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영화 이야기 2024. 11. 3. 09:13

 

더스틴 호프만 나오는 <졸업>을 앞뒤로 다 본 건 처음이다. tv에서 해줄 때 앞에 좀 보다가, 마지막 보다가.. 사실 스토리를 잘 몰랐다. 그냥 평생 노래만 들었다. 50 중반에 처음으로 앞뒤 다봤다. 우와. 이게 이렇게 재밌는 얘기인 줄 몰랐다. 그냥 개막장 청춘이 연애하는 얘기 정도로만 알았다. 버스 타는 장면까지, 진짜 손에 땀이 났다. 겁나 재밌는 걸! 스토리만 가지고 얘기하면 개막장 스토리인데, 많은 고전은 사실 개막장에서 휴머니즘을 끌어낸 얘기들이다. 영화 다 보고 나니까, 나도 지금부터라도 새롭게 살 수 있다는 생각이 파박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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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대해서, 나도 몇 가지 예상들을 한다.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내 일정을 잡기 위한 실용적인 이유다. 지난 달부터 윤석열은 6개월 버티기가 어렵다고 보기 시작했다. 보통은 지방 선거를 중심으로 일정을 보는데, 그 전에 대선이 먼저 있을 수도 있다. 대선 가까워지면 책은 별로 안 보니까 가급적 그 시간은 좀 피하고 싶다. 내년 상반기에 준비하려고 하는 책 중에 젠더 경제학이 있다. 최근 전세계 주요 선거에서 젠더가 이슈가 되고 있기 때문에, 별로 관심 없이 보던 미국 대선을 이번에는 좀 자세하게 보는 중이다. 야.. 이건 정말 예측이 어렵다. 트럼프 우세라는 게 일반적인 예측인데, 꼭 그렇게 갈 것인지도 모르겠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젠더 투표 양상을 점점 더 많이 보인다. 남성은 트럼프, 여성은 해리스.. 나도 잘 몰랐었는데, 미국의 투표율은 여성 쪽이 조금 더 높다는 것 같다. 우와. 더럽게 어렵다. 생각보다 외국 선거는 연령별, 성별 데이타를 찾기가 어렵다. 하여간 이건 진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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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도서관에서 가장 핫한 이슈 중의 하나는 민간 위탁 문제다. 경기도에서 대표 도서관을 만들면서 운영을 외부에 맡기기로 하면서 진짜 불같은 논쟁이 생겼다. 도민들 서명 운동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적 논쟁이 생겨났다. 과연 도서관이란 무엇인가, 그런 논의들이 많았다. 

결국 도의회에서 나섰고, 토론회가 생겨났다. 토론회가 이렇게 힘이 센 건 줄 미처 몰랐는데.. 토론회 직전에 민간 위탁을 안 하기로 결정이 났나보다. 결국 토론회 제목에서 민간위탁이 빠지고 '운영방안'이라는 말이 들어갔다. 토론회 시작하기 전에 이미 토론회의 효과를 보게 된. 

어쨌든 광역 대표도서관이란 게 있는지 없는지, 그런 사람들이 대부분일텐데. 참 많은 토론회에서 발제를 했었다. 그래도 이런 토론회는 처음 본다. 역사적일 것까지는 아닌데, 기념비적이기는 할 것 같다. 

게다가 이 토론회 전과정을 직접 볼 수도 있다. (발제 초반 2~3분을 보시면 토론회 이전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토론회 제목이 왜 바뀌었는지 간단한 설명이 있다.)

 

https://www.youtube.com/live/SBI31VHHx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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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 초고 끝내고 도서관 얘기는 잠시 잊고, 다른 일들을 좀 처리했다. 

유튜브는 거의 안 보는데, 우연히 마츠다의 오사카 유튜브들을 보게 되었다. 느무느무 재밌다. 저게 딱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에 가도 어린이들과 같이 가기 때문에, 저렇게 이자까야에서 이것저것 집어먹는 건 해보기가 어렵다. 그냥 백화점 가서 꼬치구이 이것저것 사다가 숙소에서 잠시. 올 겨울에도 동경 갈 계획이 있기는 한데, 역시 이자카야 가는 건 어려울 것 같다. 그래도 그냥 판타지의 영역이다. 

오늘부터 다시 도서관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래저래 추가했으면 좋겠다는 게 몇 가지 있었다. 여러 얘기들을 축으로 정리해보니까, 두 가지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 것 같다. 도서관의 도서구입비 문제.. 그리고 공공도서관의 외주화 문제.

두 가지 다 매우 어렵다. 일단 생각보다 데이타가 별로 없다. 도서관 통계의 원자료들 보다가 기겁을 했다. 숫자가 너무 이상해서 엑셀 자료로 다시 받았는데, 마찬가지.. 돈 단위가 표기가 안 되어 있는데, 도서관마다 돈 단위가 다르다. 우와. 도저히 못 보겠는데? 급히 전화해서 물어보니까, 어떤 건 천 원 단위고, 어떤 건 원 단위가. 동그라미가 세 개가 다르다. 그야말로 마음으로 봐야 하는. 관련 논문도 찾아봤는데, 10년 전 논문이 하나가 있다. 거기서는 공식 통계를 보지 않고, 그냥 도서관에 공문 보내서 자료를 받았다. 안정적인 수치라서 좋기는 한데, 너무 옛날 통계라서 지금은 쓰기 어렵다. 

우리나라 통계만 이러면 막 뭐라고 그럴텐데, 미국이나 일본도 도서관 관련되어서는 그렇게 통계가 잘 정리되어 있지는 않다. 죽어라고 찾으면 찾을 수는 있을텐데, 일 년 걸릴 일이다. oecd를 통해서 잘 정리된 수치들 보고, 좀 아니다 싶으면 un 통계 찾고, 그렇게 분석하다가 도서관 통계를 보니까.. 돌아비리. 

도서관 외주 문제는 복잡해서 좀 피해가고 싶었는데, 워낙 이게 핫한 얘기라서, 결국은 해야할 것 같다. 현안이라서, 피해가기가 어렵다. 공공 도서관의 공공에 대한 정의가 다른 분야와는 달라서, 논리 세우기가 아주 어렵다. 도서관이 산업이 아니라서 산업 분야에서 흔히 쓰는 논리와도 좀 다르다. 전기를 비롯해서, 많이 다루었던 문제이기는 한데, 도서관이 묘하게 조금 다르다. 

어쨌든 절 두 개를 추가하기로 했다. 일정이 좀 늦어지지만, 그거야 어쩔 수 없고. 

그 와중에 저출생 책 정말 마지막 검토를 끝냈다. 조만간 표지 디자인 나온다고 한다. 몇 년 동안 이래저래 인생이 개판이었다. 그동안 늘어진 것들 처리하는 시간이 한동안 길게 이어질 것 같다. 그리고 나면 나에게도 환갑이라는 나이가 올 것이다. 그 뒤에는 뭐할지 아직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하루하루 버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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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세에 대하여..

낸글 2024. 10. 27.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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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일정은?

잠시 생각을 2024. 10. 26. 20:56

얼마 전에 윤석열이 6개월 버티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다른 건 아니고, 지방선거 관련된 움직임을 보면서 그렇게 느꼈던 것이다. 이미 지방선거 관련된 움직임이 보통은 아니다. 내년 6월이면 지방 선거 딱 1년 전이다. 아마도 4월 정도면 지역별로 한참 경선과 관련된 움직임들이 격렬해지고, 분위기도 달궈질 것이다. 아마 올 겨울에서 봄 사이, 지방선거와 관련된 움직일 사람들은 이미 등장했을 시기다. 

지금 대통령 지지율이면 선거 치룰 수가 없다. 모르긴 몰라도, 그 사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관건은 의원 수 200명일 것이다. 200명이 넘어가면 탄핵을 해도 되고, 조국이 얘기했던 것처럼 그냥 국민투표로 가서 개헌해도 된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나도 모른다. 하여간 여덟 표가 윤석열의 마지막 안전판인데, 별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이것저것 나도 내년 일정을 좀 잡아야 하는데,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가 없으니.. 일단 6개월 버티기 힘들다는 걸 전체로 일정을 잡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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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 도서관에서 원고를 부탁받았다. 어린 시절 읽었던 책 한 권을 소개해달라는 건데..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사실 <독짓는 늙은이>다. 이게 내 돈 주고 산 첫 번째 책이라서 그렇다. 그 이후로 고등학교 때까지 소설만 읽었다. 그래도 6학년 그것도 거의 끝나갈 때 읽은 거라,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기는 좀 그렇다. 

하고 싶은대로 하면 <드라큘라>가 딱이다. 클로버 문고로 봤는데, 이건 진짜로 평생 영향을 미쳤다. 흡혈귀 영화는 어지간한 건 다 봤다. 별 시덥지 않은 b급 영화도 흡혈귀가 소재면 기회 되는 대로 봤다. 

또 다른 하나는 <스타워즈>인데, 이건 판권 문제인지, 국내에서는 더 이상 나오지는 않는 것 같다. 아쉽. 이것도 진짜 엄청 영향을 많이 받았다. 

어린이들이 볼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어린이들을 독자로 하는 글은 어렵다. 이래저래 이번에도 찰스 디킨즈의 <크리스마스 캐롤>을 고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책도 어렵다. 

쓰는 건 어렵지 않지만, 책을 고르는 게 어렵다. 오늘은 써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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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일도 별로 없는데, 하루가 왜 이렇게 후딱후딱 가는지 모르겠다. 신문에 글을 하나 썼는데, 결국 뭘 쓸지만 며칠을 고민을 했다. 한참 돌아다니던 시절에는 늘 다루어야 하는 주제가 넘쳤는데, 요즘은 하는 일이 없으니까.. 주변에 얘기가 넘치지는 않는다.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그럼 깊이가 더 생겼는가? 그러면야 얼마나 좋겠냐만은.. 사는 건 그냥 지지리 궁상일 뿐이다. 속도가 늦어졌고, 하는 일이 줄었다고 해서 저절로 깊이가 생기지는 않는다. 천천히 한다고 깊이가 생기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그딴 건 없다. 

그럼 포용력은 늘었는가? 그럴 리가. 그래도 화는 좀 덜 내게 된 것 같다. 원래도 화를 많이 내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제는 거의 화를 내는 일이 없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화 내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에너지 소모가 많다. 화를 낼 정도로, 누군가의 흉을 볼 정도로, 그렇게 에너지가 넘치지는 않는다. 포용력이 늘어난 게 아니라, 귀찮아서 화를 안 낸다고 하는 게 솔직한 상황일 것이다. 

아마 회사에서 지금처럼 일을 대충대충 했으면, 바로 쫓겨났을 것 같다. 솔직하게는 그렇다. 

그래도 일 년에 책 세 권을 쓰는 게 보통 일은 아니다, 이렇게 나는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렇지만 내가 나를 속일 수는 없다. 사실 하는 일이 별로 없기는 하다. 그렇다고 대오각성을 해서, 우리 집 어린이들에게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자”, 그럴 수도 없는 일이다. 그냥 주어진 시간을 조금 더 즐기는 수밖에. 

오늘은 아내가 지방 출장 중이다. 저녁 때 어린이들 밥 먹이는 게 가장 큰 일인데, 이것저것 정신이 없어서.. 그냥 동네 작은 식당에 가서 백반 먹었다. 매운 반찬이 너무 많아서, 내 몫으로 나온 고등어까지 둘째 줬다. 큰 애는 감기 기운이 있다. 보일러를 틀었는데, 그래도 춥다고 내가 밖에 나갈 때 입는 조끼 잠바까지 껴 입고 잔다. 둘째는 덥다고 웃통을 벗었다. 하이고.. 돌아비리. 

이번 주에는 노벨경제학상 탄 책을 읽기로 했다. 도서관 책 끝나면, 다음 책 시작하기 전에 김탁환의 <불멸의 이순신>을 읽을 생각이다. 김탁환 소설은 뜨문뜨문 읽어서, 읽은 것도 있고, 안 읽은 것도 있다. <불멸의 이순신>은 드라마만 봤지, 책은 못 읽었다. 뭔가 했다, 그런 느낌을 받기 위해서는 역시 긴 걸 한 번 해야. 어렵고 곤란한 걸 한 번 해야 그래도 소소한 성취감이라도 생기는데, 역시 그럴 때에는 장편 소설만한 게 없다. 

어영부영, 대충대충,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던 스타일로 사는 중이다. 되면 하고, 안 되면 말고.익숙하지 않은 방식인데, 이것도 몇 년 하니까, 이제 조금씩은 익숙해져 간다. 왜 이렇게 별 거 하지도 않았는데, 하루가 가지? 여기에는 아직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하루가 지났으면 뭐라도 했어야 하는데, 어린이들 보다 보면, 또 그냥 하루가 훌렁훌렁 간다. 여전히 이렇게 대충 사는 삶이 잘 적응이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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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은 이제 차분하게 인터뷰 작업을 좀 더 하고, 미친한 부분을 채워넣는 단계로 넘어갔다. 원고에 대한 의견도 좀 더 받아보면서, 아쉬운 부분들을 보강하려고 한다. 시간이 좀 더 걸려도, 이 얘기를 또 다를 기회는 없을 것 같아, 좀 더.

이제 슬슬 연초에 해놓고, 일단은 미루어두었던 죽음 에세이를 손 보는 작업으로 넘어갈 시간이다. 그렇다고 직접 원고 작업은 도서관 책 끝내야 할 건데, 제목을 잡거나, 전체적인 톤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할 시간이다. 

죽음 에세이에 핵심에 해당하는 내용들은 저출생 책 고치면서, 거기로 퍼갔다. 일단 그게 급해서, 먼저 갔다 쓰기는 했는데.. 나중에 다시 채우면서 재구성을 할 생각이었다. 어차피 한 번 하기는 해야 하는 일이라서, 이번 가을에는 그 일을 할 시간이다. 

이거 쓸 때만 해도 내가 아주 편안한 시간이었다. ‘인생에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정말 살면서 그런 일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행복했다. 사실 그렇게 맘 편하지 않으면 죽음에 대한 얘기를 다루기가 어렵다. 그때도 꽤 마음도 힘들고, 감정 소모도 많은 작업이기는 하지만, 내가 워낙 편해서 그 정도는 끄덕없이 버텼다. 별 거 아닌 얘기라도, 죽음과 관련된 글은 마음이 편치가 않다. 버티면서 하는 일이다. 

도서관 경제학 책을 쓰면서 한 번도 안 해 본 경험을 하기는 했다. 도서관 역사 정리하면서 없는 자료들 뒤지고 볶고, 한자 가득한 60년대 스캔본 논문들을 죽어라고 읽고.. 뭐 역사 작업이 그렇듯이 지루하고 끝없는 일을 반복적으로 했다. 그래도 책 제목이 “힘내라, 도서관!”이라서 그랬는지, 그렇게 지치는 느낌이 없었다. 물론 넘겨 두고 갔던 학교 도서관 문제를 정리할 때에는, 너무 어려워서 죽는 줄 알기는 했다. 그건 너무 복잡하고 난이도도 너무 높았다. 전체적으로는 제목 덕을 좀 본 것 같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덜 지치고, 보는 사람도 좀 에너지가 생길 수 있는, 그런 제목과 그런 톤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을 책을 쓰는 게, 나에게도 좋고, 독자에게도 좋을 것, 그런 느낌을 받았다. 물론 쉽지 않다. 내가 다루는 주제들이 대부분 힘든 사람들에 관한 것들이 많다. 그걸 너무 밝게 하기가 쉽지는 않다. 까딱하면 조롱처럼 보일 위험성도 높다. 그래도 가능하면 좀 더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날카롭고 예리한 것이 멋있어 보이는 나이가 이젠 지난 것 같다. 어디 멀리 갈 것도 없이, 당장 내가 그런 감정을 잘 견디기가 어렵다. 

하여간 그 사이에 나에게도 좀 변화가 생겼다. 이제는 잘 버틸 것 같던 둘째가 몇 주 전에 다시 입원을 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 되면 손이 좀 덜 갈까 했는데, 아직은 아닌갑다. 내년에도 좀 더 봐줘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고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으셨다. 항암 치료를 시작하셨다. 나이가 많으셔서 수술은 어렵다. 병원 도움을 받으면서 관리하면서 사시는 방법 밖에 없다. 인생이 그렇다. 늘 편한 시간만 있을 수는 없다. 어쨌든 일상적으로 고민해야 하는 일들이 좀 생겨났다. 마냥 편하다고만 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일단 제목이 문제다. 죽음을 넣고 갈지, 빼고 갈지도 아직 정하지 못했다. 죽음 에세이인데, 제목에서 죽음을 빼면 너무 돌아가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렇다고 죽음을 넣고 해보면, 뭘 넣어도 결코 무겁지 않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아무리 가볍다고 해도 결코 가볍지 않은 제목이 되어버렸던. 죽음도 그렇 특징을 가진 단어다. 뭘 어떻게 꾸며도 그 무거움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하여간 아직은 잘 모르겠고.. 좀 더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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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에서 미루어 두었던 학교 도서관 절을 마쳤다. 진짜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어렵고 복잡하다. 그리고 당사자들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 있다. 무엇보다도 하나마나한 얘기가 될 위험이 너무 컸다. 마지막 순간까지, 별 의미 없는 얘기를 쓸 거면 그냥 빼자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래도 막판에 생각이 났다. 늘 생각이 잘 나면 좋겠지만, 나는 그렇게 능력 있는 편이 아니다. 죽어라고 생각을 해야 겨우 조금 생각이 나는 편이다. 어쩌겠나. 그렇게 생겨먹은 것을. 

하여간 우여곡절 끝에 도서관 경제학 초고는 마무리하게 되었다. 도서관 얘기는 아마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참 인기 없고, 관심 없는 주제를 다룬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람이 가득했다. 도서관이 위기인 시대가 되었다. 그래도 뭐라고 할 수가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서관 얘기가 마무리되면, 연초에 써놓고 이래저래 뒤로 미루어두었던 죽음 에세이에 대한 수정을 시작할 생각이다. 즐거운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피해가고 싶지는 않다. 재택사로 포인트를 맞춰서 다시 정리하려고 한다. 제목은 모르겠다. 집에서 맞는 죽음, 그런 정도의 컨셉이다. 물론 그 얘기만 할 건 아니다. 58년 개띠의 선택, 그런 얘기들은 그냥 유지하려고 한다. 어쨌든 이래저래 그 사람들이 흐름이 변곡점에 서 있게 되었다. 

죽음 에세이까지 마무리되면, 10대들을 위한 경제학 책으로 간다. 이건 나름대로 시리즈인데, 경제, 인권이 일단은 계획이 잡혀 있다. 요즘은 내 책이 너무 안 팔려서 긴 시리즈 준비를 하기가 어렵다. 간만에 환경 얘기를 이 시리즈에 이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자신이 없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 생각이 정리가 되면, 바로 준비를 했었는데, 요즘은 이것저것 눈치를 많이 보게 된다. 워낙 안 팔리는 데, 방법이 없다. 어쨌든 그건 지금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일단 하면서 상황을 보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한 번 출간을 시도하다가 아버지 돌아가시는 때랑 겹쳐서 결국은 뒤로 미루게 된 농업 경제학도 고민 중이다. 농업은 변화가 없을 것 같지만, 이것도 시대에 따라 패러다임이 계속 변하는 분야다. 지난 번에 쓸 때는 농업 교육 쪽에 많이 초점을 맞추었는데, 지금은 또 다루다. 하여간 한 번은 할 생각인데, 아직까지는 딱 이거다 싶은 포인트가 잡히지는 않는다. 이것도 다음에 생각..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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