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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15 괴물이 나타났다, 윤희숙.. 1
  2. 2020.11.14 카게무샤, 산과 같이.. 1
  3. 2020.11.14 박용진, 김세연과 함께 한 대담집..
  4. 2020.11.11 큰 애 게임기.. 3
  5. 2020.11.11 개활지 산책 3
  6. 2020.11.09 월남쌈 1
  7. 2020.11.08 값싼 위로라도.. 1
  8. 2020.11.07 주간동아 인터뷰.. 1
  9. 2020.11.07 내 마음을 설레게 한 세상의 도서관들..
  10. 2020.11.06 아내 생일 선물..

윤희숙 막무가내로 우기는 거 읽다 보니까 문득 이혜훈 생각 났다. 예전에 이혜훈과는 토론도 많이 했고, 논쟁도 많이 했었다. 서초구 동네 사정을 반영한 부동산 주장 외에는 상당한 수준 의견 접근이 가능했었다. 가끔 이혜훈과는 토론 방송 같은 거 하다 보면, 나랑 이혜훈의 의견이 같고, 오히려 민주당 쪽 사람들 의견이 다른 경우도 발생하기도 하고. 총론이 달라도, 세부적인 문제에서 기술적으로는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

이재오라면 사람들이 학을 떼겠지만, 국회토론회에서 이재오랑 같은 편 먹고, 같은 입장에서 발제한 적도 있었다. 골프장 반대할 때 그랬다. 4대강 때에는 완전히 갈라져서 죽어라고 논쟁하기는 했었지만 말이다.

홍준표와는 오히려 비슷한 부분이 더 많다. 반값 아파트 추진하던 시절의 홍준표는 보수 내에서 가장 강력한 개혁파였다.

'노룩 패스'로 초등학생도 다 아는 셀럽의 반열에 오른 김무성은 MB 시절, 협동조합기본법을 대표발의하였다. 그냥 우기기만 하는 인생을 산 사람은 아니다.

한국에서 내가 현장에서 보수들을 지켜본 게 25년 정도 되는 것 같다. 이혜훈과 비교하면, 확실히 윤희숙은 돌연변이다. 김문수도 일부 논의를 제외하면 이 정도로 막무가내는 아니었다.

그리고 전태일 정도 되면 최소한의 예의는 지켰던 것 같다. 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같이, 일단 고개 한 번 같이 숙여서 묵념하고 들어가는 열사들이 있다. 생각이야 어떻든, 독립운동했던 분들에게 머리 한 번 숙이고 시작하는 것처럼, 전태일 정도면 피차 머리 한 번 숙이고 경의를 표하면서 논쟁을 시작한 것 같다. "이게 전태일 정신이다",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어가는 사람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이혜훈, 김무성, 유승민 같은 사람과 비교하면..

윤희숙은, "괴물이 나타났다", 요렇게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이게 전태일 정신이다", 이렇게 마구잡이로 우기는 보수는 아직 한국에는 없었던 것 같다.

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11141000001&code=910100&fbclid=IwAR3qsV1ZQVJFeD8tyD2RQw4RluA2KWVoT9BGPAZBEN9X3gTkgUXS5EKvAtg

 

뭇매 맞은 윤희숙 “제가 전태일 모독? 실소 금치 못해”

‘중소기업에 주52시간제 전면 적용을 코로나19 이후로 연기하는 게 전태일 정신을 잇는 것’이라는 발언으...

news.kh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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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기는 바람과 같고,

잔잔하기는 숲과 같으며,

공격하기는 불과 같으며,

움직이지 않기는 산과 같다.

영화 <카케무샤>의 맨 앞에 나오는 대사다. 기마병과 궁수, 보병과 그들을 지휘하는 본대에 관한 묘사다. 예전에 본진을 묘사하는 산이라는 단어가 참 오래 기억에 남았다.

20대부터 나는 움직이지 않는 산을 좋아했던 것 같기는 하다. 나이를 먹으면서, 더더욱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다.

별 하는 일도 없이 정신 없이 몸만 바쁜 한 주가 지났다.

영화 <카게무샤>가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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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김세연과 2주에 걸쳐 다섯 세션에 걸친 대담을 마쳤다. 아이고, 삭신이야. 돌발 상황이 아주 없던 것은 아니었는데, 임기응변으로 무사히 넘어갔고.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인가, 정책에 대한 얘기만으로 다섯 세션을 하는 경우가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

대담집 연내 출간이 목표라는데, 아슬아슬하다.

서로 다른 진영에서 모여서 정책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는 일이 의미는 있는 일이기는 한데, 매우 피곤하고 힘들다. 외솔길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또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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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자기만 게임을 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얘기한다.

혼자 쓰는 게임기를 사줘야 하나, 뭘 해야 하나.. 고민이다. 게임 안 하고 오래 버텼는데, 그렇다고 혼자만 다르게 살기도 어렵고. 큰 애가 게임을 하면, 아직 어린 둘째는 너무 일찍 시작한다.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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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경제도 그렇고, 직장 민주주의도 그렇고, 내가 주로 다루는 분야들은 스포츠로 치면 비인기 종목이다. 별로 다루고 싶어하는 사람이 없고, 큰 관심도 단 번에 끌기 어렵다. 그래도 하는 건 그게 의미가 있고, 보람이 있고, 그런 이유 보다 비인기라는 이유가 더 큰 지도 모르겠다. 경쟁도 별로 없고, 이건 내가 하던 분야니까, 그렇게 횡포 부리면서 텃세를 부리려는 주인들이 별로 없다. 만약 이런 걸 다루는 사람들이 많고, 이미 충분히 잘 되고 있으면, 굳이 내가 분석을 하려고 나서지 않았을 것 같다. 

비주류로 살아가는 게, 사실 몸에 밴 인생이기도 하다. 왕따는 왕따인데, 왕따 당하는 쪽 보다는 왕따 놓는 것에 더 가까운 삶을 산 것 같다. 그냥.. 아무도 안 보고 싶어. 

그러다 보니까 몰려 다니는 걸 본능적으로 싫어하고, 누군가에게 머리 숙이는 것을 더더욱 싫어하게 되었다. 아직까지는 내 일로 머리 숙여 본 적이 없다. 남의 일로는 “한 번만 도와주시라”,, 머리 많이 숙였다. 내 일로는 아직까지도 머리 숙인 적이 없는데, 이제 남은 인생, 머리 숙일 일이 있을까 싶다. 

지금까지도 비주류로 살았는데, 남은 삶이 더욱 비주류의 비주류가 된다고 해서 별로 불편하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한국이 그렇다. 조금만 인기 있고, 뭔가 뜬다고 하면 우루르 몰려 가서 줄을 선다. 20세기 후반에 한국이 이러면 안 된다고들 했던 것 같은데, 새로운 밀레니엄이 오고 20년이나 지났는데, 여전히 그런 것 같다. 

나는 한국이 좀 더 다양하고 다채롭고, 다원적인 사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20대부터 그랬다. 그리고 다들 하는 선택은 늘 싫어했다. 프랑스로 공부하러 간다고 하니까, 우와, 놀리는 사람들이 왜 그렇게 많던지. 왜 미국 안 가? 별 다르게 대답하기 귀찮아서, 그냥 돈이 없어서 미국은 못 간다고 했다. 사람들은 만족했다. 아, 쟤가 원래 가난하지.. 

학위 받고 뭔가 얘기를 좀 하려니까, 너는 왜 미국 박사 아냐? 그래서 그냥 C급 경제학자라고 했다. 그랬더니 좀 덜 괴롭혔다. 겸손해서 나를 낮춘 게 아니라, 괴롭히는 사람들 눈을 피하기 위해서 그냥 낮추고, 뒤로 숨어서 살았다. 

2016년부터 애들 보는 일을 시작했다. 아주 편해졌다. 이제는 견제도 별로 없고, 굳이 찾아내서 “겨뤄보자”, 이런 사람들도 많이 사라졌다. 

조국 선배가 처음 청와대 갈 때 문자가 몇 번 왔었고, 나도 답을 했다. 뭐, 문자나 하는 것 보다는 친한 사이이기는 한데, 나는 애 보는 일도 버거워하던 시절이었다. 그 때 그런 생각을 했다. 조국은 조국 인생 사는 거고, 나는 내 인생 사는 거고. 진중권에게는 선배라고 부른다. 진 선배가 학교 그만두고 글 쓴다고 할 때, 사람들이 나에게 와서 나는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봤다. 그 때도 같은 얘기를 했다. 진중권은 진중권 인생 사는 거고, 나는 내 인생 사는 거고. 

다음 달부터는 코로나에 관한 책을 쓰기 시작한다. 코로나 1차 유행 때 12월달이 되어서 다시 전체적인 전망을 다시 해야 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대체적으로 백신이 등장한 이후 혹은 백신이 등장할 것 같은 순간부터의 흐름과 그 이후의 장기적 변화를 보고 싶었다. 진짜 변화는 그때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누가 그런 것에 관심이 있겠나 싶지만, 초창기에 너무 뻔한 걸 가지고 얘기하기 보다는, 이미 많은 것이 결정된 시점에 실제로 분석해야 할 것을 분석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잠시 돌아서 내 삶을 생각해보니까, 참 비인기 종목에다가 비주류 인생을 살아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긴 모습대로 피어나면 그만인 인생인데, 조금만 옆길로 걸어가면 불안할 수 밖에 없는 문명을 만들어낸 게 우리 모습이다. 

눈치 안 보면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었다. 

내가 눈치를 안 본 건 아니다. 눈치를 너무 많이 보다 보니, 아예 눈치나 눈총이 없는 한적한 곳에 펼쳐진 개활지를 걸어간 것 아닌가 싶다. 좁은 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고, 넓은 길이지만 돈 안 되는 곳에는 아무도 없다. 비인기 종목이고, 비주류이기는 하지만, 숨어 살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뭐 하는지 사정 되는대로 거의 대부분 알리면서 산다. 그래도 별 관심 없는, 그런 한적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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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남쌈

아린이들 메모 2020. 11. 9. 21:34

큰 애가 월남쌈 한 번 해달라고 하도 그래서, 오늘 저녁은 큰 맘 먹고 월남쌈 상 차렸다. 돼지고기 등심 굽고. 아보카도도 할까 했는데, 너무 단가 높아지는 것 같아서 스킵.

애들 태어나기 전에 월남쌈 하면 너무 많이 남아서 좀 그랬드랬다. 남는다 싶게 했는데, 라이스 페이퍼 한 봉지 다 먹고.. 남은 거 양상추에 싸서 결국 싹싹. 무섭게들 먹어댄다.

이제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가는 큰 애는 정말 많이 컸다. 이것저것, 먹고 싶은 거 있으면 해달라고 한다. 바로바로 해주지는 못 해도, 가능하면 약속한 날에는 해주려고 한다. 이번 주에는 된장찌게에 해물 넣고 한 번 해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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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라는 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대책도 없는데, 위로만 한다고 뭐가 해결될까, 그런 생각을 했다. 방법을 찾고, 돌파구를 찾는 방식으로 늘 사유했다.

어느 항공사 20대 승무원의 자살을 보면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코로나 이후의 항공사에 대해서는 누구도 별 대책이 없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는 것도 좀 그렇다.

다시 한 번 위로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위로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위로 외에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을 때, 위로라도 해야할 것 같다.

나도 내 주변을 좀 더 살펴보고, 꼭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니더라도 위로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로가 무슨 힘이 되겠느냐 싶지만, 그래도 마음의 무게라는 게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 국면은 길게 갈 것이다. 언제 또 격리 단계가 높아져서 다들 집에 있어야 할지 모른다. 인간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노력, 그것이 위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값싼 위로라는 얘기를 들어도 지금은 괜찮을 것 같다. 내 마음의 일부를 아픈 마음 위에 조금이라도 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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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글 2020. 11. 7.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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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아내 생일이다. 결혼하고 첫 해에만 슈바로브스키 목걸이 셋트를 선물하고, 내내 립스틱으로 때웠다. 그냥 쓸 돈이 내내 부족해서, 그 돈이나 이 돈이나..

올해는 간만에 통장이 좀 넉넉해서 슈바로브스키 셋트 다시 살려고 했다.. 애들은 보석을 외쳤는데, 아내는 백을 골랐다. 살까 했었는데, 도니가 달랑달랑해서 안 샀다는..

아내 생일에 제대로 된 선물을 한 게 정말 몇 년만인가 싶다.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거의 실시간으로 아내가 빼간다. 그래서 난 늘 달랑달랑 하고 살고, 아내는 나보다 넉넉하게 산다. 올해는 외국에 두 번 정도 갈 계획이 있었는데, 한 번 움직이면 워낙 대부대가 움직이니까 돈이 솔찮게 들어간다. 코로나 덕분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하여간 국경을 넘어가기 어렵게 되어서 그 돈이 고스란히 남아서.. 생각지도 않게 통장에 돈이 남아돈다.

후배들 밥 사주던 것도.. 코로나 국면으로 정말 꼭 봐야하는 경우만 살짝살짝 보니까, 이래저래 돈이 남아돈다. 에헤라 디야!

내가 다루는 주제들은 보통은 인기 없는 분야들이고, 기피하는 분야들이다. 슬픈 일들이 많고, 힘든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최선을 다 한다고 해도, 많이 개선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가능하면 나는 즐거운 마음을 유지하려고 한다. 하루에 몇 번이라도 크게 웃으려고 한다. 내 마음이 힘들면, 힘든 주제를 다루기가 어렵다.

그래서 늘 웃는다. 야구 엄청 깨진 날에는 웃기 어렵지만, 그래도 즐거운 구석을 조금이라도 찾아서 웃으려고 한다. 상대편이 잘 하면, 기가 막히네, 그렇게 웃으려고 한다. 그래야 어려운 문제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지방에 갔다 오거나, 밖에 길게 나갔다 들어오면 애들 먹을 거나 선물 같은 것을 꼭 사오려고 하는 편이다. 어렸을 때 즐거운 기억이 많아야, 다른 사람들 좀 살피고 돌볼 수 있지 않을까, 아비의 작은 소망이다.

내년에 써야 하는 주제들 잠시 생각을 해봤다. 판데믹, 젠더, 도서관, 다 슬픈 주제들이고, 사람들이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 주제들이다.

프랑스에서 코로나 2차 봉쇄가 시작되었다. 정부에서 그 기간에 열어도 되는 필수 상점들 리스트를 발표했는데, 동네 책방은 그 안에 들어가지 않았다. 파리 시장이 나서서, 이러면 안 된다고 외치기 시작했다. 필수 품목에 술도 들어갔는데, 책이 필수 품목이 아니란 말인가? 게다가 곧 노엘, 크리스마스인데, 그 때 책을 못 팔면 동네 책방들은 너무너무 어려워진다는 얘기.. 그걸 파리 시장이 하는 걸 보면서, 마음이 잠시 뭉클해졌다.

시락이 파리 시장하던 시절에 대한 약간의 기억이 있다. 나중에 대통령도 했지만, 뭐 별로.. 명박이 그 모델을 따라 서울 시장을 하고, 대통령도 했다. 파리 시장, 그냥 대충 인기 있는 사람이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거 아냐?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동네 책방을 필수 항목에 넣어달라고 파리 시장이 나서는 걸 보면서.. 작은 감동이 생겼다.

우린 요즘 감동이 너무 없다. 누가 뭐라고 해도, 그 사람 그 얘기 할 줄 알았어..

요즘 성공한 사람들의 말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90%는 자기 잘났다는 얘기를 하고, 10%는 저 새끼 잡아죽여라.. 그런 것 같다. 가끔 그 비율을 거꾸로 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성공한 사람, 아니 성공한 아저씨 중에서 "저 사람을 돕자", 그런 얘기 하는 사람은 김훈 밖에는 없는 것 같다.

김훈이 이렇게 감동을 주는 원로가 될 줄은, 5년 전에는 미처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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