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부터 문 걸어 잠그기로 했다. 내년에 꽃 피는 계절이 오기 전까지는, 강연 등 외부 활동은 일단 접기로. 운동 좀 하면서 내가 생각해도 이제는 좀 움직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는. 최소한으로 한다고 해도, 내가 동선이 커서 그런지 일단 한 번 움직이면 일이 너무 커져버린다. 별로 내 스타일 아니다.

공적인 일은, 딱 한 가지만 하기로 했다. 김윤철 박사랑 진보 쪽 미래 정책 정리하는 책 한 권을 같이 준비하기로 했다.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 어떤 정책들이 논의되는 것이 좋을 것 같은가, 예를 들면 기본소득, 직장 민주주의 등, 그런 것들을 좀 발굴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새로운 저자들을 찾아내고 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나도 그랬다. 김수행 선생이 '청년을 위한 경제학 강의', 한겨레 출판부에서 내면서 마지막 장을 나한테 맡겼다.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생태경제학에 관한 글이 나왔다. 그 시절, 나는 아직 20대였다. 그 때는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그 글이 돌고 돌면서 처음으로 나도 입지가 생겼다.

얼마 전 광주에 가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최근의 정책이라는 게, 캠프나 정당 일각에서 몰래몰래 한다. 그래서 사람들 술 마시고, 밥 먹고, 그런 루트를 통해서 가장 최신의 논의를 하게 된다. 20년 전부터, 익숙한 일이다.

그게 좀 은밀하고 비밀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거창한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요즘 최신의 논의라는 게, 진짜 별 거 아닌 것이기는 한데. 지방에서 출마 준비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이게 너무 고급 정보인 셈이다. 참, 별 것도 아닌데.

10년 전에는 강연이 한참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지방에서도 강연을 통해서 그런 정보들을 유통하고는 했는데, 요즘은 책만 죽은 게 아니라 강연도 죽었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정말로, 별 것도 아닌 정보마저도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유투브에 있다는데..

어떤 전문가가 머리에 총 맞았다고 공 들여서 다듬은 정책을 유투브에 그냥 올리고 설명하겠느냐. 그냥 있으면 그거 하나 가지고 꽤 높은 자리에 갈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니더라도 논문으로 다듬어서 점수라도 챙기는 게 낫지.

유부트에는 정책에 관한 얘기도 거의 없거니와, 돌아다니는 얘기라고 해봐야 외국에서 떠돌아다니는 얘기 이리저리 '카더라', 이런 게 많다.

우리나라에서의 최신 흐름. 그딴 건 유투브에 없다.

신문에서 기획기사 쓰는 기자들에게 겨우겨우 약간의 정보가 가기는 하는데, 그것도 대부분은 작전 세력인 경우가 많다.

나만 해도 그렇다. 대뜸 무슨무슨 신문 기자라고 최신 얘기 밑도끝도 없이 물어보면, 바쁘다고 하지. 방송국도 마찬가지다. 무슨 방송국이라고, 아무 맥락없이 대충 이런 얘기 해줄 수 없냐고 하면..

아, 그러시냐고, 고생 많이 하신다고 하지. 한 번 보러 온다고 하면,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으실 것 같네요, 애 보느라..

정책 자체가 고급 정보인 것은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흐름' 혹은 '최근의 논의'라는 수식어가 하나 붙으면 엄청난 고급 정보가 되어버린다.

우리끼리야 누가 뭐 한다고 하면, 아 그러냐, 재밌겠네, 그러고 넘어간다. 사람이라봐야 워낙 뻔해서, 어디서 누가 뭐 하는지 결국에는 대충 알게 된다.

그런 가장 최근의 정책에 관한 얘기를 업데이트 하는 책을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게 견적서 내면 안 하는 게 맞는 책이다. 여러 명이 자기 글 모아서 내는 책, 거의 안 팔린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그런 거 기획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양반들이 장관이나 뭐 그런 걸로 이미 정부에 들어갔거나, 마음에 깊은상처를 입고 두문불출.

내년 봄까지는 문 걸어 잠그고, 나도 좀 쉬면서 정책에 관한 책이나 준비해보려고 한다. 사람들도 좀 모으고, 새로운 얘기도 만들어보고.

그 정도는 내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굼뱅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는 말과 같다. 내가 굼뱅이 맞기는 맞는데, 그래도 기는 재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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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얼로운>, 겁나게 유명한 책이다. 저자 로버트 퍼트남 교수를 만나서 차 한 잔 할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데, 나름 최근에 생각하는 얘기들을 해서 나도 좀 얻어들을 기회가 생겼다. 한국의 비슷한 사례와 우리 문제 얘기도 좀 하고.

 

점쟎고 엄청 똑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위시컨신 교수가 된 한국 제자 얘기를 길게 했다. 나도 마침 위스컨신 출신들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기도 해서, 이래저래 인연이 겹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88만원 세대> 쓸 때는 <볼링 얼로운>을 못 읽었고, 나중에 퍼트남 얘기랑 내가 한 얘기가 비슷한 얘기라고.. 동료 사회학자들이 얘기해줘서 알게 되었었다. 최근에 낸 책은 교육에 관한 얘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교육만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한 얘기라고. 들어보니까 진짜 그렇다. 나에게도 흥미있는 주제였다.

 

(나중에 신문사에서 기왕 만난 김에 대담도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일정이 안 된다.. 어쨌든 나름 좋은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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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경제학..

낸책, 낼책 2018. 9. 24. 21:12

내년에는 책 하나 더 찔러넣을 공간이 도저히 없다. 있는 것도 지금 덜어내게 생겼다. 최근에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부탁받은 것은 젠더 경제학이다. 박사 논문 시절에 따로 공부한 것은 아니다. 박사 논문을 제출하고 나서 1년 가까이 빈둥거리면서 지낼 시간이 생겼다. 그 때 전혀 다른 주제들이 뭐가 있나, 진짜로 순전히 호기심으로 논문들을 찾아 읽었었다. 그 시절에 gender economics라는 분야를 처음 접했다. 마침 미국경제학회 등 주요 경제학회에서 이 주제로 컨퍼런스도 많이 열렸고.. 하여튼 마침 유행이었다. 이게 뭐당가?

어쨌든 그 시절에 읽었던 논문들 때문에 1995년 이후로 gender 문제가 내 분석의 한 기준점으로 상주했던 것도 사실이다. 20년도 더 된 일이다.

여유가 되면 대학원에 강의하나 개설하면서 실험적으로 내용을 정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수업할 시간까지는 도저히 내기 어려울 것 같다.

수업을 별도로 하지는 않았는데, 외국 대학원에서 강의할 커리큘럼 정리하게 될 일이 있었다. 결국 이런저런 사정으로 외국 대학에 가지는 않았는데, 그 때 정리한 것이 '괴물의 탄생'이라는, 한국경제론에 관한 책이 되었다. 나름 의미가 있었다.

orthodoxe하다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내가 연구하거나 공부할 때는 무쟈게 orthodoxe하다. 젠더 경제학에 대해서 뭔가 쓰려면, 그렇게 orthodoxe하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도서관 경제학 끝나고 나면 좀 여유가 생길까? 대학원에 수업 하나 개발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야 할 참고문헌과 논문 리스트도 각 절별로 좀 달아넣고..

그렇게 딱딱하지만 좀 오래갈 교과서 스타일의 책으로 gender economics 정리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누가 좀 이런 거 하면, 나는 그냥 사서 보고 싶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근데 2년 후에도 아마도 별 거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연구 분위기가, 돈 안 되는 분야에는 거의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인기 있는 분야에도 정부기관이나 연구소에서 바로바로 인용해서 써먹기 좋은, 깊숙하지만 중립적인 그런 분석이 유행이다.

이론적인 것, 이론의 원류, 사상사적인 흐름 그리고 사회문화적 맥락, 이런 것들은 취업이나 경제활동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런 것만 재밌게 생각했는데...

그래서 추석 중에 후년 일정표를 잠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젠더 경제학에서 해놓은 것들의 상당수는 직장 민주주의에 들어간다. 그렇게 일부분은 털고... 나도 간만에 orthodoxe한 접근을 한 번 해볼까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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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용 평전

낸책, 낼책 2018. 9. 23. 11:59

나도 나이를 먹는다. 언젠가는 지금처럼 뭔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놓치고 있는 것을 팍팍 잡아내는, 그러지 못하는 나이가 올 것이다.

나이 먹어서 '새로운 것'이 힘든 나이가 오면, 그냥 버티고 채우는 마음으로 평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학부 때는 경제사 전공을 하려고 했었다. 그리고 대학원 때에는 국제경제학을, 박사과정 때에는 사상사 분야에 있었다. 물론 그리고 실제로 경제사나 사상사를 계속 공부한 것은 아니다. 그래도 평전 쓸 기본 정도는...

그런 마음을 먹으면서 언젠가 꼭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리스트에 올라간 것이 이완용 평전이다. 그거 한 번 해보라고 추천한 사람이 가장 많기도 했고,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털어서 무능한 사람으로는 원균이 1번일 것 같고, 유능한 때 나쁜 사람으로는 이완용이 맨 앞일 것이다.

최근에 이완용 얘기 언제 나오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좀 생겼다. 와, 아직 이완용은 해보겠다는 마음만 있지, 들여다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해보겠다는 생각이, 아직도..

똑똑하다는 것이 뭔가,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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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생각...

낸책, 낼책 2018. 8. 21. 14:31

"이재영이 죽었다. 나는 공산당을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 이제 나는 아무에게도 지켜야 할 약속이 남지 않게 되었다. 그는 'MB시대'를 버텨내지 못했다. 50이라는 나이는 그런 나이다. 친구나 지인 한두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난 것, 그게 20대와 다른 점 아닐까? 내 친구들은 참 많이도 죽었다. 민주노동당에 재영이가 두 명 있었다. 정책을 맡았던 이재영, 조직을 맡았던 오재영. 나는 두 명의 재영이와 모두 친했다. 오재영은 나와 한 잔 하기로 약속을 잡은 주에 죽었다. 과로사였다. 서울시장 선거에 노회찬이 나온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노회찬의 후원회장을 맡았다. 오재영과 그 선거를 치르면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수의사 박상표는 광우병 싸움으로 유명한 인사다. 그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영향을 받아서 나는 고양이를 기르기 시작했다. 꽃처럼 아름다웠던 친구들이 50이라는 나이를 보지 못하고 죽었다. 우리끼리 모였을 때, 너무나 친했던 친구나 지인이 한두 명 죽는 건 술자리 화제 축에 끼지도 못한다. 그게 20대나 30대 시절의 우리와 50대가 되어버린 우리가 다른 점이다. 이제는 죽음에 조금 더 익숙하다. 그렇게 자신의 죽음도 준비해나가기 시작한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50대 에세이에 썼던 한 구절이다. 이 귀절에 나온 친구들이 결국 다 죽었다. 그렇지만 이걸 쓸 때 노회찬도 죽을 줄은 진짜 몰랐다. 틈틈이 기억 속으로 다시 돌아온다. 그 시간을 견뎌나가는 것은 남은 자의 몫이기도 할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노회찬과 미처 하지 못한 일들이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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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전에 대체적으로 하고 싶다고 노트에 끄적거렸던 일들을 대부분 했거나, 하게 되었다. 성공과는 별도로 말이다. 아직 그 중에서 손을 못 대고 있는 게 동화책이다. 나도 정신이 없었고, 상황도 그렇게 좋지 않고. 그 사이에 이제 두 아이들도 동화책을 읽을 나이에서 점점 더 멀어져간다. 어쩌지, 어쩌지, 그러는 사이에 그냥 시간만 흘러가는.

동화책과는 별도로, 애니메이션 같이 하면 좋겠다는 얘기가 왔다. 이제 더 미루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과, 이미 하는 일들이 꽉 짜여져서 더는 일정을 빼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동시에.

사는 게 그렇다. 좋아하는 일들이 꼭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는데, 그래도 재밌는 거 하면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빨리 지나간다. (시간 흐르는 게 정말 아쉬울 정도로...)

50이라는 나이가, 한 번만 더 미루면 다시는 이번 생에 그걸 해볼 수 없게 되는. 어쩌지, 어쩌지, 여전히 나는 고민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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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건물 2층 사무실에 한국 진보정당 초창기 시절의 멤버들이 모여 있었다. 그 시절 공식적인 상근자는 이재영과 지금은 20대 국회의원이 된 노회찬, 단 둘이었다. 내가 이사간 집은 마당이 있는 전셋집이었다. 나와 이재영 그리고 지금만큼 유명해지기 전의 노회찬, 이렇게 셋이 그 마당에서 삼겹살을 구워먹는 날이 있다. '불판'으로 약간 유명해진 노회찬이 그날은 고기 굽기를 담당했다. 그는 고기를 구울 줄 아는 남자였다. 그 두 사람이 아직 너무너무 아름답던, 찬란한 어느 하루의 오후였다. 햇살도 더없이 좋았다. 어쩌면 내 삶에서 그날이 가장 행복하고 화사한 날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내 생의 단 하루를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그날을 돌려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독자 한 분이 50대 에세이의 한 구절을 나에게 보내주었다. 겨울, 노회찬과 삼겹살 구워먹은 날을 내 인생의 가장 화사한 하루라고 썼었다. 이걸 쓴지 6개월도 지나지 않았는데, 노회찬과 다시는 마당에서 삼겹살 구워 먹는 일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이걸 쓸 때,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향한 생각이 아니라, 과거를 향한 생각.. 진짜로 난 그 날이 가장 내 삶의 행복한 순간이었다고 생각했다.

좋은 기억은 아니다. 가끔 나는 돗자리 깔라는 소리 들을 정도로, 좋은 일이나 나쁜 일이나, 흠칫하게 맞추는 경우가 있다. 오후에는 약속이 있어서 나가봐야 하는데, 자꾸 또 눈물이 나려고 한다. 내 에세이집 한 구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의 기억으로 노회찬을 남겨놓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정의로운 사람, 강인한 사람, 유능한 사람, 노회찬의 여러 얼굴이다. 나는 노회찬이 크게 웃고, 행복해하던 순간의 기억들을 가지고 있다. 우리끼리 모이면, 정치 얘기나 사회 얘기, 그런 얘기들은 하지 않았다. 애 낳아라, 빨리 낳아라, 안 낳으면 나처럼 된다, 그런 얘기들을 많이 했다. 이제 나는 아이 둘의 아빠다. 애 빨리 낳아야 한다고 달달 볶던 사람 중의 한 명이 노회찬이었다. 그 집에서 큰 애가 태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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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표를 보니까 9월에 강연이 하나 있고, 12월에 강연이 있다. 그리고 파주 쪽 도서관에 10월쯤 해준다고 약속 한 게 하나. 지난주, 이번주 강연 부탁 엄청 들어온다.

하루 정도 생각을 했는데, 올해 강연은 이걸로 마감할까 한다. 강연하고 나서 푹 자고, 이런 직업형 인간으로 살면 좋은데, 나는 그러지 못한다. 강연은 싫은데 참고하는 거라서, 강연하면 소주 두 병은 마셔야 그날 하루가 끝난다. 나는 남들 앞에 서는 것도 안 좋아하고,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더 안 좋아한다. 그 때마다 스트레스 만빵이라, 소주 두 병씩 처먹게 된다. 안 그러면 암 걸릴 것 같은 기분이다.

책 나오면 그냥 하는 강연 빼고는, 일단 올해는 이걸로 마감할까 한다. 건강도 좀 신경 써야 하는. 쉬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책 일정도 빡빡하다. 후년도 스케쥴 잡는 중이다. 잘못하면 후년도 것도 가을이면 다 잡힐 것 같다.

방송도 명분 있고,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면 연말까지는 일단 잠글 생각이다. 예전에 한참 돌아다닐 때에는 땜빵도 하고, 잠깐 떼워주는 것도 하고 그랬다. 이제는 그럴 형편이 안 된다. 연말까지는, 외부활동은 정말 최소로. 그래야 내 동료들 입에 밥이 들어간다.

강연은 봉사하는 마음으로 다녔는데, 이제 내 코가 석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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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나올 책 중 가장 중요한 책은 도서관 경제학이다. 오늘 이 책 담당할 에디터랑 점심 먹고 잠시 애기 나누었다.

박원순은 왜 그런데요? 겁나게 건면 재건축 하겠다는 박원순, 그냥 도서관이나 동네마다 좀 더 만들고, 그 돈 그냥 여기에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궁시렁 궁시렁. 힘 가진 사람이 죽어라고 자신의 소망을 달성하겠다고 하면, 누군가 목숨 걸기 전에는 막기 힘들다.

도서관 경제학은 돈을 좀 많이 들일 생각이다. 몇 년간 돈이 없어서 책과 관련된 여행도 최소한으로만. 도서관 경제학 서문은 필라델피아에 가서 쓸 생각이다. 나는 그렇게까지 필라델피아 갈 생각까지는 없는데, 아내는 돈 대 줄테니까 혼자라도 갔다 오라고 한다. 이런 직관은.. 나보다 아내가 뛰어나다. 결혼하고 아직 내 여행으로 외국에 혼자 간 적이 없다. 아내랑 가거나, 식구들 다 데리고 가거나. 혹은 업무차 출장. 아내가, 이번에는 혼자라도 갔다 오라고 한다.

도서관은 과연 뭐냐? 이 질문에 답 하기 위해서 노력할 생각이다. 도서관은 개떡 정도로 아는 넘들 앞에서, 이게 그런 게 아니다.. 목숨 걸고 만든 것이다, 그런 얘기들을.

도서관은 개 코구녕 같은 것으로 안 대표적인 인간이 명박과 순실 그리고 근혜 같은. 사서 교사가 뭘하러 필요하냐, 그 지랄들 했던.

도서관에 관해서만큼은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로 역대급이다. 그만큼 노력한 사람이 없다. 도서관과 우리 문화에 관한 노대통령의 노력과 기여에 대해서는 평가해주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도서관 하면 노무현, 그건 맞는 것 같다.

가을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도서관을 찾아 몇 번 여행을 할 생각이다. 일본에도 한 번 가고. 내년 봄쯤 될 것 같은데...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필라델피아에 가면서 본격 작업 시작. 도서관 얘기, 설래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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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쓰고 싶은데, 쓰지 못하는 책이 좀 있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농업경제학이다. 1쇄 턴다는 보장만 있어도 벌써 썼을 것 같은데, 자신 없다. 게다가 농업 여건과 제도가 변하는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다. 10년 전에 정부에서 만든 농정로드맵 10개년 계획을 가지고 엄청나게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결국 내가 이겼다. 그 시절에 정부와 벌인 논쟁들만 가지고도 책 한 권은 될 거다. 다른 건 몰라도, 농업에서 했던 논쟁들은 대부분 내가 이겼다. 그러나 지금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과거의 무용담, 이런 건 재미없다. 그리고 의미도 없다.

 

전체적으로 한 번 업데이트 한다고 하면, 어마무시한 분석 분량이다. 감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그 사이에 같이 뜻을 나누던 동료들도 다 뿔뿔이.

 

수의사 박상표는 자살. 농업의 아들, 송기호는 송파에서 탈락. 언제나 농업경제학 교수였던 윤석원 선생은 명박 정권과 함께 낙향. 그렇다고 나 혼자 농업 공부 모임 같은 것을 다시 만들어서 바닥부터 다시 시작하기에는 여력이 벅차다.

 

이런저런 이유로, 안 할 이유가 한 백 가지 정도 된다. 그런데도 이 주제를 붙잡고 있는 이유는? 내 양심이다. 나는 핸드폰 팔아 쌀 사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리하여

 

일단 잡아 놓은 형식은, 1이 된 아들에게 아빠가 보내는 편짓글 형식으로 하려고 한다. 물론 우리 큰 애는 아직 7살이라서 택도 없는 얘기이기는 한데.. 사실 상상력만 더 움직일 수 있으면 고1이 되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로 하고 싶다.

 

예전에 비슷한 시도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때는 13세 소녀가 모델이었다. 실제 모델도 있었는데, 그 사이 시간이 흘러서 대학교 2학년인가? 엄청 커버렸다.

 

주변에 자주 볼 수 있는 고1 소녀가 있으면 좋겠는데, 현재로서는 없다.

 

이렇게 편지 형식으로 쓰는 것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단점은, 자세한 얘기는 할 수가 없다는. 아무래도 고1의 난이도에 맞추다 보면 정책적으로 엄청나게 복잡한 얘기를 하기는 어렵다.

 

장점은, 얕다는 게 바로 장점이다. 농업경제학 읽은 사람이 그걸 들고 바로 농사지으러 가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상식선에서 그리고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선에서, 이 정도는 좀 알았으면 좋겠다, 그런 정도에서 마무리할 수 있다.

 

, 맛만 좋으면 되지.

 

이런 얘기 좀 하지 않을 정도.

 

그래서 일단 50~60개 정도의 주제를 정하고, 조금씩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써보려고 한다.

 

농업은 공단 그만두고 나와서 따로 공부를 했다. 생태경제학으로 박사 논문을 쓴 내 양심이었다. 아무래도 좀 더 한국 버전에서 공부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내가 꼭 돈 되는 일만 하고, 폼 나는 일만 하고 살지는 않았다.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도 내 양심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 것, 그게 나에게는 농업경제학이다.

 

지난 총선 때에도 농업 공약 총괄을 내가 했었다. 그 때 파트너로 일했던 사람이 이재수다. 쪼르르, 청와대로 가더니, 이번에 춘천 시장이 되었다. 그와 마지막으로 푸드 플랜에 대한 새로운 메커니즘 설계하던 게 불과 2년 전이었는데. 그렇다고 춘천 시장실에 가서, 같이 머리 맞대고 새로 메커니즘 검토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이제는 더 늦기 전에, 나도 내가 아는 농업경제학 마무리할 시점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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