.

urbanism이라는 주제를 그 때 처음 보았다. 요즘 내가 얘기하는 탈토건의 기본 정서가 그 때 형성되었다. 도시에 생겨나는 온갖 기현상들. 그 와중에 gender 경제학도 유심히 보았던 주제였다. 이게 뭐지?

지금 와서 돌아보니까 내가 밥 먹고 살게 된 많은 주제들이 박사 논문 제출하고 나서, 할 일 없으니까 도서관에서 죽치고 앉아서 봤던 것들에서 나오게 된 셈이다. 박사 논문 쓸 때까지 나도 정규 교육과정에 비교적 충실하게 공부했었다. 내 생각이 다양해진 것은, 박사 논문 내고 달리 할 일도 없어서 그 때까지 봤던 것과는 전혀 다른 주제들을.

책이 안 팔린다고 사방에서 난리고 곡소리다. 내 책도 그닥. 그래도 어디 가서 책 안 팔린다고 말도 못한다. 평균 내보니까 최근에도 책 인세랑 생활비랑 그럭저럭 똔똔. 아무 생각 없이 인세가 딱 생활비 만큼이라고 했다가, 진짜 돌 맞아 죽을 뻔 했다. 인문 특히 사회과학에 그런 사람은 없다고... 술값 다 내고 가야 하는 분위기였다.

'젠더 민주주의'라는 제목에는 내 양심이 달렸다. 1995년 여름, 그 때도 더웠다. 파리에서 많은 사람들은 휴가 갔는데, 나는 박사 논문이 마무리된 것만으로도 너무 좋아서 따로 휴가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도니도 없었고. 그 때 한적하게 쌓아놓고 읽던 책 중에서 젠더 고민을 처음 시작해보던. 그 때 생각이 난다.

a4로 10장을 넘기지는 않을 생각이다. 내가 생각하는 기업과 젠더에 대해서, 이제는 결론을 내야 한다.

하이고 덥다. 내 방은 얄짤 없이 35도다. 나는 오늘도 혼자서 진도 나간다. 이런 삶이 나는 좋다. 아마도 언젠가 이 시간을 돌아보면서, 무의미하게 살았다고 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 삶이라는 게, 별 거 없다. 떼돈 버는 것도 아니고, 무슨 엄청난 권세가 있을 것도 아니고. 사람들이 얼굴 알아보는 것도 싫다. tv에는 진짜 최소한만 나간다. tv 한 번 잘 못 나가면 한동안 일상이 힘들어진다. 아무도 나를 모르고, 신경 쓰지도 않고, 그런 상태 딱 좋다.

그렇지만 나는 진도 나간다.

한국을 사랑한다는 사람을 종종 보았다. 대부분 개구라다. 한국을 굳이 '대한민국'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한국 사랑은, 새빨간 거짓말인 경우가 많다. 대부분, 그들은 돈을 사랑한다. '대한민국'은 돈을 벌게 해주는 수단일 뿐이고.

나는 아직도 지금 보다 나은 한국 사회를 기다린다. 그 희망을 포기한 적은 없다. 노회찬이 사라진 지금, 그 희망은 조금 더 간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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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잘 했다고 해야할지. 준조합원 제도가 문제가 있는 것은 다 알았다. 그런데 이게 사실 농어민 지원책이기도 하다. 그래서 쉽사리 못 털었던. 조세 개편안 만들라고 했더니, 집 부자들한테는 찔금. 그리고 언제나 테이블 위에 있던 농민들 거 탈탈. 안 그래도 농정은 어려운데, 요 기재부 애들은 농업부터 탈탈. 그 용기와 패기로 보유세를 제대로 좀 하지... 집주인한테는 쩔쩔 매더니, 농민들 털 때는 겁나게 용감하다.

농협 준조합원 1700만 명 '비과세 혜택' 없앤다

https://news.v.daum.net/v/20180730213255076?f=m&rcmd=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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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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