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대한 단상'에 해당되는 글 316건

  1. 2022.07.29 환경에 관한 생각.. 2
  2. 2022.06.21 행복한 삶.. 5
  3. 2022.06.17 마지막 종강.. 4
  4. 2022.06.14 투수 김진성 1
  5. 2022.06.13 파리 바케뜨의 사연..
  6. 2022.06.10 윤석열의 시간 3
  7. 2022.06.08 뭐하고 사는지..
  8. 2022.06.03 도토리 키재기 25
  9. 2022.06.02 싱숭생숭한 밤.. 4
  10. 2022.05.25 잠시, 노회찬 4
큰애가 감기로 열이 많이 난다. 키트 검사로는 괜찮다. 아직은 괜찮은..
방학 중인데, 열나면 학원 같은 데 아무 데도 못 간다. 오후에 간만에 옛 동료들 만나서 소주 한 잔 하기로 했는데, 망했다..
몇 달 전에 둘째는 코로나로 1주일 격리한 적이 있다. 그때도 큰 애는 안 걸리고 그럭저럭 넘어갔었다.
청소년 스키 선수 엄마한테 어떻게 하면 조금 친환경에 대한 의식을 줄 수 있을까 물어보는 메일이 왔다. 전혀 내용을 모르신다고, 한 두마디라도 해주면 좋겠다고 해서.. 친환경 스키장에 대한 여론조사 논문을 하나 보내드렸다.
요 며칠 친환경 스포츠에 대해서 논문 쓰고 싶다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야구를 워낙 좋아해서, 21세기 초반에 친환경 야구에 대해서 좀 살펴본 적이 있었다. 거의 아무도 이런 데 신경 안 쓰다보니까, 그나마도 알고 있는 게 내가 거의 유일한 상황이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의 환경에 대한 이해가 높아지고, 그런 게 좀 더 상식이 될 것이라고 20세기 후반에 사람들하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20년이 넘게 흘렀는데, 별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지금이 환경이 훨씬 더 관심이 많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1991년에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 있었다. 난리가 났다. 내가 기억하로는 것은 환경과 관련해서 진짜로 한국 기업들이 긴장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리고 아마도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지금 4대강의 녹조는 페놀 오염과 비교하면 몇 배나 더 큰 사건이다. 그래도 아무 일도 안 벌어진다.
환경과 관련된 얘기들을 좀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원래 내 박사 논문이 지속가능 발전에 관한 이론적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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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주에는 라디오 방송이 세 개가 있다. 어찌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바쁜 거 진짜 싫어하고, 바쁘다고 얘기하는 건 더 싫어한다. 정권 바뀌면서 새로운 정권이 어떻게 갈 것인지, 그런 얘기들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 번 하게 된 건데.. 아마 조금만 지나면 이런 걸 전문으로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무슨 얘기를 할지 찾아가게 될 거다. 

인사하는 거 보면서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갈지 좀 감을 잡았고, 몇 번의 크고 작은 경제 대책들 그리고 아주 큰 경제정책 방향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서 조금은 더 감을 잡았다. 

보수도 참 상상력들은 없다. 시간이 몇 년이 흘렀는데, 좀 새로운 것 좀 꺼내들고 오면 놀라는 맛도 좀 있고, “이건 또 뭐여”, 그렇게 분석하는 재미도 좀 있을 것 같은데. 기본은 mb 때 아니면 근혜 시절에 봤던 거에, 그때도 이렇게 무지막지하게는 못 했던 것들을 좀 디밀고 있는. 

중요한 것은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그런 미래에 대한 문제다. 나쁜 놈만 패고 있으면 좋은 세상 만들어지나, 절대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미래는 그렇게 오지 않는다. 나는 그 미래에 대해서 좀 더 생각해보는 게 재미가 있다. 누구 욕하는 거, 사실 재미 하나도 없다. 

오늘 kbs 라디오 열린 토론 녹음 방송에 갔었는데.. 문득 이 자리에 내가 노무현 정권 때부터 앉아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권이 바뀌면 자리 위치가 바뀐다. 그렇게 자리를 바꿔 앉는 것을 벌써 몇 번을 했는지.. 그 시간 동안 맨날 욕만 하면서 살았다면, 정말 내 인생도 아무 것도 남지 않을 허탈한 인생이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신장식의 ‘신장 개업’에 조그만 코너 하나 하는 중인데.. 학교랑 재계약을 안 해서 호칭 얘기가 잠시 나왔다. 그냥 ‘우석훈 씨’라고 하는 게 제일 편하다고 했다. 말만 그렇게 한 게 아니라 실제 생각도 그렇다. 몇 년 전에 직장 민주주의 작업 하면서 이 생각을 좀 많이 했었는데.. Mr. 위에 Dr. 그리고 그 위에 Pr., 이거 되게 이상하기도 하고 촌스럽기도 한 것 같다. 그때부터 그냥 내 호칭을 사람들이 어색해하면 그냥 씨라고 하는 게 제일 편하다고 말했다. 

씨, 이 정도만 되어도 괜찮은 호칭이다. 사실 우리가 남 호칭을 그렇게 하나? 대부분 개, 소, 말, 이런 게 막 튀어나오고, ‘새끼’만 되어도 애교다. 존만, 씹만, 하여간 우리나라 역사가 길어서 그런지 호칭에 관한 욕도 아주 다양하게 잘 발달되어 있는 나라다. 그냥 씨 정도만 되어도, 생유. 영화 <매트릭스>에서 불어가 욕하기에 제일 좋은 언어라는 얘기가 나오는데, 찰지고 쫀쫀하게 호칭에 대한 욕이 많은 게, 우리 말도 불어 못잖다. 

나는 내가 희망하는 이상적인 세상의 모습에 대해서 계속 고민하면 되고, 그거면 내 삶의 의미는 충분하다. 그렇게 좀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조금씩 하면, 그걸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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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종강했다. 아마 내 삶의 마지막 수업일 것 같다. 학생들은 착하고, 같이 얘기하는 것도 즐겁다. 그래도 이번 학기까지만 하고, 재계약은 안 하기로 했다. 정년까지 할 수 있는 경우이기는 한데, 아버지 쓰러지신 이후로 도저히 내가 시간 관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나름 내 인생의 종강인데.. 학생들하고 학교 앞 카페에서 차 한 잔씩 하고 이런저런 얘기하고 마무리했다. 학생들 보면, 더 많이 알려주고 싶고, 더 많은 가능성을 만들어주고 싶다. 대학원 수업과 학부 수업은 좀 다르다. 어쨌든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다. 

어쨌든 내 인생에서는 지나간 일이다. 즐거웠던 일, 아쉬웠던 일, 섭섭했던 일, 그런 게 잠시 머리 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나도 이제 정리해야 하는 순간이 보이는 나이다. 벌려 놓은 일이나 하던 것들, 환갑 전에는 마무리하고 싶다. 아이들 태어난 다음에는 모든 일들의 속도가 떨어졌고,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포기하는 것들이 많아졌다. 그리고 포기하는 속도도 점점 더 빨라진다.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나이를 먹으면 속도를 늦추고, 좀 더 천천히 살아가는 게 맞는 것 같다. 할 수 없게 된 일에 대한 아쉬움이 남지 않는 걸 보니까, 이제 조금씩 내려놓는 데에 더 익숙해지는 것 같다. 

나도 할 수 없는 일 혹은 하지 못한 일을 누군가에게 해보라고 하는 건 이제 더 이상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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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차, 20점 차에 나가도 고맙다. 던지는 거 자체가 좋다.”

얼마 전에 lg의 불펜 투수 김진성이 500번째 등판을 하였다. 지난 해 방출된 투수였는데, 각 구단에 직접 전화를 했고, 결국 lg에서 받아주면서 선수 생명이 연장되었다. 

특별히 잘 하는 줄은 잘 모르겠는데, 하여간 나오긴 엄청 나온다. 절반 가까운 경기에 나왔다. 올해는 나도 정신이 없어서 게임 자주 못 보는데, 공교롭게도 내가 보던 때에는 안타 맞고 역전당하고 그런 순간이었다. 초반에도 나오고, 후반에도 나오고, 이기는 날도 나오고, 지는 날에도 나온다. 저 나이에 저렇게 던져대서 몸이 버틸 수 있나, 그런 염려가 들 정도다. 

500번째 등판을 하고 인터뷰를 했는데, “던지는 거 자체가 좋다”는 얘기가 뭔가 가슴에 남았다. 그냥 불펜에서 몸만 풀어도 좋다고 한다. 이제 곧 40인 나이인데. 

“고맙다, 던지는 거 자체가 좋다”, 나는 이런 마음으로 살아본 적이 있을까? 난 별로 성실한 스타일도 아니고, 뭔가 절박하게 하는 것 자체를 별로 안 좋아했다. 뭐, 그렇게 열심히 살아본 기억이 별로 없다. 게다가 “나도 열심히 했다”, 이런 말 하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했다. 변명하는 것은 끔찍하다. 

김진성이 얘기한 “던지는 것 자체가 좋다”, 이 얘기는 아름다운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이런 걸 좀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간만의 감동이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03&aid=0011243241 

 

"LG행이 신의 한 수" 벼랑 끝 섰던 김진성, 500G 등판까지

기사내용 요약지난해 NC서 방출…9개 구단에 직접 전화 돌려 새 팀 찾아LG 유니폼 입고 알토란 활약…12일 두산전서 통산 500경기 등판 달성[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4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

sports.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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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에는 별 사연이 없다가 지난 겨울에 약간의 사연이 생겼다. 


아버지가 암으로 쓰러지신 후, 주말에 병실에 있었다. 코로나로 병실 외출도 쉽지 않고, 이래저래 간단한 빵들을 병원 앞에 있는 파리 바게뜨에서 좀 사다 놓았다. 아버지가 찹쌀 도너츠 드시고 싶다고 하셨다. 그날부터 도너츠랑 카스테라 같은 것들을 드시기 시작하셨다. 입맛 없다고 아무 것도 안 드시던 때였는데, 그때부터 죽을 좀 드셨다. 아버지는 그 후 6개월 정도 버티셨다. 


어머니에게 아버지가 아무 것도 안 드시다가 도너츠를 드시기 시작하셨다고 전화했더니.. 어머니는 그런 건 건강에 안 좋고 고지혈증 생긴다고, 드리지 말고 감춰두라고 하셨다. 어머니가 치매가 심해지신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나중에는 내가 자리를 비웠을 때에는 파리 바게트 종이봉투에서 드시고 싶은 빵을 집어 드셨다. 아버지와의 마지막 기억들이 파리 바케뜨와 함께 있게 되었다. 병원 근처에 있던 유일한 빵집이었다. 


그리고는 포켓몬 빵.. 그나마 요즘은 동네 구멍가게에서 이름을 적어놓고 예약을 받으면서 좀 나아졌지만, 초창기 때에는 이거 구하느라고 나도 애 좀 먹었다. 


네이버 노조에 대해서 살펴보던 시절, 파리바게뜨와 네이버 등이 민주노총 화섬노조 소속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중에 이름을 바꾸었다. 


문제야 풀라고 있는 것.. 나도 당분간 파리 바게뜨 가는 건 그만하려고 한다. 포켓몬 빵 그만 사는 건, 그건 좀 어렵다. 내가 어쩔 수 있는 범위 바깥의 일. 

https://news.v.daum.net/v/20220613145342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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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요즘 인생의 시간을 보내는 것 같다. 자기랑 친했던 사람들 다 앞으로 올리고, 이유도 되지 않는 걸 이유라고 말하면서.. 힘을 만끽하는 시간이다. 이준석은 당대표로 임기를 채울 수 있을까? 어려울 거라고 본다. 지금 윤석열 힘이 너무 좋아서,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모양새다. 
윤석열이 새로운 당을 만들 것이라는 소문이 한참 돌았었다. 아마 당을 새로 만드는 것보다는 그냥 당 대표 밀어내는 게 훨씬 편하고 싼 일이라고 생각을 했나 보다.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말은 대통령을 견제하는 의미에서 사용되었는데, 그 말이 사용되기 시작한 것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총재’라는 단어가 없어졌다. 아마 윤석열은 그와 뜻을 같이 하는 하거나 혹은 같은 배를 타는 사람들을 작게 가지고 가기 때문에 제왕적 대통령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렇지만 총재와 같이 당을 마음대로 하는 건 하고 싶은 모양이다. 정권 후반부는 몰라도 일단은 이준석 밀어내고 당 접수,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이렇게 흘러가면, 결국에는 검사들이 미는 한동훈과 경제 관료였던 김동연이 결국 막판에 붙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검사들이 정권을 만들었는데, 경제 관료들도 결국 만들고 싶어하지 않을까 싶은.. 누가 한국의 오래된 주인이냐, 그런 공무원 혈전이 한 번은 벌어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16년부터 애들 보기 시작했는데, 아마 내년까지는 그래도 애들 하교하고 저녁 때까지 봐주는 일은 계속 하게 될 것 같다. 둘째 초등학교 3학년 끝날 때까지인데, 그 정도 되면 길고 긴 육아가 진짜로 마무리 된다. 
요즘 되는 일이 거의 없다. 뭔가 하면 그래도 이외의 성과가 생겨서, 보람도 좀 느끼고, 그렇게 살았던 것 같다. 요즘은 되던 일도 안 되고, 안 하던 일은 아예 여건이 안 되어서 새로 시작하지 않고. 하던 일은 늘어지고, 하루에 할 수 있는 일도 얼마 안 된다. 그래도 애들이 조금씩 커가고, 아내가 하는 일들이 전보다는 잘 되는 것 같아서, 그렇게 주변 사람들 보면서 버틴다. 
요즘 큰 애가 드라마 <태조 이방원> 보면서 이방원 성대 묘사를 하기 시작했다. “형님”, “아버님”, 웃을 것 없는 삶에 유일하게 크게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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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tbs 라디오에서 아주 조그만 코너를 하게 되었다. 그랬더니 어디는 가고, 어디는 안 가고, 그렇게 하기가 어려워져서 라디오 나가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게 참.. 시간 관리가 어려워져서 학교도 그만둔 상황에서 뭔 짓인가 싶다. 강연도 얼마 전부터 더 이상은 안 받게 되었다. 전에 약속한 것 몇 개만 남겨두고. 

라디오는 mb 때, 박근혜 때 많이 했었다. 그때는 심지어 팟캐스트도 했었다. 문재인 때에는 거의 아무 것도 안 했다. 나 말고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애들 기저귀 갈아주고, 어린이집 보내느라고 한 시대가 간 것 같다. 예전에 김종인과 그쪽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던 용어가 ‘엔조이’라는 말이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뭔가 하기 보다는 야당 생활하면서도 자기에게 주어진 권한을 즐기느라, 즉 ‘엔조이’ 하느라고 아무 것도 안 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던 말이었다. 

문재인 정권 때에는 진짜로 많은 사람들이 ‘엔조이’ 한 것 같고, 마치 그 정권이 영원하기라도 한 것처럼 흥청망청 살았다. 인생의 클라이막스를 맞은 사람이 아주 많다. 김기식 빼고.. 그 시절도 끝났다. 한 때 김기식이 가던 금감원장 자리에 결국 검사가 갔다. 김기식은 그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뭔 소리 하는 건지. 그냥 잘 처넣기만 하면 금융이 제대로 돌아가나? 이야, 김기식도 검사 정권 눈치 보는 건가? 그럴 사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지만,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김어준 뉴스공장에서 아침 여덟시 반에 인플레이션 얘기 해달라고 해서, 그렇게 이른 시간에 움직일 수도 없고, 전날 일이 있어서 준비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다음날은 어떻냐고 한다. 하이고, 그 다음 날 간다고 했다. 인플레이션 얘기해줄 사람이 이렇게 없나, 문득 그런 생각이. 팬데믹 경제학에서 인플레이션 분석을 좀 했었다. 올해부터는 꽤 오래 갈 인플레이션 국면이 올 것 같다, 그때의 결론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매일 인플레이션 지표 보면서 살아가는 것도 아니고. 

어쨌든 정말 조그만 라디오 코너 하나 하는데, 다른 라디오 출연 부탁도 갑자기 늘었고, 기고 부탁도 갑자기 많아졌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해준다고는 했는데, 3천자를 써달라는데, 오매나야. 예전에 전면 연재하던 시절 생각이 잠시 났다. 

어쨌든 아버지 쓰러지신 이후로 시간 관리가 너무 어려워졌고, 결국 그 여파로 학교도 그만두고 강연도 접었는데..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그냥 당분간 조용히 살고 싶고, 글 쓰는 것 외에는 안 해야 하는데. 사는 게 그렇게 맘대로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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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를 보면서.. 50대와 60대가 열심히 싸우고, 그걸 지켜보는 20대와 30대는 별 관심 없는 것이 첫 번째 특징. 그리고 20대 여성과 남성은 이제 최소한 정당에 대한 선호로는 차라리 덜 만나고 덜 얘기하는 것이 덜 싸울 상황이 되었다는. 그 두 가지가 특징인 것 같다. 

일본과 다른 점은 한국의 50대 자리를 일본은 70대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젠더 갈등은 그렇게까지 첨예하게 나타난 적이 없다는 점. 

하여간 내가 아는 한 보지 못했던 일들을 라이브로 이렇게 지켜보는 게 신기하기는 하다. 젠더 갈등은 더 심해져서 결국 젠더 전쟁까지 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진행 중인 사안인 것 같다. 원래의 일정으로는 이 맘 때쯤 젠더 경제학 쓰고 있을려고 했는데, 일단은 내년으로 미루어둔 상태다. 별 특별하게 큰 이유는 없는데, 아버지 쓰러지신 이후로 내가 시간 관리를 하기가 너무 어려워져서.. 

어쨌든 젠더 갈등은 진행형은 사안으로 보인다. 이게 어디까지 갈 것인가? 아무도 모른다. 

모택동 시절에 1차 모순 혹은 제1 모순, 그런 의미의 용어들을 썼다. 계급 갈등이 제일 큰 모순이기는 하지만, 민족 모순이 저개발 국가에게는 더 큰 모순이다.. 그런 의미로. 그렇게 따지면 지금부터 한국에서는 민족 모순보다 더 큰 제1 모순은 젠더 모순이라고 표현해도 과하지 않을 정도다.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으로 보면, 이건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것 같다. 페미니즘이냐 아니냐, 그런 것은 오히려 초창기적이고 부차적인 논쟁이었다고 느껴질 정도로. 하여간 많은 문제에서 한국은 일단 시작되면 매우 빠르게 전개되어 그 끝을 보고야 마는 경향이 있다. 

많은 것들이 팬데믹 기간 동안에 정지하였거나 정체하였는데, 이제 날이 더워지면서 본격적으로 움직여나갈 것 같다. 

어떨 때에는 현미경을 들고 들어가는 것처럼 아주 가깝게 클로즈업을 해야 보이는 것이 있고, 어떤 것은 아주 광각으로 멀리 떨어져야 보이는 것이 있다. 어려운 것은, 어느 때 가까이 가야하고, 어느 때 멀리가야 할지 잘 모른다는 점이다. 그야말로 방법론에 관한 문제다. 

사회과학 방법론 초기에 공부할 때 ‘disinterested’, 자신의 이익으로부터 벗어나기, 관찰에 관해서 그런 입장에 관해서 배운다. 과연 그런 이해로부터 관찰자가 벗어날 수 있느냐, 혹은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이데올로기이고, 그것도 ‘자본의 음모’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 논쟁을 한다. 이익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면 과연 연구의 동기는 무엇인가, 그런 순수하게 객관적이고 탈물질적인 동기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존재하느냐, 지금 들으면 정말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같은 것을 박사 과정에서 한참 공부하던 시절이 문득 생각났다. 

맞거나 틀리거나 가장 명확한 답은 김훈이 했던 것 같다.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고.” 김훈은 그게 자신이 보수인 이유로 설명을 했던 것 같다. 아니 그럼, 먹고 살기 위해서 뭔가 해야 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이 얼마나 있단 말인가. 그렇게 따지면 300억 원은 있다는 김은혜가 하는 행동은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될지 안 될지 모르지만, 나도 조금 더 이 시대에 맞는 질문과 패러다임에 대해서 조금씩 고민을 해보려고 한다. 김포 공항 된다, 안 된다, 백날 매달려 있어봐야 답은 나오지 않을 것 같다. 그야말로 한 발 떨어져서 상황을 봐야.. 

큰 변화가 오는 것 같은데, 사실 이 변화는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맨 앞의 파도만 보인다. 그 너머에 있는 진짜 큰 쓰나미의 본류는 아무리 눈을 크게 떠도 보이지 않는다. 그게 맨 앞에 서 있을 때의 딜레마가 아닌가 한다. 

뭐, 말은 이렇게 해도 이게 쉬운 일은 아니다. 좀 더 멀리 보기 위해서는 높은 데로 올라가야 하는데, 그렇게 누군가 뒤로 돌아가면.. 어, 너 어디가? 그렇게 누군가 말하기 쉽상이다. 키가 커서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많이 볼 수 있으면, 높은 데를 찾을 필요가 없는데.. 사람의 키라는 게 그야말로 도토리 키재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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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결과 뜨문뜨문 보는데, 구의원이나 시의원은 결과가 안 나와서 선관위에서 직접 찾아본다. 이 와중에도 내가 응원하는 구의원이나 시의원 후보들은 다 되는 분위기다. 하이고.

마음이 싱숭생숭하다. 이제 진짜 국민의힘 세상이다.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예전에는 이런 상황이면 투표율이 문제라고들 그랬는데, 지금은 그런 것도 아니다. 출구 조사로는20대 남성의 75%가 오세훈에게 투표했다는 거다. 당분간은 이런 시기를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역사가 그렇게 단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그나저나 내 주변의 원자력 지지하는 보수 쪽 인간들 내일부터 어깨에 힘 딱 주고 지내는 거 볼 생각하면 기분이 좀 그렇다. 

이제 오세훈은 막 달리기 시작할 거고, 그걸 막을 힘도 이제는 없는 것 같다. 

원래 패싸움으로는 보수한테는 어렵고, 뭐라도 새로운 정책을 만들고, 패러다임을 제시하면서 그렇게 싸웠던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외국에 좋다는 건 이것저것 다 가지고 들어왔고, 한국은 정책 백화점 같은 데가 되었다. 개도국 시절에는 그렇게 해도 상관 없었다. 이제는 한국도 선진국이다. 더 베낄 데도 없다. 참고할 데야 많지만, 이건 여기 걸리고, 저건 저기 걸리고.. 

우리는 우리의 모델을 스스로 만드는 수밖에 없는데, 그게 그냥 누가 턱 던져주는 게 아니라서. 그것도 누군가 엄청 노력을 해야 조금씩 생겨나는 것 아닌가 싶다. 

그냥 이것저것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이 ‘접전’이라는 선거 방송 타이틀과 함께 머리를 스쳐 지나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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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사진 쓸 게 있어서 뒤적뒤적거리다, 나도 모르는 노회찬 사진이 나왔다. 참 많은 일을 그와 함께 했었다.. 잠시 옛날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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