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전쟁 때문에 기자회견을 안 한다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50권째 책으로 준비하던 게 '한중일의 평화 경제학'이었다. 중국에 대한 공부가 너무 안 되어 있어서 좀 뒤로 미루던 게, 아주 뒤로 밀리게 되었다. 이승만까지 끝내면, 할 생각이다. 그래도 이게 미리 봐야 할 게 너무 많은 데다가, 중국 쪽 자료는 별로 접해본 적이 없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원래는 올해 북경도 한 번 갔다올까 싶었는데.. 형편이 그렇게 되지 않아서, 그것도 잠시 미루어둔. 동경은 겨울에 갈 계획이 있다. 

생태경제학의 관점에서 다루는 평화, '촌놈들의 제국주의' 때 한 번 다룬 적이 있었다. 그걸 좀 더 버전을 넓혀서 역내 관점에서 할 생각인데.. 그리고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환갑이라는 나이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4년 밖에 안 남았다. 환갑 전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제는 이 책 준비를 조금씩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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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 도서관에서 잡지 발행하면서, 어린 시절의 책에 대한 추억에 관해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 왔다. 마침 도서관 경제학 책 쓰는 중이라서, 영광이라고 답변을 보냈다. 도서관에서 뭔가 부탁이 오면, 내가 너무 막 살았던 것은 아니라는,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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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어머니의 폐암 소식과 함께 왔다. 지지부진한 내 삶 한 가운데에 갑자기 던져진 이 소식은 잠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꼭 한국인이 수상을 한 것이라서 기쁜 것만은 아니다. 책의 위기, 소설의 위기, 문학의 위기, 기초 학문의 위기, 이런 것들이 요즘 내가 다루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그 참기 어려운 속물주의.. 그 무게감을 이겨내기 힘들었고, 그냥 지지부진하게 살고 있었다. 겨우겨우 이 시절을 버티면서 그냥 살고만 있었다. 그 속에서 가치를 지키는 것, 그런 삶의 의미를 잠시 생각했다. 

대학교 때까지는 노벨상 탄 소설들을 읽었었다. 중학교 때 일본 소설들을 읽으면서, 이게 노벨상 탄 거라매? 재미 없는 데도 그냥 참고 읽던 시절들 생각이 잠시 났다. 김대중이 노벨상 탈 때에는 사실 기쁜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한강의 노벨상은, 기뻤다. 김대중과 한강, 사실 윤석열의 시간과는 정반대에 있다. 이제 이 시간을 좀 더 기쁘고 의미 있게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한강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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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흑인 소프라노인 바바라 헨드릭스는 정말 부러운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못 살아본 삶이라,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녀의 자서전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아직 사지도 못했다.) 그녀의 대표곡 중에 Joshua fit the battle of jericho라는 노래가 있다. 흑인 영가인데, 지금 재즈의 원형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북 전쟁 만들어진 노래의 특징을 보여준다는데.. (나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노래 가사에 흑인 방언이 많다는데, fit도 fight의 방언이라는. (나머지 가사는 잘 모름.) 하여간 이 제리코가 예전에 여리고 전투라고 배웠던, 바로 그 여리고다. 하나님의 명에 의하여 난공불락의 여리고 성을 일곱 바퀴 도니, 성이 함락하였다.. 바로 그 여리고가 이 노래의 제리코다. 

누군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는 얘기를 보면서 마시던 커피를 뿜었다. 거기 나오는 얘기들도 다 모르겠는데, 그걸 외운다니. (나는 제리코가 여리고라는 사실도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다. 그래도 조슈아가 여호수아라는 건 알고 있었다.)

 

https://youtu.be/-WGil0v8QVE?si=u-na6SUnG3I7AI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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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 3장 끝냈다. 그 사이에 둘째는 병원에 입원했었다. 어머니는 암 검사 중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버티면서 산다. 그러다보니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일정이 늦어졌다. 스필오버 이펙트를 중심으로 한 장을 꾸렸다. 흘러넘치기 효과라고 번역을 했다. 몇 가지 대안들을 생각해봤는데, 흐름상 이게 제일 나은 것 같았다. 

4장은 마지막 장이다. 3장에서 이미 보통 책 분량이 되었는데, 4장을 쓰면 300페이지는 넘어갈 것 같다. 그래도 특별히 분량을 줄여서 4장을 쓸 생각은 없다. 

1장이 미국 도서관사, 2장이 한국 도서관사 얘기를 다루고 있고, 3장은 도서관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았다. 4장은 현안 문제다. 여기가 책의 클라이막스다. 좀 시간을 가지고 하나씩 주제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남들한테는 모르겠지만, 사실 나에게는 피가 끓는 얘기다. 도서관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도서관이 지금은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도 꼭 필요한 주제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보람이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인생에서 사실 보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랑을 비롯한 많은 감정은 잠시 뜨겁지만, 오랫동안 남는 감정은 아니다. 보람은 순간적인 피크치가 높은 감정은 아니지만, 은은하게 잔상이 오래 간다. 

자신을 위해서 사는 삶은 어느 순간 공허함이 느껴진다. 손에 쥐고 있는 것과 자신이 희생한 것을 비교해보게 되는데, 아무리 많이 쥐어도 더 쥐쥐 못한 아쉬움을 피하기 어렵다. 보람에는 그런 게 없다. 제로, 영보다만 높으면 된다. 

남들 신경 안 쓰거나, 내버려둔 주제는 그런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도서관 경제학이 보람이 높은 책이다. 은근히 중요한 제도인데, 그냥 그런가보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냥 흔들리는 기관이라서, 정치적 힘은 약하다. 그냥, 지도자들이 어느 정도 양식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보통 때는 티가 별로 안 나는데, 황당한 정권이 들어오다 보니까.. 이거 뭐하는 거야, 그렇게 흔들리고 있다.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게, 보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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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재희 장관이 돌아가셨다. 뒤늦게 소식을 알게 되서.. 내일이 발인이라서, 오늘 가야 한다. 선배 한 분이랑 같이 가기로 했다. 내가 크게 도움을 받은 사람이 두 분인데, 한 분은 작년에 그리고 남재희 장관은 이번에.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남재희 장관한테 너무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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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고".. 요즘 누가 안부를 물어보면 주로 하는 말이다. 연초에는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시간들을 보냈었다. 세상 사는 게 맘대로 되는 건 아니라서,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 일단은 버티는 방법 밖에 없다.
 
어머니의 암 조직 검사 결과 기다리는 중이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별 거 없다. 그냥 기다리는 수밖에. 많은 것들이 지금 그렇다. 간만에 탄호이저 서곡을 들었다. 바그너를 좋아했던 때도 있고, 싫어했던 때도 있다. 그래도 탄호이저 서곡을 듣다 보면, 이 세상 노래가 아니라 하늘의 노래 같다는 느낌을 종종 받았다. 그렇게 뭔가 좋아했던 것들을 찾아 듣고, 그렇게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좀 보내려고 한다. 안 되는 일만 생각하면 너무 늘어지고, 우울해진다. 그래도 되는 일을 생각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명랑한 삶을 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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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녀 내내 한가위만 같으라는 바로 그 한가위인데,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이래저래 걱정이 많습니다. 둘째가 퇴원한 게 이제 일주일 되었습니다만. 살면서 걱정이 없는 날이 며칠이나 될까 싶은. 

요즘 제 삶을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고”, 그런 상황입니다. 꾸역꾸역 하루하루를 버티고, 그 속에서도 웃음을 잃는 일이 없고, 괜히 욕하는 일이 없고, 그 정도 지키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내년 한가위는 올해 한가위보다 100배는 편안하고 즐거우면 좋겠다는 작은 소망을, 지금 심난하고 뭔가 남의 행사 같다고 착잡하게 겪고 계신 분들과 나누고 싶습니다. 내년 한가위는 올해보다 훨씬 편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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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지지율이 20%가 되었다. 대통령의 이 정도 지지율은 누군가 뭘 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만들지 않으면 나오기가 어렵다. 보통 이 정도면 비상 대책을 내거나 뭔가 한다. 김영삼 시대도 그랬고, 김대중 시대도 그랬다. 

다사다난하면서도 비극이 가득 찬 근현대사를 지켜보면서 내가 배운 건 딱 하나다. 듣기 싫은 얘기를 매일매일 해대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치운 사람들의 끝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이 되기 전까지는 아직 충분한 힘이 없으니까 그 주변에 잔소리꾼들이 많다. 그 잔소리꾼의 일부는 악의가 있고, 일부는 선의였을 것이다. 

대통령이 되면 전문성, 인기, 다양한 이유를 대서 잔소리꾼들을 주변에서 치우고, 새로 들어온 사람은 충분히 서로 알지 못하니까 현안만 얘기하거나 싫은 소리는 감추게 된다. 끝이 좋지 않았거나, 충분히 더 인기가 있을 수 있는 데도 중간에 꺾인 사람들이 대부분 이랬던 것 같다. 

세상 이치가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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