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클루니가 소형 어선 선장으로 나왔던 '퍼펙트 스톰'은 참 재밌게 본 영화이다. 재난 영화로 분류되는데, 아기자기하고 배를 타는 사람들의 개개인의 삶의 행적 같은 게 잘 나와서 애잔함이 더 컸던 영화다.

DVD를 가지고 있는데, 결정적인 장면이 뻑이 나서. (DVD 잘 재생 안되면 정말 속 쓰리다. 딱 위의 요 장면 바로 앞에서 서버린다.)

정두언이 요즘 맘 단단하게 먹었는지, 막 엇나가기 시작한다.

대통령을 '그 사람'이라고 부르는데, 다른 건 모르겠지만 배포 하나만큼은.

어쨌든 그가 시중에서 사람들이 부르는 현재의 고물가 상황을 포함한 한국 경제를 표현하는, '퍼펙트 스톰'이라는 말을 썼다.

영화의 '퍼펙트 스톰'이 되기 위해서는 기상조건 등 자연적 조건도 있어야지만, 갈등하는 사람들 사이의 화해도 있어야 한다.

참치도 많이 잡혀야 하고, 그래서 간만에 빚 좀 갚나 싶었는데, 얼음 제빙기가 고장나버리고.

그래서 위험한 폭풍우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최단 시간에 항구로 돌아가기 위해서 폭풍우 지역을 통과해야 하고. 그 과정에 갈등 중인 선원들이 화해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풋풋함이 있어야 한다.

이래서 항구로 돌아가기만 하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그 조건이 되면, 완벽한 폭풍우가 된다.

생각해보니...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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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의 새 영화가 온다. 딱 작년 요맘 때 류승완 감독 부부를 보았던 기억이다.

여러가지로 사무실 운영하기가 어려웠던 모양이고, 사람들을 내보내야 할 정도로 힘들다고 했던 얘기들이 기억난다. 그 때는 모토로라에서 <타임리스>라는 약간 특수한 홍보성 영화를 막 찍어서 공개할 때였는데, 그 때 받은 영화 홍보용 티셔츠는 1년 동안 잘 입었다.

황정민-류승범이 나온 영화로는 <사생결단>을 아주 재밌게 보았고, 아마 지난 주에도 한 번 보았던 것 같은데.

류승완의 전작인 <짝패>는 오랫동안 책에서 텍스트로 썼었고, 볼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는 영화였던 것 같다.

이제 곧 개봉인가 보다. 한참 제작 중이라던 황산벌 2에 해당하는 <평양성>도 아마 슬슬 개봉할 때가 된 것 같은데.

자. 다시 한국 영화의 계절의 돌아오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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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지랄 맞은 사랑"...

이 대사는 주진모가 나왔던 <사랑>이라는 영화에서 들었던 대사이다. 영화는 허방한 영화였지만, 주진모가 그래도 연기를 좀 했던 게 기억에 남고, 왜 이렇게 만나고 또 만나지, 그런 생각을 했던 기억이다. 주진모는 <무사> 때 너무 황망해서, 잘 안 보게 된다만. <사랑>은 간만에 봐서 그런지, 볼만 했다.

영화 <화피>는 요괴 얘기이다. 음... 요괴에 관한 책도 한 권 냈을 정도로, 요괴 얘기는 또 내가 빼놓지 않고 보는 영화 중의 하나이다. 아내는 요괴 등 귀신 나오는 영화는 절대 안 본다. 연애할 때, <디 아이 2>를 보러 같이 극장에 갔다가, 와... 맞아 죽는 줄 알았다 (당시에는 아직 아내가 태권도 3단이었고, 사범증도 없던 시절이었다만...)

요런 중국판 요괴 영화 중에서는 <디 아이>가 아직도 기억에 남고, <천녀유혼 3>을 파리에서 봤던 기억이다. 샹젤리제 고몽에서 봤던 것 같은데, 수 년째 한국에 못 가봐서 홈식이라고 불리는 노스탈지아가 생겨나는데 한 몫 단단히 했던 기억이다.

조미는 <소림 축구>에서 처음 봤을 때 기억이 난다. <삼국지> 등 조미 나오는 영화도 꽤 본 것 같은데, 역시 삭발하고 골키퍼로 나와서 상대방 골대에 머리 박을 때가 가장 충격적이었던.


견자단은 <엽문>에서 상당히 차가우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오래된 중국식 귀족의 느낌이 잘 잊혀지지 않는 것 같다.

영화 <화피>는 진짜 사랑이야기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장미희가 주연을 맡았던 <구미호>를 21세기로 가지고 와 화려하게 채색한 느낌이다. 비장비로는 묘하게 세익스피어의 <햄릿> 느낌도 나고.

중국 요괴 영화에서 세익스피어의 느낌이 들었다면 황당하기는 하다. 대학 시절 <로보캅>을 보고, 저건 햄릿이다, 그랬던 기억이 난다. 마침 영문과 동기들하고 같이 영화를 보러 갔는데, 그걸 이제 알았냐고 좀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실제 <로보캅>의 주인공 등 주요 배우들이 햄릿 주연하던 배우들 출신이고, 전체적으로 햄릿풍으로 미장센을 했다는 얘기를 그 때 들었었다...

아, 꽤 비싼 돈을 주고 대학시절 햄릿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햄릿이 유인촌이었다. 우리나라 햄릿은 왜 이렇게 망가지나.

서양에서 괴물 특히 좀비 얘기는 언제나 사회적인 얘기이다. 로메로 이후로 그 시대라는 콘텍스트를 담으려고 하는 것들이 <28일 후>에서 <레지던트 이블>까지 이어져오던 좀비 영화의 전통이다만. 한국은 물론이고, 중국도 그렇고 일본도 그렇고, 요괴 얘기에서, 특히 영화에서는 사회는 빠지고 그 대신 사랑이 맨 앞으로 나온다.

요괴 얘기 중에서 시대를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한참 시절의 지브리 스튜디오 작품들 정도라고나 할까? <토이 스토리 3>에 토투로가 까메오로 나온다고 한다. 토투루에서 원령공주의 사슴신 아니면 <폼포코 너구리 대작전>의 너구리들까지, 사회성 잔뜩 머금은 캐릭들이다만... 영화로 넘어오면 사랑만이 모티브로 남고, 시대는 사라진다.

<화피>의 경우도 그런 끔찍한 사랑의 전통에서 한 발도 나가지 않은 영화다만... 나야 워낙 요괴 얘기 좋아하니까.

여섯 명의 물고 물리는 사랑, 그리고 희생에 의한 부활까지. 동양의 요괴 영화에 부활은 잘 나오지 않는데, 여기에는 부활의 모티브와 함께, 서로 사랑하라, 그리면 너희가 부활하리라, 요런 요괴 버전 부활이라고 할까?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다음에, 주성치를 제외하면 이제 예전의 홍콩풍 영화들에서도 시대를 빼는 게 흐름이다. 정치의 과도한 예술에 대한 개입이라고 할까?

물론 중국 공산당의 지도 하에서도 사회는 가끔 들어가는데, 좀 너무 들어가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진시황의 통일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다룬 <영웅>은 가끔 그래서 격론이 되기도 한다.

북경 올림픽을 즈음하여 나온 대형 중국 사극들은, 그래서 공산당과 영화 제작사라는 눈으로 좀 밖으로 앵글을 빼서 보면 묘한 긴장감이 있기도 하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되는 날을 모티브로 하고 있는 <무간도>는 아예 외국 개봉용 그리고 중국 개봉용으로 전혀 다른 엔딩이 있다. DVD 버전에는 세 가지나 된다. (안성기가 출연했던 <묵공>은 안성기의 중국어를 더빙한 극장 개봉용과 안성기의 중국을 그냥 그대로 둔 한국 개봉용 DVD 버전이 각기 달랐던 적이 있다.)

"이제 다 봤는데, 어쩌겠어..."

요런 요괴의 대사 한 마디가 영화가 끝나고도 잘 잊혀지지 않는다. 컴의 do와 undo, 사랑 얘기가 아니라 요게 모티브라고 생각하고 영화를 다시 보면 또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어쩌면 undo, 그게 사랑과 같은 성격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미 사랑을 하게 되었는데, 그걸 어떻게 되돌려? 마치 운영체계의 복원 명령과 비슷한 구조인 것 같기도. 복원해도, 사라지지 않는 것.

한 편은, 사랑하기 전으로 undo를 하고 싶고, 또 한 편은 헤어지기를 바라는 그 마음의 전으로 undo를 하고 싶고.

사랑은 어쩌면 수없이 많은 되돌리기의 연속과도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좋았던 시절, 아름답던 시절, 그리고 증오가 생기기 이전의 시절, 그렇게 끊임없이 undo 명령을 내리고자 하지만, 정작 상대방은 자신을 만나기 전의 시절로 undo? 이러면 스토리는 공포 특집으로 변해간다. 로버트 드니로가 광적 팬으로 나왔던 <더 팬>... 내 삶도 뒤로 되돌려줘...

사랑에 빠지는 순간, 한 편으로는 낙원과 같은 몽상의 세계가 열리면서 동시에 지옥문 한 편이 열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화피>의 요괴는, 아마 여우로 설정된 것 같은데, 천 년의 세월을 '사랑'이라는 것에 걸어버린다.

그리고 여우가 강아지로 되돌아가나? 강아지의 눈빛이 그야말로 천 년의 억겁과 같은 것. 눈물이 다 찔끔 날 뻔했다.

아주 간만에, 악인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영화였다. 물론 무수한 살인이 있고, 많은 사람이 죽어가지만, 영화에서 악인은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 아니 한 마리라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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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시사회에 초대를 받았는데, 내가 은근 가리는 게 많아서, 그냥 극장에서 보겠다고 하고 안 갔었다.

나는 영화 쪽 인물은 아니라서, 극장에서 표 사서 보는 걸 좋아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건 DVD를 사서 보고 또 보고 하는 식으로 보는 걸 좋아한다. 말은 그렇게 했는데, 나도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정말 아주 뒤늦게 DVD를 사서 보게 되었다.

영화는, 복잡 미묘했다. 한 번 봐서는 잘 모르겠다.

영화 처음 봤을 때 느낌과, 나중에 수 십번 보고 나서 느낌이 확 바뀐 대표적인 영화가 <황산벌>이다. 처음 극장에서 봤을 때는... 솔직히 그저 그랬다. 수많은 민족주의 계열 영화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었는데, 나중에 찬찬히 여러 번 보고 나니, 요즘은 1주일에 한 번씩 보는 영화가 되었다.

매주 한 번씩은 보는 영화가 요즘은 <황산벌> 그리고 <착하게 살자>, 볼 때마다 느낌이 다르고, 의도해서 연출된 것인지 아니면 우연히 생긴 것인지, 하여간 매번 새롭게 배우는 게 있는 영화들이다.

요즘 기다리는 영화는, 황산벌 2에 해당하는 <평양성>이라는 영화이다. 작년에 한참 찍는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그 뒤로는 아직 소식을 들은 게 없다.

<즐거운 인생>도 재밌기는 하는데, 열 번쯤 보고 나니까 좀 물렸다.

나는, 영화에 대해서는 잘 모르니까, 백번쯤 영화를 보는 방식을 택했다. 보고 또 보고, 그리고 또 보면 영화에 대해서 조금은 더 알게 된다. 어차피 나는 영화평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즐기는 사람이니까, 재밌는 영화를 아주 많이 보고 또 그렇게 해서 왜 이 영화가 재밌게 되었나, 그런 것들을 아주 조금씩 분석하는 편이다.

그렇게 보고 또 보는 영화 중에, 대표적인 게 <달마야 놀자> 같은 영화들이다.

원래 한국 영화를 이렇게 많이 보지는 않았다만. 남들 보다 조금 더 많이 보는 정도였는데... <한미 FTA  폭주를 멈춰라> 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스크린 쿼터제를 해체하는 게 어떤 결과를 나을지, 내 나름대로 가설을 좀 세워봤었다.

그게 정말로 맞는지, 아닌지, 오랫동안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니 한국 영화를 아주 많이 보게 되었다.

이런 몇 개의 영화들의 공통점은, 타이거 픽처스의 대표인 조철현과 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영화 감독들이 스타가 되고 제작사나 기획사 아니면 배급사가 된 사례는 많은데.

조철현은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기획자가 된 대표적인 경우이다. 그렇게 자주 등장하는 사례는 아니다.

곰곰 생각해보면, 조철현과 나는 싱크로율 100%는 아닌 것 같지만, 90%는 되는 것 같다.

나머지 10%의 차이점은... 몇 가지 가설들이 있는데,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는, 시간 나면 좀 천천히 생각해보려고 하는 중이다.

당장 어떻게 할 것은 아니지만, 나도 현업에서 손을 떼고 좀 한가해지면 조철현이 시나리오를 썼던 영화들이나 아니면 그가 기획했던 영화들을 분석하는 그런 책을 한 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몇 달 전부터 생겼다.

우리가 영화를 볼 때 배우들에 눈을 맞추기도 하고, 감독에 눈을 맞추기도 한다. 전통적인 방식이다.

그러나 시나리오 작가나 아니면 기획자에 눈을 맞추면 또 감독 중심으로 영화를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문이 하나 열릴 것 같기는 하다.

아직은 얼기설키, 몇 가지의 가설들 체계이지만, 내가 아주 재밌게 보고 또 보는 영화 중에서 조철현의 숨결이 묻은 영화들이 적지 않다.

조철현, 이준기 그리고 류승완 영화의 특징이, 여배우들을 아주 못 쓴다는 점이다. 이 사람들 영화에서 여배우가 중요한 모티브가 되면 아주 망하는 것 같다. 여성이란! 꼭 마초가 아니더라도 남성들의 세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빅 어드벤처인 것 같다.

아마 영화로 본다면, <카모메 식당>과 정반대에 있는 사람들. 아니면 <스윙걸스>와 정반대.

<카모메 식당>에 나오는 여성들은 정말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준기나 류승완의 영화에 나오는 여성들은, 나무처럼 딱딱해지고 생동감이 사라진, 진짜 박제 같은 존재들로 변해버린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하여간 생동감과는 좀 거리가 먼 존재처럼 나타난다.

많은 남성들에게, 여성은 여전히 빅 어드벤처인 것인가?

아무리 아니라고 하더라도, 80년대는 마초의 시대였던 것 같다. 그런 시대의 흔적 같은 것들을 혹은 그들이 가졌던 로망스와 불만, 그런 것들을 영화 속에서 찾아내는 것은 작지 않은 재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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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혜정 선생님한테, 호혜의 경제에 관한 영화가 뭐가 없겠느냐는 메일이 왔다.

카모메 식당 등의 예시와 함께...

경제의 일부분에 관한 영화는 나도 일련의 리스트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데, 막상 호혜의 경제라고 하니, 그런 걸 다룬 영화가 정말 잘 생각나지 않았다.

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핀란드와 일본의 국민 소득의 차이가 생각이 났고, 버블 시대에 미리 일본 집을 정리하고 나오면 핀란드에서는 얼마가 남을까, 그런 생각을 좀 해본 적이 있다. 사치에가 사는 집이 아파트일까, 단독 주택일까, 그런 것들에 대한 가격 판단으로 계산을 한 번 해볼려고 했던 기억도. 사치에는 일본에서 핀란드로 얼마를 가지고 온 것일까? 그런 게 궁금했었다.

카모메 식당의 원래 주인이던 커피집 아저씨는 왜 망했을까. 아주 맛있는 커피면 된다고 시나몬 롤을 만들 정도의 주변 머리도 없어서인가, 아니면 다른 고지식한 이유가 작용한 것일까?

이론적으로 호혜의 성격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터미날> 같은 영화들을 거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경제의 눈으로 이 영화를 보자면, 자급자족적 단순 채집 단계에서 동전을 사용한 상품교환의 단계. 공동체의 일원이 되면서 호혜의 경제로 들어가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직으로 노동력을 팔면서 드디어 휴고 양복을 사입을 수 있게 되는 단계.

특정 시장의 상품 왜곡에 대한 영화는 생각보다 많다. 무기 판매에 대한 <로드 오브 워>, 다이아몬드 거래에 대한 <블러디 다이아몬드>, 석유 거래에 관한 <시리아나>.

포디즘과 같은 생산 양식에 관한 영화도 많다. <모던 타임즈> 같은 아주 고전적인 영화에서부터 제3세계에 하청주는 방식을 다룬 <폴라 익스프레스> 그리고 보다 노골적으로 다국적 기업의 생산양식과 마케팅 방식을 다룬 <찰리의 초콜렛 공장>.

그리고 내가 아주 좋아하는 <리플레이스먼트>, 키아누 리브스를 내세우며 비정규직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막상 호혜 경제에 관한 것을 전면적으로 다룬 영화는, 그간 경제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B급의 영화들은 어지간히 찾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다...

역시 영화 어렵다.

서비스업을 전면적으로 다룬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게 생각이 난다. 거룡신이 팁으로 주었던 모든 마법의 해독이 되는 환약까지...

그렇지만 여전히 호혜의 경제, 헐리우드나 상업영화는 이런 주제를 다룬 적이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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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가 연속극 형식의 영화를 처음 꺼내놓고 얼마 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이만큼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오스틴 파워>도 3부작의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직후에 시작된 <레지던트 이블> 역시 3부작일 거라는 기대로 시작을 하였다만.

4편은 엄청 뜸을 들였다. 그 동안에 감독과 배우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다시 몸도 만들고, 또 틈틈히 밀라 요보비치는 다른 영화에도 출연을 하고.

1편의 시작은, 엄브렐라라고 하는 화장품도 만들고, 생화학 의약품도 만드는 복합적인 다국적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테마를 소규모로 다루었던 영화는 <캣우먼>이었는데, 이건 전격적으로 당시 화장품 다국적 기업의 인수합병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쇼킹한 테제를 던졌다.

네슬레가 랑콤 등 화장품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이나 <바디숍>을 다시 재인수하는 과정은 국내에서는 아주 짧게 밖에 소개가 되지 않은 듯하다. 기본적으로는 곡물회사이고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당시 영국에서 공정무역의 한 흐름으로 막 이름을 갖기 시작한 바디숍을 인수할 때, 왜? 이 질문이 한참이었다.

어쨌든 엄브렐라는 원래의 문제의식이었던 화장품 회사에서 다국적 의약기업을 거쳐, 이제는 조금 황당한 군산복합체의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셈이다. 덕분에... 재미는 없다.

원래 스토리가 있던 게 아니고, '바이오하자드'라는 게임 시퀀스에서 영화를 가져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오락은 스크린 샷만 봤지 해본 적이 없어서 원래의 긴장감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밌게 본 게 2편이었다.

3편은, 2편과는 연결되지 않고, 연애만 한 토막 가지고 온 셈이다. 3편에서 영화는 길을 잃은 것 같은데, 나만 길을 잃었나?

삼부작이니까 당연히 3편에서 끝날 줄 알았고, 그 때 못 끝냈으면 4편에서는 끝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목 자체가 '끝나지 않는', 오 마이 갓, 이 시리즈는 끝나지 않는다고?

1, 2편에서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나왔던 밀라 요보비치가 4편에서는 이제 화장을 엄청하게 되었다. 그 사이 아이도 낳고, 엄마도 되었고, 랑콤 등 슈퍼모델급의 광고모델이던 그녀도 우리와 같이 나이를 먹는다. <제5원소>에서 아예 말도 하지 못하는 배역으로 설정된 우크라이나 소녀는 <잔다르크>에서 전사로 재탄생을 하고, <울트라 바이올렛>에서 엄마가 된 후, 이젠 우리와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이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물리적 한계로 더 끌어가기 힘들 것 같은데. 다음 번에는 끝나려나?

1편, 속편, 이렇게 하면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기가 어렵지만. 시리즈로 바꾸면, 딱히 엄청난 영화가 같이 나오기 전에는 드라마 보듯이, 앞 편을 본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다음 번 것도.

<반지의 제왕>이나 <적벽대전> 같은 것들이, 미리 영화를 다 찍어놓고, 후편은 다음 시즌에... 요런 형식으로 했었는데, <레지던트 이블>은, 그 때 그 때, 달라요.

바이러스 개발자에서 이제 그룹 총수까지 다 나왔으니, 5편에는 또 누가 나올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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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존

영화 이야기 2010. 9. 5. 03:36

나는 영화에 좀 편식이 심한 편이다.

좀비나 드라큐라 나오는 B급 영화들, 어지간하면 본다.

헐리우드 영화는, 20대 때는 잘 안 봤는데, 30대 중반 넘어가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본다. security cinema로 분류되는, 그런 영화는 거진 보고, 구할 수 있으면 거진 산다.

남들한테는 오락이겠지만, 나한테는 공부인 셈이다. 물론 결론 뻔한 전쟁 영화에 마초성 짙은 20년 전 영화들, 엄청 재미없기는 한데, 그냥 참고 본다. 책도 참고 보는 것처럼, 영화도 참고 보는 셈이다.

자꾸 보다보면, 인내심은 좀 느는 것 같다.

보통은 열 번 넘게 보는데, 어떤 건 100번 넘게 본 것도 있다. 먹고 사는 거... 생각보다 힘들다.

<본 얼티마텀>은, 1편은 재밌게 봤는데, 3편은... 도저히 못 보겠다 싶어, 몇 번 시도했는데, 아직도 끝까지 제대로 못봤다. 맷 데이먼이 나온 영화 중에서는 <시리아나>는 엄청 재밌게 봤었다.

<그린 좀>은, 재밌다. 몇 개의 CIA 관련된, 예를 들면 톰 클랜시 원작을 활용한 극렬 민주당 영화의 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닥터 라이언 시리즈부터 쭉 따라와서 본 사람이라면. 색다른 CIA 버전을 느낄 수 있을 듯도 싶다.

뻥 치는 거야 정치인 다음으로 서러워할 사람들이 군인 그것도 정보계통 장교들일텐데.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거야 이제와서는 비밀도 아니지만, 하여간 그 초반 얘기이다.

펜타곤, CIA, 양쪽의 인텔리전스 팀이 이라크에서 맞붙게 된다. 문득 궁금한 생각. 부시 집권 초기에 각 인텔리전스 팀을 조율할 자체 방첩팀을 백악관에 두겠다고 했었는데, 그게 어떻게 되었는지,

어쨌든 부시도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여간 여기서는 CIA가 이라크를 이해하는, 일종의 지한파처럼 지이라크파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나오고 펜타곤 쪽이 잔인무도한 팀으로 나온다. 보통은 그 반대인데, 전쟁 중에는 펜타곤이 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상황으로 봐야 하나?

하여간 개뻥과 개뻥이 맞부딛히고, 결국 첨단 장비로 사용하는 특수 야전용 컴으로 결정적 단서를 찾는 것은, 구글...

그냥 보면 구글 홍보영화인 듯 싶다.

임시 파견 관계 등 뭔가 좀 앞뒤가 안 맞는 듯 싶은 장면들이 좀 있지만, 국방 영화야 그런 게 한둘이 아니고.

엄청 민주당 영화이기는 한데, 헐리우드가 좀 너무 하다 싶은 건, 잘 생기고, 쌈 잘 하고, 말 잘 하고, 그리고 엄청 정의로운 친구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너무 그렇게 대놓고 하면 좀 그렇다는 생각으로, 어설프고 덜 떨어지게 그리는 지능범들도 가끔은 있다만.

하여간 미국, 전쟁 너무 많이 한다, 쟤네들.

한국도 이라크 파병해서 건설사업 수주액도 올리고, 국익에 도움 된다고 노무현 시절 엄청 뻥 까더니, 지나보니 전부 개 뻥임이 판명되고, 결국 그 사건을 계기로 노무현 정권은 지지자들 풀풀 떠나버리고 결국 정권도 잃게 되었더라, 이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비극적 사건과 관련된 바로 그 얘기이기는 한데.

요즘 오바마는 뭐 하나 싶어 막 뭐라고 했더니, 나름 미국 내부 소식에 정통했다고 하는 어떤 분이, 오바마는 자기 스케쥴 대로 잘 가고 있는 거라고 하시더라... 근데 아프간은 어떻게 할려고 그러시나?

하여간 돈만 된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헐리우드에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 감독들이 또 팽팽하게 나뉘어서 지네들끼리 열씸히 싸우는 거 보면, 그래도 한국보다는 낫다,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게 한국 영화 욕 하다가도, 혹시 아나,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천안함 가지고 영화 만든다고 열심히 시나리오 하나 들고 펀딩 받으러 다니고 있을지? 한국 버전의 천안함, 재밌는 할텐데, 누가 목을 걸고 그걸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그런 궁금함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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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고기

영화 이야기 2010. 8. 24. 14:20
1.
참 오랜만에 초록물고기를 봤다.

이 영화 얘기를 처음 들은 게, 아마 신촌에 있던 연우라는 만화가게에서 죽 때리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영화를 전공했다. 만화가게에서 우연히 만났었는데, 초록물고기라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면서 영화 얘기를 조금 들었었다.

2.
원형에 관한 생각이 들었다.

<초록 물고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이 원형에 관한 얘기일 것 같다.

아직 IMF 경제위기가 오기 이전, 일산에 막 사람들이 가서 살기 시작할 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

문성근과 명계남이 아직 노무현을 지지하기 이전.

이창동이 장관이 되기 이전.

그리고 송강호가 아직 초짜이던 시절.

3.
<초록 물고기>는 노무현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였나 동시에 도시미학은 어떤 의미였나,

그런 것들이 아직 명확하기 이전의 한 세계를 문득 우리에게 되돌려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 영화도 역시. 90년대 후반의 영광을 보기 이전.

리얼리즘이 영화 내에서 아직은 살아있던 시절.

4.
문성근은 예나 지금이나, 참 연기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종사관 지진희가 나왔던 영화 <수>에서도 문성근 혼자서 아주 돋보였었다.

"여는 내 세상이야, 내 세상..."

5.
사람들은 <초록물고기>를 노무현 정권을 만든 영화라고 평하는 것 같다.

실제로 그 대선 직전에 TV에서 상영을 해주었는데, 명계남이 얼마나 비열한 사람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적들의 음모라고 하는 설이 파다했었다만. 어떤 의미로든, 제작자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매우 정치적인 영화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재개발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공간을 논의하는 영화. 그래서 <짝패>로 내려오는, 일련의 재개발 영화라는 장르가 한국에는 또 하나 있다.

예를 들면, <1번가의 기적> 같은 것. 아니면 <홀리데이>...

그런 재개발 영화의 원형에 해당하기도 하는 것 같다.

<김관장, 김관장, 김관장> 같은 코메디도 <초록물고기>와 맥이 닿아있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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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Wonderland...

이 제목을 가지고 디즈니의 자본으로, 팀 버튼이 영화 한 편을 만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인민노련>을 나도 준비하던 중이라서, 팀 버튼 영화에 맞춰서 책을 낼까, 말까 그런 고민을 좀 했다.

결국은 팀 버튼의 실패일 거라고 생각하고 영화도 안 봤는데, 온갖 혹평 속에 나온 그 영화의 DBD 가 출시된 다음에 봤다.

나의 감상은...

와, 재밌쟎아, 역시 팀 버튼 표 아냐?

상업적 실패는 그 다음의 얘기이고, 팀 버튼의 이 영화로 하고 싶었던 얘기가 뭐였을까, 부지런히 분석 들어갔다만....

분석은 다음의 얘기고, 영화를 보자마자 탁 든 생각이,

<토토루>...

이 영화는 <토토루>에 대한 오마쥬이다, 그게 내가 느낀 첫 번째 감상이다.

웃는 고양이, 그건 원래의 앨리스 얘기에 있는 모티브는 아니고, 우리 누구나 웃는 고양이라면, 바로 토토루의 고양이 버스, 그거 아냐?

팀 버튼이 앨리스에서 쓴 고양이 모티브, 그건 아시아 계열의 사람이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토토로...

웃는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 버스, 토토로 버스.

일단 고양이 얘기, 접수.

자, 그리고 토끼와 쌍둥이, 풀어야 할 코드들이 많지만, 토토로부터 얘기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썩 재미있는 얘기라는 게 내 결론이고, 팀 버튼의 이 재밌는 얘기가 흥행에 실패한 과정을 찾는 게 학자로서 내가 쫓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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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누굴까, 생각해봤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

어쨌든 가장 자랑스럽고 존경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일본인인 유아사 마코토이다.

작년 봄에 처음 봤는데, 그 후로 아마미아 카린은 또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와는 길이 엇갈려서 볼 기회가 별로 없다.

가을에 일본에 가는데, 이번에는 행선지가 히로시마라서 동경에 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민주당 정부가 출범하며, 그는 일본의 반빈곤 활동가들을 대표하여 정부에 참여하였다. 그 후의 얘기를 듣고 싶은데, 직접 만나서 듣는 것 외에는 별로 길이 없어 보인다.

어쨌든 그의 새 책이 나오게 되었고, 해제를 직접 부탁받는 영광스러운 일이...

지난 번 책은 너무 안 팔려서 내가 심히 민망스러웠는데, 이번 책은 훨씬 부드럽고, 유머스러워졌다. 

직접 보면  엄청 유머스럽고 경쾌한 사나이인데, 지난 번 책은 첫 책이라서 그런지 좀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이번 책에는 만화도 들어가 있고, 삽화들도 아주 귀엽다.

일본 반빈곤 운동, 여전히 진화 중에 있는 것 같다.

출판사에서 행사 같은 것을 좀 기획해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멋진 사나이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작년에 고대에서 초청 행사를 가졌었다고 하는데, 길이 엇갈려서 그 때는 만나지 못했다. 당분간,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될 사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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