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매트릭스>가 연속극 형식의 영화를 처음 꺼내놓고 얼마 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이만큼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오스틴 파워>도 3부작의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직후에 시작된 <레지던트 이블> 역시 3부작일 거라는 기대로 시작을 하였다만.

4편은 엄청 뜸을 들였다. 그 동안에 감독과 배우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다시 몸도 만들고, 또 틈틈히 밀라 요보비치는 다른 영화에도 출연을 하고.

1편의 시작은, 엄브렐라라고 하는 화장품도 만들고, 생화학 의약품도 만드는 복합적인 다국적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테마를 소규모로 다루었던 영화는 <캣우먼>이었는데, 이건 전격적으로 당시 화장품 다국적 기업의 인수합병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쇼킹한 테제를 던졌다.

네슬레가 랑콤 등 화장품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이나 <바디숍>을 다시 재인수하는 과정은 국내에서는 아주 짧게 밖에 소개가 되지 않은 듯하다. 기본적으로는 곡물회사이고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당시 영국에서 공정무역의 한 흐름으로 막 이름을 갖기 시작한 바디숍을 인수할 때, 왜? 이 질문이 한참이었다.

어쨌든 엄브렐라는 원래의 문제의식이었던 화장품 회사에서 다국적 의약기업을 거쳐, 이제는 조금 황당한 군산복합체의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셈이다. 덕분에... 재미는 없다.

원래 스토리가 있던 게 아니고, '바이오하자드'라는 게임 시퀀스에서 영화를 가져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오락은 스크린 샷만 봤지 해본 적이 없어서 원래의 긴장감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밌게 본 게 2편이었다.

3편은, 2편과는 연결되지 않고, 연애만 한 토막 가지고 온 셈이다. 3편에서 영화는 길을 잃은 것 같은데, 나만 길을 잃었나?

삼부작이니까 당연히 3편에서 끝날 줄 알았고, 그 때 못 끝냈으면 4편에서는 끝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목 자체가 '끝나지 않는', 오 마이 갓, 이 시리즈는 끝나지 않는다고?

1, 2편에서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나왔던 밀라 요보비치가 4편에서는 이제 화장을 엄청하게 되었다. 그 사이 아이도 낳고, 엄마도 되었고, 랑콤 등 슈퍼모델급의 광고모델이던 그녀도 우리와 같이 나이를 먹는다. <제5원소>에서 아예 말도 하지 못하는 배역으로 설정된 우크라이나 소녀는 <잔다르크>에서 전사로 재탄생을 하고, <울트라 바이올렛>에서 엄마가 된 후, 이젠 우리와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이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물리적 한계로 더 끌어가기 힘들 것 같은데. 다음 번에는 끝나려나?

1편, 속편, 이렇게 하면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기가 어렵지만. 시리즈로 바꾸면, 딱히 엄청난 영화가 같이 나오기 전에는 드라마 보듯이, 앞 편을 본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다음 번 것도.

<반지의 제왕>이나 <적벽대전> 같은 것들이, 미리 영화를 다 찍어놓고, 후편은 다음 시즌에... 요런 형식으로 했었는데, <레지던트 이블>은, 그 때 그 때, 달라요.

바이러스 개발자에서 이제 그룹 총수까지 다 나왔으니, 5편에는 또 누가 나올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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