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국..

책에 대한 단상 2024. 10. 21. 20:06

피곤하기도 하고, 신경도 바짝 서 있어서 저녁은 그냥 시켜먹을려고 했다. 큰 애는 좋다고 하는데, 둘째는 살 찐다고 싫다고 한다. 냉장고를 보니까, 주말 내내 밥을 먹었더니 먹을 게 없다. 그냥 황태국 끓였다. 딱 하나 남은 양파를 썼고, 파도 얼마 안 남았는데, 그냥 다 털어넣고 나면 내일 쓸 게 없어서 조금만 잘라 넣었다. 새우젓도 마지막이라 탈탈 털어넣었다. 이것도 새로 시켜야 한다. 아내랑 강화도 가서 심심해서 새우젓 사오던 시절이 잠시 생각났다.

어린이들 저녁밥 해 먹이고 나니까 한 시간이 후딱 갔다. 시장 보는 것까지 하면 두 시간이다. 밥 하면서 쓰레기도 버렸다. 전에는 10시 넘어서 가져 가더니, 얼마 전부터 6시만 되면 가지고 간다. 지난 주에 비가 와서 쓰레기가 밀렸다. 그래도 요즘은 우리 집 어린이들이 쓰레기 들고 나가는 건 한다. 둘째는 아직 무거운 걸 못 들어서 비닐 쓰레기 정도, 큰 애는 고양이 모래가 든 아주 무거운 봉투.

nhk에서 했던 <여자 성주 나오토라>를 너무너무 재밌게 봤다. 다시 보는 중이다. 내용은 물론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봤는데, 이렇게 재밌는 건 줄 몰랐다. 아무도 안 보는 nhk 대하 드라마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시청률도 15% 가까이 나왔나보다. 대충대충 봐서 다시 보려고 하는데, 주인공급의 남자 주인공이 나중에 자살했다는.. 사는 게 그렇게 어려웠을까, 그런 생각을 잠시.

<한중일의 평화경제학>을 포기할까 하다가, 얼마 전부터 그냥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일단 아쉬운 대로 일본 얘기들을 좀 모아보는 중이고, 중국 얘기들은 조금 천천히. 책을 쓰는 건 한순간이다. 나는 마지막 페이지에 쓸 얘기가 잡혀야 책 쓸 준비가 되었다고 본다. 골문 앞으로 드리볼 해가는 것과 같다. 어디서 골을 넣을지가 생각이 나야 첫 페이지, 첫 문장이 시작될 수 있다. 일단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사람도 많은데, 나는 마지막 지점을 향해서 그냥 달려가는 편이다. 그때까지는 여러 권의 책들을 동시에 준비한다. 이것도 보고, 저것도 보고. 요즘 일본 대하 드라마들을 좀 봤더니, nhk에서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걸 만들었는지 좀 알 것 같다. 내막을 알고 보면, 그 기획의도에서 감동적인 게 좀 있다. 일본에도 평화헌법을 지키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윤석열이 '가짜 평화'라고 하는 말이, 적어도 일본 평화헌법의 정신에서는, 그게 평화냐, 그런 질문이 나올만 하다. 평화헌법과 보통헌법 사이의 갈등, 밥 먹으면서 그런 생각을 잠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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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저녁, 청소기 돌리고, 고양이 모래 치우고 났더니 한 시간이 금방 갔다. 그냥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다 이 정도는 하고 살아간다. 큰 애 방 창문이 열려서 닫으면서 보니까, 창틀에 먼지가 한가득이다. 생각해보니까 3년 전 겨을에 집안 여기저기 닦으면서, 내년 봄되면 창틀을 닦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는 아버지 돌아가시느라 정신 없고, 그 뒤에도 큰 일들이 계속 생겨서 창틀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때 사놓은 매직 스폰지가 아직도 그대로 있다. 사는 게 왜 이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게 그렇다. 마음이 편해야 창틀의 먼지도 눈에 들어오지, 마음이 편치 않고 정신 없을 때에는 그런 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보여도 인지하지 못 한다. 

오늘 밤에는 미루고 미루어두었던 학교 도서관에 관한 절을 다시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전 버전은 일본의 학교도서관법 개정 과정으로부터 시작을 했었다. 일본도 이 문제를 잘 못 풀었다. 그 뒤에 한두 페이지만 더 붙이면 될 정도로 해놓았었는데, 이건 좀 아닌 듯 싶어서.. 일단 세웠다. 그리고 장애인 도서관 등 그 뒤의 얘기로 넘어갔었다. 

내가 다루는 주제들은 매우 복잡하고 무거운 것들이다. 슬프거나 분노했을 때에는, 사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다루기가 어렵다. 아주 편안한 마음의 상태가 되어야 어려운 얘기들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다. 나는 늘 그렇게 편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는 못 한다.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한 날들이 더 많다. 

오늘은 간만에 찾아온 편안한 날인갑다. 다시 한 번 학교 도서관 문제를 써볼 시도를 하려고 한다. 아무 때나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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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은 학교 도서관을 건너 뛰고 일단 마무리를 했다. 사실 도서관에 관해서 책을 써야겠다고 맨 처음 생각한 게 사서교사 문제였다. 이게 생각보다 복잡해서, 간단하게 얘기할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여러 해가 지나고 지나서 지금의 도서관 경제학 책이 되었다. 

며칠 차분히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역시 어렵다. 좀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겁나게 어렵다. 겁나게 어려운 정도가 아니라, 진짜 뭣 같이 어렵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책에서 다룬 주제 중에서 난이도로는 이게 제일 높은 것 같다. 비정규직 문제도 이 정도로 힘들지는 않았다. 그건 해법이 몇 개로 축약되는데, 하냐, 안 하냐, 그런 문제다. 학교 도서관은 국민경제에 비하면 규모는 작을지 몰라도, 그 복잡성은 어마무시하다. 교육부와 문화부가 걸쳐 있고, 각 지역의 교육청들이 들어온다. 행정적으로도 엄청 복잡하다. 그냥 일원화하자, 그렇게 될 문제가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장학사들이 맹활약이 있었다. 게다가 시민단체도 역할이 있었다. 

외국도 생각처럼 이게 깔끔하게 떨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 사서교사 자격 기준도 국가별로 다르다. 제각각인데, 그나마도 자료 찾기가 너무 힘들다. 진짜 잔디밭에서 바늘 찾는 기분이다. 

내용은 어느 정도 이해는 했는데, 서술의 방식도 잘 모르겠다. 흐름이 딱 하나인 게 아니라서, 짧은 한 개의 절에 이걸 녹여낼 방법이 잘 떠오르지가 않는다. 몇 가지 방법이 생각나기는 했는데, 주제로 바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영 아니다 싶어서, 포기. 

하여간 난제 중의 난제를 만나서 계속 헤매는 중이다. 그렇다고 이게 작은 문제는 아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든 학생들이 걸린 문제다. 하여간 어려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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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는 자료가 덜 모여서 일단 넘겨 두고, 그 뒤를 마무리했다. 추가로 자료들을 좀 더 모으고, 다시 할 생각인데. 사실 이 부분은 어떻게 해야할지, 시작 전에 대체적인 형상을 가지고 있었다. 책의 클라이막스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매우 어려운 문제였다. 규모가 커서가 아니라 복잡해서 그렇다. 나는 학교도서관 운동이 90년대에 시작해서, 2000년대에 효과를 본 그런 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있는 것만 알고, 전체를 알지는 못했다. 아 그랬더니.. 60년대에 이미 중요한 학교 도서관 운동이 있었고, 심지어 운동사 책도 나왔다. (이 책 아직도 못 구했다. 기본적으로는 절판이고, 국회도서관에도 없다 ㅠㅠ.) 

기왕에 늦은 김에, 심호흡 크게 하고, 한 템포 죽여서 가기로 했다. 사실 이 문제만 잘 분석하고, 어떻게 가는 게 맞을지, 그야말로 내가 납득할 정도의 결론을 낼 수 있으면.. 도서관 경제학 책은 그것만으로도 출간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할 정도다. 어쨌든 자녀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상관이 있는 문제다. 기왕에 다룰 거면, 잘 풀고 싶은 마음이 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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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은 서문이 없다. 본문 자체가 워낙 쫀쫀하게 잘 붙어 있어서, 괜히 대가리만 크게 만들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필로그도 꼭 필요한 얘기 아니면 안 쓸 생각을 했었다. 뭔가 아쉬워서 결국은 하나마나한 얘기를 할 거면, 아예 안 쓰는 게 낫다. 

그저께 이래저래 기분이 좋아질 일들이 생겨났다. 머리가 편안해지니까, 새로 할 수 있는 얘기들이 생각 나서 결국 에필로그를 썼다. 아직 사서교사 등 중간중간 비워놓고 온 데가 있어서, 본문이 다 끝난 건 아니다. 

사실 몇 달 동안 두세 문장에 한 번씩은 도서관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글을 썼더니, 이제 진짜 도서관이 지겹기는 하다. 그래도 아직 초고도 끝난 게 아니고, 한참 더 고쳐야 해서, 당분간은 도서관의 세계에 있을 것 같다. 

저출생 책은 교정까지 다 끝나고 디자인 단계에 있다고 들었다. 아마 연내에 나올 것 같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한동안 책을 못 냈다. 집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이래저래 일정들이 많이 밀렸다. 시간 관리가 어려워서 학교도 그만두었다. 어쨌든 하기로 한 것들은 마무리를 해야 할 것 같았다. 

도서관 책 마무리하면, 죽음 에세이 수정을 하게 된다. 작년과 연초에 써놓은 책인데, 전체적으로 손을 좀 볼 생각이다. 더 미룰까, 바로 할까 좀 고민을 했었다. 그래도 흐름이 온 김에 마저 해놓고 가는 게 맞을 것 같아서, 그냥 하기로 했다. 

일정만 보면 엄청나게 일만 할 것 같지만, 현실이 그렇지는 않다. 어린이들 밥 해 주고, 이것저것 하다 보면, 사실 쓸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그냥 되는 대로 한다. 현실은 설렁설렁인데, 좀 멋지게 말하면 순리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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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노벨상 수상은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주었다. 전쟁 때문에 기자회견을 안 한다는..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50권째 책으로 준비하던 게 '한중일의 평화 경제학'이었다. 중국에 대한 공부가 너무 안 되어 있어서 좀 뒤로 미루던 게, 아주 뒤로 밀리게 되었다. 이승만까지 끝내면, 할 생각이다. 그래도 이게 미리 봐야 할 게 너무 많은 데다가, 중국 쪽 자료는 별로 접해본 적이 없어서, 엄두가 나지 않았다. 

원래는 올해 북경도 한 번 갔다올까 싶었는데.. 형편이 그렇게 되지 않아서, 그것도 잠시 미루어둔. 동경은 겨울에 갈 계획이 있다. 

생태경제학의 관점에서 다루는 평화, '촌놈들의 제국주의' 때 한 번 다룬 적이 있었다. 그걸 좀 더 버전을 넓혀서 역내 관점에서 할 생각인데.. 그리고는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환갑이라는 나이는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이제 4년 밖에 안 남았다. 환갑 전에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이제는 이 책 준비를 조금씩은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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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 도서관에서 잡지 발행하면서, 어린 시절의 책에 대한 추억에 관해서 글을 써달라는 부탁이 왔다. 마침 도서관 경제학 책 쓰는 중이라서, 영광이라고 답변을 보냈다. 도서관에서 뭔가 부탁이 오면, 내가 너무 막 살았던 것은 아니라는,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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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은 어머니의 폐암 소식과 함께 왔다. 지지부진한 내 삶 한 가운데에 갑자기 던져진 이 소식은 잠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꼭 한국인이 수상을 한 것이라서 기쁜 것만은 아니다. 책의 위기, 소설의 위기, 문학의 위기, 기초 학문의 위기, 이런 것들이 요즘 내가 다루고 있는 주제 중의 하나였다. 그리고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그 참기 어려운 속물주의.. 그 무게감을 이겨내기 힘들었고, 그냥 지지부진하게 살고 있었다. 겨우겨우 이 시절을 버티면서 그냥 살고만 있었다. 그 속에서 가치를 지키는 것, 그런 삶의 의미를 잠시 생각했다. 

대학교 때까지는 노벨상 탄 소설들을 읽었었다. 중학교 때 일본 소설들을 읽으면서, 이게 노벨상 탄 거라매? 재미 없는 데도 그냥 참고 읽던 시절들 생각이 잠시 났다. 김대중이 노벨상 탈 때에는 사실 기쁜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한강의 노벨상은, 기뻤다. 김대중과 한강, 사실 윤석열의 시간과는 정반대에 있다. 이제 이 시간을 좀 더 기쁘고 의미 있게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한강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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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흑인 소프라노인 바바라 헨드릭스는 정말 부러운 삶을 살고 있다. 나는 못 살아본 삶이라, 세상에서 가장 부러운 사람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녀의 자서전을 읽어야겠다고 마음만 먹고, 아직 사지도 못했다.) 그녀의 대표곡 중에 Joshua fit the battle of jericho라는 노래가 있다. 흑인 영가인데, 지금 재즈의 원형 중에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남북 전쟁 만들어진 노래의 특징을 보여준다는데.. (나는 그것까지는 잘 모르겠고.)

노래 가사에 흑인 방언이 많다는데, fit도 fight의 방언이라는. (나머지 가사는 잘 모름.) 하여간 이 제리코가 예전에 여리고 전투라고 배웠던, 바로 그 여리고다. 하나님의 명에 의하여 난공불락의 여리고 성을 일곱 바퀴 도니, 성이 함락하였다.. 바로 그 여리고가 이 노래의 제리코다. 

누군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는 얘기를 보면서 마시던 커피를 뿜었다. 거기 나오는 얘기들도 다 모르겠는데, 그걸 외운다니. (나는 제리코가 여리고라는 사실도 마흔이 넘어서야 알았다. 그래도 조슈아가 여호수아라는 건 알고 있었다.)

 

https://youtu.be/-WGil0v8QVE?si=u-na6SUnG3I7AIX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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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 3장 끝냈다. 그 사이에 둘째는 병원에 입원했었다. 어머니는 암 검사 중이다. 그냥 그런가보다 하면서 버티면서 산다. 그러다보니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일정이 늦어졌다. 스필오버 이펙트를 중심으로 한 장을 꾸렸다. 흘러넘치기 효과라고 번역을 했다. 몇 가지 대안들을 생각해봤는데, 흐름상 이게 제일 나은 것 같았다. 

4장은 마지막 장이다. 3장에서 이미 보통 책 분량이 되었는데, 4장을 쓰면 300페이지는 넘어갈 것 같다. 그래도 특별히 분량을 줄여서 4장을 쓸 생각은 없다. 

1장이 미국 도서관사, 2장이 한국 도서관사 얘기를 다루고 있고, 3장은 도서관을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았다. 4장은 현안 문제다. 여기가 책의 클라이막스다. 좀 시간을 가지고 하나씩 주제를 정리해보려고 한다. 남들한테는 모르겠지만, 사실 나에게는 피가 끓는 얘기다. 도서관에서 참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도서관이 지금은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별로 관심이 없어도 꼭 필요한 주제를 다룰 수 있게 된 것에 대해서 그저 감사할 뿐이다. 보람이 뭐가 중요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길게 보면 인생에서 사실 보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사랑을 비롯한 많은 감정은 잠시 뜨겁지만, 오랫동안 남는 감정은 아니다. 보람은 순간적인 피크치가 높은 감정은 아니지만, 은은하게 잔상이 오래 간다. 

자신을 위해서 사는 삶은 어느 순간 공허함이 느껴진다. 손에 쥐고 있는 것과 자신이 희생한 것을 비교해보게 되는데, 아무리 많이 쥐어도 더 쥐쥐 못한 아쉬움을 피하기 어렵다. 보람에는 그런 게 없다. 제로, 영보다만 높으면 된다. 

남들 신경 안 쓰거나, 내버려둔 주제는 그런 보람을 느끼게 해준다. 도서관 경제학이 보람이 높은 책이다. 은근히 중요한 제도인데, 그냥 그런가보다, 대부분 그렇게 생각한다. 그리고 뭘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정하면 그냥 흔들리는 기관이라서, 정치적 힘은 약하다. 그냥, 지도자들이 어느 정도 양식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보통 때는 티가 별로 안 나는데, 황당한 정권이 들어오다 보니까.. 이거 뭐하는 거야, 그렇게 흔들리고 있다. 그런 얘기들을 하는 게, 보람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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