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대응에 관해서 토론회를 하자고 연락이 왔다.

"코로나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뭔 놈의 이후예요."

"그러니까, 그 얘기를 해주면 된다고."

낚였다 ㅠㅠ. 워낙 신세 많이졌던 선배라, 모른 척 하기도 그렇고.

코로나 1국면은 확실히 지났다. 코로나 무서워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특히 공직자 중에서는. 대놓고 코로나로 무슨 이득을 볼 건지, 그런 논의가 한가득이다.

일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검사를 덜 한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아무리 아베가 이상하다고 하더라도 왕창 은폐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하여간 일본은 이것저것 다시 열었고, 도쿄 확진자도 좀 증가하는 중이고. 그렇다라도 아직 20명 미만이라 대폭발, 그런 건 아직 아니고.

격리가 건국신화인 한국은 확실히 자가격리에 강한 것 같고, 일본은 개인위생이 강한 것 같다.

미국은.. 아무 것도 못 한다.

지금도 코로나는 2주만 확실히 막으면 세울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될듯 말듯, 이렇게 내년 말까지 가늘고 긹게, 때로는 아주 굵게 가지 않겠나 싶다.

도대체 누가 학교 열었어? 결국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이게 전세계적으로 '못난이 게임'처럼 되었다. 다 자기의 못난 모습들이 코로나 앞에서 먼저 튀어나온다. 그래서 누가누가 못 났나, 이런 컨테스트 양상인데. 덜 못난 놈이 다 먹어가는, 그런 양상이다.

지난 달에 예측을 하면서, 12월까지 백악관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나, 청와대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나, 그런 극한값을 설정한 적이 있다.

6월, 백악관은 아직 그 자리에 있는데, 그 사이에 집회 때문에 트럼프 일가는 벌써 지하 벙커에 한 번 들어갔다 나왔다는..

12월까지, 아직 시간이 멀다.

전세계적인 못난이 게임 진행 중..

한국은 홍남기가 못난 척, 1등 하나 싶었는데, 박능후가 확실하게 못난 걸로는 홍남기 보다 여러 급 위인 걸 보여주었다..

참, 인간 못 났다.. 그 와중에 연구소 하나 챙기는 게 대체 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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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파면", 요렇게 글을 쓰고 싶은데.. 그렇게 따지면, 지금 장관 중에서 살아남을 넘이 몇 넘이나 있나 싶다.

이놈도 문제고, 저놈도 문제고, 어랍쇼, 이런 양아치가 다?

정부는 민주 정부라는데, 장관들은 몇 명 빼면 정말 양아치 집합소다. 어디서 그런 이상한 사람들 찾아오라고 해도 찾기 어려운, 역대급 양아치들이 줄줄줄..

굼뱅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

하긴, 배워야 한다, 그런 건 좀. 평소에 조신하게 인사나 잘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가 몸 값 제일 비쌀 때 잽싸게 줄 서는. 전광석화와 같다..

그런 거 잘 하는 사람들 전성시대다. 누가 일본식 처세술이 한 물 갔다고 했냐? 딱 일본 종합상사에서 승진하기 위해 60~70년대에 나오던 그 처세술 책이 딱 들어맞는 게 2020년 대한민국이다.

좀 지난 얘기인데.. 모 아저씨가 자기는 장관 안 한다고 멋지게 말싸말 하셔서, 모자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름 지조는 있네, 했드랬다.

마침 그날 상갓집에 갈 일이 생겼는데..

핸드폰 잘 챙겨가서 산봉우리 정상에서 전화 딱 받으셔서, 뽀롱나셨더라는.

도그마의 시대는 가라, 시대정신 같은 어려운 얘기하는 시대는 끝났다, 계몽의 시대도 끝났다..

다 좋은데, 그러다 보니 소소하게 처세 잘 하는 양아치들 전성시대가.

근혜 때는 잡놈들이 살판 났었는데, 요즘은 양아치들이 살판 났다.

박능후만 양아치겠냐.. 거기도 하급이다. 더 상급 양아치들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아무 일도 안 벌어져서, 놀면서 뒤에서 친구들 자리 나눠주고 있어도 티도 안 난다. 청와대에 국민청원 같은 거 올라갈 일 없다.

양아치에도 다 급이 있는 걸 요즘 알았다.

박능후는 하급 양아치다. 파면도 사치다. 더 상급 양아치들은 드러나지가 않는다. 햐,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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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악이 사라지고 나니까 쪼만한 놈들이 내끄야, 내끄야, 소왕국들이 공화국 여기저기 생겨난다. 명박이 때는 블랙리스트나 열심히 만들고 꼼짝도 못 하던 것들이, 지꺼 챙긴다고 아주 난리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rent seeking이라고 부른다.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적으로 분류한다. 보수들도 이딴 짓은 싫어한다.

http://m.hani.co.kr/arti/politics/assembly/948072.html?fbclid=IwAR39ktz0uMxKEbeHA0LK8XFXpmIfQry8Aoo3w2v_oBb1svnaADgBXcSTQqs#cb

 

문 대통령 “질본 연구기관, 복지부 이관 전면 재검토”

연구기능 빠진 질본 ‘무늬만 승격’ 논란에 직접 지시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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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은 이제 본문 2장, 4명의 주인공들에게 보내는 마무리 편지 4통, 그렇게 여섯 개의 글이 남았다. 기계적으로 딱 육 일 일치, 일주일 작업 분량이다. 물론 초고 기준이다.

농업 경제학 나가기 전에 두 권이 먼저 나가니까 순서상으로는 이게 40권째가 된다. 진짜 미친 넘처럼 책만 쓰고 산 인생 같기도 하다. 물론 틈틈이 술 처먹고 진창 놀면서 살았다.

장관급 자리는 아직 아니고, 차관급 자리는 제안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애 보고, 책 쓰고, 그렇게 살겠다고 차관 안 한 사람이 한국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도 어지간히 사람 말 안 듣고 사는 것 같다.

사외이사 몇 번 얘기가 있었는데, 했어, 벌써 했어.. 나이 먹고 나니까, 그것도 귀찮다. 책임지는 거, 일절 귀찮다.

책을 쓰는 것, 얘기들은 많은데..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 의미가 있는 것만으로는 책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나에게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쓰자고 해서 쓴 책은 직장 민주주의 책 딱 한 권이다. 나머지는 내가 재밌거나, 내 삶에 의미가 있어서 쓴 책이다.

책에 관한 얘기들 중에서 다루지 않는 얘기가, 동기에 관한 문제다. 기술과 기법, 이딴 건 사실 책에서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건 표준작법 보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동기가 책을 뚫고 나갈 정도로 강력하지 않으면, 책 마무리가 어렵다. 물론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동기 따위 필요 없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물경, 2020년 한국에서 책이라는 것 특히 사회과학 책이라는 것, 돈이 동기가 되기에는 너무 먼 곳에 있다.

도나도나, 안드로메다로..

세 끼 밥이나 먹고 사는 것도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은.

농업 경제학 같은 걸 지금 누가 하겠나. 하던 사람들도 전공 조금씩 바꾸면서 철수하고, 나한테도 그렇게 하라고 하던데.

DJ가 벽 앞에 서서 울기라도 하라고 했다.

농업 경제학 같은 게, 딱 벽 앞에 서서 우는 것 같은 마음으로 쓰는 책이다. 돈은 충분치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동기 만큼은 책 표지를 뚫고나갈 정도로 강력하다.

책에도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시나리오의 표준 작법서 중의 대표적으로 성공한 '세이브 더 캣' 이상의 테크닉이 필요하지는 않다.

영어 찍찍 남발하는 거 피할 것, 쓸데 없이 약자 쓰지 말 것, 이그저 남발하지 말고 가능하면 명사 그대로 받을 것.

제일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둘째, 셋째, 넘버링 하는 지랄. 첫째 하는 순간 절반 정도의 독자는 이미 책 집어던졌고, 셋째 하는 순간 나머지 절반의 독자가 이미 중고책 사이트에 책을 올려놓았을 것이다.

뭐, 그 정도만 알면 책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러나 동기는 다르다. 자기 인생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 이게 없으면 마무리하기 힘들다. 중간에 집어 던지게 된다, 때려쳐!

한 권의 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중요한 게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사람들이 이 두 번째 요소를 간과해서 써놓고 출간을 못 하거나, 출간하고도 다시는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책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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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에는 절마다 짧게 클래식 음악에 관한 얘기를 넣는 중이다. 마지막 장에는 3개의 국악을 넣을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지영희의 해금 산조를 넣었다. 짧지만 내 인생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음악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지영희를 평생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의 이민도 사랑한 사람이다.

'격조'라는 제목으로 지영희 평전을 쓸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박근혜 시절, 누군가를 추천하면 딱 지영희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젠장. 아직 당대표도 되기 전, 문재인이 도와달라고 해서, 진짜 황당한 일도 어마무시하게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지영희 평전을 쓰지 못했다. 인생이라는 게,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다. 당대표 문재인 돕다가 지영희 평전을 못 쓰게 되었다고, 진짜 삶이란 비겁한 변명 투성이다.

지영희, 성금연 부부는 내가 아는 한국의 부부 중 가장 멋진 부부다.

나이 먹으면 국악방송에서 국악 소개하면서 노년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 적이 있었다. 요즘은 음악 잘 몰라서, 택도 없는.

농업경제학에 정말 뼈골을 갈아넣는다. 지영희 해금 산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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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 경제학 초고 거의 마무리 단계다. 당인리 나오고, 헤매고, 이래저래 농업 경제학 작업이 늦어졌다.

며칠 전부터 클라이막스 지점에서 슬슬 꺾기 들어가는데, 어제, 오늘, 감정적으로 제일 어려운 부분을 꺽고 들어가는 부분이다.

농가 마을의 전기 문제, 사회적 경제와 농업 그리고 농업 교육의 강화, 요렇게 한 절씩이 사실상 결론 부분이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헤어지는 마지막 편지 한 통씩 쓰는 편지에 음식과 요리 그리고 윤리적 소비 같은 것을 꾸겨 넣으면서 끝낼 생각이다.

오늘 쓴 것까지 하면 절 세 개와 편지 네 통, 이렇게 하면 일단 농업 경제학 초고는 끝난다. 다음 주에는 끝낼 예정이다.

이런 건 좀 등신 같은 짓인데, 어제 쓴 거는 말캉말캉하게 잘 된 것 같고.. 오늘 쓴 거는, 내 실력보다 훨씬 잘 나왔다. 내 삶의 간절함이 글에 묻어난..

역시 나는 팬시하고 팬시하고 매력적인 것 보다는 구질구질하고 끈쩍끈적, 이런 게 더 잘 어울린다.

궁상은 나의 힘!

돈 되는 거 찾아서 살면, 이 코로나 국면에 농업 경제학을 내가 쓰고 있겠나 싶다. 그렇지만 길게 보면, 이게 한국 자본주의가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에 해당하는 것들을 펑크나지 않게, 망하더라도 조금이라도 늦게.

그래봐야 코로나 국면에서 농업 경제학 읽을 사람은 거의 없고, 그리하야 조금이라도 안전하게 내년 이후로 출간 일정을 밀어야 한다는 데에 나도 동의.

그렇다라도 나도 최선을 다 해서 내 뼈골을 농업 경제학에 갈아넣는 중이다. 초고 마치고도 길고 긴 작업이 기다리고 있다.

얼마 전부터 내 책의 원칙은..

그걸 쓰면서 즐겁거나 전율을 느꼈던 부분만 결국 남고, 기능적으로 전달을 하기 위해서 꾸역꾸역 쓴 부분은 나중에 다 날리는. 많이 쓰고, 조금 남기는 방식으로 책 작업을 한다.

마지막 순간까지 계속 구조와 내용의 전달에 대해서 고민한다.

그래서 감정만 남기고 압축하는 방식으로..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되었는데, 요즘 책의 위기다. 어지간히 해서는 쓰나마나한 상황이 되어버린.

그래서 진짜 뼈골을 갉아넣는다. 니가 죽나, 내가 죽나..

농업 경제학은 더 하다. 이걸 누가 보겠나, 그 넘을 수 없는 감정과의 1년 가까운 싸움 중이다.

오늘 처음으로, 이건 누구나 볼 수 있는 책이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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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개혁방안에 관한 글을 썼다. 오마이뉴스에 쓰는 글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마는.. 생각 보다는 많이 보는 것 같다. 그리고 높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이 보는 듯 싶다.

정부 근처에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청와대에는 찍혀도되는데, 지재부에는 찍히면 큰 일 난다는 말이. 청와대는 비서관들이 계속 바뀌고, 바뀌면 이전 일은 그만인데. 기재부는 집단이라, 잊어버리는 일은 없다고.

예전에는 예산 같은 일들을 총리실 산하의 기획예산처에서 했다. 명박 이후 지금은 기재부가 그 일을 다 한다. 그러니까 평소에 몸조심 하는 수밖에 없다. 공무원의 보복은 공공부문 내에서는 처절하다.

많은 분야가 그렇지만, 환경 분야에서도 유독 정부에 한 자리 잘 하는 그룹들이 있다. 얼마 전에 농담하고 놀다가 applied greens라는 표현을 썼다. 응용 녹색.. 사람들이 웃다가 뒤집어졌다. apply에는 응용이라는 의미도 있고, 채용이라는 의미도 있고.

참여연대를 초기에는 관심연대라고 부른 적이 있었다. 온갖 사회 돌아가는 일에 다 성명서를 내서. 21세기 들어와서는 고발연대라는 말도 있었다. 고발을 워낙 많이 해서..

여기도 applied 참여라는 말 생길 지경이다. 뭐, 참여연대만 그렇겠냐. 응용능력으로 치면 복지 분야도 만만치 않고. 학교급식운동이 전면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복지 전문가로 응용 능력을 혁혁하게 보여준.

많은 사람들이 apply, 응용능력을 보여주면서, 기재부의 힘이 더 세졌다. mb 때 블랙 리스트 보다 사실 더 강력할지도 모른다. 참여와 응용이 너무 보편화되어서..

시민단체나 운동하던 사람들이 정부에 참여하는 거, 나도 권장한다. 누군가 물어보면 특별한 경우 아니면 다 가라고 한다. 나서서 빈 자리를 좀 찾아주거나, 추천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한 자리 가는 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맹활약하던 인사들이 정부 안에 들어가면 입을 꼭 다무는 거.. 요건 좀 그렇다.

이상한 일 있을 때, 니가 좀 한 마디 좀 해라, 그러면 "형이 세상 물정을 몰라", 염병, 나를 완전 한물 간 늙탱이 취급한다. 한물 간 건 맞는데, 아직 늙탱이까지는 아닌데, 이것들이..

기재부가 무서워서 그렇다. 공기업이나 정부기관에 대해서 기재부가 가지고 있는 기관 평가 권한이 정말 힘이 세기는 하다.

대충 차관급 비슷한 거 한 번 하고 나면 대개의 사람들은 선민 의식 쩌는 인간으로 재탄생한다. '클라스'가 변한다. 뭐, 내가 제일 좋아하던 클라스는 이태원 클라스였는데.. 이태원 클럽으로 맛 간 다음에는 역시 뭐니뭐니해도 정부미가 최고야, 이런 분위기다.

기재부 장관은 경제 부총리다. 여기다 대고 한 마디 하면 문재인 정부에서 살아가기 어려워진다..

이게 현실이라는 걸 인정하는 게, 참.. 인정은 하는데, 지랄 맞기는 엄청 지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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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는 어제 3쇄 들어갔다고 합니다.

오 예!

재쇄 찍고 국 끓여먹는 줄 알고 잔뜩 쫄았는데.. 며칠 사이에 천 부 이상 나간.

다 여러분들이 도와주신 은덕인 줄 알고, 틈 나는 대로 정화수 물 떠넣고 고맙다는 절이라도 올리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코로나 국면에서 다들 힘든데, 책이 특히 더 어렵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아동 도서 매출이 많이 늘어서 별 차이가 안 보이지만, 신간 특히 새로 데뷔하는 저자들이 많이 어려워합니다.

좋은 저자가 등장하지 않으면, 책이 볼 게 없다고 독자들이 더욱 외면하게 됩니다. 빈곤의 악순환입니다.

저는 첫 책 낼 때부터 과도하게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사회과학에 처음 등장한 전업 작가라는 과도한 칭송도 시작하자마자 받았구요.

궁상도 떨만큼 떨었지만, 지금 새로 시작하려는 저자들은 저 보다 훨씬 어려운 조건에게, 어떻게 서점 매대에라도 한 번 서보면 여한이 없겠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쨌든 저도 힘 닿는데로 더 많은 저자와 작가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기 위해서 노력하겠습니다.

파리에 6년 반을 살았습니다. 놀랐던 게, 파리 시민들이 생각보다 책을 많이 읽습니다. 문제작이 나왔다고 하면 연금 받는 할머니들이 카페에 앉아서 새 책 읽는 것을 삶의 큰 즐거움이자 긍지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걸 보면서..

우리도 이런 시대가 오면 좋겠다는 소망 같은 것을 가졌던 적이 있었습니다.

선진국은 그런 나라라고 생각하고 국민소득 만 달러 시대를 꿈에 부풀어 살아왔는데.. 막상 3만 달러가 되고 보니까, 우리는 좀 그와는 다른 미래에 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주변에 좋은 책을 쓰라고 하는 사람은 아주 적고, 지금이라도 높은 자리나 실속 있는 한직에 가라는 삶의 지혜를 알려주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고마운 말들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당인리 3쇄를 맞아..

저도 일쇄라도 털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데뷔 시절의 기억으로 다시 돌아가 봅니다.

얼마 전 환경재단의 도움으로 넓은 방에 아주 뜨문뜨문 앉아서 독자들과 티타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조금 전에 아주 큰 대기업에서 직원 행사에 특강 해달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뭐, 돈 아주 많이 준다고 하더군요.

당인리 3쇄 찍었다는 출판사 전화 받고, 특강에 가기 어렵다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저는 작고 의미 있는 독자모임에 가기를 즐겨하고, 크고 폼 나고 - 돈도 많이 주는 - 자리에 가기를 즐겨하는 사람으로 제 여생을 살고 싶지는 않습니다.

독자들의 '한푼두푼'으로 빠듯하지만 의미 있는 삶을 명랑하게 꾸려가고 싶은 게 제 소망이지, 스타 저자로 폼 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삶이 제 소망은 아닙니다.

시간 나는 대로 한국의 어렵고 힘들고, 조명받기 어려운 삶들을 찾아서 구조를 드러내고, 개선을 시도하는 그런 경제학자로 남은 삶을 살고 싶습니다.

힘 있는 자리에서 크고 강력한 대책으로, 그런 것도 많이 해봤습니다. 그렇지만 세상은 그렇게 좋아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작게 그러나 의미있게 의견을 나누고, 그런 한걸음 한걸음이 모여서 세상이 한 걸음이라도 나아가게 된다는 게 제가 배운 한국의 가장 희망스러운 모습입니다.

이번 기회를 빌어, 다시 한 번 거듭 감사드립니다.

한국에서 가장 춥고, 가장 어두운 자리, 그곳에 만년필과 노트 하나 들고 돌아다니는 50대 아저씨의 모습, 그게 제가 꿈에도 그리는 저의 모습입니다.

(그 만년필이 꼭 스타워즈 만년필일 필요는 없지만, 저는 여전히 사고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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