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존

영화 이야기 2010. 9. 5. 03:36

나는 영화에 좀 편식이 심한 편이다.

좀비나 드라큐라 나오는 B급 영화들, 어지간하면 본다.

헐리우드 영화는, 20대 때는 잘 안 봤는데, 30대 중반 넘어가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본다. security cinema로 분류되는, 그런 영화는 거진 보고, 구할 수 있으면 거진 산다.

남들한테는 오락이겠지만, 나한테는 공부인 셈이다. 물론 결론 뻔한 전쟁 영화에 마초성 짙은 20년 전 영화들, 엄청 재미없기는 한데, 그냥 참고 본다. 책도 참고 보는 것처럼, 영화도 참고 보는 셈이다.

자꾸 보다보면, 인내심은 좀 느는 것 같다.

보통은 열 번 넘게 보는데, 어떤 건 100번 넘게 본 것도 있다. 먹고 사는 거... 생각보다 힘들다.

<본 얼티마텀>은, 1편은 재밌게 봤는데, 3편은... 도저히 못 보겠다 싶어, 몇 번 시도했는데, 아직도 끝까지 제대로 못봤다. 맷 데이먼이 나온 영화 중에서는 <시리아나>는 엄청 재밌게 봤었다.

<그린 좀>은, 재밌다. 몇 개의 CIA 관련된, 예를 들면 톰 클랜시 원작을 활용한 극렬 민주당 영화의 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닥터 라이언 시리즈부터 쭉 따라와서 본 사람이라면. 색다른 CIA 버전을 느낄 수 있을 듯도 싶다.

뻥 치는 거야 정치인 다음으로 서러워할 사람들이 군인 그것도 정보계통 장교들일텐데.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거야 이제와서는 비밀도 아니지만, 하여간 그 초반 얘기이다.

펜타곤, CIA, 양쪽의 인텔리전스 팀이 이라크에서 맞붙게 된다. 문득 궁금한 생각. 부시 집권 초기에 각 인텔리전스 팀을 조율할 자체 방첩팀을 백악관에 두겠다고 했었는데, 그게 어떻게 되었는지,

어쨌든 부시도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여간 여기서는 CIA가 이라크를 이해하는, 일종의 지한파처럼 지이라크파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나오고 펜타곤 쪽이 잔인무도한 팀으로 나온다. 보통은 그 반대인데, 전쟁 중에는 펜타곤이 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상황으로 봐야 하나?

하여간 개뻥과 개뻥이 맞부딛히고, 결국 첨단 장비로 사용하는 특수 야전용 컴으로 결정적 단서를 찾는 것은, 구글...

그냥 보면 구글 홍보영화인 듯 싶다.

임시 파견 관계 등 뭔가 좀 앞뒤가 안 맞는 듯 싶은 장면들이 좀 있지만, 국방 영화야 그런 게 한둘이 아니고.

엄청 민주당 영화이기는 한데, 헐리우드가 좀 너무 하다 싶은 건, 잘 생기고, 쌈 잘 하고, 말 잘 하고, 그리고 엄청 정의로운 친구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너무 그렇게 대놓고 하면 좀 그렇다는 생각으로, 어설프고 덜 떨어지게 그리는 지능범들도 가끔은 있다만.

하여간 미국, 전쟁 너무 많이 한다, 쟤네들.

한국도 이라크 파병해서 건설사업 수주액도 올리고, 국익에 도움 된다고 노무현 시절 엄청 뻥 까더니, 지나보니 전부 개 뻥임이 판명되고, 결국 그 사건을 계기로 노무현 정권은 지지자들 풀풀 떠나버리고 결국 정권도 잃게 되었더라, 이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비극적 사건과 관련된 바로 그 얘기이기는 한데.

요즘 오바마는 뭐 하나 싶어 막 뭐라고 했더니, 나름 미국 내부 소식에 정통했다고 하는 어떤 분이, 오바마는 자기 스케쥴 대로 잘 가고 있는 거라고 하시더라... 근데 아프간은 어떻게 할려고 그러시나?

하여간 돈만 된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헐리우드에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 감독들이 또 팽팽하게 나뉘어서 지네들끼리 열씸히 싸우는 거 보면, 그래도 한국보다는 낫다,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게 한국 영화 욕 하다가도, 혹시 아나,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천안함 가지고 영화 만든다고 열심히 시나리오 하나 들고 펀딩 받으러 다니고 있을지? 한국 버전의 천안함, 재밌는 할텐데, 누가 목을 걸고 그걸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그런 궁금함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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