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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3.05.22 워리어 넌.. 1
  2. 2023.05.20 티파니에서 아침을 1
  3. 2023.05.17 문 베이스 8 1
  4. 2023.05.16 뉴스 오브 더 월드 2
  5. 2023.05.04 시빌 액션.. 1
  6. 2023.01.16 영화 <한산> 최고의 대사..
  7. 2022.08.30 스타트렉, 넥서스
  8. 2022.07.19 동사서독, 다시.. 3
  9. 2022.07.17 바이스 3
  10. 2022.06.16 사운드 오브 뮤직

워리어 넌..

영화 이야기 2023. 5. 22. 20:23

<워리어 넌> 다 봤다. 워낙 좋아하는 소재와 분위기이기는 한데, 약간 좀 참고 봤다고 하는 게 솔직한. 

셋업이 너무 길었다. 시즌 1이 사실상 셋업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기본 설정에 너무 시간이 길었다. 워넉 좋아하는 소재 아니었으면, 초장 보다 접었을 것 같은데. 

<황혼에서 새벽까지>는 셋업이 사실상 없다. 일단 황당한 형제들을 사건 속에 밀어넣고, 중간에 술을 처먹게 하면서 조금씩 개성들을 드러나게 했다. <빅 숏트>의 경우는 개별 주인공들의 전사 같은 게 거의 없어, 그냥 금융상품 사고 파는 걸로 바로 들어간다. 그리고 각자의 금융거래를 하고 쪽빡차는 고난의 사건을 버티는 방식으로 개성을 드러나게 했다. 가장 유사한 느낌이 들었던 <블레이드> 시리즈 역시 별 셋업 없이 사건 속으로 가장 들어간다. 

셋업도 길지만, "내가 니 아비다", 이런 식으로 갑자기 비밀이 나오는 데, 이게 너무 많다. 그리고 그런 설정과 실제 전개 사이에 잘 설명되지 않는 부분들이 좀 있다. 이 정도 앞뒤는 맞출 수 있을 것 같은데, 갑자기 "엄마, 나야", 이러고 나온다. 그리고 "엄마 나 뒤져", 그래버리는데. 

암흑 전투가 너무 많다. 밤에 벌어지는 일이라서 그렇기는 한데, 나처럼 눈 나쁜 사람은 거의 보기가 어렵다. 주요 장면들이 그런 암전 톤으로 진행되어서, 사실 좀 보기가 그랬다. 

다른 요소들은 울트라 모던이라고 할까, 요즘 애들 분위기는 이래, 그런 요소들이 즐겁게 해주었다. 올드 피플, 뉴 피플, 그런 두 종류의 인간들이 섞이고, 부딪히고, 화해하고.. 그리고 거기에서 많은 유머들을 뽑아냈다. 난 가벼운 인간이야, 인상만 잔뜩 썼지, 그런 얘기하는 것 같았다. 

셋업이 본 얘기하고 막 섞여서 좀 그렇기는 했는데, 이런 얘기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나는 재밌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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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같이 일하던 에디터들이 20대였고, 아주 젊었다. 나도 30대였다. 국회의원을 만나면 다 할아버지들이었고, 보좌관들도 대부분 형님들이었다. 방송국에 가도 피디와 작가들이 대부분 나보다 한참 위였고, 기자들도 그랬다. 

이제 나랑 같이 일하는 에디터들 중에는 20대는 물론, 젊은 사람이 거의 없다. 몇 년째 계속 같이 일하는 에디터들이 있기는 한데, 그들도 이제는 젊다고 할 수는 없다. 

작년까지는 학교에서 수업을 해서 학생들은 종종 만나기는 했는데, 앞으로는 학교에서 수업할 계획은 없다. 어지간히 노력하지 않으면, 이제 내 또래의 같이 늙어가는 처지의 친구들 정도나 보고 살아가게 될 것 같다. 그렇다고 일부러 뭐를 막 벌이고 그럴 생각은 없다. 지금 애들 보는 것만으로도 벅차다. 

당장 할 건 아니지만, 20대에 대한 얘기 하나를 작년부터 조금씩 준비하던 게 있다. 앞의 것들이 너무 밀려서 예정 없이 그냥 뒤로 밀려가고만 하고 있다. 나이를 처먹으면서, 조바심 같은 게 없어졌다. 사실 열정이 사라졌다고 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지도 모르겠다. 당장 보고 싶어! 그런 건 이제 별로 없다. 되는 대로 하고, 안 되면 또 말고. 

사실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 건, 며칠에 걸쳐서 본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여운이 길게 남아서 그런 것 같다. 몇 번 시도를 했었는데, 한번도 앞뒤 전체를 보지는 못했다. tv에서 해줄 때 좀 보다 말고, 그랬다. 예전에 오드리 햅번 관련된 책들은 좀 읽기는 했었는데, 오래된 영화들까지 챙겨서 보지는 못했다. 진짜로 차분히 앉아서 다 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볼 때는 몰랐는데, 보고 나니까 내 인생 최고의 영화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영화는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영화가 아니겠나 싶다. 요즘 너무 잘 정돈되어 있고, 왜 이렇게 하는지,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너무 잘 구성된 얘기들만 너무 많이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 대책 없는 인간들이 인생 마지막 순간 같은 곳에서 만나는 얘기가 너무 멋졌다. 티파니에서 10달러만 쓸 수 있다는 사람들이 결국 내민 싸구려 반지에 이름을 새겨주겠다는 얘기는 정말로 로맨틱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방시가 만든 옷들도 너무 멋있었다. 아주 유명한 첫 장면, 크라상을 입에 물고 테이크 아웃 커피 잔을 들고 티파니 앞에 서 있을 때 헵번이 입었던 검은 드레스, 이건 헵번이 고집을 해서 옷이 이 모양이 되었다고.. 그렇게 알고 있다. 지방시는 장식을 많이 쓰지는 않지만, 뭔가 악센트가 되는 걸 꼭 하나씩은 넣고는 했었단다. 헵번이 이 검은색 드레스에는 아무 장식도 없어야 한다고, 두 사람 사이에 언쟁이 될 정도로 고집을 했다고 한다. 장식이 있는 편이 나을지, 아니면 아무 장식도 없는 편이 나았을지, 그걸 판단할 정도로 내 눈이 고급은 아니다. 그렇지만 분위기 하나는 정말 끝내줬다. 새벽에 택시를 타고 내려서 크라상을 되는 대로 한 입 물고, 손에 든 테이크 아웃 커피 잔의 뚜껑을 여는 장면에서 인트로가 끝난다. 그게 그대로 영화 제목이다. 티파니에서 먹은 브렉퍼스트..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림 엽서였다. 한 장면 한 장면이 cf 같은 영화들은 가끔 있다. (유명한 cf 감독이 만든 영화 하나를 보다가, 멀미 나는 것 같아서 고생한 적이 있기도.) 

‘티파니에서 아침을’ 보고 나니까, 요즘 내 주변에 20대들은 어떻게 살아가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좋은 영화를 보면 나 자신과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오후에 수영장 갔다 와서, 아이들 데리러 나가기 전에 잠시 이루마의 피아노 소품들 틀어놓고 내 나름의 낭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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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베이스 8

영화 이야기 2023. 5. 17. 00:08

<문 베이스 8>은 우연히 봤다. 8이 붙어 있어서 시즌 8인 줄 알고, 앞에 걸 찾으려고 한참 난리를 쳤다. 그런 게 아니라 23분짜리 에피소드 6개 짜리, 그야말로 소품이라는 건 나중에 알았다. 

보는 내내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하이 인텔리들의 블랙 코미디 원단 같은 얘기다. 

기본적으로는 루저들에 관한 얘기다. 물론 설정상 전혀 루저라고 할만한 사람들은 아닌데, 젊은 비행사들에게 밀려서 한쪽으로 내쳐진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nasa의 약자를 모르는 나사 직원들, 뭐 그거야 그럴 수도 있을까, 그렇게 넘어가지지가 않았다. 전형적인 너드.. 

하여간 너무 웃어서 한번 더 보려고 한다. 

웃다가 영 씁슬한 마음이 드는 게, 이게 남의 얘기 같지가 않다. 

마지막 장면이 아주 인상적이었다. 나사는 당신들이 어떤 마음이고, 누구인지, 잘 알아! 그리고 당신들 인생은 어떨지 모르지만, 실험은 성공적으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아주 리얼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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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뉴스 오브 더 월드> 다 봤다. 이래저래 복잡한 일들이 있어서, 거의 일주일 동안 띄엄띄엄 봤던 것 같다. 

뒷부분을 오늘 마저 봤는데.. 클라이막스 장면에서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고, 정말로 감정이 움직여서 울컥했다. 이런 감정은 정말 오랜만에 느껴본 것 같다. 그래, 이렇게 되는 게 맞는 거야! 

영화는 미국이 어떻게 미국이 되었는가, 그런 것에 관한 얘기인 것 같다. 황당한 이유로 총을 들고 설치던 시절, 게다가 북부에 대한 증오가 가득했던.. 그 시절에 뉴스가 어떤 역할을 했던가, 그런 게 배경이다. 

영화는 대체적으로 잔잔하다. 물론 총질이 난무하고, 사람도 죽고 죽이고 그렇지만, 그건 시대 상황의 설정일 뿐이다. 거의 인디 영화 스타일의 소규모이고, 전형적인 상업 영화와는 설정 자체가 다르다. 그렇다고 아주 황당하거나 보기 힘든 사건을 법정에서 기가 막힌 아이디어로 다루는, 그런 아이디어의 참신함으로 승부 보는 영화도 아니다. 

실화라고 하지만, 실화라서 감동적인 것은 아니다. 그 이면에는 삶을 대하는 진지함 같은 것이 짙게 배어있다. 우리 식으로 얘기하면 막걸리 냄새 풀풀 풍기는, 그런 오래된 좋은 기자의 삶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 

아직도 내가 이런 잔잔한 얘기에 감정이 움직이고 감동할 수 있다는 사실에 약간 놀라기도 했다. 그게 고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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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빌 액션..

영화 이야기 2023. 5. 4. 18:07

 

요즘 존 트라볼타가 나오는 영화 <시빌 액션>을 봤다. 시빌 액션은 시민 행동이라기 보다는 민사 소송의 의미가 더 강한 것 같다.  존 트라볼타도 인상적이었지만, 상대편 노회한 변호사가 존 트라볼타 갖고 놀면서 노련하게 자빠뜨리는 과정이 꽤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찾아보니까 로버트 듀발. 이게 누구야? 아이고, <지옥의 묵시록>에 나왔던 바로 그 중령이다. 

영화는 미국 매사추세츠 한 작은 마을에 생겨난 백혈병으로 사망한 자녀들의 부모가 대기업 공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걸면서 시작한다. 세척 과정에서 아세톤과 톨루엔 등을 강에 흘려보냈고, 공장은 이걸 은폐했다. 여기에 필요한 지질 조사 등 조사 비용을 작은 로펌에서 부담하기가 어려워서, 결국 재판은 지고, 열성적인 변호사는 물론 그의 동료들까지 집 등 모든 것을 차압당하고 결국 파산하게 된다. 나중에 파산한 변호사가 파산 법정에 불려가는데, 개인 소유물은 작은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전부인 상태. 그리고 재판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진다. 결정적 증거를 찾아서 항소하려고 하지만, 이미 망한 로펌은 그걸 감당하지 못한다. 뒷맛이 쓰다. 

결국은 미국 환경청(EPA)가 재판에 들어와서 증거 소각 등을 이유로 대기업 쪽에 섰던 변호사들 싹 다 발라버리고, 미국 최대의 환경정화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요런 뒷얘기다. 

용산에서 토양 정화 과정 없이 공원을 만들어서 “어린이들 오세요” 하는 걸 보면서 영화 <시빌 액션>이 생겨났다. 결국은 한국에서도 부모들이 길고 긴 소송을 하게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잠시. 영화와의 차이점은 미국은 환경청이 결국 소송에 나서서 대역전극을 이루게 되지만, 한국에서는 국토부와 환경부를 상대로 재판을 해야 한다는 게 차이점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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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다시보는 중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대사는.. 

왜선 마지막 돌격 전에 기다리지 못하던 원균이 "저자가 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게냐, 적들이 코 앞인데. 부장은 뭐하는가, 어서 포를 쏴라!", 이렇게 말한다. 원균으로 인하여 학익진이 무너질 상황이다. 

이때 옆에 있던 부장이 명대사를 말한다. 

"그게, 포탄이 떨어져서." 

그후로도 이순신은 한참 더 지나서, 왜선이 100보를 넘고, 50보를 넘어 월선거리가 된 후에 선회 명령을 내리고. 다시 한참이 더 지나서 코앞까지 온 다음에야 발포 명령을 내린다. 그게 한산대첩이다. 

역시 영화 <한산> 최후의 명대사는 원균 옆에 있던 부장이 했던 "그게, 포탄이 떨어져서", 그렇게 엉깠던 거 아닌가 싶다. 

만약 어느 이름 모를 부장님이 우리 시대를 구한다면, 그가 "그게, 포탄이 떨어져서"라고 말하는 순간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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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차는 의견이 분분해서 잠시 방치했다가, 결국 지난 주에 폐차 처분했다. 디젤 차라서 누가 딱히 탈 사람도 없고. 처분이 늦었다고 벌금 27만 원 나왔다. 나머지는 6개월 기한인데, 망자의 폐차 처분은 또 왜 이리 짧은 건지. 

올해 갑자기 집에 개미가 많아져서 이것저것 해보다가 별 소용 없어서 결국 세스코 불렀다. 57만 원.. 개미들도 협조 안 해준다. 

나는 하는 게 거의 없는데, 그냥 여기저기 돈 나가는 게, 진짜 손가락에서 백사장 모래가 흘러내리는 것 같다. 

괜히 돈 나는 것만 생각하다가.. 이게 할 일 없는 사람이 괜히 신경을 긁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에 애들하고 특식으로 먹기 위해서 양갈비 주문했다. 양고기는 안 먹는 사람은 아주 안 먹는데, 나는 적당히 잘 먹는 편이다. 우리 집 어린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부터 틈틈이 양고기 해줘서, 잘 먹는다. 기분이 안 좋아질까봐 또 돈을 쓰는 것.. 나의 소심한 보복 소비다. 

며칠 전부터 극장판 스타트렉 7편인 <넥서스>를 보고 있는 중이다. 보복 소비가 끝나고 다시 잠시의 문화 생활. 넥서스는 처음 본 극장판 스타트렉이었는데, 개선문 고몽에서 봤던 기억이다. 커크 선장 때에는 afkn에서 가끔 보던 것이고, 피카디 선장 시절은 볼 기회가 없었다. 

우와.. 엔터프라이즈호가 박살나는 장면은 여기에서 처음 보았다. 충격적이기도 하고, 너무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커크 선장이 마지막이 그리고 진짜 죽음도 나왔다. 여기에서는 감정이 주제였다. 로봇 데이터가 감정 칩을 이식한 후에 벌어지는 상황이 진짜 주제에 대한 가이드 라인과 같은 것이었고.. 원하는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넥서스에서 보게 되는 행복, 그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런 질문들이.. 프로이드는 이걸 ‘소마’라고 불렀다. 인도식 표현. 

똑 같은 주제는 나오고 또 나온다. <매트릭스>에서의 스테이크 장면, 과연 이게 진짜일까? 프로그램으로 재현한다고는 하는데, 느낌만 허상일 뿐더러.. 과연 로봇은 스테이크 맛을 알까, 그런 질문들이 이어지는 신에서 전개된다. 스테이크도 프로그램이지만, 스테이크 맛도 과연 원래의 스테이크 맛이었을까? 넥서스는 이런 질문이다. 결국 커크 선장은 “이건 현실이 아니야”, 그렇게 환상에서 나오기로 하고, 엔터프라이즈 승무원들을 구하고 사라졌더라는 말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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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사서독을 몇 년만에 봤다. 연중 행사처럼 매년 한 번씩은 보게 된 것 같다.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그렇게 되었다. 

영화는 1995년에 만들어졌다. 나는 1996년에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영화를 처음 본 건, imf 경제 이기가 한참이던 1998년 그 어느 때였던 것 같다. 

그때부터 몇 년간이 내 인생에 가장 애매하고, 골 아프던 시절이었다. 

나는 현대를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딱히 갈 데는 없었다. 목포 출신의 선배 몇 명이 청와대에 갈 생각은 없냐고 물어봤는데, 듣자마자 “싫어요”라고 했다. 정권이 막 바뀌고 어수선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는 장국영이 아직 살아있었다. 양조위가 지금처럼 유명하지는 않았다. 양가휘가 지금처럼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될 것이라고는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다. 임청하 영화를 내가 이렇게 많이 보게 될지는 미처 몰랐었다. 

그후로도 몇 년, 나는 틈만 나면 동사서독을 봤었다. 에반게리온도 그 시절에 봤었다. 소설 파운데이션을 읽은 것은 그보다 조금 더 뒤, 공각기동대를 보던 시절이었다. 

동사서독을 보면, 그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사람들은 엇갈리고, 또 그리고 죽어간다. 

영화로는 동사서독이 돈도 많이 들고 망했고, 영화 찍다 휴가 중에 주연들에게 부탁해서 짧게 찍었던 중경삼림이 엄청나게 히트를 쳤다. 현실은 그런 것인데.. 

그래도 왕가위 영화 중에서 계속 들여다보게 되는 건, 역시 동사서독이다. 개방으로 간 홍칠과 구양봉이 나중에 싸우다 둘 다 죽는다는 얘기는 자막으로 짧게 나온다. 그 한 마디가 깊은 여운을 남기는 것 같다. 

오늘 다시 보면서 알았다. 나는 동사서독에 나온 장국영의 목소리와 그 톤을 좋아했던 거라고.. 사실 줄거리에는 그때나 지금이나 별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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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스

영화 이야기 2022. 7. 17. 18:34

영화 <바이스>를 다시 봤다. 이걸 다시 본 건, 순전히 윤석열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래도 오바마를 더 이해하거나, 심지어 케네디를 더 살펴보는 건 윤석열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딕 채니를 다시 한 번 보는데.. 예전에도 재밌게 생각했는데, 지금 다시 봐도 확 깨는 스타일이기는 하다. 그래도 게이인 둘째 딸을 위해서 대선에 나오는 것을 포기하는 장면은 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아들 부시에 대해서 좀 생각을 다시 해봤다. 바보인 건 확실한데, 그렇게 바보만은 아닌 것 같다. 무식한 것 같기도 한데, 그렇게만 부시 시절을 돌아보기도 좀 어렵다. 

이걸 다시 보고 나니까 바이든이 참 황당한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폴 크루그먼의 <좀비와 싸우다>가 발간되면서 배달되어서 다시 한 번 보게 되었다. 여기 해제를 달았다. 정말로 열심히 산 인간이다. 그렇게 이런 사람들의 정성으로 겨우겨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었는데.. 요즘 바닥을 기는 중이다. 하이고.. 

이걸 보고 있는데, 큰 애가 옆에서 이건 뭐에 대한 얘기냐고 물어봤다. 참 설명하기 어렵다. 

여기 나온 이 아저씨가 배트맨의 바로 그 배트맨이라고 했더니, 알프레도 아니냐고 한다. 이 할아버지가 배트맨일 리가 없다고 한다. 목소리를 잘 들어보면 비슷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조커 목소리 같단다. 초등학교 4학년인 얘가 <바이스>를 즐기려면 아직은 좀 더 커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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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틈틈이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을 다시 보는 중이다. 대중 없이, 보다 말다 그러는 중이다. 쥴리 앤드류스 나오는 영화들이랑 오드리 햅번 나온 영화들 다시 한 번 보는 중.

중간 넘어가는 데에 남작 부인 앞에서 폰트랩가 자녀들이 사운드 오브 뮤직 노래부르는 장면이 나온다. 내가 본 것은 요 바로 앞에서 대령이 마리아에게 성당으로 돌아가라고 한 데서부터다.

이 앨범 들은 것은 몇백 번은 되는 것 같고, 영화도 백 번은 넘게 들은 것 같다. dvd도 몇 번은 샀고, 더 자주 보려고 동영상도 영구소장용으로 구매.. 지겹도록 본 영화다.

어린이들이 사운드 오브 뮤직 부르는 거, 아무 생각 없이 보고 있는데..

글쎄, 그냥 눈물이 뚝.

노래가 너무 좋았다. 요즘 너무 싸우는 거, 이기는 거, 그딴 생각만 빡빡하게 하면서 살았던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문득.

아름다움이 주는 감동이 있다.

그리고 그런 걸 보면, 난 데 없이 눈물이 나는 순간도. 간단히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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