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일은 한겨레신문 건물이 난방을 안합니다. 급, 신촌의 한겨레 교육문화센터로 장소 변경합니다.

 

서울 마포구 백범로 18 미화빌딩 5층



출처: http://retired.tistory.com/2308 [우석훈 임시연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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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와의 관계는 늘 어려운 질문이다. 예전에 백만 명 넘게 듣는 팟캐스트 하던 시절에는 늘 마이크를 가지고 있었으니까, 아쉽거나 필요하면 언제나 마이크.. 그렇기는 한데, 언제까지나 그렇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거니까. 때가 되었고, 나는 마이크를 내려놓았다.

요즘은 블로그와 페북, 두 개를 가지고 책 쓰는 과정에서 1차 의견들을 듣는다. 블로그에는 정말로 내가 완전 초보, 쌩 무명 시절부터 정말로 나의 모든 것들 지켜본 사람들이 있다. 비밀댓글로 뭔가 달아놓는 분들, 진짜로 오래된 독자들.

팟캐스트를 비롯한 방송은 육아 등 여러가지 이유로 내려놓았다. 좀 약간 고집스럽게, 그냥 책은 책의 운명대로.. 지가 알아서 팔리면 팔리고, 말면 말고.

전에는 책 나오면 아는 사람들한테 소개 좀 해달라고 부탁도 가끔은 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런 것도 안 한다. 책 추천사도, 귀찮아.. 그냥 머리 굽신거리면서 살고 싶다. 사실 내가 책 추천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순간은 소설 <모피아> 낼 때.. 처음 해보는 짓이라서, 그래도 좀.

어쨌든 블로그와 페북을 통해 독자 얘기들을 듣고, 책 나오면 고마움을 한 번쯤 티타임으로 갖는 것, 그게 내가 하는 사실상의 전부다. 강연도 이젠 거의 다 없앴고, 책 나오면 통상적으로 하는 정도만.

그래도 이런 야무진 꿈 같은 것은 있다.

이번 책이 36번째 책이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나도 50번째 책을 쓰는 순간이 올 것이다. 50번째는 '코멘터리 북, 우석훈', 요렇게 할 거다. 50권에 대해서 구상을 하던 과정과 아쉬웠던 점, 그리고 하고 싶은 잔소리들, 그런 코멘터리만 가지고 내 삶을 돌아보는 책을 한 권 해보고는 싶다. 원래는 경제대장정 12권 끝내고 할까 했는데, 마지막 4번째, '국가의 기본 시리즈'가 산으로 가는 바람에. 언젠가는 하고 싶다.

그 때는 티타임 대신에, 그 동안 티타임에 참석해준 독자들 한 100분쯤 모시고 근사한 호텔 같은 곳에서 풀코스 디너로 모시는. 나도 그 정도 삶은 살게 된 게, 다 책과 독자들 덕분에..

나는 화려하고 영광스러운 삶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딴 생각 안 하고, 추잡스러운 짓 안 하고, 날탕으로 기만하는 짓 안 하고..

책만 쓰면서 살아도 50권쯤 양서를 쓰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기는 하다. 조선에서 50권쯤 열심히 쓰면, 이 정도 대접은 받는다는 것, 그걸 독자들과 나누고 싶다는 원대한 포부는 있다.

단, 술은 소주와 맥주만..

이제 지난 2년 동안 애들만 보면서 새로 잡은 나의 원대하고 위대하고, 그래봐야 결국은 술 처먹기 위한 개수작에 불과한 나의 소망이다.

사실 민주연구원 부원장 임기가 끝나고, 임기 연장하지 않겠다고 할 때, 뭘 하고 어떻게 살아야할지 아무 계획이 없었다. 후보 시절 문재인과 둘이 소주 한 잔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도와주기는 하겠는데, 캠프에는 안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 저녁 식사 끝나고 사실상 출마 선언을 했다. 그 때 내가 무슨 미래에 대한 원대한 혹은 야무진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나는 캠프에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아직도 없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을 했다. 각자, 자기 길 가는 거다. 나는 내 길 가는 거고.

나는 당분간 50권째, '코멘터리 북'과 독자들과 하는 파티를 위해서 길을 걷는다. 그게 내 길이다..

 

http://retired.tistory.com/2308

독자 티타임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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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웹툰 작가들하고 티타임을 가졌다. 협동조합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몇 시간, 내가 생각하는 전체적인 문화 경제에 대한 얘기들과 분야별 특성 같은 얘기들을 나누었다. 그리고 웹툰의 특이성에 대한 얘기들도. 나도 공부가 많이 되었다. 내년 6월쯤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것 같다. 나도 힘 닿는 데까지는 도와준다고 했다. 어차피 특별히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문화로 먹고살기>는 내 책 중에서는 어쨌든 세상을 가장 많이 바꾼 책일 것 같다. 스포츠 분야를 제외하면, 생각보다 내가 그렸던 그림이 현실에서 구현된 것들이 많다. 물론 아직은, 택도 없다. 이 책이 가장 보람이 있는 책까지는 아닌데, 업데이트 버전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은 책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가장 많은 돈을 벌어다 준 책이기도 하고.

 

한국에서 문화와 지식의 공통점, 만든 넘은 배골골, 뒤지게 생겼고, 거간꾼들이 돈을 다 챙겨가는. 해도해도 좀 너무하다 싶게.

 

하여간 몇 년만에 다시 웹툰 작가들과 만나게 생겼다. 애니메이션 팀과도 안 본지 꽤 되는데, 봄 도면 좀 다시 움직일 생각이고.

 

생태적 문제의 경제적 대안은 지식경제와 문화경제다.. 이게 내가 가진 근본적인 시각이다. 그런데 지식이든 문화든, 진짜 형편 무인지경이다. 심지어 웹툰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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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킹>의 한 장면. 안희연 감출부 검사, 내 삶에 다시 명랑을 끌고 들어온..) 

 

1.

블로그 설명에 이것저것 복잡한 것들을 다 날리고 그냥 명랑이 함께 하기를!”, 요렇게 딱 한 문장 적었다.

 

<명랑이 너희를 자유케 하리니>, 나름 의미 있는 책이었다. 칼럼집이었는데, 어쨌든 나도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막 들이받던 30대 시절의 글들이 묶여서 그렇게 나왔다.

 

명랑이라는 단어를 계속해서 쓰지 못한 것은, 이후 명박과 근혜, 진짜 숨 쉬는 것도 힘들어 버거워하는 사람들 앞에, 명랑하세요, 이거 미친 넘 같아 보여서. 그만 내려놓았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명랑한 것은?

 

영화 <더 킹>은 그렇게까지 코미디는 아닌데, 감찰부 검사 안희연이 10년 넘게 굳어 있는 나의 감성을 풀어주었다.

괘안습니까, 여기 좋네요.”

 

하여간 명랑한 능청의 극한을 본 것 같다. <더 킹>을 백 번 봤다. 하여간 틈만 나면 봤다.

 

그리고 또 나를 명랑하게 만든 것은? 얼마 전부터 영화 <1987> 반복해서 보기 시작했다. 하정우가 엄청 웃겼다.

 

너 요즘 못돼졌다.”

 

, 내 얼굴이 다 화끈거려>”

 

그리고 박종철 시신의 화장 명령서 대신 시신보존명령서를 쓴다. 영화는 그렇게 웃으라고 만든 건 아닌데, 아이고 배야.

 

그리고 사투리 좀 고치세요, 김일성이네, ?”

 

요렇게 남영동 대장에게 똥꼬 발사.

 

이것저것 다 필요 없고, 명랑한 게 최고다.

 

2.

굳이 명랑을 다시 꺼집어든 것은, 어느 신문사에 칼럼을 쓰다보니 나도 내가 대인기피증이던 시절에 관한 얘기를 할 수밖에 없었던. 나도 늘 밝고, 늘 명랑했던 것만은 아니다. IMF 경제위기의 기억이 나에게도 그렇다.

 

살다 보면 그런 시기가 생길 수도 있다. 그걸 명랑을 모토로 한 30대를 지내면서 이겼다. 어쩌면 이긴 게 아니라, 좀 완화시키고, 덜 부자연스럽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여전히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싫고, 잘 모르는 사람하고 말하는 것도 싫어한다. 극단적으로 내향적인 삶을 살아가게 되었다. 자발적 왕따.. 필요 없어, 근처에 오지 마.

 

촛불집회가 끝났다.

 

서로 격려하고 의지하는 그 잠깐의 공간은 그렇게 다시 닫혔다. 요즘은? ‘빚 권하는 사회를 지나 우울증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 미친 집값 현상 속에서 빚 진다고 집 살 수 있는 범위를 넘어가 버렸다. 집 가진 사람 중 30% 정도만 한 채를 가지고 있다. 미친겨.. 이미 살 사람은 다 샀고, 몇 채 살 사람도 다 샀다. 그리고 국민의 절반 가까이는 아예 집이 없고.

 

촛불 집회 이후, 이제 어렴풋한 동료와 친구 사이는 끝났고, 돌아서면 욕하고, 또 욕할 것 없나 싶어 살펴보는. 그냥 우울증 권하는 사회가 되었다.

 

이재명이 한국 사회에 기여도 있고, 앞으로 할 기여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우울증 권하는 사회에 결정적 방아쇠를 당기는 역할을 하게 되었으니. “확 죽어버려”, 이렇게는 말을 못하니까, 서로 우울증이나 권하고 있다.

 

연말을 맞아, 여러분 우울증 한 사발씩! 요게 이번 여름과 가을을 지나면서 내가 본 한국 사회의 모습, 촛불 집회 이후의 찬란한 문화 현상이다. 화려하시다!

 

요즘 보면 편 가르기를 하다 보니 우울증을 권하는 게 아니라, 우울증을 권하고 싶어서 편 가르기를 하는 것 같은. 에라, 여기 우울증 한 사발 투척!

 

일찍이 이동엽계서 이런 명언을 하셨다.

 

개미 퍼먹어”. 우울증보다는 개미를 퍼먹고 있는 게 낫다.

 

3.

시대는 돌고 돈다. 내가 명랑을 모토로 집어 들은 게 노무현 중반기였는데, 10여년을 지나 다시 명령을 집어 들게 되었다.

 

명랑이 함께 하기를!

 

포스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명랑은 조금은 알 것 같다. 유머는 기술이 필요하지만, 명랑에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다. 그리고 혼자서도 할 수 있다. 명랑이 함께 하기를!

 

아이고, 근엄한 것도 싫지만, 악다구니하면서 주먹 꽉 쥐고 풀파워로 휘두르는 것도 싫다. 사방에 칼질이다. 오매 무서워, 집 밖에 나가기도 싫어요.

 

언제까지 우리가 이렇게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정의를 외치지만, 실제로는 서로 우울증 권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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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예전부터 나이를 먹으면 평전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무슨 엄청난 역사적 탐구 정신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매 시기에 모든 것들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21세기적인 시각에서 예전 사람을 다시 보면 어떨까 싶은.

 

원래는 내년 출간 리스트에 세종 평전이 들어가 있었다. 주변에서 하도 이제는 세종 얘기 진지하게 한 번 했으면 좋겠다는 권유가 많아서. 더 까먹기 전에 실제로 쓸 생각도 있었다. 직장 민주주의 작업이 길어지면서 크게 신경을 못 썼다.

 

삶은 수많은 우연의 연속이다. 애들 둘 보면서 뭔가 공격적으로 혹은 기민하게 하기는 어렵다. 그냥 되는대로, 흘러가는 대로..

 

꽤 여러 사람들을 평전의 대상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일단은 이완용 말고는 당분간 드랍. 그래서 마지막으로 진짜 진지하게 들여다볼 대상으로 남은 게 이완용과 소파 방정환. 지난 몇 년 동안 틈나는 대로 참 여러 사람들의 삶을 이렇게 저렇게 들여다볼 기회가 되었다. 직접 보기도 하고, 기획만 하기도 하고. 지금은 동료가 안중근에 대한 작업 중이다.

 

이완용은 꼭 해보고 싶은 게.. 선과 악, 20세기적 구분법이 좀 식상하기도 하고, 과연 그게 전부인가 싶기도 하고. 과연 악이라는 게 뭔가, 그리고 지금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중에 그보다 더 나쁜 사람은 없는가, 이런 생각들을.

 

애들 보면서 평전까지 정리하는 건 좀 무리고, 결국 이완용만 남겼다. 이번 정권 내에 쓰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2.

평전 시리즈를 내려놓고 좀 여유를 가지려고 하는 것은. 좀 더 시급한 우리 시대의 문제들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다.

 

수소차 논쟁 보면서 진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에너지기구 등 국제 보고서들과 실제 미래 에너지 협상장 분위기는 수소는 이제 좀 아니다, 거의 그런 국제적 컨센서스가 이루어지는 중이다. 국제기구가 제시하는 제일 큰 이유는, 이게 규모에 따른 기술 혁신 요소가 다른 대체 에너지에 비해서 거의 없다는 점이다. 다들 한꺼번에 붙어서 하면 금방 비용이 내려가고, 수소 연료전지의 경우는 그 요소가 별로 없다. 그래도? 그래도는 뭐가 그래도냐.. , 정부 기관이나 연구소 등 실무진들이 이거 좀 아니라고 말 좀 해달라고 나한테 보낸 자료만 정리해도 책으로 한 권은 족히 나올 것 같다.

 

미세먼지 논쟁? 가관이다. 이런 말 하는 건 미안하지만, 돌대가리들이 국가 중책을 맡는 것은 죄악이다. 미세먼지 문제가 딱 그렇다. 돌대가리들. 이건 좀 명확한 방향이 있는 건데, 결국 돌대가리들이 우리의 미래를 망친. 그 중에 한 넘만 제대로 대가리가 돌아가는 넘이었으면 이 정도까지 형편무인지경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여간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들이 대부분 무책임이나 무능력이 아니라 그저 돌대가리라서 심각해지는 게 좀 많다. 똑 같은 돌대가리들이 아침부터 밥 처먹으면서 공부를 빙자한 사교놀이 한다고 해법이 나오나? 가관이다.

 

20세기 후반, 20년쯤 지나면 생태나 환경 얘기가 그래도 어느 정도 상징적인 수준으로는 가 있을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을 했다. 외국은 그렇게 갔다. 된장. 한국은 돌대가리 공화국처럼 되어버렸다. 대가리만 돌대가리인 게 아니라 심뽀도 완전 똥심뽀다. 그런 넘들이 출세하고 잘 처먹고 잘 산다. 그렇게 편하게 잘 살면, 국민들도 좀 편하게 해주면 누가 뭐라겠나. 돌대가리들이 신나게 승진 놀이하는 동안에 국민들 삶이 완전 똥통. 이게 뭐냐.

 

3.

해서.. 한가롭게 인물 평전 구상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다른 건 몰라도 이 정부가 환경이나 생태 문제에 대해서 얼마나 개판인가, 환기라도 좀 시키는 게 더 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뭐, 누가 누가 못하나 경연대회 하는 것도 아니고.

 

좀 안 된 얘기지만, 환경 문제는 이번 정부는 이미 좀 글러먹었고, 회생 불가능이라고 본다. 마음만 착하고 선의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라, 좀 기술적인 측면을 세밀하게 봐야 하는 주제라서 그렇다. 미안하지만 돌대가리들 데리고 할 수는 없는. 그렇다고 사람들에게 널리 상의를 하거나 의견을 구하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급하게 쓸 건 아니고, 빠르면 후년 늦으면 그 다음 해 쯤에 정말로 입문서 수준의 환경에 대한 책 한 권을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필요하면 시리즈로 몇 권 쓸 생각도 있다. 그게 내가 이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일이 아니겠나 싶다.

 

나도 조용하게 이완용 들여다 보고, 박지원 들여다보고, 그렇게 살고 싶다. 된장. 이게 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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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온다

낸책, 낼책 2018. 11. 22. 16:00

월요일날 직장 민주주의 인쇄 들어간댄다. 올해는 4권을 내고 싶었는데, 결국 3권으로 마감한다. 각 책마다 크고 작은 일들이 예상치 않게 생겨나면서 조금씩 늦어졌다. 직장 민주주의는 인터뷰 7개를 중간에 하게 되면서 일정을 한참 뒤로 미루었다. 그리고 전체적인 구성도 새로 하게 되었고.. 미리 꽤 준비된 내용이라도, 이제 예전처럼 빠르게 하기는 어렵다.

내년부터는 이제 출간 속도를 확 늦추려고 한다. 두 권 반 정도 하면 좀 널널하게 할 것 같다. 앞으로는 두 권 내외에서 한 해 작업 분량을 맞추려고 한다. 그것도 힘들면 더 늦추고.

나머지 일들은 예전과 같고, 방송, 강연, 이런 거 다 없애고 하는 거라서 딱히 부담될 것 같지는 않다. 기고는 내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것들이 있기는 하고.

정말 특별한 경우 아니면 급하게 쓰는 책은 이제는 안 하려고 한다. '내릴 수 없는 배' 하면서 다시는 사회적 문제에 맞추어서 급하게 발간하는 건 안 하기로 단단히 마음을 먹었다.

이젠 나도 나이를 먹었다. 내 속도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 한국당의 뻘짓 시리즈들 모아서 '놀부의 경제학' 같은 거로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현재의 내 여력으로는 가당치도 않은 생각이다. 킬. 기왕 몇 년간 세종 들여다 본 거, 세종 평전 같은 거 써보라는 얘기도 있는데, 지금 내 코가 석자라서 세종의 이런 측면을 좀 보세요, 그렇게 분야를 넓히기에는 부담. 킬. 문화경제학 다음 버전으로, 진보 쪽에서는 문화 정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리 좀.. 필요는 한데, 애들 보는 입장에서 애들 업고 인터뷰 다닐 수도 없고. 킬.

이런 책 저런 책, 엄청 많은 제안들이 있지만, 여력이 안 되는 관계로, 일단은 그냥 하던 거나 제 날짜에 마감할 수 있게.

이렇게 12월이 온다. 겨울이 온다. 이번 겨울은 아주 긴 겨울이 될 것 같다. 내년 봄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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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저자로 살면서 행복한 것은 내고 싶은 책을 내 맘대로 낼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다 잘 팔리는 건 아니지만,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준비된 때에 낼 수 있는 것도 큰 복이다. 팔릴 책이 아니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책을 낼 수 있는 것은 어쩌면 내 자존심인지도 모르겠다. 뭐가 팔릴지, 사실 나도 모른다.

 

경제 대장정 시리즈 쓰던 시절에 마지막 책으로 과학과 기술의 경제학을 배치했었다. 결국 이 책은 못 썼다. 복잡한 사정이 있기는 했는데, 결정적으로는 황우석 사건 때 확 질려서 그렇다. 황우석한테 속은 사람들은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가기는 한다. 총리실 시절에 회의차 참석한 그를 잠시 본 적이 있다. “사기꾼 맞네…” 우리는 다 사기꾼이라고 생각했다. 그랬더니 참여정부 때 죽여놨던 사업들을 다시 살려냈다. 다 속았는데, 명박만 안 속았다. “어떻게 된 사람이 정치인인 나보다 말을 잘 해.” 직관적으로 명박은 황우석이 사기꾼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황우석 사건 때 아이고 사람들 지랄들을 하시는데, 그 때 진짜 확 질렸다.

 

말로는 지식경제라고 하는데, 한국에서 지금 지식을 만들거나 담당하는 사람은 다 배곯아 죽기 직전이다. 연구하는 사람, 글 쓰는 사람, 책 쓰는 사람, 그야말로 지식의 최전선에 있는 사람들, “밤새 안녕하십니까”, 이렇게 물어보게 생겼다. 잘 하면 된다는 개떡 같은 소리나 하고.

 

토건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대안으로 생각한 게 지식경제와 문화경제다. 지식도 힘들고, 문화도 힘들고.. 겨우 김동연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 게 예비타당성 평가 줄여줘서 공사 좀 많이 하라는. 빠가..

 

경제가 그렇게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필요한 데 돈이 들어가게 하는 게 기본이다. 경제공무원들이 뭔가 아는 것 같은데, 너무 편하게들 사셔서 그런지, 그냥 자기 친구들이나 동창들에게 돈이 들어가게 하는 게 경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쨌든 지식경제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이 들면서, 다시 한 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갈 길은 이거라고 생각하는데, 청와대에 있는 아저씨들은 아무래도 해저터널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건 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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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부터 문 걸어 잠그기로 했다. 내년에 꽃 피는 계절이 오기 전까지는, 강연 등 외부 활동은 일단 접기로. 운동 좀 하면서 내가 생각해도 이제는 좀 움직여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는. 최소한으로 한다고 해도, 내가 동선이 커서 그런지 일단 한 번 움직이면 일이 너무 커져버린다. 별로 내 스타일 아니다.

공적인 일은, 딱 한 가지만 하기로 했다. 김윤철 박사랑 진보 쪽 미래 정책 정리하는 책 한 권을 같이 준비하기로 했다.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 어떤 정책들이 논의되는 것이 좋을 것 같은가, 예를 들면 기본소득, 직장 민주주의 등, 그런 것들을 좀 발굴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새로운 저자들을 찾아내고 좀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다. 나도 그랬다. 김수행 선생이 '청년을 위한 경제학 강의', 한겨레 출판부에서 내면서 마지막 장을 나한테 맡겼다. 그렇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생태경제학에 관한 글이 나왔다. 그 시절, 나는 아직 20대였다. 그 때는 별 거 아닌 줄 알았는데, 그 글이 돌고 돌면서 처음으로 나도 입지가 생겼다.

얼마 전 광주에 가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장 최근의 정책이라는 게, 캠프나 정당 일각에서 몰래몰래 한다. 그래서 사람들 술 마시고, 밥 먹고, 그런 루트를 통해서 가장 최신의 논의를 하게 된다. 20년 전부터, 익숙한 일이다.

그게 좀 은밀하고 비밀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엄청나게 거창한 것은 아니다.

서울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에게 요즘 최신의 논의라는 게, 진짜 별 거 아닌 것이기는 한데. 지방에서 출마 준비하거나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또 이게 너무 고급 정보인 셈이다. 참, 별 것도 아닌데.

10년 전에는 강연이 한참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다. 지방에서도 강연을 통해서 그런 정보들을 유통하고는 했는데, 요즘은 책만 죽은 게 아니라 강연도 죽었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정말로, 별 것도 아닌 정보마저도 말라비틀어질 정도로.

유투브에 있다는데..

어떤 전문가가 머리에 총 맞았다고 공 들여서 다듬은 정책을 유투브에 그냥 올리고 설명하겠느냐. 그냥 있으면 그거 하나 가지고 꽤 높은 자리에 갈 수도 있고, 그런 거 아니더라도 논문으로 다듬어서 점수라도 챙기는 게 낫지.

유부트에는 정책에 관한 얘기도 거의 없거니와, 돌아다니는 얘기라고 해봐야 외국에서 떠돌아다니는 얘기 이리저리 '카더라', 이런 게 많다.

우리나라에서의 최신 흐름. 그딴 건 유투브에 없다.

신문에서 기획기사 쓰는 기자들에게 겨우겨우 약간의 정보가 가기는 하는데, 그것도 대부분은 작전 세력인 경우가 많다.

나만 해도 그렇다. 대뜸 무슨무슨 신문 기자라고 최신 얘기 밑도끝도 없이 물어보면, 바쁘다고 하지. 방송국도 마찬가지다. 무슨 방송국이라고, 아무 맥락없이 대충 이런 얘기 해줄 수 없냐고 하면..

아, 그러시냐고, 고생 많이 하신다고 하지. 한 번 보러 온다고 하면, 그러실 필요까지는 없으실 것 같네요, 애 보느라..

정책 자체가 고급 정보인 것은 아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렇지만 '최근의 흐름' 혹은 '최근의 논의'라는 수식어가 하나 붙으면 엄청난 고급 정보가 되어버린다.

우리끼리야 누가 뭐 한다고 하면, 아 그러냐, 재밌겠네, 그러고 넘어간다. 사람이라봐야 워낙 뻔해서, 어디서 누가 뭐 하는지 결국에는 대충 알게 된다.

그런 가장 최근의 정책에 관한 얘기를 업데이트 하는 책을 내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게 견적서 내면 안 하는 게 맞는 책이다. 여러 명이 자기 글 모아서 내는 책, 거의 안 팔린다. 예전에는 힘들어도 그런 거 기획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그런 양반들이 장관이나 뭐 그런 걸로 이미 정부에 들어갔거나, 마음에 깊은상처를 입고 두문불출.

내년 봄까지는 문 걸어 잠그고, 나도 좀 쉬면서 정책에 관한 책이나 준비해보려고 한다. 사람들도 좀 모으고, 새로운 얘기도 만들어보고.

그 정도는 내가 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굼뱅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는 말과 같다. 내가 굼뱅이 맞기는 맞는데, 그래도 기는 재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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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링 얼로운>, 겁나게 유명한 책이다. 저자 로버트 퍼트남 교수를 만나서 차 한 잔 할 기회가 생겼다.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닌데, 나름 최근에 생각하는 얘기들을 해서 나도 좀 얻어들을 기회가 생겼다. 한국의 비슷한 사례와 우리 문제 얘기도 좀 하고.

 

점쟎고 엄청 똑똑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위시컨신 교수가 된 한국 제자 얘기를 길게 했다. 나도 마침 위스컨신 출신들이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기도 해서, 이래저래 인연이 겹쳐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88만원 세대> 쓸 때는 <볼링 얼로운>을 못 읽었고, 나중에 퍼트남 얘기랑 내가 한 얘기가 비슷한 얘기라고.. 동료 사회학자들이 얘기해줘서 알게 되었었다. 최근에 낸 책은 교육에 관한 얘기라고 알고 있었는데, 교육만이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것에 대한 얘기라고. 들어보니까 진짜 그렇다. 나에게도 흥미있는 주제였다.

 

(나중에 신문사에서 기왕 만난 김에 대담도 하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번에는 내가 일정이 안 된다.. 어쨌든 나름 좋은 기회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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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 경제학..

낸책, 낼책 2018. 9. 24. 21:12

내년에는 책 하나 더 찔러넣을 공간이 도저히 없다. 있는 것도 지금 덜어내게 생겼다. 최근에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부탁받은 것은 젠더 경제학이다. 박사 논문 시절에 따로 공부한 것은 아니다. 박사 논문을 제출하고 나서 1년 가까이 빈둥거리면서 지낼 시간이 생겼다. 그 때 전혀 다른 주제들이 뭐가 있나, 진짜로 순전히 호기심으로 논문들을 찾아 읽었었다. 그 시절에 gender economics라는 분야를 처음 접했다. 마침 미국경제학회 등 주요 경제학회에서 이 주제로 컨퍼런스도 많이 열렸고.. 하여튼 마침 유행이었다. 이게 뭐당가?

어쨌든 그 시절에 읽었던 논문들 때문에 1995년 이후로 gender 문제가 내 분석의 한 기준점으로 상주했던 것도 사실이다. 20년도 더 된 일이다.

여유가 되면 대학원에 강의하나 개설하면서 실험적으로 내용을 정리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는데.. 수업할 시간까지는 도저히 내기 어려울 것 같다.

수업을 별도로 하지는 않았는데, 외국 대학원에서 강의할 커리큘럼 정리하게 될 일이 있었다. 결국 이런저런 사정으로 외국 대학에 가지는 않았는데, 그 때 정리한 것이 '괴물의 탄생'이라는, 한국경제론에 관한 책이 되었다. 나름 의미가 있었다.

orthodoxe하다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데, 내가 연구하거나 공부할 때는 무쟈게 orthodoxe하다. 젠더 경제학에 대해서 뭔가 쓰려면, 그렇게 orthodoxe하게 해야할 것 같은 느낌이..

도서관 경제학 끝나고 나면 좀 여유가 생길까? 대학원에 수업 하나 개발한다는 생각으로, 읽어야 할 참고문헌과 논문 리스트도 각 절별로 좀 달아넣고..

그렇게 딱딱하지만 좀 오래갈 교과서 스타일의 책으로 gender economics 정리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누가 좀 이런 거 하면, 나는 그냥 사서 보고 싶다는 게 솔직한 마음이다. 근데 2년 후에도 아마도 별 거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요즘 연구 분위기가, 돈 안 되는 분야에는 거의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고, 인기 있는 분야에도 정부기관이나 연구소에서 바로바로 인용해서 써먹기 좋은, 깊숙하지만 중립적인 그런 분석이 유행이다.

이론적인 것, 이론의 원류, 사상사적인 흐름 그리고 사회문화적 맥락, 이런 것들은 취업이나 경제활동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나는 이런 것만 재밌게 생각했는데...

그래서 추석 중에 후년 일정표를 잠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젠더 경제학에서 해놓은 것들의 상당수는 직장 민주주의에 들어간다. 그렇게 일부분은 털고... 나도 간만에 orthodoxe한 접근을 한 번 해볼까 싶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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