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계엄 얘기가 나오면서, 환율과 코스피가 난리 났다. 짧게 계엄 사태를 끝내지 못했고, 경제의 큰 충격은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분기 성장률은 아마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다. 연간 성장률을 다 까먹을 정도가 될 수도 있다. 참으로 어려운 고난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다. 

원래도 올해 경제 상황이 안 좋았다. 자영업은 물론이고,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그야말로 문 닫지 않기 위해서 나름 알짜 자산을 내다팔고 있었다. 이제 단기에 충격을 이기고, 급반전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윤석열은 ‘처단’과 같은 구시대의 단어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도 다시 개도국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한국 자산에 대해서는 원래도 저평가가 있었는데, 추가적인 리스크 평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쿠데타 일어나는 국가에 대한 냉정한 시장의 평가다. 하는 짓이 개도국 짓이니, 경제적 자산도 당연히 개도국 수준으로 평가를 받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어영부영, 별 시스템의 개선 없이 그냥 선진국이 되었다. 그 결과가 윤석열의 등장이다. 선진국적 요소와 개도국적 요소가 그냥 막 섞여 있었다. 

그냥 사람으로 얘기하면, 오세훈, 나경원, 이런 사람들이 개도국에 속한 사람들이다. 선진 민주주의, 이런 거 아직 잘 모른다. 

경제의 단기 충격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결국 이 사태를 어떻게 민주적으로 잘 수습하느냐가 우리가 넘게 된 마지막 선진국 허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난 여전히 낙관주의자다. 짧으면 한 달, 길면 6개월에 걸친 진통 끝에 비로소 우리는 선진국 체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윤석열과 관련된 요소들을 털어내는 일, 이게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길이고, 한국 경제가 비로소 선진국다운 모습을 가지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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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 윤석열 탄핵으로 돌아섰다. 이틀만에 전혀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순간 캐나다의 트뤼도 총리가 말하면서 유명해진 표현이 생각났다. "지금은 21세기니까". 20세기 스타일로 통치하려던 해괴한 술주정뱅이의 시대가 이제야 끝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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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이행 가능성은 없지만.. 이재명이 내각제 개헌을 통해서 총리가 되는 가능성을 얘기하면, 지금의 혼동스러운 상황이 빨리 정리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를 잘만 한다면, 총리는 임기도 없다. 짧게 할 수도 있지만, 길게 할 수도 있다. 주어진 제도를 잘 지키는 행정을 할 거냐, 아니면 제도 자체를 만드는 정치를 할 거냐, 그런 질문 앞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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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래 끌어온 고통스러운, 스튜어트가 민성적 장폐색이라고 기술하고 스미스가 스통 철학적 의연함으로 마주했던 그 병에 의한 종말이 7 17일 토요일 자정 무렵에 찾아왔다. 둘 다 의사이면서 가까운 친구이자 스미스의 유저 관리자였던 조지프 블랙과 제임스 허턴은 스미스가 숨을 거둘 때 그의 곁에 있었다.” (이언 심프슨 로스, <애덤 스미스 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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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계엄령을 통한 친위 쿠테타로 87년 체계는 사실상 종료했다는 생각이 든다. 87년 6월 항쟁의 결과로 전두환의 7년 단임제를 줄인 5년 단임제로 6공화국이 시작되었고, 지금도 정치 체계는 마찬가지다. 그 사이에 시간이 흘렀고, 시스템이 점점 더 무너지게 되었다. 87년 체계는 대통령이 유능하고, 선하다는 전제 하에 세워져 있다. 국회해산권을 제외한 많은 권한인 대통령에게 주어져 있다. 심지어 국민투표 부의권도 대통령에게 독점적으로 주어져 있다. 지금은 많은 사안이 주민투표를 거치는데, 지역보다 더 중요한 국가 차원에서는 정작 정책 투표를 할 수가 없게 되어있다. 87년에는 국민들이 직접 정책에 대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그래서 대통령에게 과도할 정도로 우월한 권한을 부여하였다. 전형적인 엘리트주의다. 

바보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87년 체계는 폭주 자동차가 된다. 그리고 그런 일이 진짜로 벌어졌다. 

어떤 형식이든, 대통령이 바뀌는 것은 6개월 내에 벌어질 것 같다. 대통령실 간부들이 일괄 사퇴한 지금, 바보가 버틸 방법은 없다. 그렇다고 당장 하야할 스타일 절대 아니기 때문에, 금방 무슨 일이 벌어지기는 쉽지 않다. 

87년 체계를 실제로 바꾸기 위해서는 헌법이 바뀌어야 한다. 

두 가지 고려 사항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내각제. 87년에는 ‘민도’ 얘기를 하면서, 대통령이 많은 것을 영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정상적으로 정당 정치가 작동할 수 있게 내각책임제가 이제는 더 맞는 옷이라고 생각한다. 

둘째는, 연방제. 어차피 지금 많은 지역이 특별자치도 형태로 전환되고 있다. 특히 저출생 등 각 지역이 만난 생존의 위기 속에서 중앙정부가 너무 많은 돈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 예산편성권을 각 지방정부에 부여하고, 스스로 자신을 위한 정책들을 수행할 수 있는 내각책임제가 고려되어야 한다. 스위스는 훨씬 더 작은 규모의 나라지만, 연방제 국가다. 우리도 이런 사안에 대해서 좀 더 미래적으로 고민할 때가 되었다. 대통령의 예산과 권한을 분산화시키는 데에 연방제만한 제도도 없다. 미국 대통령이 힘이 엄청 강할 것 같지만, 연방제 덕분에 각 지역이 자신의 특징을 갖고, 대통령과 상관 없이 돌아간다. 

국회의장 주도로, 6공화국을 종료시키기 위한 헌법 초안 작업이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술주정뱅이 대통령과 함께, 어제 한국의 87년 체계는 종료하였다. 이제 남은 것은 전두환과 노태우가 참여한 87년 헌법을 해체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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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윤석열 정권이 6개월 정도 갈 거라고 생각을 했었다. 지방 선거 일정에 맞춘 예상이었다. 한 가지 계산을 못했다. 그것도 조용하고 침착하게 상황을 관리할 수는 있다는 전제였다. 오늘 계엄령, 일종의 친위 쿠데타 불발이라고 본다. 누가 봐도 택도 없는데.. 6개월은 커녕, 이제는 한 달 버티기도 힘들어 보인다. 무너지는 정권은 원래 누가 흔들어서 무너지는 게 아니다. 스스로 무너지는 거다. 윤석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전례 없이 황당한 상황이라는 것은, 정말로 예측불가. 이런 이상한 일을 할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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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계엄령 해제 결정났다. 내일 아침, 우리 집 어린이들에게,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지, 막막하다. 아들들아, 아빠도 이런 건 처음 봤다. 그래도 한국 만쉐이! 다 잘 될 거야! 윤석열 시대, 결국은 이렇게 끝이 나게 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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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 계엄이 선포되었다. 처음에는 오보인 줄 알았다. 그냥 버티고 있으면, 이래저래 시간을 벌 수 있었을텐데.. 더는 정권 유지하는 것도 귀찮은 거 같다. 이렇게 또 하나의 정권이 무너지는가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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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간만에 언론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하따, 질문지 길기도 하다. 뒤에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 평가하는 질문이 있었다. 이거, 뭐라고 해야 하나. 

잠시 생각을 했는데, 머리 속에서 문득 ‘대환장의 시대’라는 단어가 생각이 났다. 환장하겠슈! 사실 이 시대의 정서는 기쁨, 환희, 대만족, 그런 것과는 좀 거리가 멀어보인다. 그렇다고 분노도 아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분노도 잘 생기지 않는다. 누구에게 분노할지도, 역시 어처구니가 없다. 


이 시대, 그야말로 대환장의 시대가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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