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애는 초등학교 3학년이다. 엄청 심각한 얼굴로, 자기는 서울대 가고 싶다고 한다..

마음 복잡하다. 무얼 하든, 어디를 가든,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인데.

나는 별로 꿈이 없던 게, 아주 약간 하고 싶은 게 있었다면 파일럿이다. 공사를 가야 하는데, 눈이 택도 없어서, 시도도 못했다. 그럼 육사는? 모두가 육사 가라고 난리였는데, 전두환 시절이라, 그런 데는 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너무 컸고..

군인 되는 게 꿈이 아니라, 비행기를 조종하는 게 꿈이 었던..

그리고 나니까, 아무 데나 적당히, 딱히 하고 싶은 것도 없고, 되고 싶은 것도 없고. 평생을 그렇게 살았다.

큰 애를 기준으로 보면, 막내 동생 등 집안에 서울대가 너무 많다. 장모님은 이대.

시간이 지나면서 대학은 안 가도 되고, 뭘 선택하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꿈 꿨고, 그게 실현될 수 있는 나라를 위해서 열심히 살았다.

초등학교 3학년들끼리 모여서, 나는 무슨 대학교 가고 싶어, 이런 대화하면서 노는 거..

기분이 개운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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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관리는 늘 어렵다. 게다가 오후에 애들 봐야하는 상황이라, 다섯 시 전에는 무조건 집에 들어와야 한다.

난 자발적 고립형 스타일이 잘 맞는다. 아무도 안 보고, 아무도 안 만나고..

애들 보다 보면, 진짜 고독이 그립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처절한 외로움, 그런 거 좀 만나고 싶다. 그렇지만 사치다.

나는 혼자 가만히 있는 게 제일 생산성이 높고, 그때가 제일 좋다. 그런데 연신 전화통이 울려댄다.. 돌아삐리. 시관관리, 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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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거의 막판에 동네 병원에서 1차 접종했다. 2차 접종은 3달 후, 그냥 오면 된다고 하는 것 같다.

후다닥, 번갯불에 콩 구어 먹듯이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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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1학년인 둘째가 "오늘부터 혼자 자겠다"고 선언을 했다. 어린이 침대 두 개 놓고 같이 자고 있었다. 큰 애는 아직도 혼자 못 잔다.

큰 애는 혼자 자면 추워서 안 된다고 했는데, 둘째의 의지는 결연했다.

결국 따로따로 자기로 했다. 오늘이 큰 애와 둘째가 따로 자는 첫 날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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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쥬스 등 마실 게 똑 떨어졌다. 아침에 인터뷰라서 술 마시기도 좀 그렇다. 뭐할까, 비리비리.. 연유 왕창 넣고 물 넣고 얼음이랑 막 섞었다. 엄청 맛있다. 매운 인생 달달하게.. 이걸 몰랐네. (이 책 낼 때 연유넣고 얼음 넣으면 엄청 달달하게 행복해진다는 걸 몰랐다. 알았으면, 좀 다르게 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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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책 <공정한 경쟁> 읽었다.

일단 데이타 미스. 우리나라 공공부문은 oecd 평균 보다 많이 낮고, 일본보다도 낮다. 공무원 집단이 너무 크다고 생각하는 건, 일반적인 견해기는 하다. 권력으로 보면 그렇지만, 고용으로 보면 좀 다른..

20대 보수를 한국에서 만나는 것은 좀 생소한 일이지만, 미국은 물론 유럽에서도 흔한 일이다. 우리는 이걸 잘 받아들이지 못하는데, 당연한 일이다.

그리고 20대 극우도 만나게 될 것이다.

파리에서 했던 대학원 시절에는 스킨 헤드 친구도 있었다. 오토바이 타고 다니기는 했지만, 공부 엄청 잘 했다. 로그 함수에 대해서 기똥차게 설명을 해서, 많이 배웠다. 인종주의와 민족주의를 오가는 20대 엘리트 중에서 저항심에 머리 미는 친구들을 90년대에 종종 봤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유럽식 20대 극우도 나오게 될 것이다.

이준석 열풍은 더 커질 것 같다.

책을 읽고 나니 청년 정치 혹은 586에 대한 반발만이 이준석 현상을 만드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영리 병원에서 대학 자율성까지, 미국에서 공부한 사람들이 꼭 보수 아니더라도 진보들도 사석에서 종종 하는 얘기다. 한국의 폐쇄적인 관료 행태와 제도의 경직성, 정파와 상관 없이 다 하는 얘기다.

궁극적으로 이준석 현상은 '멀정한 보수' 1세대의 등장으로 볼 수 있다. 이승만은 물론이고, 박정희까지, 보수라고 하기에는 좀 하자 있던 시대라는 게, 이준석의 얘기다. 군바리들하고는 같이 놀기 싫다.. 이게 이준석의 정체성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박근혜하고도 기꺼이 결별을 한 거고.

하자 있는 보수 혹은 이상한 보수들의 나라에서, 이준석은 '멀쩡한 보수' 1세대 운동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책이 이상한 게 아니라, 인간이 이상한 것, 그게 오랫동안 한국 사회가 보수를 봤던 눈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 그런 얘기가 나왔을 것 같고.

전두환에게 돌 던질 수 있는 보수, 그게 이준석 현상의 밑에 깔려 있지 않나 싶다. 사석에서 '홍어' 얘기하는 좀 옛날 보수와는 결이 다른.

무능해 보이는 586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 + 멀쩡한 보수 현상에 대해서, 이 정도면 나도 이들과 함께..

이 두 개가 이준석 돌풍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예전에 한국의 보수는 '반북 보수'와 '경제 보수', 이 두 가지였는데, 이것과도 결이 다른 '멀쩡한 보수'가 등장한 것.. 요렇게 보인다.

외국의 보수와 좀 다른 것은 젠더에 대한 역사적 시각의 결여.. 요건 이준석의 특징이기도 하고, 이 시대의 특징이기도 한 것 같다. 그게 이준석이라는 범선이 바람을 타고 항해를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이기도 한데, 이게 결국 엘리트주의를 선호하는 이준석식 보수의 확장성의 한계 혹은 궁극의 한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정치인으로서의 유승민은 경제 정책도 좀 오락가락했고, 사드 논의와 함께 '강력한 국방', 여기저기 좀 왔다갔다 했었다.

그에 비하면 이준석은 좀 더 '단단한 보수 + 마일드 여혐' 정도인 것 같다. 여혐에 '마일드'라는 수식어를 달아주어야 하는 것은, 그냥 무지막지하게 여성들 때문에 너무 힘들다, 그런 선까지 확 가지는 않는다.

mbc에서 한 tv 토론 일부 봤다. '멀쩡한 보수'라는 이미지가 아주 강했고, 그 옆에 선 사람들이 뭔가 하자 있는 인간들이라는 이미지를 주게 되었다.

이준석 현상, 생각보다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 것 같다. 그 인간의 매력 때문에 표를 주어도 창피하지 않은 보수, 한국에서는 어쩌면 처음이지 않나 싶다.

mb는 창피하지만 "일은 잘 하잖아", 이런 수식어가 필요했다. 박근혜에게 찍는 게 얼핏 손이 안 가지만, "선거의 여왕"이래잖아, 요렇게 수식했다. 둘 다 물건은 하자 있지만, 대안은 없어, 요런 시대였다.

이준석의 견해에 이상하다고 생각하거나 앞뒤가 안 맞는 것들이 좀 있기는 하다. 대담집이니, 일단 넘어가는 것도 있지만, 그건 표준적인 보수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표준 코드 같은 것에 가깝다.

해고를 쉽게 해, 그러면 "유 어 파이어드", 트럼프 산업을 만나게 될 것이다.. 표현만 좀 다르지, 한국 보수들은 다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게 보수를 표방한 이준석의 흠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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