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대한민국

낸책, 낼책 2021. 2. 10. 18:33

 

박용진, 김세연과 했던 대담집.

책으로 내는 대담집은 처음인데, 또 할 일이 있을까 싶다. 인생에 한 번 정도라고 생각하고..

박용진은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알고 지냈는데, 시시껄렁한 소리들 말고 진짜로 각 잡고 얘기를 해본 건 처음이다.

김세연은 정말로 처음 본. '나이스'하다는 표현을 흔히들 쓰는데, 그걸 제곱 정도 하는 인간이라는 느낌이었다.

나보다 살짝 나이 많은 보수들은 양아치만 아니라도 점잖다는 평가를 내려주고는 했다. 나보다 어린 보수들은, 왜 그러고 사는지 잘 이해가 안 되기는 했다. 멀쩡한, 아니 나이스한 보수를 정말 간만에 본 듯한.

실제 대담에는 사적인 얘기들이 훨씬 더 많았는데, 좌우로 격하게 나뉜 작금의 현실을 우려한 출판사에서 사적인 얘기들을 많이 덜어낸. 그래도 일상적인 입장 보다는 훨씬 더 과격하게 좌우를 넘나드는 얘기가 진행되기는 했었다.

Posted by retired
,

바위처럼..

잠시 생각을 2021. 2. 9. 20:23

청년들의 가덕도 신공항 반대. 계란으로 바위치기인데, 나도 한평생 바위에 던져진 계란처럼 살았던 것 같다. 가덕도 공항 특별법에 이름을 올리는 국회의원들도 한 때 바위에 던져진 계란 같은 존재였는데, 이제는 그들이 바위가 되었다.

생각해보면 예전에 종종 부르던 노래에 '바위처럼', 이런 노래가 있었다.

"우리 모두 절망에 굴하지 않고 시련 속에 자신을 깨우쳐가며

마침내 올 해방세상 주춧돌이 될 바위처럼 살자꾸나"

그 바위가 이 바위를 말하는 건가? 쩝..

 

www.hani.co.kr/arti/society/environment/982514.html?_fr=mt2&fbclid=IwAR1tDoGz3McQ-NeEdv-g3gjVPRqN5Uh_jCszH27COBNOseM5FnvcX2DGE6I

 

기후청년들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반대”

이낙연, 이달 중 국회 통과 공언청년들 “신공항, 백년대계 불가”

www.hani.co.kr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기완 선생이 떠나시다..  (3) 2021.02.15
설날 인사..  (0) 2021.02.12
대학과 지식인..  (5) 2021.02.09
집값, 진짜 얼척 없는..  (7) 2021.02.07
역대급 투기판..  (3) 2021.02.04
Posted by retired
,

대학과 지식인, 이게 요즘 시대, 질문에 속하기나 하나 싶다. 사회적으로는 먹고 살만한 게 분명한데, 만나보면 죄다 힘들다고 하고, 죽는 상이다. 예전에는 자녀들 조기 유학 보내서 힘들다고 하고, 요즘에는 유학 안 보낸 사람이 오히려 천연기념물급으로 드물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학의 역사가 자본주의의 역사 보다 더 오래 되었고, 자본주의 보다 더 오래 갈 것이라는 점이다. 좋은 점은, 그래도 이윤율에 의해서 움직이지 않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는 것이고, 나쁜 점은.. 오래된 조직이다 보니, 특히 한국에서는 위계가 너무 강하다는 것.

생각해보니, 대학에서 강의를 하지 않았던 시간은 학위 받은 후 큰 애가 태어난 이후 5년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늘상 수업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배려해주면서 살았던 것 같다. 그것도 다 옛날 이야기다. 박사가 드물었던 시절, 사람들이 조금씩 봐주면서 삶을 살았다.

 

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982406.html?_fr=mt2&fbclid=IwAR0G_4q6CcuRWr4uXWGxxzKJmPOh3FIleslkxcvFvqR-9ekxxEeJquYXPyI

 

“조국사태, 87세대 한계 드러내…교수·지식인이 특권임을 몰랐다”

[창립 33년만에 ‘민교협 2.0’ 선언]조국사태로 민교협 균열 표면화 말과 행동 불일치에 분노·실망 이를 극복해 민주평등사회 실현세대와 젠더, 불평등의 문제에 예민한 시각 없인, 설득력 없어

www.hani.co.kr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날 인사..  (0) 2021.02.12
바위처럼..  (2) 2021.02.09
집값, 진짜 얼척 없는..  (7) 2021.02.07
역대급 투기판..  (3) 2021.02.04
가덕도 신공항 토론회..  (0) 2021.02.01
Posted by retired
,

점심 때 혼자 밥 먹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70살까지 살면 잘 산 편일 것 같다. 20세에 교통사고로 죽을 뻔 했다. 지금까지도 잘 살았고, 70까지만 살아도 감지덕지다. 

그렇게 잠시 생각을 해보고 나니까, 이제 남은 시간은 얼핏 15년 정도 되는 것 같다. 10년 정도는 더 움직일 것 같고, 그 뒤의 5년은 아무래도 다 내려놓고 조용히 살아가지 않을까 싶다. 

20대 때 나의 생각했던 나의 말년은 노르망디 바닷가에서 바다를 보면서 혼자 조용히 쉬다가 마지막날을 맞이하는 것이었다. 바다가 그렇게 좋았다. 평생 좋았다. 지금 같아서는 노르망디 간다고 따로 돈을 모을 처지도 아니고, 혹시라도 그런 돈 있으면 애들이 다 먹어치울 것 같다. 어마무시하게 먹어댄다. 하여간 말년은 잘 모르겠고..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이래저래 10년이라.. 30대만 해도 끝이 어딘 줄 모르고 그냥 태평양처럼 넓은 동화지에 그림을 그린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제 여백이 얼마 안 남았다. 

계산은 쉽다. 2년간, 최소 둘째 초등학교 2학년 마칠 때까지는 움직이는 건 최소한이다. 외국에 1년 갔다 올 생각은 있는데, 이건 잘 모르겠다. 아내 일정도 봐야 하고, 애들 사는 것도 봐야 하고. 

이러저리 빼고 나면 10년이래봐야 정말 얼마 안 남는다. 말이 좋아 10년이지, 60만 되도 이제 할 수 있는 일이 확 줄어들 것이다. 나는 그렇게 건강한 편도 아니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점점 더 그렇게 될 것이다. 

남은 시간에 뭘 할까, 좀 생각을 해봤다. 펼쳐 놓은 일들 정리하는 거야, 그냥 하면 되는 거고. 그렇게 하기로 한 일 하다가 시간이 다 되었다. 그렇게 내려놓는 건 좀 재미 없을 것 같고. 너무 욕시 부리지 않고 적당하게 살다가, 때 되면 내려놓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은. 

그래도 한국이 좀 더 재밌는 사회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 재밌는 것이 동기가 되고, 너무 질서 정연하지 않게 좀 미친 놈들도 여기저기서 튀어나와서, 뭐 이런 게 다 있어, 그렇게 뭔가 들쑤시는 사람들이 이상한 일이 아닌 그런 사회가 되면 좋겠다. 

자우림의 <일탈>이 발표된 것이 공교롭게도 97년 11월이다. 딱 IMF 경제위기 터졌던 해다. 그 시절에 일탈을 노래 부르면서 미친 놈들의 시대가 펼쳐질 뻔했던 것 같은데, 경제 위기와 함께 그 흐름이 죽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라면, 그 시절일 것 같다. 

나에게 남은 욕심이나 그런 게 뭐가 있겠나. 문화적으로 미친 놈들이 좀 더 많이 튀어나오고, 그들이 굶어죽지 않을 수 있는 조건에 대해서 얘기하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그것도 힘에 벅차다. 되는 대로 하다가 때 되면 하늘이 부르는 순서대로 가는 거 아닌가 싶다. 

'남들은 모르지.. > 미친 놈들의 재밌는 시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마른 문장들..  (0) 2021.03.08
질곡 한 가운데에서..  (4) 2021.03.03
어느 금요일의 메모  (1) 2021.02.26
어떤 인생..  (0) 2021.02.24
미친 놈들의 재밌는 시대..  (2) 2021.02.06
Posted by retired
,

할 일이 없어서 예전에 살던 집 전세가 찾아봤더니 6 억이다. 아니 그런 한 동짜리 낡은 아파트가 뭔 소리야 싶게, 헉 소리 났다.

전세가가 황당하게 높은 것도 높지만, 전세든 월세든, 별로 없다. 그 동네에 익숙한 아파트들도 좀 보니까, 진짜 별로 없다.

내가 그 아파트 처음 살 때, 정신 없이 바빴다. 이거다 싶었을 때 좀 일찍 샀으면 1억 미만에도 가능했었다. 계속 외국 가고 정신 없이, 몸도 마음도 지쳐 있던 시절. 결국 1억 3천인가 주고 샀던 기억이다. 그때도 많이 올랐는데, 그냥 있으면 확 더 올라갈 것 같아서, 허겁지겁. 게으른 내 잘못이다 하고..

집값이 진짜 얼척 없다. 예전 내 연봉이 좀 높기는 했다. 골프를 치나, 룸살롱을 가나, 결혼을 했나, 그렇다고 차를 비싼 걸 타나.. 그래도 강남 한 가운데는 많이 비싸지만, 거기 약간 피하면 집을 못 살 정도는 아니었다.

지금 그 정도 벌어서는 진짜 택도 없다. 내가 20대 후반에 현대 과장이었고, 서른 살 먹자마자 부장이었다. 그것도 큰 정부기관.. 그래서 좀 잘 받았던 데다가 그때만 해도 박사 수당이 있어서, 조금 더 줬다. 그리고도 인센티브 같은 거 잘 받아서, 꽤 넉넉하기는 했는데.. 그래봐야 월급쟁이, 요즘 시세로 환산해보면 그렇게 환상적인 돈은 아니다. 지금 같아서는 집은 커녕, 전세금도 마련하기 어려워서 쩔쩔 맸을 것 같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이게 넋 놓고 한가한 소리들 하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일본 경제가 우스워 보여도, 거긴 버블은 어느 정도 잡은 상태다. 우리 보다 오래 버틸 가능성이 높다.

국가 비상사태 같은 거 선언한다고 해도 하나도 안 이상할텐데, 변창흠 같은 띨빵한 인사 앉혀놓고 변창흠 발 뉴타운 같은 거 하면서.. 그야말로 말의 성찬이다. 나야 개인적으로 변창흠한테 아무 감정 없지만, 경제 정책 같은 높은 수준으로 이런저런 고민할 정도는 아닌, 그냥 마음씨 좀 착한 띨빵한 인사 아닌가 싶다.

비상사태라는 긴장감이 전혀 없어 보인다. 한국은행은 그건 나의 일이 아니야, 뒷짐 지고 있고, 청와대 등 경제팀은 전부 변창흠 뒤에 숨어서.. 정책은 안 하고, 정치들만 하는 것 같다.

가당치도 않은 집값을 보니까, 이게 진짜로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위처럼..  (2) 2021.02.09
대학과 지식인..  (5) 2021.02.09
역대급 투기판..  (3) 2021.02.04
가덕도 신공항 토론회..  (0) 2021.02.01
김종철 사건..  (6) 2021.01.25
Posted by retired
,

김윤아를 좋아하고, 자우림 노래 몇 개는 종종 듣는데, 자우림 앨범을 전체적으로 들은 적은 없었다. 할 일도 없어서 요즘 자우림 앨범을 듣다 보니까, 내가 살아온 날들에 대한 회환과 반성 같은 게 생기고..

'일탈' 가사를 곰곰이 생각해 본 것은 처음인데, 공교롭게도 이게 발표된 시점이 1997년 11월, IMF 경제위기오 딱 겹친다. 다시는 나오지 않을 가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90년대 중반에 생겨났던 이 흐름은 한국을 바꿀 것이라고 어렴풋이 생각을 했었는데, 그 흐름은 imf와 함께 끝났다. 다양성과 일탈, 그 대신에 한국은 더욱 더 유니폼, 획일적이고 덜 반항적인 방식으로 흘러갔다.

미친 놈들의 시대는 다시 오지 않았다. 그런 길 기다리던 나도 이제 50대 중반이다.

내가 뭘 바라고, 뭘 소망했는지, 그런 생각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나는 질서 정연한 바보 짓만 하는 사회를 원했던 것은 아니다.

지금 한국은 너무 재미 없다.

'남들은 모르지.. > 미친 놈들의 재밌는 시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마른 문장들..  (0) 2021.03.08
질곡 한 가운데에서..  (4) 2021.03.03
어느 금요일의 메모  (1) 2021.02.26
어떤 인생..  (0) 2021.02.24
내가 얼마나 살까?  (6) 2021.02.08
Posted by retired
,

둘째 어린이집은 이제 곧 졸업이다. 서로 초대해서 가고, 오고, 요즘 사교 활동이 한참 활발하다. 집집마다 다섯 명 맞추느라고, 아빠가 나가기도 하고, 아빠만 남기도 하고. 우리 집 차례에서 한 번은 내가 나갔고, 한 번은 아내가 그 집에 가서 엄마들끼리 차 마시셨고.

영어 유치원 안 보낸다고 어머니가 몇 번 난리를 치시기도 했고, 영어 유치원 안 보낼 거면 사립 유치원이라도 보내라고 하셨는데.. 못 들은 척하고 그냥 애들 둘 다 동네 어린이집 보냈다.

여기는 또 동네 어린이집 보내는 게 유행이 되어서, 나름 몇 년 동안 같이 놀던 친구들이 마지막까지 어린이집에서 같이 놀았다. 이제 학교에 들어가면서 몇 명은 학교가 갈리기도 하고, 또 같은 반이 된다는 보장은 없어서.. 서로 이별을 위한 사교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 중.

둘째 한참 폐렴으로 입원하고, 아내는 퇴사 후 우울증, 그 와중에 그냥 내가 애들 어린이집 가고 오고, 맡기로 하면서 나도 전격적으로 사회 활동을 접었다.

그 사이에 아내는 다시 취직을 했고, 애들도 드디어 어린이집 졸업. 학교 가기 시작하면 훨씬 낫다. 데려다 주는 것도 한 곳으로 가면 되고. 그것도 아내 출근길이라서, 오는 것만 챙기면 될 것 같은.

2년만 더 버티면 나의 육아 시절도 끝날 것 같다. 그 사이에 내 삶도 많이 변했고, 인생을 바라보는 마음도 많이 바뀌었다.

마초로 살아온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남성 엘리트 한 가운데에서 살았던 것은 맞는 것 같은데.. 그런 세계와는 아주 멀어진 것 같다.

코로나와 함께 나가서 술 처먹는 일도 거의 없게 되었다. 한달에 한두 번 정도는 여전히 나가는 것 같은데, 아홉시에 딱 끝나니까 너무 좋다. 사교를 위해서 술 먹는 것은 당분간 어렵고, 책 같이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가끔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 술 사주는 정도.

난 원래도 혼자 있는 걸 좋아했고, 혼자 노는 걸 좋아했다. 혼자라고 해봐야, 정말 고독 좀 해보고 싶다고 할 정도로, 집에 애들 득실득실 거리고, 고양이까지.. 고독이 그립다.

코로나 핑게 대고 강연도 다 없애고, 인터뷰 부탁 오는 것도 정말 피하기 어려운 것 정도만 가끔..

이것도 일감이라고 하면, 내년 말까지는 꽉 차서 이제는 정말 바늘 하나 찔러넣을 틈도 없다. 그런 데도 예를 들면 코로나 경제학이나 박용진-김세연 대담집처럼, 일정에 없는 데도 마구 밀고 들어오는 것들이 있어서.. 별 거 하는 것도 없는데도 헉헉 거리면서 산다. 애들 보면서 뭘 하다보면 예전의 2배 이상 시간이 걸리기는 한다.

그 와중에 부산 가덕도 신공항 시민단체 토론회에 발제를 했는데, 아마도 이 순간이 내 인생의 작은 스냅샷처럼 평생 남을 것 같다. 보람 있었다.

아마도 내가 죽어서 지옥에 가게 될지도 모를 때, 평생 돈만 생각하면서 살 거나, 권력만 쫓아다니면서 산 것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일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예전에 살던 집에서는 몇 십 마리의 고양이들을 돌봤었다. 그때 처음 그 생각을 했다. 니가 살아온 거 보니까, 딱 지옥행인데, 지옥에 안 가도 되는 이유 하나만 대 봐.. 영하 10도 내려가는 추운 겨울날에도 이주방사 중인 케이지 안에 고양이 똥도 치워주고, 밥도 줬는데요.

50이 되면서 내가 주인공이 되거나, 내가 앞장 서는 것에 대한 판타지나 로망 같은 것은 싹 지웠다.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안 살아도, 삶은 충분히 정신 없고, 심심할 시간은 별로 없다.

'아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의 계산법..  (0) 2021.02.22
큰 애한테 가르치는 양보..  (1) 2021.02.13
맛있는 거 너무 많이..  (1) 2021.01.29
실용적인 어린이날 선물..  (2) 2021.01.26
레고통 앞에 쭈그리고 앉아..  (2) 2021.01.25
Posted by retired
,

'역대급 투기판'..

아무도 못 보게 지들끼리 꽁꽁 싸매고 밀실행정의 끝판왕을 보여주더니, 앞으로 욕 먹을 일만 남은 것 같다.

그래도 MB는 "제가 하겠습니다, 제가", 이러고 나와서 시장 시절이든 대통령 시절이든, 성과는 물론 욕도 자기가 먹었다. 토건은 같은 토건인데, 이번 정부는 자기가 욕은 안 먹으려고 한다. 똥바가지는 전부 아랫 것들 뒤집어 씌우는.. 이번 판도 마찬가지다. 변창흠 망했다. 진선미도 망했다.

news.v.daum.net/v/20210204155551107?fbclid=IwAR3wQUef5mvh6iBFbcLcFGx934bf_8D6UaAm9tlPrQuMXfZBgPggk3iFLG0

 

"역대급 투기판 양산"..시민단체들 2·4대책 한목소리 비판 (종합)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시민단체들이 4일 정부가 발표한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방안'(2·4공급대책)을 입 모아 비판했다. 2025년까지 서울 32만가구·전국 83만가구를 추가 공급하겠다

news.v.daum.net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학과 지식인..  (5) 2021.02.09
집값, 진짜 얼척 없는..  (7) 2021.02.07
가덕도 신공항 토론회..  (0) 2021.02.01
김종철 사건..  (6) 2021.01.25
서울시 절반이 역세권..  (1) 2021.01.20
Posted by retired
,

가덕도 신공항 토론회를 줌으로 두 시간 좀 넘게 했다. 줌으로 한 건데, 그것도 토론회라고 힘이 들었다. 애들 간식 챙겨주고 나서 바로 잠 들었다.

원래 대로라면 지금쯤 부산에서 저녁 먹고 있거나,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오고 있었을 일정인데, 줌으로 하니까 그런 부담은 없어서 좋다.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지만, 여야 입장이 같고, 거기에 맞서는 매우 소수파가 되는 경우가 있다. 토건 사업에서 그런 경우가 많다.

제주도 일에 꽤 많이 관여하게 되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다. 그 시절 부산과 제주, 이렇게 주로 관찰하던 지역 경제의 모델들이 있었다.

아라중학교에서 처음 친환경 급식 도입하던 시절이 기억에 크게 남는다.

그러다 건강이 크게 안 좋아지면서 돌아다녀야만 할 수 있던 일들을 정리를 좀 했다. 지역 경제 연구하던 것도 그렇게 좀 정리.

그 시절에 마지막으로 들여다보던 게 강정마을 사건이었다. 비교적 초기였는데, 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이 보던 게 광주 패트리어트 부대 문제도 보고 있었다.

제주도에서 마지막으로 부탁받았던 일이 크루즈항에 대한 경제성 평가에 대한 의견. 원래 크루즈에 대해서 관심도 많았고, 서울 시장이던 오세훈이 한강에 크루즈 띄우겠다는 뻘소리하면서 크루즈 논쟁도 한 적이 있었다.

크루즈항에 대한 의견 보내고, 공식적으로 제주도에서 뭔가 하지는 않았다. 제주 도청에서 자리를 마련해줄테니까 대안 경제 모델 연구 같은 것을 해달라고 하기는 했는데.. 건강상 그렇게 하기가 어렵고.

그 시절에는 우리나라에서 GRDP 같은 거 들여다보면서 지역 경제 모델 같은 거 연구하다가, 좀 여유가 생기면 아프리카 경제학으로 넘어가려고 했었다. 30대 후반부터 건강이 아주 안 좋아지면서, 어지간한 일들은 다 접고.. 아프리카 경제학에 대한, 가보지 않은 길에 대한 꿈을 접으면서 지역 경제에 대한 연구도 같이 접었다.

MB 집권한 다음에는 도대체 뭘 하고 사는지 아무 정신 없이 시간이 하다닥 흘러갔다. 그리고는 근혜였다. 공교롭게도 그렇게 5년+5년이 나의 40대와 겹쳤다. 그렇게 40대는 아무 것도 한 게 없이, 그냥그냥 흘러갔다.

그냥 황당한 일들을 막기 위해서 맨몸으로 버틴 것 외에는 40대의 기억이 거의 없다. 대선 거의 마지막 순간에 후보이던 문재인에게 몇 번 고맙다는 메일 답변을 받은 적이 있었다. 마지막 보고서를 보내면서, 이게 사실상 정말 인간적으로 맘 편하게 보는 건 마지막일 것이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다.

50이 된 다음에는 아무 목표와 방향도 정하지 않고, 하지 않을 것만 정하고 아이들 보면서 지냈다. 공직에 가지 않기로 했고, 방송을 하지 않기로 했고. 그런 소소한 것들의 리스트만 만들었다.

그리고 다시 가덕도 문제로 지역 현안 맨 앞에 서 보니까, 살아온 삶들이 잠시 주마등처럼 흘러지나갔다. 2003년부터니까 30대 초반부터 이런 지역 현안과 주민들 싸움의 맨 앞에 서기 시작하면서, 거의 그냥 사람들 도와주기만 하면서 꽤 많은 시간을 보냈다.

결혼할 때에는 뭐 먹고 살거냐고, 아내 쪽 집에서도 좀 반대가 심했다. 밥이야 먹고 살지 않겠냐고, 나도 좀 뻔뻔한 대답을..

지내보니까 밥이야 먹고 살았다. 비싼 음식 중에서 꼭 먹고 싶은 게 별로 없다. 곱창전골을 좋아하지만, 이제는 하는 데가 별로 없다. 메기 매운탕이 최고의 음식으로 치지만, 동네에 자주 가던 데는 벌써 다 망했다. 이 정도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지만, 비싼 음식들 축에도 못 끼는 음식들이다. 한우 구워먹는 것도 그닥이고, 하다못해 남들 다 좋아한다는 삼겹살도 식당에서 먹는 건 별로다.

생각이 이리저리 길어진 것은, 30대 초반에도 남들 다 피하는 주제에 혼자 맨 앞에 서는 일들이 많았는데.. 이 나이가 되어서도 그런 주제가 있다는 게, 약간 신기하기도 하고, 약간 서럽기도 하고.

내 뒤로 경제학 박사들이 얼마나 많이 나왔겠냐. 돈 안 되는 거 피하고, 위험한 거 피하고, 귀찮은 거 피하고.. 이리저리 다 피하다 보니까, 결국 애들 보다 말고 내가 줌 카메라 앞에 앉게 되는 거 아니겠나 싶다.

예전에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먹고 사는 게 다가 아니고, 높은 자리에 가는 게 다가 아니다. 인생은 눈 감을 때 웃고 죽는 놈이 이기는 거다.

내가 살아서 깨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래도 죽을 때 웃고 죽고 싶다. 소망이 있다면, 그거 하나가 내 소망일 것 같다. 손에 쥔 거, 성취했다고 하는 거, 남들 이긴 거, 그런 게 죽음 앞에서 웃을 수 있게 해주겠나?

언젠가 죽을 때 기억에 남을 한 장면 같은 하루를 산 것 같다. 부산 시장 보궐 선거 앞두고, 민주당은 진작에 특별법 만든다고 했고, 김종인이 한일 해저터널 들고 나왔을 때.. 나는 부산의 시민단체와 코로나 한 가운데에서 줌으로 토론회 발제했다.

토론회 말미에 유튜브로 올라온 질문 대답하다 말고, 하교하는 아이들 초인종이 울렸다. 저, 점시만요, 뒤에 분 좀 먼저 하시면.. 결국 문 열어주고 왔다. 원래는 그 전에 끝날 예정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있었는데, 딱 내 대답 차례에서 초인종 제대로 울렸던.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힌.

'남들은 모르지.. > 소소한 패러독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긴장감 없는 삶..  (0) 2021.02.01
일상성에 관한 짧은 메모..  (0) 2021.01.27
무대 위, 조명이 켜지면..  (0) 2021.01.16
다시 토건 논쟁으로?  (1) 2021.01.14
살살 살기..  (5) 2020.12.31
Posted by retired
,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값, 진짜 얼척 없는..  (7) 2021.02.07
역대급 투기판..  (3) 2021.02.04
김종철 사건..  (6) 2021.01.25
서울시 절반이 역세권..  (1) 2021.01.20
이재용 법정구속..  (1) 2021.01.18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