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몇 줄 안 썼는데, 벌써 점심 먹을 시간이 가까워온다. 아침에 애들이 깨워서 일어나고, 이래저래 실강이 하다가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오면 그 때부터가 내가 잠시 일하는 시간이다. 운이 좋으면 3~4시간, 운이 없으면 1~2시간.

최근에 몇 가지 사건이 있었고, 기본소득에 대한 책을 한 권 정리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일정을 아무리 봐도 내년에 책 더 찔러넣은 공간이 없다. 매년 일정대로 맞추려고 하는데, 1권 정도는 그 해에 소화를 다 못하고 다음 해로 넘어간다. 그러면 그 다음 해 일정도 또 어버버, 정신이 없다. 그나마 애 아프면 일단 올스톱, 무한대로 시간이 길어지는 거고.

최근에 낸 책 중에서는 사회적 경제 책이 가장 보람이 있었다. 딱딱하고 인기 없는 주제이기는 한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읽어주었다. 이건 사회적 운동 차원에서 내는 거라서, 강연도 가능한한 많이 했다. 지역의 작은 사회적 관련 기구나 시민단체가 무슨 돈이 있겠나. 그냥 되는 대로 하고..

'직장 민주주의'는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한 거였는데, 하면서 규모도 커지고 분량도 커지게 된 경우다. 막상 틀을 잡아보니까 이게 가볍게 툭 치고 넘어갈 얘기가 아니다. 그래도 이 작업도 이제 거의 끝나간다. '삼성 민주주의'라는 개념에 걸려서 덜컥덜컥거리고 있지만, 오늘, 내일 중으로 그래도 마무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 남들 관심 없거나 방치된 주제, 나는 이런 게 좋다. 그런 건 하면서도 보람 있고, 나중에도 보람 있다.

내가 성격이 더러운 게, 옛날에 했던 거 파먹고 산다는 생각이 들면 진짜 하루도 못 견딘다. 단 일보를 가더라도 앞으로 가야하고, 새 거를 만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그 허무함을 버티지 못한다.

틀이나 구조를 바꾸기 어려우면 내용이라도 새 거를 만들든지. 그리고 새로운 시대, 새로운 시선을 계속 만들지 않으면 내가 답답해서 견디지 못하는 것 같다. 그렇게 해도, 결국에는 그 나물에 그 밥 느낌이 드는 것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되는 데까지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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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어린이집 보내고 돌아와보니 밥 먹이고 난 책상에 이것저것. 우리 집은 현재 스코어, 큰 문제 없다. 아내가 천식이 시작되었지만, 그래도 이번은 입원할 정도는 아니고 몇 달 치료받으면 된단다. 아내가 힘이 드니까 오전, 오후로 내가 좀 더 부지런을 떨면 이번 가을도 아무 일도 없는듯, 겨울을 맞을 수 있다. 나이 50에 이런 삶을 사는 친구는 없다. 그래도 이건 내가 맞이한 내 삶이다. 문득 행복이라는 단어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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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프로젝트라고 불리는, 정부 용역 과제를 비롯해서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연구하는 일은 안 한다. 처음부터 이런 걸 안 하려고 한 건 아닌데, 괜히 기분이 나쁘기도 하고, 집중이 잘 안되기도 하고. 이건 무슨 엄청나게 순수하고 강직한, 그런 신념 때문에 이렇게 된 건 아니다. 솔직히, 내 성격이 더러워서 그런 것이다. 마지막 시점에 내가 관리하는 돈이 1조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폼 나게 딱 내려놓고 나왔다. 폼은 났다. 그리고 슬슬 거기 붙어서, 내가 예전에... 이렇게 하는 것은 죽는 것보다 싫었다.

그리고 같이 정부 연구과제를 하자고 주변에서 얘기를 했는데, 이게 못하겠는 거라. 돈 나눠주다가 받으려니까,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순전히 성격이 더러워서 그렇다.

그래서 내가 하는 연구는 내가 알아서 하고, 나는 생활비만 생기면 되고. 물론 한계는 있다. 여러 사람 붙어서 해야 하는 큰 연구는 하기가 어렵고, 책으로도 내기 어려운 아프리카 얘기 같은 것도 하기가 어렵다. 그냥 그 정도 선에서 장기 과제, 정부에서 관심 없거나 금기시 하는 연구들, 그런 거 내 맘대로 했다.

그러니까 내가 지금과 같은 연구 방법과 방향을 가지게 된 건, 뭔가 순수하거나 엄청나게 철학적 깊이가 있어서, 이런 건 절대 아니고 그냥 성격이 더러워서. 그냥 머리 좀 숙이고, 내 연구에 돈 좀 대달라, 이런 걸 죽어도 못하겠는.

그러면서 내 삶이 나름대로 스타일이 되었다 (살찌는 걸 염두에 둔 건 아닌데 ㅠㅠ...)

'기본소득과 문화경제'라는 제목으로 짧은 프리젠테이션 자료를 만들었다. 이걸 키우면 보통 정부에서 말하는 1억 원짜리 연구과제가 될텐데, 특별히 더 그렇게 키우고 싶지는 않고.

내가 요즘 관심 있는 것은 미래 과제다. 그렇다고 무슨 아주 먼 미래에 대한 얘기도 아니고, 과학기술 중심의 좀 얼토당토 않은 4차 산업혁명 같은 얘기는 아니다. 다음 총선, 다음 대선 때, 어떤 주제들을 우리가 논하게 될 것인가, 그런 데 관심이 더 많다.

기본소득을 비롯해서 몇 가지 주제는 그렇게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이걸 좀 더 파볼까, 지금 하는 것들을 좀 더 밀고 나가볼까, 이런 생각들을 좀 했다.

문화경제는 몇 년 전에 '문화로 먹고 살기'라는 책을 내면서 정리한 개념이다. 아주 개인적으로는, 그 책 이후로 나는 - 혹은 나와 몇 명의 동료만 - 먹고 살기에 대한 걱정이 끝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우리나라가 특별히 더 문화에 대해서 고민을 하게 된 것은 아닌 듯 싶다.

생태경제의 구체적 수단으로 지식경제와 문화경제라는 두 축을 정리한 것은 2009~2010년 정도의 일이다. 또 다른 축이 더 필요할까? 이런 고민들을 요즘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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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토론문 하나 쓰는데, 3일이. 물론 저녁 때 애들 어린이집 데리고 오는 일들이 계속 있었고, 중간에 지방에도 하루 갔다왔고. 토론문이라는 게, 특별한 형식이 있는 건 아니다. 어쨌든 내 입장에서는 a4 다섯 장, 내용만큼은 공들여서 꼼꼼하게 썼다. 보거나 말거나.

문화 분야의 기본소득에 관한 발제자료도 하나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별 내용이 없는 거라. 이런 것까지 다 파워포인트로 만들어야 하나 싶은. 하여간 정부기관들 하는 일이, 뭐 좀.

요즘 내가 하는 일들이 엄청나게, 뭐 그런 것까지는 아니더라도 비교적 순탄하게 잘 굴러간다. 일부러 짜증날 생각을 하지 않으면, 그렇게 짜증내거나 심통낼 일도 거의 없다. 늘 살면서 돈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그런 아쉬움이 없었던 적이 거의 없었다. 요즘은 그런 아쉬움도 거의 없다. 돈이 엄청나게 많아져서가 아니라, 노는 것도 힘들다.. 애들 데리고 놀러갔다 오려면 차라리 그냥 집에서 개기는 게 더 편한. 그러다보니 크게 돈 들어갈 일도 별로 없고, 그냥 소소한 생활의 비용들.

문득문득 나만 혼자 이렇게 편하게 살아도 되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든다. 모르겠다.. 이러다 또 힘든 순간이 내게도 또 오겠지.

경제 인류학이 60~70년대 한참 유행하던 시절 같이 유행했던 표현이다.

want not, lack not.

뭐 특별히 원하는 게 없으면, 특별히 부족한 것도 없다는. 힘들고 어려운 일은 내년,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후년으로 다 미루어놓았다. 그러니 당장 조바심 내서 뭔가 해야할 것도 별로 없다.

명분은... 큰 애 학교 들어가고 나면.

그리고 그 다음에는, 둘째 애 학교 들어가면, 그렇게 또 미룰 생각이다.

나는 내가 하던 일들을 대부분 내려놓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없앤 게 "꼭", "기필코", "반드시", 요런 표현들. 되면 되고, 말면 말고. 어렵다 싶으면 미리 포기한다. 병신아냐? 병신 맞을 줄 모른다. 그러나 내 수준과 내 여건에 맞는 일만 한다. 시간을 많이 써야 하고, 겁나게 열심히 해야 하는 일, 아예 시작을 안 한다.

그러니까 하는 모든 일은 잘 된다. 아주 크게는 아니더라도, 그냥 물 흘러가듯이, 이렇게 저렇게, 큰 질곡 없이 잘 된다. 처음부터 그렇게 될 일만 한다. 아닌 것은? 아예 시작도 하지 않는다.

박민규가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에서, 칠 수 있는 볼만 치고, 잡을 수 있는 볼만 잡고.. 내가 딱 그렇게 산다.

그래서 누가 병신 아니냐고 하면, 그냥 병신 맞다고 한다. 속도 없냐고 하면, 속도 없다고 한다. 뭐 별의별 말들을 다 한다. 죽 쒀서 개준다는 둥, 남 좋은 일만 시킨다는 둥.

다 듣고 한 마디 한다. "나중에 천국 가고 싶다... 아마 갈겨."

그래도 뭔가 안 되서 아둥바둥거리는 것보다, 이것도 잘 돼, 저것도 잘 돼, 이러고 있는 게 낫다.

조금 하고, 살살 하면, 진짜로 물 흐르듯이 일을 하게 된다. 시간 안 모자르냐고 사람들이 물어본다. 시간은 남는다. 요즘은 마당 고양이들 돌보는 시간도 조금 더 늘어났다. 못 보던 고양이들이 많아졌다. 천국 갈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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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 차이이기는 한데, 나는 혼자 있는 것, 가만히 있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누가 나를 보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남 앞에 서는 것은 진짜로 싫어한다. 때때로 남들 앞에 서기는 하는데, 좋아서 하는 건 아니고, 싫은데 억지로 참고 하는 것이다.

그렇게 평생을 살다보니까, 뭔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기고 힘이 생기는 것보다, 조물딱 조물딱 뭔가 만드는 것을 훨씬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이론을 만들거나, 설명틀을 만들거나, 얘기 만드는 것을 훨씬 좋아한다. 만들고, 심심하면 또 만든다.

'제주도의 비극'이라는 개념을 설정하고, 설명하는 글을 쓰다 보니까, 확실히 나는 뭔가 조물딱 조물딱 만드는 것을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중적인 성격은 아니고, 보편적인 성격도 아니다. 그렇지만 조물조물거리면서 뭔가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 굶어죽을 성격은 아니다. 남 등 처먹고 살 성격도 아니고. 남 등쳐서 뭔가 시키느니, 그냥 내가 하는 게 훨씬 빠르기도 하고 편하기도 하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삶이 이 모양이 된 건, 다 성격탓인지도 모르겠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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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민주주의 중 병원 민주주의, 막 끝냈다. 중간에 일본 여행이 끼어 있어서, 이래저래 정신이 없었던. 그래도 상대적으로 긴 시간을 여기에 할애해, 내 수준에서는 괜찮게 내용을 뽑아낸 것 같다.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김소현 간호사와의 인터뷰 내용에 기발하고 좋은 게 많았다. 나중에 보니까 현장에서 느꼈던 것보다 훨씬 더.. 본인이 자기 이름 소개해도 된다고, 기꺼이.

이제 이 책의 마지막 산, '삼성 민주주의' 차례다. 길게 쓰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렇다고 비겁하게 "별 내용이 없다", 도망가지는 않으려고 한다. 원래는 더 앞에 있었는데, 뭘 헤드로 써야할지, 그런 게 잘 안 잡혀서 뒷자리로 옮겼다.

상조형이라고 부르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욕 엄청나게 먹는다. 당대표 시절의 문재인 대표에게 상조형 소개하고 연락해서 강연 세션 만드는 걸 내가 했었다. 지금은 청와대 정책실장이 된 장하성 선생에게 당대표 메신저로 가는 것도 내가 갔었다. 서로들 뻘쭘해서 연락을 못하고 있을 때, "니가 좀 가라", 그렇게 되었던.

상조형이나 장하성 선생이 생각하는 삼성 대책이 있다. 나는 그와 좀 결이 다르다. 지나서 하는 얘기지만, 삼성 미래본 사장이나 부사장에게 연락해준 것은, 상조형.. 나도 교수 시절의 김상조 덕분에 삼성 수뇌부들을 만났었다.

길게 쓸 생각은 없지만, 어쨌든 김상조나 장하성이 생각하는 것과는 좀 다른 결에서 삼성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을 써보려고 한다. 일단은 점심부터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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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경기도당에서 당원 교육 부탁이 와서, 한다고 했다. 강연은 이제 마감하고, 추가로는 안 할 생각인데. 노회찬 이후로 마음이 짠하다. 나서서 무슨 위원회 만들거나 조직과 관련된 일을 하기는 어렵지만, 정의당 당원교육 정도도 안 한다고 하면 좀 너무 야박할 것 같다. 예전에는 내 돈 써가면서도 했던 일들이다.

다큐 <류이치 사카모토 - 코다>를 보았다. 어떻게 나이 먹어갈 것인가, 좀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아내에게, 60 넘어가면 나는 다시 현장에서 조그맣게 사람들과 같이 꼼지락꼼지락, 그런 일을 하면서 노년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아내도 그러라고 했다. 나도 현장에서 잔뼈가 굵었고, 현장에서 꼼지락꼼지락, 그렇게 내가 되었다.

나이 먹고 뭘 하겠나. 내가 가진 것들을 그냥 이 사회에 다 내려놓고 갈 생각이다. 뭔가 쥐고, 뭔가 더 올라가고 싶어서 발버둥치는 선배들 보면서... 저건 좀 아니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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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에 애들 책 읽어 준다. 애들이 둘이라서 아내랑 나랑 한 명씩 붙잡고. 둘째는 다섯 살, 공룡대백과사전을 들고왔다. 오늘부터 첫 페이지부터 읽기 시작했다. 아파토사우르스는 브라키오사우르스와 함께 대표적인 거대 초식공룡이다. 커서 아파토라는 이름이 있는줄 알았는데, 카네기 발굴단이 이미 발견된 공룡을 다시 발견해서, 헷갈리게 했다고 그런 이름이 붙었단다.

공룡대백과사전 다 읽고 나면, 고래 사전 그리고 물고기 사전.. 이렇게 한 바퀴 돌고나면, 간단한 한글은 읽게 되는 것 같다. 따로 한글을 가르치지는 않는데, 자기들 좋아하는 애들 보는 백과사전 읽다 보면, 큰 글자인 동물 이름들 보면서 조금씩.

그나저나 내년이면 둘째도 영어 유치원 가는 나이가 된다. 도대체 이 나이에 영어를 가르쳐서 뭘 어쩌겠다고 하는 건지, 도통 이해는 안 된다. 뭐가 좀 너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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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날 마지막 수정한 파일을 열었다. 직장 민주주의, 여행 가기 전에 끝내고 싶었는데, 아직도 꽤 되는 분량을 정리해야 하는. 추석 전에는 그래도 손에서 떠나보내겠지 싶다.

사회과학 책을 앞으로 얼마나 더 쓰게 될까? 농업 경제학이 있고, 도서관 경제학이 있다. 이건 계약까지 끝난 책들이고. 놀부의 경제학은 재미는 있을 것 같은데, 지난 얘기들에 대한 것이라서 할지말지, 아직도 재보는 중이다.

요즘은 혼돈의 시기다. 평화 얘기하면서 원자력에 사죽을 못 쓰는 사람들이 힘 쓰는 시기다. 미래 얘기하면서 원전에 미래가 있다고 여전히 믿는 사람들도 힘 좀 쓴다. 다음 세상에 대한 얘기는 없고, 노태우 시기에 토지 공개념 얘기에서 거의 하나도 변하지 않은, 똑같은 얘기들이 21세기에 신문 지면을 채우고 있다.

미래 질문은 무엇일까? 아주 선호하는 표현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끔 돌아보면 '오래된 미래'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우리의 미래가 그렇게 엄청나게 새로운 것일까? 이윤이 움직이는 사회에서 결국 새로운 것은 착취의 양상일 뿐 아닌가?

 

우리는 '오래된 구태'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 같다. 노태우 시기에 했던 논쟁에서 우리는 얼마나 더 미래로 왔을까?

 

YS는 세계화를 엄청 세게 밀었다. 그 전에 있던 국제화를 쎄게 하면 '세계화'가 된다고 하던 농담이.. 당시 세계화 추진을 맡았던 양반과 대학 도서관에서 차 마셨던 적이 몇 번 있었다. 엄청 좌파라고 한참 복잡한 얘기하더니, 낼름, 세계화 논리를 끌어오는데 1등 공신이 되었다.

 

난... 그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었다.

 

힘이 다가 아니다. 인기가 다가 아니다. 그리고 유명해진 게 다가 아니다. 돈도 다가 아니다.

 

돌아볼 때, 내가 한 행동이 내가 생각해도 떳떳할 때, 그 때 다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게 자신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도 떳떳한 일이다.

 

새로운 논리나 얘기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그런 일은 떳떳한 일이다. 그게 엄청나게 큰 돈을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 모두를 위해서 미래를 향해 조금씩 걸어가는 것은, 떳떳한 일이다.

 

직장 민주주의가 그런 주제다. 직장에 대해서도 사람들은 잘 안다.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잘 안다. 그렇지만 직장 민주주의는 편한 주제도 아니고, 많이 다루어본 주제도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가야 할 미래인 것은 맞다.

 

오래된 미래와 같은 얘기다.

 

남의 집 어린이와 아동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그런 것과 같은 질문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한국은, 어린이에게 불친절 할 뿐 아니라, 불쾌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사회인 것 같다. 그렇다고 그들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들도 어떻게 보면 피해자다. 그렇게 하도록 배우고, 그렇게 어른이 된 것 아닌가 싶다.

 

선진국 문턱 앞에서, 잠시 되돌아서 생각해보는 일... 우리의 미래는 그곳으로부터 나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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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 일곱 살 어린이집 같은 반 애들이 오늘 오후 동네 놀이터에서 베이 블레이드 시합을 벌인다. 아내가 데리고 나갔다. 열흘 만인가, 잠시 애들 없는 순간을. 한동안 애들과 거의 같이 있었다. 서울 집값이 너무 올랐다. 이걸 보면서 자식의 삶을 걱정하지 않을 부모가 있겠나 싶다. 선진국은 자식들이야 지들이 알아서 살겠지, 그렇게 부모가 신경 끄는 나라다. 우린 아직은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갬블링 경제가 형성되었다. 좀 양보하면 안돼? 안돼, 우리 애들 미래를 생각해서, 난 이걸 죽어라고 붙잡고 있어야 해.. 합계출산율 1 이하는 그런 갬블링들의 기묘한 결합 작품이 아니겠나 싶다. 1945년 패전 이후 다시 일어서야 하는 영국에서 'from cradle to grave' 구호가 강하게 일었다. 우리의 현재는? from apart to apart, 요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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