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는데, 나는 출판사를 고르지는 않고 에디터를 고르는 편이다. 같이 호흡 맞춰서 일하는 에디터가 있는 출판사에서 책을 낸다. 글쎄... 출판사에 따른 변화는 크지 않고, 에디터와 호흡이 더 큰 편이다. 그래서 내 책 손 본 에디터들과는 굉장히 오랫동안 알고 지낸다. 사장 거치지 않고 직접 일하면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는데, 길게 보면 좋은 점이 더 많다.

 

<아날로그 사랑법>이 요즘도 팬레터가 종종 오는 책이다. 에디터가 나중에 회사를 옮기면서 한동안 연락 못했다. 간만에 생각이 나서 연락을 했더니, 그 사이 쌍둥이 엄마가 되었다. 두 달 되었단다. 오매나야... 견디다 못해서 언니 도움을 좀 받으려고 오늘 이사하는 날이랜다. 애 둘 키우면, 둘이 키우면 둘이 뻗고, 셋이 키우면 셋이 뻗고, 넷이 보면 한 명이 그래도 좀 쉰다. 엄마, 아빠, 두 명이 감당할 노동량을 넘어선다. 막 웃는다. 그렇단다.

 

간만에 책 얘기도 좀 했다. 나는 몰랐는데, <아날로그 사랑법>이 좋은 에세이로 선정되어서 정부 지원도 좀 받고 그랬었단다. 정부 욕 잔뜩 해놨었는데. 예전에 공지영 작가님이 나에게 <봉순이 언니> 얘기를 몇 번 하신 적이 있다. 내가 좀 헤맬 때였다. 써놓고 잊어버린 책이었는데, 그 책이 나중에 다시 살아났다고. 꼭 그런 것까지는 아니지만, 쓸 때 의미 있다고 생각했던 책과 실제 팔린 책 사이에는 좀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영혼 한 부분을 떼어넣는다고 생각하면, 책들이 다 의미가 생기기 마련이다.

 

간만에 부인 출근이랑 애들 어린이집까지 다 챙겨보내고 잠시 커피 한 잔 마시고 예전 지인이랑 옛날 얘기 좀 했다. 오후에는 식구들 다 데리고 바닷가로 여행 간다. 노는 게 남는 거다, 인생의 철학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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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앞 버거킹. 애 키우다 보니, 이런 몸에 안 좋은 불량품성 음식들이 자꾸 먹고 싶어진다...) 

 

내 주변에서는 이런 책 해보라고 하고, 저런 척 해보라고 하는 제안들이 정말 많다. 다 즐거운 얘기들이다. 최근에는 자사고, 과학고 등 특성화고와 혁신고 비교하는 얘기들을 해보면 좋겠다는 게 많다. 최근의 생활 쓰레기 관련된 문제를 추가해서 이제는 절판된 <생태요괴전>을 재출간하면 어떻게냐는 얘기도 한다.

 

최근에 나한테 오는 주제들이 대부분 생활형 질문들이다. 어떤 고등학교가 좋으냐, 이런 소소하지만 개인들에게는 중요한 얘기들. 다 다루어보고 싶은 주제들이다. 별 거 아닌 얘기들 같지만, 파고 들어가보면 우울했던 근현대사의 비극들이 드러나는, 그런 얘기들을 좀 해보고 싶다. 시원과 기원 그리고 미래에 대한 것들. 생활 주제들에는 이런 것들이 생각보다 많다.

 

50이 되면서,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왔다. 정권이 바뀌면서 생긴 변화인지도 모른다. 당장 세상을 바꾸는 것에 대한 압박이 좀 사라졌다고나 할까. 난 딱히 누구 편은 아니다. 그냥 우리가 잘 되면 그걸로 행복하다. <국가의 사기>에서 그런 입장을 한 번 정리했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 진짜 지겹다. 그리고 그것만 붙잡는다고 해서 우리가 가진 문제가 풀리지도 않는다.

 

너무 거창하지 않고, 각 딱 잡고 들어가는 주제들이 이제는 그렇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소소하지만 개개인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 이런 얘기들은 생활에 많다. 나도 해 볼 생각이 있고, 일정이 문제이기는 한데, 어차피 애들 보느라고 고정적이고 장기적인 일은 못한다. 너무 멀리 가야 하는 일도 못한다.

 

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위인들, 예전에 정리된 얘기들이 이제 우리 시대의 눈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옛날에 세종 얘기 했다고 그걸로 끝난 것일까? 그건 그 시대의 눈으로 본 것이고, 우리 시대에는 좀 다른 눈으로 볼 수밖에 없다.

 

몇 년 전에 지영희 선생 얘기를 다루려고 한 적이 있었다. 기본적으로는 내가 너무 바빠져서 못하기도 했지만, 유족이 너무 많았다. 유족들에게 일일이 동의를 구하려고 생각을 해보니까, 외국 가 계신 분들도 있고변호사한테 자문을 구했더니, 안하는 게 좋겠다고. 그 중에 한 명이라도, 이건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송 걸면 아주 골치 아파진다고영화까지 전체적으로 연류된 큰 일이라서, 결국 포기했다. 게다가 이후로 내가 너무 바빠지기도 했고.

 

현대에 관한 얘기들은 그냥 좋다, 다 좋다 아니면 유족들의 소송에 시달리게 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이건 이래서 피하고, 저건 저래서 피하고.

 

그런 거 피해 나가도 사람들이 다루지 않는 생활밀착형 주제들은 굉장히 많다. 소소하면서도 의미있는 일, 그러면서도 준비하는 과정에 너무 인상 쓰고 목숨 걸지 않아도 되는 일

 

너무 무리하게 일정을 잡아서 난감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만 하면, 50대 내내 이런 소소하면서도 가치 있는 일들을 하면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이럴 때에는 내가 공부한 것이 만족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얘기를 잡고, 어떻게 족보 파악을 제대로 하면서 황당하고도 잘못된 오류 위에 논리를 세울지, 그런 훈련을 많이 받게 된.

 

원래도 그랬지만 나는 점점 더 생활밀착형 학자가 되는 것 같다. 작은 일을 하지만, 충분히 의미 있고 가치 있다. 나는 내가 활동하던 시기가, 정말 우리나라가 살기에 좋았던 시기이고,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한 시기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유럽에 엄청나게 잘난 학자들이 많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이나 그런 학파가 맹활약하던 시기가 더럽게 힘든 시기였다면? 그런 사회나 경제 이론들이 뭔 필요가 있지?

 

내가 살았던 시기가 정말로 좋았던 시기로 기억되기를 바라는 것, 그게 생활밀착형 학자로 내가 잡은 입장이다. 시민들이 즐겁게 살아가는 삶, 그런 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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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 책 마지막 순간까지 남뽕이라는 개념을 넣을지 말지 고민을 했었다. 길게 보면, 넣을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논의 좀 더 하는 게 나쁠 게 없을 것 같다.

 

_______________________

강한 남성 강요하는 ‘남뽕’ 구조를 돌아보다

젠더 감수성’ 배우는 사람들 ① 고민하는 요즘 아빠

아버지 위한 잡지 ‘볼드저널’
젠더 감수성 주제로 강연회
아들 교육 고민하는 30대부터
육아휴직 경험 50대 한자리에

“남여? 남남간 차이 더 클 수도”
“학교가 아빠 참여 유도했으면”
“사회 곳곳에 평등 가치 퍼지길”
“내 몸 잘 알아야 남도 존중해”
아버지 세대와 다른 ‘요즘 아빠’들이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면서도 나만의 취향을 공유하길 원하는 3040 남자들. 40대인 김치호 볼드피리어드 대표(오른쪽 셋째)는 2016년 5월부터 요즘 아빠들을 위한 잡지 <볼드저널>을 펴내고 있다. 2015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야근이 잦은 직장생활을 했다. 어느 날 6살 아들이 폭탄을 던졌다. “아빠 저리 가!” 나는 왜 회사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 ‘원래 그렇다’는 조언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볼드저널>을 창간했다. 잡지를 만들면서 ‘젠더’(사회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여성 관련 단어인 줄만 알았는데 남편·아빠가 되면서 생긴 고민과 닿아 있었다. 올해 초 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젠더’ 이슈를 다뤄보겠다고 했다. ‘피곤한데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얼마 뒤 ‘미투’가 터져나왔다. 고개를 갸웃하던 아빠들이 ‘그게 뭔지 알아야겠다’고 했다. 최근 출간한 <볼드저널> 8호 주제는 ‘젠더 감수성’. 3월28일 늦은 저녁, 잡지를 만든 사람들과 독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북카페 디어라이프에 모였다. 젠더 감수성 강연이 시작됐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아버지 세대와 다른 ‘요즘 아빠’들이 있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추구하면서도 나만의 취향을 공유하길 원하는 3040 남자들. 40대인 김치호 볼드피리어드 대표(오른쪽 셋째)는 2016년 5월부터 요즘 아빠들을 위한 잡지 <볼드저널>을 펴내고 있다. 2015년 회사를 설립하기 전까지 야근이 잦은 직장생활을 했다. 어느 날 6살 아들이 폭탄을 던졌다. “아빠 저리 가!” 나는 왜 회사에 목숨을 걸고 있을까? ‘원래 그렇다’는 조언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기 위해 <볼드저널>을 창간했다. 잡지를 만들면서 ‘젠더’(사회문화적으로 만들어지는 성)라는 단어를 알게 됐다. 여성 관련 단어인 줄만 알았는데 남편·아빠가 되면서 생긴 고민과 닿아 있었다. 올해 초 독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젠더’ 이슈를 다뤄보겠다고 했다. ‘피곤한데 그런 것까지 알아야 하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얼마 뒤 ‘미투’가 터져나왔다. 고개를 갸웃하던 아빠들이 ‘그게 뭔지 알아야겠다’고 했다. 최근 출간한 <볼드저널> 8호 주제는 ‘젠더 감수성’. 3월28일 늦은 저녁, 잡지를 만든 사람들과 독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북카페 디어라이프에 모였다. 젠더 감수성 강연이 시작됐다. 글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838502.html#csidxd70c7bea0d3e1089190004e43e566f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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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그저께 눈이 왔지만, 오늘은 화장하다. 간만에 홍대 앞에서 점심을. 그리고 연남동에서 커피 한 잔.

 

 

 

 

사회적 경제 책은 문예출판사의 진승우와 2년 가까이 작업한 책이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냈는데, 사진 한 장 없어서, 일부러 무리해서.

 

내가 다른 저자와 약간 스타일이 좀 다른 건, 출판사를 크게 안 따진다는 점일 것이다. 출판사 사장과 만나는 것도 굉장히 이례적인 경우고. 에디터들과 많은 시간 대화를 나누고, 그냥 그 얘기 같이 했던 에디터 있는 곳에서 책을 낸다. 대부분의 책들이 이렇게 나왔다.

 

힘든 것은, 출판계가 워낙 이직이 많아서, 자꾸 출판사를 옮겨 다니게 된다는.

 

나는 에디터와 긴 시간을 얘기하고 책을 준비한다. 그래서 어지간하면 에디터 잘 안 바꾸려고 한다. 진승우와는, 몇 권 더 하고 싶다.

 

사회적 경제 책은, 나에게 여러 가지로 의미가 있는 책이다. 꼭 대통령 추천사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굉장히 정리하기 어렵고, 또 현안도 복잡하다. 게다가 잘 안 팔릴 게 거의 확실한 주제. 인기 없는 주제다.

 

사명감까지는 좀 그렇고, 보람 하나로 정리한 얘기인데, 다행히 결과가 그렇게 나쁘지 않았다. 진짜로 보람이 있었다. 고베 얘기를 꼭 넣고 싶었는데, 그 시절에는 너무 돈이 없었다. 고베에 갈 형편이 안 되어서 결국에 넣지 못했다. 출판사에서는 출장으로 보내준다고 했는데, 그렇게 쓴 돈 만큼 책이 더 팔릴 거라는 자신이 없어서. 고베는 올 여름에 간다. 가을에 한 번 더 갈 생각이다. 다음에 내는 '농업경제학'에 그 얘기를 제대로 정리해보려고 한다.

 

 

(레비 스트로스 강연록을 선물로 받았다. 재밌을 것 같다.)

 

문예출판사와는 이래저래 인연이 깊다. 도움도 많이 받았다. 아마 나의 50대 삶이 편안하고 즐겁다면, 문예출판사에서 받았던 도움이 씨앗이 되었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노 사장님이 경제학 전공이다. 내년에 한 권 더 꼭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부탁을 하신다. 뭘 하면 좋을까?

 

아직 계약 끝나지 않은 책들이 좀 있기는 하다. 이래저래, 한참 내년 구상 중이다.

 

 

(홍대앞, 이런 가정집에서 영어 학원을 하고, 여기에서 영어 유치부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잠시 씁슬. 이렇게 하는 게 맞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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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일정을 못 잡고 헤매던 농업 경제학이 내년 초로 출간 일정을 잡았다. 3월에 맞춰 낼 수 있으면 제일 깔끔한데, 모르겠다. 아이 둘 보고, 다른 일도 하면서 쉬엄쉬엄 하는 거라서, 앞의 책들이 제 때 나갈 수 있을지 잘 몰라서. 그래도 나중에 미루더라도 일단은 그렇게 잡기로 출판사랑 얘기를 했다. 민음사에서 나간다.

 

제목도 정했다. '농업 경제학 2019'...

 

요즘 출판계가 진짜로 힘들다고 난리다. 내 책들도 헤매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워낙 다른 사람들이 힘들다고 하니, 나는 힘든 티도 못 낸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니까, 책 제목은 너무 딱딱하고 고루한 것만 피해서 정직하게 하는 편이 좀 더 나은 것 같다. 그렇게 정직하게 제목을 단 책들이, 초반에는 엄청나게 힘을 쓰지는 못해도 꾸준히 버티는 것 같다. 나도 점점 더 정직하고 직설적인 제목을 달게 되고, 책 내용도 기교 같은 것들을 줄이고 담백하게 쓰려고 노력한다.

 

누가 독자가 될 것인가? 농업 경제학의 경우는, 비교적 쉽다.

 

올해는 농업경제학을 어떻게든 정리한다고 했을 때, 제일 먼저 연락 온 곳이 한살림과 몇 개의 생협이었다. 지금은 손 놓은 지 오래지만 한 때 한살림 등 생협의 기본 전략을 내가 짜던 시절이 있었다. 전설 같은 시절이었다.

 

생협에 가입할지 말지, 혹은 막 생협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왜 생협이고 왜 농업인가, 그런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조금 더 진도를 나가면, community-supported agriculture, 이런 내용들이다. 여기에 푸드 플랜에 해당하는 내용들까지.

 

이번에 송파을에 출마하는 송기호 변호사, 자살한 수의사 박상표, 이런 사람들과 함께 농업의 최전선을 형성하던 시절이 있었다. 정치인으로는 강기갑 의원 정도가 같이 했다. 그 때는 농림부 장관 바뀌면 장관실에서 연락 와서 밥도 먹고 그랬다. 그 시절에 같이 하던 사람 중의 한 명이 윤석원 교수였다. 그 팀이 몇 년 더 움직였으면 어쩌면 한국 농업의 양상이 지금과는 좀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박상표는 벌써 자살했다. 윤석원 선생은 후보 시절의 MB 농업특보가 되었다. 나한테도 상의를 하셨는데, 그냥 하시라고 그랬다. 그 때 우리가 그렸던 한국 농업의 밑그림이 상당 부분 MB한테 갔다. 우리는 그 때 다 윤석원 선생이 농림부 장관 되는 줄 알았다. 결국 키위 정운천이 장관이 되었고, 촛불 집회 터지고, 기타 등등 생난리가 한 번 났다. 다 옛날 일이다.

 

그 후로도 내가 농업에서 손을 놓은 것은 아니다. 내가 하던 많은 활동들이 뒤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것처럼, 농업도 그렇게 했다.

 

그렇다고 내가 농업 경제학에서 한국 농업 운동사를 정리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말 그대로, 이제 막 생협 조합원이 되기로 마음을 먹은 사람에게,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알려주는 형태로 정리하려고 한다.

 

나한테는 이 책이 기념비적인 책이 될 것 같다.

 

대학원 시절, 국제자원 분야에서 석사 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 때는, 분야를 학교에서 정해주었다. 올해는 이거, 내년에는 저거, 이런 식으로 논문들을 집중시켰다. 나 때에는 국제자원 쪽이었다.

 

한동안 난감해하다가 국제 쌀 시장을 잡았다. 부활절 휴가 때 집중적으로 작업을 해서, 나는 겨우겨우 날짜 맞춰 내느라고 죽는 동 사는 동 했다. 아직도 이유는 모르는데, 이 논문이 평가를 엄청 잘 받았다. 진짜로 잘 받았다. 초기 시험을 잘 못 봐서 유급을 하게 될지, 겨우겨우 통과하게 될지 그냥 악전고투로 버티던 중이었다. 논문 점수가 무지막지하게 잘 나온 데다가 워낙 논문이 비중이 크니까, 전체 1등은 아니고 분과 1등으로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 때 점수가, 그 친구들 표현으로, fantastic...

 

그 논문 덕분에 박사 과정 들어갈 때에는, 이름, 주소 정도 간단하게 적은 진짜 조그만 등록증 하나 적고 행정절차 끝이었다. 이게 참, 이래도 되나 싶게, 전체 1등이 박사과정에 진학을 안 하는 바람에, 박사과정에 1등으로 들어갔다. 시험도 없고, 아무 것도 없는데, 이게 뭔 1등이냐... 싶은데, 하여간 행정이 그랬다. 그래서 박사 과정 들어갈 때부터 요란버쩍지근해져서, 사실 받을 수 있는 특혜라는 특혜는 거의 다 받고 지냈다. 박사 논문도, 그냥 쓰고, 내고 싶을 때 내라고 했다. 그래서 다 쓰고 냈고, 그냥 쟤가 냈으니까 끝났겠지, 그렇게 진짜 간단하게 학위 심사가 끝났다.

 

그 출발이 쌀시장에 대한 국제 분석이었다. 내가 농업을 심각하게 고민한 첫 순간이었다. 논문 쓸 때는 고통스러웠는데, 그 결과물이 진짜로 달콤했다.

 

농업경제학은, 나한테는 양심 같은 것이다. 이거 한다고 나한테 생기는 게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더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봐야 할 것, 정리해야 할 것이 엄청나게 많다. 지금부터 해서, 그렇게는 책이 안 되고, 15년 정도의 경험에 기반해서 최근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라...

 

소위 진보는 농업에서는 좀 다를까? "핸드폰 팔아 쌀 사먹으면 된다", 이게 보수 쪽에서 나온 얘기가 아니다.

 

2008년의 일이다. 전화 한 통화를 받았다.

 

"이번에 한살림도 깃발 듭니다."

 

내가 기억하는 것으로는 한살림이 단체로 집회에서 공식적이고 공개적으로 첫 깃발을 든 것이 2008년 촛불집회 때의 일이다. 그 때 가슴에서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 때 촛불을 든 한살림의 조합원들에게, 내가 생각하는 진심을 전달하고 싶다. 그게 내가 생각하는 농업 경제학이다.

 

아쉬운 것은, 내 뒤를 이을 사람이 아마 없을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 공들여서 쓰고 싶다.

 

부제는 아직 생각 못했다. '과일방'을 넣을 것, 그 정도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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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몇 권의 책을 내고 가지게 된 생각을 잠시 정리해보았다.

1. 책 제목은 정직하게. 기교나 은유 같은 것을 너무 많이 쓰는 것보다는 그래도 정직하게 제목을 잡는 게 나은 것 같다. 엄청나게 팔리지는 않지만, 최악은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그리고 이 편이, 진짜로 그 책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좀 더 버티는 힘을 주는 것 같다.

2. 너무 얕게 쓰지는 않는다. 최근 출간 트렌드상, 덜어내고, 슬림하게 하고, 그리고 가능하면 얕게 하는 게 유리하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기는 한다. 그렇지는 나는 그렇게는 안 하고 싶다. 그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한, 극한이라고 할 정도로 최전선에 서 있고 싶다.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굳이 내가 책을 쓰고 있을 이유는 없을 것 같다. 물론 최전선이라고 생각한다고 그게 늘 최전선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지만 가능하면 우리 시대의 얘기를 극한까지 끌고 가고 싶다.

책 마무리 작업하면서, 잠시 생각을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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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사기 2쇄 찍는답니다. 정말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다시. 사회적 경제 책이 얼마 전에 3쇄 들어갔구요. 예전에 10쇄는 간단히 넘어가던 시절에는, 쇄 넘어가는 줄도 잘 몰랐고, 그런가보다 했었습니다. 옛날 얘기입니다. 요즘은 책이 진짜로 잘 안 팔립니다. 쇄 넘어갈 때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계신 건가, 요즘에야 좀 느껴집니다. 역시 좀 어려워져야 고개를 숙이는... 출판사에서 대학생 티타임도 하면 좋겠다고 해서, 그것도 고맙습니다, 말만 그런 게 아니라 마음도 그렇더군요.

한동안 사람들이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사회과학 전업작가라고 했습니다. 요즘은 여기에 더해서, 출판사 사람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등장했던'이라는 수식어를 더 달아줍니다. 출판계가 다 어렵지만, 사회과학은 초죽음이라고 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저도 이제 그만 써야겠다고 몇 번 생각을 했는데, 사회과학 md를 비롯한 요 쪽 분야 사람들이, 그래도 명맥이라도 이어갈 수 있게 해주시라, 요렇게 가끔 부탁들을.

저는 아직도 한국의 사회과학 르네상스를 꿈꾸고 있습니다. 좋은 시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꼭 한 번 거쳐가야 하는 관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간만에 날이 풀려 볕이 따사합니다. 우리 사회에도 그런 따사한 볕이 드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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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좋은 건 아닌데, 나 같은 경우도 2~3년치 출간 계획이 미리 선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책 한 권 준비하는데 필요한 절대 시간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 폭풍처럼 조사하고, 바로 쓴다, 뭐 그럴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능력이 그렇게 안 된다. 조사하는 절대 시간이 필요하고, 계속 생각을 하는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머리 속에 가지고 있는 게 1~2, 출판사랑 얘기하고 또 실제 나오는 데에도 2~3, 그렇게 필요하다. 뚝딱뚝딱, 그걸 할 수 있으면 내 삶이 이렇게 피곤하겠나...

 

하여간 몇 년간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 보니, 나도 출간 리스트가 사라졌다. 그만큼 내가 대충 살고, 막 살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어쨌든 아이들이 조금씩 크면서 나도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한다. 올해는 출간 일정이 다 찼다. 송곳 하나 찔러 넣을 공간도 없다. 농업경제학까지, 내년으로 밀리지 않고 올해 소화할 수 있으면 최선이다.

 

내년에는 상반기, 하반기, 그렇게 딱 두 권만 일단 계획을 잡으려고 한다. 둘 다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고, 실제 조사도 시간이 걸릴 것 같아서 무리하지는 않게 잡으려고 한다.

 

도서관의 역사라고 일단 잡아놓은 책은, 권양숙 여사에게 바치는 책의 형식을 가지려고 한다. 겉으로만 그런 게 아니라, 실제로도 그렇다. 몇 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 자택에서 권양숙 여사와 길게 티타임을 가진 적이 있었다. 원래 계획은 그렇게 길지 않았는데, 이것저것 말씀을 하시다 보니까 아주 길어졌다. 그 때 내가 가졌던 느낌이 있다. 그게 다시 몇 년에 걸쳐서 내 안에서 커지고 커졌다. 우리나라 도서관에 관한 얘기다.

 

도서관과 경제에 관한 이야기가 될텐데, 실제 얘기의 줄기는 '도서관의 역사'라고 하는 쪽이 훨씬 더 비슷하다. mb와 박근혜가 얼마나 형편없는 인간들이었고, 치 떨릴 정도로 바보였는지, 도서관을 살펴보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전체적으로는 '지식경제학'이라고 경제학 분류에 해당한다. 그 중 도서관에 특화를 해서 분석을 해보려는 것이고. 이면에는 4차 산업혁명 어쩌구 저쩌구, 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이 크다. 지식이 뭔데? 기술이 뭔데?

 

권양숙 여사가 한국 경제에 얼마나 중요한 전환점이었고, 큰 기여를 한 것인지, 그걸 분석해보고 싶은 게 내 마음이다. 지나온 날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가야 할 길을 위해서, 이건 꼭 써보고 싶었다. 바로 쓰지 못하는 것은, 역사라는 이름을 달아서, 나도 자료들 정리하고 조사할 시간이 필요하다.

 

젠더 경제학은, 오래 된 숙제 같은 것이다. 주변의 여성 경제학자들이 나에게 이런 거 정리해보라고 얘기한 게, 그러니까 15년 정도 되나? 그 때 이걸 했으면 아마 어마무시한 이 분야 선구자 같은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 때는 내가 아직 저자로 데뷔도 하기 전이고, 또 먹고 사는 거 해결하느라고 나도 정신이 없었다.

 

이제는 더 늦추면 안될 것 같다. 뭐는 분석이 가능한 것이고, 뭐는 분석이 불가능한 것이고, 나도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가 되었다. 내년보다 더 늦추지는 않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출판사랑은 얘기도 안 해봤다. 확정 짓지 못하는 것이, 너무 바빠지면 아예 못 쓸 위험도 있어서 그렇다. 한국에서 누가 젠더 경제학을 또 쓰겠나? 기왕에 쓸 거면, 틀걸이를 제대로 잡고 하는 게 낫다는 생각...

 

이런 건 좀 정부에서 지원받고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제대로 하려면 지표도 잡고 지수작업도 잡아서, 팀으로 몇 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기는 하다. 혼자서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기는 하다.

 

몇 년 전이지만, 오세훈 쪽에서 이런 연구에 관심이 있었고, 좀 도와주겠다는 연락이 건너건너 왔었다. 5천만 원 주겠다나? 에게... 다시는 연락하지 마세요, 확 심통을 냈다. 내가 거지야?

 

아직도 전국 단위의 조사 같은 것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기는 한데, 5억 밑으로는 엄두도 나지 않을 정도로 방대한 작업이다. 딱 마음 먹었다. 10억 정도 제대로 할 수 있게 해주는 경우 아니면, 시도도 하지 않는다. 선의로 뭔가 해보려고 하면, 공무원들은 꼭 학자를 거지로 대한다. 거지 취급을 받으면서까지 굽신굽신 비위 맞춰가면서 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규모를 아주 작게 잡으면, 차라리 그냥 틀걸이에 대한 얘기만 하고 실증 분석은 안 하는 게 낫다. 이런저런 이유로 젠더 경제학은 아직도 확정을 짓기가 쉽지는 않다.

 

여유가 되면, 내년에도 에세이집 한 권쯤은 내고 싶기는 하다. 그렇지만 아직 주제가 잡힌 것은 없다. 억지로 생각해서 밀어 넣는 것은 좀 아닌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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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장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

 

 

(장석준이 번역한 책이다. 이런 책이 있는지도 몰랐었다...)

 

작업장 민주주의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제안이 왔다. 보통은 고민하지 않고, 감사한 말씀이지만, 저는 능력이... 요렇게 바로 답변을 한다. 이게, 내가 성격이 좀 더러워서 그렇다. 무슨 고상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어서 시작한 책들은, 어쨌든 마무리는 짓게 된다. 스타일상,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장면과 마무리에 사용할 내용이 잡혀야 책 작업을 시작한다. 그게 안 잡히면 아예 시작을 안 한다. 몇 년이 걸리더라도 강렬한 인상이 있어야 크게 헤매지 않고 종점으로 가게 된다. 물론 하다 보면 결론이 바뀌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런 게 없으면 마무리 자체가 어렵다.

 

남이 제안한 내용들이 부실하거나 의미가 없어서 안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서 튀어나온 것이 아니면, 별 신경도 안 쓰게 되는 경우도 많고, 신경을 쓰더라도 결국 마무리를 못하게 되는 일이 많아서였다. 지금까지 작지 않은 책을 쓴 것 같다. 그 중에서 누가 해보자 거나 출판사에서 기획해서 쓴 책은 한 권도 없다. 이렇게 하다 보면 좋은 점이 한 가지가 있다. 책이 잘 될 수도 있고, 잘 안 될 수도 있는데, 내가 하고 싶어서 한 것은 누구한테 핑계를 댈 수가 없다. 내가 뭘 잘 못했을까, 무슨 생각을 잘 못 했을까, 그렇게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된다.

 

원래의 패턴대로라면, 못 한다고 바로 말하는 게 답인데...

 

며칠째 고민 중이다. 안 할 이유는 아주 많다.

 

민주주의 얘기를 너무 많이 한다. 민주주의가 나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별 내용 없이 그냥 민주주의라고 밀어붙이고 갖다 붙이는 것을 너무 많이 봤다. 그런 하나마나한 얘기에 메뉴 하나를 더 올리게 될 위험이 아주 많다. 내가 하면 다를 것이다? 나는 나를 믿지 않는다.

 

여기에 별 시덥지도 않은 소소한 이유들도 따라붙는다. 경제학과 민주주의, 사실 본질적인 얘기는 아니다. 정치학이나 사회학처럼 민주주의를 소소하게 분석하는 훈련도 별로 받은 적이 없고, 그렇게 절차와 과정을 나누는 것에 대단한 흥미를 느끼지도 않는다.

 

그래도 고민을 하는 이유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회사, 여전히 개판이다. 이젠 좀 괜찮아질만도 한데, 여전히 개판이다. 치사하고 은밀하고, 뒷거래 많고... 마슬로의 동기 이론이 나온 게 언제인데, 과연 보편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회사가 자신의 삶을 고양시키는 곳이라고 생각할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 회사 가는 거 아닌가?

 

문제를 풀 수는 없더라도 완화시키기는 해야 할 것 같은데...

 

문제는, 읽고 보고, 만나야 할 작업량이 너무 많을 것 같다는 점.

 

예전에 남재희 장관이 내 책에 추천사 달아주면서 부지런한 사회부 기자 같다고 쓴 적이 있다. 실제로 그 시절에는 어지간한 기자보다 더 많이 현장을 돌면서 사람들을 만나고 사례들을 조사했다.

 

이제는... 애 둘 키우는 아빠가, 도서관 가기도 쉽지 않은데. 언감생심이다. 이미 알고 있던 사람에게 전화로 물어보는 것도 쉽지 않은데...

 

하면 거의 처음부터 이론 작업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과연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겁부터 난다. 하여... 계속 고민 중이다.

 

나도 이제 50이다. 아픈 데도 많고, 무리할 수도 없고, 아이들도 봐야 한다. 돈도 조금씩은 벌어야 하고. 하여,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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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출간 일정은 이미 다 찼고. 어지간해서는 그 뒤로는 일정을 안 잡으려고 하는 중이었다. 내 주변 여성들이 요즘 벤자민 프랭클린 자서전 읽는 열풍이다. 나도 그걸 보면서 느껴지는 게 좀 생겼다. 도서관과 자본주의에 대해서 한 번 써보기로 하였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근대식 도서관은 전형적인 자본주의 산물이다. 도서관과 경제에 대한 얘기를 한 번쯤 정리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폴 로머가 도서관 얘기는 안했는데, 한국의 교육열과 문맹률 얘기는 한 적이 있다. 폴 로머가 노벨상이고 뭐고 다 필요없다고, 경제학자 활동을 그만두어서 참 아쉬었다. 그가 회사 차리지 않고 계속 했으면 아마도 도서관을 다루기는 했었을 것 같다. 젊은 시절의 로머가 도서관에 대해서 했을 법한 생각, 그런 시각으로 도서관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려고 한다. 간만에 거시 시계열 분석도 하고, 추세 분석도 하고, 계량도 돌려보려고 한다. 여유가 되면 간단한 시스템 다이나믹 모델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은데, 그럴만한 형편이 될지는. '촌놈들의 제국주의'가 원래는 도넬라 메도우의 워드 모델을 좀 더 로컬 버전으로 바꿔서 시스템 다이나믹스 모델링까지 하는 게 애초의 기획이었다. 건강상의 문제로, 도저히 못하겠다, 중간에 모델링을 접었던 적이 있다. 도서관 얘기로, 계량작업 정도는 해보려고 한다. 덤으로... 미국사 공부도 좀 하게 될 것 같다. 영화 기획 공부하면서 미국의 건국 신화들 공부한 이후로 몇 년만에 다시 미국사를 붙잡게 된다. 알아 두어서 나쁠 일은 없는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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