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헌터

영화 이야기 2024. 5. 9. 13:02

영화 <디어 헌터> 다시 봤다. 10여년 전에 봤나, 하여간 그때는 너무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게 집중해서 보지를 못했다. 최근에 매릴 스트립 나오는 영화를 몇 편 봤었다. <더 포스트>에서 너무 멋있었다. 중학교 때 스크린 영어 공부하면서 영화 <크레이머 vs 크레이머>를 봤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테이프로 대사만 들어서, 사실 매릴 스트립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잘 모르면서, 목소리만 들었었다. 중학교 때 이혼 얘기가 그렇게 감동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시간이 흘러서 <디어 헌터>를 다시 보니까, 이제 매릴 스트립의 눈으로 영화를 보는 느낌이다. 이제 새삼스럽게 로버트 드 니로의 눈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어색하고. 

윤석열은 요즘 나에게 많은 영향을 주기는 한 것 같다. ‘가짜 평화’라는 말은,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하여주었다. 어서 그런 전쟁광 같은 소리를 하는지, 사실 잘 이해는 가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디어 헌터>를 다시 보는데, 사실 너무 슬펐다. 예전에는 우정에 대한 얘기가 더 눈에 갔던 것 같 같은데, 이번에는 엇갈린 사랑 얘기가 더 눈이 갔다. 아무래도 매릴 스트립 영화를 최근에 많이 봐서 그런 것 같다. 

전쟁에서 돌아온 후 로버트 니로가 사슴에게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장면은 여전히 감동적이었다. 한 방에 사슴을 쓰러뜨리는 것을 최고의 즐거움으로 생각하던 사람에게도 전쟁은 견디기 어려운 상처를 남겨놓았다. 사슴을 쓰러뜨리지 못한 그가 결국 친구들을 찾아나서고, 사람들에게 근본적으로 마음을 여는 이후 시퀀스는, 그렇지만 너무 슬펐다. 

영화에 나온 can’t take my eyes off는 이미 클래식이 되었고, 사슴 사냥과 엔딩신에 나온 카바티나는 아주 자주 듣는 노래다. 음악이랑 같이 보는 장면들은 하나 같이 슬펐다. 흥겹게 그려져 있는 결혼식 장면도 너무 슬펐다. 

전쟁 없는 세상이라는 꿈은 아직도 너무 멀다. 여기저기서 여전히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전쟁들이 참혹하게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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