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이들 메모'에 해당되는 글 275건

  1. 2018.08.27 아내 생일 선물, 3년 전...
  2. 2018.08.27 심심한 것 가르치기..
  3. 2018.08.07 tv 시청
  4. 2018.08.07 화가 안 나는 건 아니다...
  5. 2018.08.02 짧은 외출 뒤.. 1
  6. 2018.07.28 생일 선물은?
  7. 2018.07.22 책 보는 큰 애 혼내고 나서... 1
  8. 2018.05.24 두 번째 사춘기...
  9. 2018.05.19 줄넘기 가르치기...
  10. 2018.05.14 이제 아홉 살

3년 전 가을, 아내는 우울증이었다. 생일날, 울었다. 애들 둘한테만 매달려 있으니까 미치는 것 같다고 했다. 둘째는 입원을 거듭하는, 호흡기 환자.아내 생일 선물 대신, 어린이집 등원을 맡기로 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애들 어린이집 하원도 일단은 내가 맡았다. 나는 내 일들을 대부분 정리했다. 아내는 취업 준비를 시작했다.

몇 달 걸렸지만, 결국 아내는 취업했다. 그리고 나는 열심히 애들 어린이집 등하원을.

둘째는 폐렴으로부터 나왔고, 올 여름에는 키도 많이 크고, 살도 많이 붙었다. 다음 주에는 식구들 전부 데리고 일본에 여행 간다. 둘째가 아파서 같이 외국에는 한 번도 못갔다.

그 3년 동안, 나는... 살이 쪘다. 망했다.

아내는 요즘 하는 일이 잘 된다. 행복하다고 한다. 큰 돈 버는 건 아닌데, 그럭저럭 우리 집 생활비 정도는 번다. 둘째 아프기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는 차장이었다. 우리 집 생활비 보다 한참 많이 벌었다. 그래도 지금이 더 좋다고 한다.

나는 돈을 벌어야 할 이유가 원래도 별로 없는데, 이래저래 없어졌다. 50대 에세이 쓸 때만 해도 한 달에 100만원은 벌어오라고 그랬는데, 이젠 그것도 아니다.

둘째 안 아프고, 아내도 행복해하니까, 이젠 진짜 별 걱정 없다.

페미니즘, 그런 어려운 얘기는 잘 모른다. 그냥, 아내가 행복해야 모두가 행복할 거라는 교과서 같은 생각을 했다.

그럼 내가 하고 싶은 건? 원래 하고 싶은 게 별로 없는 인생이다.

아내가 뭘 해주면 내가 편해지겠냐고 물었다. 별로, 특별히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내가 언젠가 태권도 5단도 따겠다고 선언을 했다.

하라고 했다.

아내의 인생에서 태권도를 빼면 절반이 사라진다. 태권도 4단이고, 태권도 사범도 했어도 소용없다. 애 둘 돌보다 울었다.

아내가 태권도 5단 따는 거 뒷바라지 하는 게 내 50대의 과업일까? 그래도 상관 없다. 그저 자랑스러울 뿐이다.

몇 년간은 아내가 편한대로 다 도와줄 생각이다. 그래야 길게, 묻어갈 수가 있다. 나도 좀 편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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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오전에 식구들 다 수영장에 갔다왔다. 오후에는 애들 데리고 교보 가서 책도 사주고 dvd도 사줬다. 그리고 큰 애가 계속 심심하다고 했다. 가만히 앉아서 30분간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을 시켰다. 큰 애로 워낙 애지중지 키워서 혼자 있는 것을 잘 못참는다. 혼자 있는 것도 배워야 하나 싶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다. 혼자 있을 때, 심심함에 사무쳐서 뭔가 생각하고, 뭔가 만들 게 된다. 심심한 것을 가르쳐야 한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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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청

아린이들 메모 2018. 8. 7. 10:20

애들 tv 보는 건,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일주일에 두 번. 월요일, 금요일 본다. 전에는 주말에 봤었는데, 일단 주말에 tv 틀기 시작하니까 아무 것도 안 하고 tv만 보려고. 그래서 주말에는 tv 없이. 물론 그래서 주말 나가기 몇 배로 힘들어졌다.

30분 정도 보는데, 짧은 에피소드 두 개 반 정도 본다. 끌 때마다 온통 눈물 바다가 나고, 난리가 아니다. 딱 30분에 맞추지는 못하고, 좀 더 길게 보는 날도 있다. 30분 보다 짧게 보는 날은 아직까지 없던듯. 난리 난다.

더 어릴 때는 국산 에니메이션인데, 좀 더 크니까 요즘은 미제로.

따로 보여줬던 건 아닌데, 며칠 전부터 아이언맨, 토르, 스파이더맨, 이런 게 대세 캐릭터가 되어서.

"아이언맨이 똑똑해, 헐크가 똑똑해?"

"스파이더맨이 똑똑해, 토르가 똑똑해?"

더운 여름 밤, 끝도 없는 이 어벤저스 시리즈의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땀이 그냥..

이제 큰 애는 슬슬 리모컨을 켤 줄 아는 나이가 되었다. 혼자서 tv 켜서 동물의 왕국 찾아본다고 하다가 나한테 엄청 혼났다. 이게 어디까지 되겠나. 내년이면 학교 들어간다. 아직까지 핸펀은 못 보게 하는데, 결국 핸펀 사줘야 하는 나이가 가까와진다. 그 때 일은 그 때 가서 고민하기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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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샤워시키고 나서 아내한테 말했다.

계속 애들하고 있었는데. 애들한테 화는 안냈지만, 화가 안 나는 건 아니야.

아내가 웃는다. 다섯 살, 일곱 살, 끊임없이 실랑이하고 있다보면 화가 안 나는 건 아니다. 그래도 화는 안 내지만, 화도 안 나는 건 아닌. 오늘도 내가 참는다.. (주유소 습격사건에 나왔던 삽입곡)

내가 원래도 화내는 법이 거의 없다. 누군가에게 소리지르는 경우도 거의 없고. 6년 전인가, 7년 전인가, 술 먹다 소리지른 적이. 워낙 말도 안 되는 얘기를 계속 해서..

덥다. 애들은 자고, 다시 고요하다. 땀만 소리 없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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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아내가 출근준비가 늦어서 버스정류장까지 태워다주고 왔다. 어쩔 수 없이 잠깐 애들 둘만 두고 갔다. 큰 애한테 둘째 잘 보라고 신신당부했다.

돌아와보니까 둘째가 안 보인다. 허걱. 찾아보니까 화장실 변기에 앉아 혼자 울고 있다.

"똥 닦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고, 형아만 있어..."

시간은 흐르고 애들은 큰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고, 아이들은 그것보다 더 빠르게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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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에는 큰 애 생일이다.

아빠, 생일날 뭐 사줄거야?
응, 새우깡. 
아니, 새우깡 말고. 
응, 아이스크림.

큰 애가 결국 울었다. 무슨무슨 삼단콤보 사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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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오늘도 나한테 혼났다. 누워서 책 보다가. 습관이란다. 앞으로 한 번만 더 누워서 책 보면 다 치우고, 책 안 보기로 약속했다.

사실 내가 책 보는 거 혼낼 형편은 아니다. 내가 어렸을 때에는 스탠드도 없었고, 조명이 너무 안 좋았다. 큰 애 나이 때에는 이미 안경을 꼈다. 다섯 살 때부터 책 너무 많이 읽었다.

원래 하고 싶었던 직업은 공군 조종사였다. 공사가고 싶었는데, 시력이 택도 없었다. 지금도 해보고 싶었던 유일한 일은 전투기 조종사. 근처에도 못 가봤다.

나중에 나이를 먹고 헬기 조종을 배울 기회가 생겼다. 진짜로 하고 싶었는데, 교정 전 시력이 택도 없었다. 큰 애랑 알고 지내던 일본 아동이 있었는데, 작은 아빠가 일본 자위대 헬기 조종사였다. 나중에 퇴역해서 그냥 상업 헬기 운전한다. 누군가에게 부럽다는 생각을 거의 해본 적이 없는데, 그건 부러웠다.

헬기 조정하는 기장 몇 명을 살짝 안다.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비행기도 안 돼, 헬기도 안 돼.. 배 항해사를 하고 싶었던 것은 몇 년 전의 일이다. 방황하던 아내가 배 타는 일로 완전히 전업을 고민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같이 준비해서 항해사 자격증을 딸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진짜로 해경 사무실에 가서 필요한 절차 같은 거 알아보기도 했다.

<내릴 수 없는 배>에는, 항해사 자격증과 해양사 공부하던 시절의 경험이 조금 관련이 있던.

돌아보면 유일하게 직업으로서 하고 싶었던 것이 공군 조정사였던 것 같다. 그걸 포기하고 난 다음..

난 한 번도 내가 하는 것을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고, 이게 천직이다, 이런 생각도 잘 안 들었다. 그냥 되는 대로 하고, 밥이나 먹고 살면 된다.. 요런 생각으로 평생 산 것 같다.

다섯 살, 여섯 살, 나는 책을 너무 많이 읽었다. 어른들은 그 때 좋아했지만, 나는 정말로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을 그 바람에 평생 못하게 되었던..

아들에게 말했다. 책은 나이 먹고 봐도 괜찮아, 나중에 봐도 되고.

내가 일곱 살 때,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내가 알아서 책을 좀 그만보고, 시력을 관리하기에는, 나는 너무 아무 것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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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에서 찍은 큰 애 뒷모습. 요즘 두 번째 사춘기를 지내는 중이다. 첫 번째 사춘기는 작년. 어린이집에서 애들하고 물고, 할키고. 며칠에 한 번씩 투닥투닥. 사실 그 때 불만이 있었다. 그리고 요즘. 어린이집 안 가고 싶어한다. 요즘은 이사가자고 한다. 예전 어린이집 근처로...

그래도 어린 시절의 나보다 예민하지는 않은 것 같다. 나는 장난 아니었다. 한 번은 친척집에서 자고 왔는데, 소변에 피가 섞여나왔다고.

나는 어른이 되면서 최선을 다해서, 나의 민감한 성격을 민감하지 않게. 아내는, 돼지소굴을 만들어놓고도 잠이 오느냐고. 그건 둔한 게 아니라, 돼지라고...

이제 나는 민감하지는 않다. 두 번째 사춘기를 겪는 큰 애를 보면서, 해줄 수 있는 게 그렇게 많지가 않은. 야구 같이 열심히 하는 중이다. 그래도 몸을 좀 쓰면서 노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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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애들한테 이것저것 가르치는 건 잘 한다고 생각했었다. 어제부터 큰 애한테 줄넘기 가르치기 시작하는데, 와... 어렵다. 줄 돌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 줄 처음 알았다. 나는 어떻게 줄넘기를 배웠지? 생각도 안 난다. 큰 애 줄넘기 가르치면서 옆에서 줄넘기 하다가 나만 캑캑캑. 아고고, 힘들다. 이걸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답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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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여서 뭐하능겨?  (2) 2018.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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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 고양이 강북. 낯에 이렇게 본 건 몇 달만인 것 같다. 이전에 살던 집 마당에서 태어났고, 아직도 쌩쌩하다. 태어날 때, 어렸을 때, 유달리 몸집이 작아서 이게 얼마나 버티겠나 싶었다. 이제 아홉살인가? 모진 겨울들 많이 버텨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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