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히사이시 조의 책을 읽다 보니까 영화 <소나티네>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일본 영화나 일본 애니메이션을 아예 못 보게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 금지가 풀리면서 제일 재밌게 봤던 것이 tv판 ‘신세기 에반게리온’이었다. 기껏해야 일본 만화는 외교관 아들이던 친구 집에서 봤던 당가도-a 정도가 전부였었다. 완전히 신세계였다.

부천에 살던 시절이 있었다. 내 인생의 암흑기가 있다면, 아마 그 시기가 암흑기 혹은 흑역사 정도 될 것 같다. 그게 꼭 부천이라서가 아니라, 이래저래 “나는 뭐 하는 사람이냐”라는 곤혹스러운 질문 그리고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을 것 같은 부진의 연속되던 시절이다. IMF 경제위기 한 가운데를 부천에서 살았다.

그 시절에 일본 영화도 많이 봤다. 영화만 많이 본 것도 아니다. IMF 이후 할 일이 없게 된 동료들과 사무실에서 워크래프트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리고 스타 열풍과 함께 한동안 스타도 열심히 했다.

그리고 술도 어마무시하게 처먹었다. 외형적으로는 그 때가 아주 잘 나가던 시절이기는 했다. 성공의 성공을 거듭하고 있었지만, 진짜로 사는 게 뭔지.. 그러고 있었다. 결국 그 시기를 정리하고, 송파구로 이사를 갔다. 차도 샀다. 그리고 아주 체계적으로 – 나중에 보면 별로 체계적이지도 않았지만 – 회사를 그만둘 준비를 했다. 그리고 아내와 결혼하기로 했다.

아내와 결혼하기로 한 후, 제일 먼저 한 일이 회사에 사직서를 낸 일이다.

부천 시절은 나에게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남았다. 그 이후로는, 누군가 나에게 뭔가 권유하거나 뭔가 좋아보인다는 이유로 내가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다. 겉으로 좋은 거, 그딴 거 다 아무 것도 아니다.

2.
영화 <소나티네>는 그 부천 시절을 대표하는 영화다. 그렇지만 그 이후에도 종종 보았다. 나는 본 영화를 또 보고, 또 보는 걸 좋아한다. 내가 이해력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 사실 아무리 봐도 스토리 자체를 잘 모르겠다. 대부 2편을 보면, 여전히 프랭키가 대부 2편에 나왔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미세하게는,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장면들이 있다. 대부 1편에서 나왔던 엔딩 신의 그 유명한 서재, 꽝 하고 문이 닫혔던 서재.. 그 집의 주인이 클레멘죠였다가 다시 프랭키로 넘어가는 건데.. 그래서 프랭키가 결국 비토 코를레오네의 바로 그 본가를 물려받은 건데, 1편에 나오나, 안 나오나?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는 것들이 남는다.

기타노 다케시는 스스로 ‘비토 다케시’라고 부를 정도로 코폴라 영화 특히 <대부>에서 많은 것을 가져왔다고 한다. 오죽하면 자기 별칭을 비토라고 부르겠나. 인간 자체가 진짜 좀 다크한 느낌이 든다.

히샤이시 조 책에는 그가 기타노 다케시를 만났을 때의 얘기들이 좀 나온다. 진짜 말이 없다고 한다. 저 사람이 tv에 나오는 그렇게 말 많은 사람이 맞는지. 거의 듣는 둥 마는 둥, “네, 그렇죠, 뭐”, 그렇게 짧게 한 마디 한다. 그리고 그게 전부다.

히샤이시 조는 지브리 스튜디오의 미야자키 하야오와의 스타일 차이도 비교한다. 지브리 영화에는 음악이 아주 많이 들어간다. 30곡 정도다. 반면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에는 음악이 10곡 정도 들어간다. 그래서 <소나티네>를 다시 봤더니, 확실히 소리의 여백이 많다. 헐리우드 같으면 주인공의 기분을 환기시키기 위해서 주인공별 테마곡을 쪽 깔 것 같은 장면에 현장 소음과 약간의 대사만 있다. 물론 그렇지만 미야자키 하야오나 기타노 다케시나 영화 내에 음악이 들어가는 시간이 크게 차이가 없단다. 기타노 다케시는 한 번 음악이 시작되면 길게 가는 스타일이다. 그야말로 대사에 ‘장타’를 쓰지 않는 대신, 음악을 ‘장타’로 쓰는 편이다. <소나티네>만큼 많이 봤던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가 <맹인 검객 자토이치>다. 여기도 음악이 장타로 나온다. 엔딩 장면에 모두 모여서 같이 춤을 추는, 그야말로 군무 장면에서의 음악은 정말 장타다.

<소나티네>가 전형적인 마초 영화라면, <자토이치>는 전형적이지 않지만, 게이 영화다. 어여쁜 소년이 누이와 살아남기 위해서 유곽에서 게이샤로 살아남고 성장하는 b라인이 무척 섬세하게 그려진다. 그렇지만 톤은 훨씬 밝고 희망적이다. 나쁜 넘들은 자토이치가 여지 없이 아작을 낸다. 흔한 서부영화 모티브지만, 여기에 여성으로 길러졌고, 여성으로서의 자신이 더 행복해진 보조 주인공이 등장한다. 남자의 화장, 이런 게이 라인이 영화를 문화적으로 풍성하게 만들어주었다. 많은 게이 영화들에는 어쩔 수 없는 숙명적 결말 그리고 그 결말이 자아내는 음산함이 깔라져 있다. <자토이치.에는 그딴 건 없다. 상황은 개판이지만, 아름다움이라는 테마로, 스스로의 삶을 즐겁게 받아들이는 게이가 나온다. 그리고 그의 명랑함이 깡패 집단에게 몰살당하기 직전인 주인공 그룹에게도 즐거움을 전염시킨다. 그게 <7인의 사무라이>에서 흔히 봤던 바로 그 벼농사 신들을 경쾌한 음악으로 더욱 밝게 만든다. 음침한 농민이 아니라 가난하지만 밝고 경쾌한 농민, 그게 <자토이치>에 나온 농민이다.

확실히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에서 음악의 개수는 적지만, 훨씬 더 강하고 장타로 나온다.

영화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많은 경우 영화 ost를 전편을 듣는다. 그건 내 취미다. 영화는 좋았는데, 그렇게 전편으로 음악을 듣기가 좀 그랬던 영화가 두 편이 있다. <베테랑>이 그랬고, <명랑>이 그랬다. 테마곡 한 두 개를 제외하면 진짜 기능적으로만 음악이 만들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좋고 나쁜 건 아니다. 그런 기능만 가진 음악을 장면과 상관없이 나중에 떼어내서 따로 듣기는 쉽지 않다. <베테랑> 이전의 <짝패>는 음악도 아주 들을 만하고, 좋았다. 음악만으로 제일 재밌게 듣는 것은 <범죄 와의 전쟁>.. 얼마 전에 우리 집에 놀러온 초등학생들도 이 노래는 예능에 많이 나오는 노래라고, 좋아했다.

드라마 ost 중에서 가장 좋아한 건 여전히 <커피 프린스>다. 다른 사람은 취향이 맞지 않아서 듣기 힘들겠지만, 자주 듣는 ost는 <손 – the guest>.. <스카이 캐슬>의 음악도 좋았다.

3.
<소나티네>를 그렇게 자주 봤는데도, 무슨 미학이 어쩌고, 그런 거 신경 쓰면서 보다가 정작 스토리 자체를 제대로 생각해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다 얘기 아니냐?

<소나티네>의 비극을 만든 건, 결국 지하철역이다. 다케시가 맡고 있는 지역에 지하철 개통이 되면서 별 볼 일 없는 중간 두목의 지역이 아주 괜찮은 지역이 된다. 아주 바쁜 야쿠자가 된다. 그리고 짭짤하다. 자기 지역에 있는 마작판에서 돈을 제대로 내지 않으니까, 이걸 찾아가서 조지는데, 그것도 여의치 않으니까 결국 물에 담거 죽여버린다. 이게 초반 설정이 중요 부문이다. 그게 지하철하고 연결을 시켜야 의미가 생기는데, 난 예전에 저건 그냥 내면적 폭력성 같은 그런 간단한 방식으로만 봤던 것 같다.

괜찮게 성업 중인 자신의 지역을 노린 두목과 친구의 배신.. 그리고 출발은, 우리 말로 역세권이 되어버린 지역.

오사카도 나오고, 홋카이도도 나오고, 오키나와도 나와서, 무슨 전국에 엄청난 조직이라고 생각하고 봤던 게, 예전에 얘기를 잘 못 짚은 실수였던 것 같다.

전국조직이 아니라, 그냥 동경에 있기는 하지만, 찌질한 별 거 없는 조직이라고 하는 설정을 놓고 봐야 나머지 얘기들이 자연스럽게 풀린다. 이 엄청난 조폭이 작은 바닷가에 갇혀.. 가 아니라, 걔네 원래 그래.

그러니까 겨우 역세권이 된 작은 나와바리 하나를 위해서 두목과 친구가 배신극을 벌이지..

요렇게 보니까 <소나티네> 얘기가 훨씬 더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클라이막스로 가는 모티브라는 게, 그렇게 보면 뻔하다.

품만 엄청 잡았지, 별로 그렇게 유능하지도 않은 킬러를 보낸 친구, 결국 그 친구 허벅지에 총을 여러 방 쏘고, 사건의 전모를 듣고, 죽여버린다.

그리고 두목도 죽인다.

친구와 두목이 배신하는 일은 살다 보면 늘상 벌어지는 일이다. 회사라는 게, 그렇다. 어떻게 보면 정치도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그 얘기 속에 사실 폼만 잡았지 – 아니, 폼도 잘 나지 않는 – 찌질한 군상들이 유치찬란하게 노는 얘기들이, 총 드는 얘기만 빼면 우리 사는 거랑 그렇게 크게 다르지도 않다.

야쿠자라는 특징이, 사직서 내고 그만두기가 좀 어렵다는..

그건 68의 학생 운동으로 수배 받고 도망치던 시절을 뒤로 하고 쇼 비즈니스에 들어온 기타노 다케시의 인생관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 방송계에 얼마나 많은 배신이 있었겠는가. 아마도 절반은 대부분 그가 겪은 경험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젠장. 이 영화가 친구와 두목의 배신을 논리적으로는 물론 감성적으로도 해결하지 못한 한 사나이가 결국 파멸을 선택한 얘기 아닌가? 어쩔겨? 죽인다고도 해결될 문제가 아닌데.

오키나와로 처음 갔을 때 동네 보스가 “이런 일로 올 필요까지는 않는데”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아니, 부탁해서 오라고 한 거 아닌감요? 아니야, 부탁은 너네 보스가 했어.

그 때 벙찌는 기타노 다케시의 표정이, 영화 전체의 논리와 톤을 설명하는 것 아닌가 싶다. 어쩔겨? 안 그래도 구질구질 맞아서 야쿠자 생활 정리할까 생각 중인데.. 이것들이!

물론 이러한 감성 자체가 올드한 것이다. 나의 윗 세대들은 배신이라는 말 나오면 치를 떨었던 것 같다. 나만 해도, 배신? 사는 게 다 그런 거지, 뭐. 하거나 말거나, 그런 맘으로 살았던 것 같다.

지금의 20대라면? 윗 세대들, 상사가 배신하지 않으면 이상할 것 같다는 마음을 한 자락 깔고 있는 것 같다. 배신? 그게 영화로 형성이 돼? 그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야?

배신을 모티브로, 50대나 그 이상, 40대 그리고 20대가 각기 다른 반응을 보일 것 같다. 그래서 <소나티네>가 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이다. 중요하고 재밌고, 미학적 완성도도 높지만, 이제는 올드한 영화다. 쟤들 왜 저래? 웃기기는 하지만, 답답하네.. 아마 이런 게 시대 감성이 아닐까 싶다. 배신, 하거나 말거나..

프랑스에 알랭 드롱 나왔던 <암흑가의 두 사람>이 날리던 시절이 있다. 더 이상 프랑스는 그딴 영화는 안 만든다. 시대 감성이 변해서 그런 것 같다. 우리 시대의 감성도 변한다. 영화 <노스탈지아>의 아름다움만이 나에게 시대착오적 아름다움으로 동동 떠나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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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스크

영화 이야기 2019. 3. 31. 12:11

'쿠르스크'라는 러시아풍 제목이 전해주는 메시지가 뭐가 있을까? 원래의 제목은 'ensemble jusqu'au bout', 끝까지 다함께 혹은 마지막까지 다함께, 그 정도로 번역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여간 한국에서는 4만 명 약간 넘게 본 영화다.

콜린 퍼스 나온다고 해서 봤는데, 나오기는 하는데.. 콜린 퍼스 얘기는 아니고. 중간에 잠시지만, 웃기기는 했다.

잠수함 영화라는 아주 독특한 쟝르가 있다. 망한 영화지만 k-19이 겁나게 재밌었고, 레드 옥터버도 엄청 재밌게 봤다. 진 해크만하고 덴젤 워싱턴 나왔던 '크림슨 타이드'는 '조직의 재발견'에서 조직 분석할 때 주요하게 다루었던 텍스트 중의 하나였고.

그러니까 나는 잠수함 영화 엄청 좋아한다. '유령'도 봤다, 극장에서. 그리고 대부분의 잠수함 영화가 한국에서는 망한다. k-19의 극적인 실패는.. 나의 삶에도 조금은 영향을 주었다. 잠수함 영화는 왜 한국에서는 힘들까?

특징상, 잠수함 영화는 공간이 좁고, 압축적이다. 그래서 밀도를 높이기 좋은 장점이 있다. 그 대신 생각을 좀 많이 해야 한다. 함의적이고, 중층적이다.

하여간.. '쿠르스크'는 2000년에 벌어진 러시아 함대 버전 세월호 사건이다. 실화다. 도저히 구조할 수 없는 고물 잠수정을 가지고 파손된 잠수함 내에 갇힌 선원들을 구하.. 려던 얘기다.

k-19은 비슷한 상황인데, 선원들 대부분을 살린다. 함장이 반역자로 몰리는 것을 감수한다. 레드 옥터버도 설정은 비슷한데, 이번에는 함장이 미국으로 망명을 한다. 미국 핵 잠수함이 중간에 개입한다. 그리고 이 일을 수행하는 사람이 바로 닥터 라이언, 닥터 라이언 시리즈의 바로 그 닥터 라이언이 처음으로 대중들에게 모습을 보이는 젊은 시절의 얘기다. (cia 말단 조사관에서 시작해서 'sum of all fears'에서 드디어 cia 국장이 된다..)

간만에 좀 진한 영화를 봤다. 보고 나서..

아주 옛날에 영국 리즈에 갔던 시절이 생각났다. 학회 갔다가 리즈의 젊은 교수랑 얘기가 잘 맞아서 저녁 내내 술만 처 먹던 기억이..

그 때가 막 한국에서도 dj로 정권 바뀌었을 때였지만, 영국도 토니 블레어로 정권이 바뀐지 얼마 안되었을 때였다. 젊은 학자들이 엄청 희망에 가득차 블레어를 도와야 한다고 하고, 좀 나이 많은 할배들은.. 그래봐야 소용 없대이. 그 어수선한 한 가운데에를 직접 본 기억이 났다. 진짜, 그 후로 영국 좀 좋아졌을까? (그 다음 학회에도 발표해달라고 초청장이 왔었는데, 에너지관리공단으로 옮긴 다음에는 학회에 참가할 수가 없어서, 다시는 그 학회에는 못 갔다..)

정치와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운명, 그리고 국가. 그런 질문들을 하게 만든 영화였다, '쿠르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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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핸즈 오브 스톤>, 돌주먹을 봤다. 로베르토 듀란과 슈거 레이 레너드의 두 번에 걸친 권투 시합이 중심에 있다. 초등학교 시절, 어깨동무, 새소년 같은 어린이 만화잡지에 툭하면 마빈 헤글러와 함께 나오던 사람들 얘기다. 실제로 tv에서 게임을 본 것은 슈가 레이 레너드와 헌츠의 경기, 이건 레너드가 이겼다. 

권투가 아직 세상의 중심에 있던 시절, 파나마의 그야말로 인민 영웅인 듀란의 삶에 관한 이야기인데.. 

나는 재밌게 봤다. 그런 권투 얘기가 얼마나 재밌었냐면.. 중학교 2학년 때 진짜로 권투 선수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실제로 뭘 하려고 했었는데.. 된장. 안경 끼고는 권투 할 수가 없다는. 내 평생에 뭔가 되고 싶었던 유일한 순간이고, 직업으로서의 꿈을 가졌던 짦은 순간이다. 

권투는 못하게 되었지만, 그 때 처음으로 아령을 샀고, 운동이라는 것을 시작했다. 

어린 시절의 로망에 관한 이야기라서, 나는 재밌게 봤다. 

그리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이제 나의 감각도 옛 시대에 속한 것, 낡은 시대의 것 그리고 아날로그라고 아무리 미화하려고 해도, 구닥다리에 속한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핸즈 오브 스톤>을 극장에서 본 사람은 2002명이다. 상업영화 그것도 로버트 드 니로 정도 되는 배우가 나오는 영화에서 본 관객수로는 충격적인 수치다. 다큐나 인디영화의 기준이 만 명이다. <카모메 식당>도 그것보다 많았고, 심지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룬 경제 다큐 <인사이드 잡>도 그것보다는 많이 봤다. 

특별히 노력하거나, 뭔가 장치를 부착하지 않은, 어린시절의 추억과 자연스러운 생각의 흐름에 기반한 나의 감성은..

2002명에 속한 것이다. 

요즘 내 고민의 실체를 적나라하게 들여다본 것 같다. 로베르토 듀란을 아는 사람이 요즘 얼마나 된다고.. 

자본론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보다도 더 작은 규모의 숫자가 영화 <핸즈 오브 스톤>을 봤다. 설령 로자 룩셈부르크나 힐퍼딩에 대해서 얘기를 한다고 해도, 이 정도 규모는 아닐 것 같다. 

(학위 끝나고 힐퍼딩에 관한 논문 발표를 하는데, 앞 줄에 계시던 김수행 선생 등, 맑스 경제학의 원로 할아버지들 전원 재운 기록을 가지고 있는 ㅠㅠ.)

어쨌든 나의 감성은, 그 자체로는 <핸즈 오브 스톤>을 재밌게 본 2002명에 속한다는 것을 일깨워 준, 고맙지만 더러븐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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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힘에 대해서 진짜로 내가 진지하게 생각한 것은 영화 <글레디에이터>를 보았을 때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아들 코모두스는 영화에서는 정말 무능하게 나온다. 아버지를 죽이는 거야, 욕망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만, 능력은 정말 없다.

반면 전장을 누비던 장군 막시무스는 능력치 최대. 검투사가 되어서도 로마 최고의 검투사가 된다.

그런 막시무스가 결국에는 반란을 결정한다. 그리고 아직도 도시 외곽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의 부하들에게 이 결정을 전달하러 그의 부관이 떠난다. 두구두구둥..

그 부관은 결국 나무에 목이 매달린 시체로 스크린에 등장한다.

당시 세계 최고의 부대인 로마의 최고 장수와 부하면, 정말로 세계 최고로 유능한 사람들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렇지만 정말 무능한 코모두스의 쪼무라기들이 막시무스와 그의 부하들을 꼼짝 못하게 봉쇄. 물론 비슷한 장면은 중국 영화에도 많이 나온다. 얘기 자체가 엄청난 얘기는 아니다. 그렇지만 중국 영화에서는 무능한 왕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무서운 환관 할아버지들이 나오니까, 왜 장군과 그의 부하들이 꼼짝도 못 하게 되었는지, 금방 납득이 간다.

영화 <글레디에이터>에서 코모두스의 '유능함'은 적어도 스토리 내에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 때 나는 권력의 무서움이라는 것을 느낀 것 같다.

무능한 권력이지만, 스스로를 지키는 것도 무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쩌면 편견일지도 모른다는.

하는 일이 유능한 것과 자기를 지키는 것의 유능함은 좀 다를 것 같다.

mb 시절에 영화 <글래이데이터>를 여러 번 봤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팍스 아메리카나의 칭송 영화라고 생각한 것 같다. 물론 리들리 스콧이 체계를 칭송하는 은유를 가끔 사용하기는 하지만, 미국의 패권을 일방적으로 찬양하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아니고.

(오랫동안 나를 지켜본 아내는, 내가 가장 재밌게 보는 감독은 리들리 스콧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의 영화를 다 본 것은 아니다.)

영화 <글래이데이터>는 나름의 해피 엔딩으로 이 무능한 정권을 무너뜨리기는 한다. 그러나 나에게는, 여전히 무능한 정권이 스스로를 지킬 때 얼마나 유능해지는가, 이걸 가장 끔찍하고 섬뜻한 방식으로 보여준 영화로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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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메리 셀리 이야기, 개봉한다. 어떻게든 시간 내서 볼려고. 그녀의 어머니는 울스턴크래프트. 프랑스 대혁명이 가장 반항적인 사상가이자, 최초의 공식적인 여성 권리를 주장한..

나에게는 이 메리 셀리 이야기가, 저자로서의 데뷔에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친 이야기였다. 과학과 공포에 관한 이야기, 그 19세기가 좋았다. 그래서 19세기 연구를 했고, 그걸 연구했던 이탈리아의 63그룹의 책들을 읽게 되었고. (그 얘기를 '샌드위치론은 허구다' 서문에 썼는데, 너무 난해한 서문이라고 결국 개정판 낼 때 삭제..)

나는 과학의 정신에 뿌리를 두고 생각을 하려 했고, 그 정서적 출발점이 메리 셀리였다. 여성의 권리와 과학 그리고 공포, 그런 게 저자로서의 내 감정을 이끌고 나가는 포인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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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노혜경과 함께 하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 번개 (저도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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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까지 와서 조직하는 영화번개^^]

변호인 번개와 비슷한 방법으로하겠습니다.
12월 6일 메가박스 이수에 7:30 시간대 상영관을 엽니다.
원래 시간대는 저녁 6시, 7:55분 등으로 너무 이르거나 좀 늦어서, 
특별히 7:30분 상영을 부탁드렸습니다. 가볍게 저녁 드시고 오세요

단, 표는 각자 메가박스 이수 사이트에서 예매하셔야 합니다.
미리 예매하셔서 좋은 자리 확보해 주세요^^

마치고 저녁 10시부터 같은 건물12층 이트나인 테라스에서
경제학자 우석훈 선생 모시고 당시 이야기와 질의응답 시간 가질 예정입니다.
영화표는 각자 구매하시고, 뒤풀이비용도 각자 커피또는 생맥주 시켜마시기로 하고요.

저랑 가까운 자리에서 보고싶으신 분들은 댓글로 신청해주시면 30명까지 제가 표 확보할게요^^ 댓글로 신청해주세요.

그럼, 이 중요한 영화를 함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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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가 부도의 날', 나는 재밌게 봤다. 사실 경제를 다룬다고 하면서 옆문으로 들어가, 뒷문으로 새버린 영화들이 많다. 그렇다고 '빅쇼트'처럼 정색을 하면서 만들기에는 아직 관객들을 못 믿는 분위기도 있고. 그런 점에서는 미덕을 어느 정도는 갖춘 영화다. 나는 시작하고 조금 뒤부터 울기 시작해서, 영화 끝날 때까지 내내 울었던 것 같다. 내 삶이 자꾸 생각나서.

IMF 금융구제 발표가 났을 때 경남도청에 있었다. 비행기 타기 직전에 들었는데.. 그 때 비행기 같이 탔던 세 사람 중의 한 명이 나중에 파주 시장이 된 이준원이었다. 진짜 친형처럼 살갑게 지냈었다. IMF 구조조정 한 가운데에서 그가 현대자동차로 같이 가자고 했는데, 나는 그냥 현대를 그만두고 에너지관리공단으로 옮겼다. 여기까지야 그냥 다들 겪었을 지극히 평범한 IMF 에피소드인데, 파주 시장이 된 이준원은 나중에 강물에 뛰어들어가 투신자살하게 된다. 참.. 내가 마음을 붙인 사람들, 너무 많이 죽었다. 그 시절의 복잡다난하던 생각이 나서, 영화 보는 내내 울었다.. 울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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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다이빙벨 그후> 봤다. 만약 한두 달 전이었으면 좀 더 편안하게 봤을지도 모른다. 지금 새 정권은 심하게 위기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과연 세상은 좋아지고 있는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는가? 그렇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 <다이빙벨 그후>는 <블랙리스트 그후>로 바꾸어서 보아도 재밌다. 블랙리스트, 말이 좋아 리스트지,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야말로 데스노트였다...

_________

며칠 전에 만난 피디가 블랙리스트에 대해서 물어봤다. 이게 참 대답하기 어렵다. 오래 전에 지난 일들을 지금 다시 꺼내서 얘기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하여간 고생을 많이 하기는 했다. 그리고 나를 추천한 사람들도 멀리 쫓겨나기도 하고, 심하게 고생하기도 했고.

한 가지 확실하게 바뀐 것은, 작은 출판사 한두 곳 정도에서 책을 냈었는데, 사람들의 조언에 따라.. 큰 출판사 아주 여러 곳으로 책 내는 곳을 분산시켰다. 한 군데 모으면 털리기 좋다고.

책을 제외하면 털릴 수 있는 곳은 거의 다 털렸다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도 그 얘기 계속하고 싶지 않은 것은, 그게 무슨 독립운동하는 것 같이 열심히 뭘 한 것도 아니고.. 그런다고 누가 알아줄 것도 아니고.

그래서 그냥 가슴에 묻고 살기로 했다. 섭섭한 마음도 가슴에 묻고, 억울한 얘기도 가슴에 묻기로 했다. 얘기 해봐야, 입증해봐, 이러고 오면 별로 입증하기 쉽지도 않고, 갈 길이 구만리인데 그런 거나 입증하겠다고 신경 쓰는 것도 귀찮은 일이고.

방송은 안 하면 그만이고, 정부에서 주는 약간의 지원 같은 것은 안 받으면 그만이다. 어쨌든 그렇게 10년을 보내고 나니까, 이젠 방송국 근처만 가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정부청사도 가기 싫고. 안 보면 그만이고, 안 만나면 그만이다. 얽히고 싶지도 않고.

줄 서는 것도 싫고, 나 좀 해달라고 애원의 눈빛을 보내는 것은 이제 죽기 보다 싫다.

이렇게 몇 년을 보내다보니까, 이젠 진짜로 가슴 속에 별로 남은 게 없는 것 같은 기분이다. 다큐 <다이빙벨> 보다가 블랙리스트 얘기가 나와서, 몇 년간 기억도 못하고 묻어두던 것들이 잠시 기억 속으로.

이런 약간의 잔상도 1~2년 지나면 사라질 것 같다. 시간은 많은 것을 자연스럽게 해소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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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극은 어렵다. 위아래 편차가 너무 크다. 적당히 영점 맞추기가 어렵다. 잘 된 영화와 잘 안 된 영화 사이의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다. 거기다 돈은 많이 든다. 적당히 작게, 이런 게 어려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그걸 감안하고 봐주느냐, 그런 건 또 아니다.

 

영화 <흥부>는 여러 가지로 사람들에게 아쉬움을 주었던 영화다. 매우 김주혁에게는 이게 유작이 되었다. 이래저래 쉽게 말하기가 어렵다.

 

원래의 얘기와는 상관없지만 글이 중요한 모티브로 등장하게 된 영화로 <대장 김창수>를 생각할 수 있다. 이게 김구 얘기인 것은 마지막 엔딩에서나 사람들이 알게 된다. 그리고 그걸 끌어가는 큰 얘기는 인천 감옥에서 김구가 수감자들에게 한글과 한문 등 글을 가르치는 과정이다.

 

영화 <흥부>는 기본적으로는 작가에 대한 영화다. 여의도에만도 수만 명의 이무기가 있다고 하는 드라마 작가로 치환하고 보면 좀 더 편할 것 같다. 1류와 2류 사이에서 고민하는 많은 드라마 작가들이 무슨 고민을 하고 있고, 뭘 꿈으로 생각하고, 그들의 세계관이 어떤 것인지. 영화 각본을 맡은 백미경 자신의 삶이 상당 부분 영화에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가끔 각본의 세계관이 영화의 중심을 구성하게 되는 영화들이 있다. 형식적으로나 본질적으로나, <흥부>도 그런 영화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

흥부 얘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그게 만들어지는 과정을 상상해본 사람 역시 없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작가, 흥부에 관한 영화다.

 

그리고 시대상은 헌종, 조선조 후기의 최고 인기스타 효명세자의 아들이다. 효명은 그냥 아우라로만 나올 줄 알았는데, 후반부의 마당놀이 장면에서 탈을 쓰고 소환된다. 아 효명… (나도 효명세자에 대한 책을 쓰는 게 영원한 로망이다.)

 

그리고 수렴청정을 하는 대비, 어 누구지? , 깜딱야, 김완선이다. “피에로는 나를 보고 웃지”, 사실 이 영화에서 가장 크게 웃을 부분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갑작스러운 김완선의 등장에 , 이건 영화지”, 그런 느낌을 받았다. 역시 망한 영화인데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 선조로 김창완 아저씨가 나온 적이 있다. 그 때는 너무 자연스러워서 영화 끝날 때까지도 잔상만 남지, 김창완인 줄 몰랐다.

 

이후로는 장면 장면 넘어갈 때 개연성들이 좀 안 맞는다. 정치적 라이벌인 김씨가 사약을 받게 되는 장면은 딱 컷트 두 개로 처리된다. 물론 그 전에 눈치챌 정황들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갑자기 , 이 배신자 새끼”, 요 대사 하나를 남기고 사약 마시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팽팽할 수도 있던 라이벌 구도의 형성이 무너지고 난 뒤에 영화는 다시 긴장을 끌어올리지는 못한 것 같다.

 

나중에 <심청전>의 저자로 설정된 천우희가 독박 옴팡 뒤집어쓰고 그냥 죽음을 맞는 것도 조금은 어색하다. 뭐야, 여자라서 저렇게 수동적으로 스승 사랑을 하라는 거야? <곡성>에서 소름 이빠이 오르게 했던 천우희가 갑자기 1차원적 인간으로 내려온 느낌이다.

 

원래 마당극이 이렇게 점프가 많잖아? 그럴 수도 있기는 한데, 원래 마당극의 인물들보다도 더 평면적인 인물들의 연속이다.

 

3.

결국 영화가 달려간 곳은 백성이다. 그리고 그 백성들은 임금에게 충성을 다짐하고 조가네의 역모를 막아낸다

 

이게 근본적인 딜레마이기도 하다. 너무 외국 것만 좋은 거시여, 그런 것도 좀 문제가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마리 앙뚜와네뜨에게 달려가고 도망가려는 루이 16세를 막아서서, 결국에는 단두대에 올리는 그 기세등등한 프랑스 여인들의 얘기와는 좀 거리가 멀다. 굳이 이렇게 기능적으로만 작동할 백성 얘기를 보자고 앞에서부터 머리에 스팀을 올렸나, 생각하면 좀 뒤가 허무하다. 그게 백성 패러다임이 가지고 있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는 왕과 귀족 그리고 외세인 일본의 한계를 넘어선 동학의 어린이개념은 더 모던하다. <흥부>에서 보여준 백성은 좀 올드하다. 왕이 나쁜 게 아니라, 조가나 김가에 휘둘리지 말고 제대로 좀 하라고 말이여옴머머머, 이거 뭔 말이여?

 

현실과 이런 백성들의 인식이 아주 다르다고 하기는 어렵다. 비운의 세자인 효명세자가 끊임없이 이 시대에 소명되는 것과 같은 이해다. 고종 역시 서류상으로는 효명의 핏줄. 효명이 왕이 되었더라면, 이 아쉬움을 떨쳐내는 것과 백성에 대한 끊임없는 호명이 올드해 보이는 것이 어느 정도는 같은 맥락일 것이다. <흥부>는 구조적으로 요 틀에 갇혔다. 그래서 익숙하고 때로는 진부해보이기도 하는, 흔히 하는 조선 말기의 역사 그대로다.

 

그래도 새로운 시도의 여지가 없지는 않다. 효명에서 철종에 이르는 기간을 우리는 맨날 비극의 역사라고만 하는데, 음악 등 예술의 눈으로 보면 가장 멋지게 예술이 피어난 기간이기도 하다. 왕실을 틀어쥔 세도가들 얘기만 이 시대에 있던 것 아닌 듯싶다. 그래서 이 시기에 집중한 얘기들이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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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경찰 패트레이버는 tv판을 굉장히 재밌게 봤다. 워낙 오래된 일이었는데, 극장판 1, 2를 안 본 걸 나중에 알게 되었다. 주말을 맞아, 아직 안 본 극장판 1, 2를.

오시이 마모루 작품은 대체적으로 다 재밌다. 공각기동대는 TV용 dvd는 파는 건 다 샀다. 극장용도 재밌고, 최근에 다시 시작한 시리즈도 보는 중이다.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캐릭터인 다치코마는 패트레이버와 공각기동대를 연결하는 메인 테마이기도 한 것 같다.

지금 봐도, 패트러이버는 역시 다층적이다. 조직론에 대한 얘기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조직론으로 보니까 역시 재밌다. 2편은 특히 그렇다. 일본 사람들이 조직에 대한 고민이 많기는 한 것 같다. 자위대와 경찰 사이의 전면적 대립 그리고 문제를 풀어야 하는 작은 조직들의 독자행동. 특차 2과의 움직임, 이런 것들의 개별적 동기… 역시 재밌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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