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코리아라고 하지만, 진짜 한국의 변화는 그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 김상곤 교육 부총리가 입시 제도 문제 손 보다가, 결국 정치 인생을 내려놓게 되었다. 경기 교육감으로 한 시대를 만들었던 사람이지만, 그도 이 흐름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지금 우리는 김상곤이 특별히 은퇴 선언 같은 것도 해보지 못하고 막후로 내려가게 된 바로 그 자리에 서 있는 것 같다. 그 흐름은 점점 더 거세진다.

집안 일은 잘 몰라요, 이런 아빠의 시대가 끝나간다. 잘 몰랐던 게 맞을 수도 있지만, 자녀 교육의 문제가 이제는 국정 과제 1번이 되어버렸다. 정권의 '인싸'들은 사법 개혁이 국정 과제 1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그런 건 잘 모르겠고, 자녀 교육과 취업 과정의 투명성이 국정 과제 1번이라고 생각하는 시대를 살아간다.

그것은 개인의 문제 아니냐..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바닥부터 기었던 정치인 김상곤도 넘어서지 못한 거대한 흐름이다. 사법 개혁이 중요하냐, 교육 개혁이 중요하냐, 아마 많은 사람들은 교육 개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할 것 같다.

한국의 변화는, 예측도 어렵고, 가늠도 어려울 정도로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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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한 평생 산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냥 세 끼 밥 먹고 사는데 불편한 거 없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산다. 애들은 그냥 집에서 가까운 국공립 그냥 보내고. 그나마도 국공립 어린이집 가느라고, 큰 애는 몇 년이나 기다렸던. 문득 나만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

조국은 조국 인생 사는 거고, 나는 내 인생 사는 거고. 이렇게 생각한지 몇 년 된다. 각자의 인생관이 있는 거고, 각자의 도덕이 있는 거고. 내 생각을 누군가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렇지만 고대 학생들이 딸 입학과 관련해서 집회를 시작하고.. 학교에서는 부정 입학이 있으면 입학 취소하겠다고 하고.

개인의 인생관과 도덕관으로 간주하기에는 이미 사회적 현상이 되어버렸다. 어쩔 거냐? 엘리트들의 그런 인생관과 도덕관을 이 사회가 싫다는데.

공직의 기준이 점점 더 높아지는 것.. 누군가에게는 불편할지 몰라도, 사회는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주 억울하겠지만, 속도전이나 전격전으로 그냥 버티고 가기에는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다.

그럼 누가 사법 개혁을 할 것이냐?

그건, 다음 문제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괜찮은 검사나 변호사가 없을까? 법대가 몇 개고, 로스쿨이 몇 개인데, 그 중에 진짜 괜찮은 사람이 없을까?

뒤로 그냥 가기에는, 이미 너무 멀리 가버린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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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에 나오는 가사다. 강릉으로 식구들 데리고 휴가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어떤 연구소 연구원장 할 생각 없느냐는 선배 전화를 받았다.

애 보느라, 지금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태다. 뭐, 꼭 애 때문만은 아니다. 그 때 이 노래 가사가 생각 났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내가 뭐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고맙다는 생각은 든다. 뭐,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애들 데려다 주는 틈틈이 글도 쓰고, 책도 읽는다. 그리고 가끔은 사람들 만나서 얘기도 하고.

그런 거 할려면 벌써 했다..

그래도 간만에 들은 최백호의 노래는 달달했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내 느낌이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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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부터 박인희의 시낭송 '그리운 성산포'가 듣고 싶어졌다. 요즘 맨날 듣는 음악이라봐야 마징가 노래 아니면 닌자고.

"성산포에서는 그 풍요 속에서도 갈증이 있다"

예전에 프라이드 웨건 타던 시절, 무지막지하게 좋은 스피커를 차에 달아놓고 있었다. 차값 보다 더 나간.

한국에서 그런 스피커를 쓰던 사람은 나 말고 딱 한 번 본 적이 있다. 예전 살던 집 근처에 지프 랭글러가 오픈카로 지나가는데, 랭글러 짐칸 한 구석에 내가 쓰던 스타일의 거대한 스피커가 뙇! 미친 넘이 나만 있는 건 아니네.

그렇게 해놓고 있는데, 정작 가슴으로 들어온 건 박인희의 시낭송이었다. 그걸 참 많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운전할 때만 들었다.

결국은 사직서를 내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었다.

올해 애들 데리고 성산 일출봉에 올랐다. 힘들다는 둘째 살살 달래가면서 결국 끝까지 갔다. 갈 때는 힘들었는데, 여섯 살 둘째가 그 때 자신감을 많이 찾았다.

며칠 전부터 듣고 싶은 박인희의 시낭송을 결국 들었다.

음악이라는 게, 엄청나게 보수적인 취향인지도 모른다. 보통 때는 아무 노래나 막 듣지만, 뭔가 결정을 하거나, 어려운 선택을 할 때 혹은 이유 없이 힘들 때, 예전 노래들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https://youtu.be/RaQPfegV7z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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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1주기 책. 책 인세는 재단에 기부하기로, 그래서 나도 원고료 없음. 아내에게 밤늦게 얘기했다. 아내가 갑자기 울컥, 눈물을 흘린다. 노회찬이니까.. 노회찬, 여전히 우리들에게는 그 이름만으로도 눈물이 나는. 좋은 놈들은 다 이미 죽었어..

한 권씩 좀 사줍쇼, 굽신굽신. 재단 후원이라도..

 

https://www.vop.co.kr/A00001422022.html?fbclid=IwAR0ET_X2jOIvdThUZdj9XpTddvdpH9mmX2nLk-BQOhBww-b9CzB_WINQ6qY#cb

 

[새책]노회찬 1주기 맞아 추모집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입니다’ 출간

 

www.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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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언 !!

잠시 생각을 2019. 7. 16. 23:12

정두언, 말이 통할 만한 보수라고 생각했는데, 참으로 맘 안 좋다. 그렇게 어렵게 맘 고생을 하고 살았나 싶다.

신문에서 논쟁을 한 적이 좀 있고, 짧게 몇 번 이런저런 얘기한 적이 있다. 여유되면 길게 소주 한 잔 하자고 그랬는데, 그게 벌써 몇 년째..

사는 게 뭔가 싶다. 그래도 그만한 보수도 한국에 없다 싶었는데.

고민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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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쓰다 보니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교회 보수'라는 표현을 써봤는데, 그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보수인데 교회를 다닐 수는 있지만, 내가 얘기하고 싶은 보수는 성조기 들고 다니는. 이건 교회를 통해서 보수가 된. 그리고 성조기 들 정도면 다른 나라에서는 보수라고 안 부르고, 극우파라고 부를 것 같다. 드골 같은 민족주의 보수가 아무리 영국이 2차 세계대전 때 자기를 도와줬다고 해서 유니온 잭 들겠냐? 그러니까 현 상황에서는 '교회 극우파'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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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신자유주의로 시대를 규정하는 표현이 유행을 했다. 나는 그 용어를 그렇게 자주 쓰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쓰는 시대의 용어라서 가끔은 썼다. 어쨌든 그 시절의 용어대로면, dj는 '완화된 신자유주의', 노무현은 '강화된 신자유주의'라고 평가했다. '괴물의 탄생'에서 그런 용어들을 썼었다. 명박은? '공사에 의한, 공사를 위한, 공사만을 위한', 그야말로 공사의 시대, 공사주의라고 봤다. 박근혜는 아주 어렵다. 사기를 친 건지, 본인 스스로 사기를 당한 건지, 밖에서는 알기가 어렵다. 그냥 '순실의 시대'라고 하는 게 포괄적으로 더 많은 것을 설명해주는 것 같았다. 순실이 원전은 물론 발전회사에도 막 자기 사람 꽂아넣는 거 보면서, 뭘 안다고 저 지랄인가 싶었다. 한국 영화의 1/3이 촬영을 한다는 남양주 종합촬영소도 버티고 버티다, 결국 순실 때 해쳐먹었다. 기가 차다.

그렇다면 지금 이 정부는 경제적으로 무슨 시대라고 불러야 할까? 이게 어렵다. 황교안은 '좌파 독재'라고 방방 거리는데, 그거야말로 기분학상으로 하는 얘기인 것 같다. 박근혜 탄핵 후 황교안은 권한대행이 되어서 막 무슨 포럼 같은 데 돌아다니고 그랬다. 자기의 경제관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고 했다. 이건 노무현 때 국정 과제가 된 개념이다. 지가 무슨 말 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문재인 경제는 좌파 독재일까? 무능하다고 말할 수는 있어도, 독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우왕좌왕. 그리고는 실제 자기들끼리도 앉아서 논의를 하거나 회의를 하는 것 같지도 않다. 독재는 독재를 하는 entity, 최소한의 실체가 있어야 하는데, 글쎄다..

최저임금 가지고 좌파라고 방방 뜨는데, 실제 일본에서 최저임금을 극적으로 높이는 정책을 몇 년간 끌고 가는 것은 잠깐 집권했던 민주당 정권이 아니라, 지금의 아베 정권이다. 오죽하면 공무원들이 춘투를 한다고 해서 - 예의 그 유명한 일본 노조의 춘투에 빗대서 - 공투라는 말이 다 생겼다. 황교안식으로 분석하면, 일본이야말로 좌파 독재인데, 다 알다시피 보수 중에서도 극우에 가까운 게 현 일본 정부 아니냐?

일부에서는 '우클릭'이라는 걸 들어서 급격한 보수화에 대한 지적을 하는데, 이것도 잘 모르겠다. 만약 지금 경제지표가 좋게 나온다면 '실용적'이라는 평가를 일부 받을 수 있는 측면이 있기는 한데, 그나마 지표들이 안 좋으니까 결국에는 우왕좌왕으로 보인다.

어쨌든 제일 큰 특징은 언제나 변함없는 토건. 출발이야 어떻든 도심재생, 그것도 많이 변질된 도심재생으로 돈 때려 박고, 집값 오른다고 하면 얼씨구, 미니 신도시급 이상으로 '존심' 있게 하겠다고 하고. 총선 대책이니까 좀 봐주라는 말 흘리면서 예타 면제도 이미 했고, 여기도 이런 욕 안 먹고 그냥 재밌게 해보겠다고 예타 무력화도 착착 진행 중이고.

미안하지만 문재인 정권도 베이스는 토건이다.

4차 산업이라고 열나 멋진 표현을 다 걸더니 결국은 수소에 몰빵. 내가 수소 전면으로 반대하는 게 아니라, 위험이 있는 기술이라서 적절하게 포트폴리오를 하자는 것인데.. 너 나와봐, 니가 반대했지? (자꾸 전화해서 협박질이면 나도 확..)

교육 개혁은 - 뭐가 개혁인지도 모르겠지만 - 하여간 저 너머로 물건너 간 상태이고.

잘 하는 것도 부분적으로 있고, 심하게 못하는 것도 있고. 그렇지만 그건 전또깡 이후로 한국의 모든 정권이 그랬다. 심지어 명박이도 집값을 잡는 신묘한 기술을 보여주었다.

종합하면, 토건은 강세, 혁신은 문과쟁이식 중앙형, 집값 관리는 결국은 빠가, 생활경제는 개판. 그걸 독재로 모는 건 좀 아닌 것 같고, 무능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말은 될 것 같고.

그게 지표로 모여서 일관되게 나오는 것은 지속적인 - 약간 더 빨라진 - 출산율 저하.

그런데 이걸 탓할 사람이 없는 게 현 정권의 특징이기도 하다. 누가 뭘 하는지, 어디서 뭘 하는지, 도통 알 수가 없게 되어있다. 그리고 실제로는, 그런 걸 고민하는 단위가 없는. (내부적으로는 복잡하며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은 그렇게 된.)

그래서 아직 중간 턴을 돌지 않은 현 정부를 뭐라고 규정하기는 매우 어렵다. 토건 + 무능 + 운동권 탑다운 + 공무원 관리 실패 + 새로운 아이디어 금지 + 그날 그날 때우기.

이걸 다 모아서 임시 가설을 세워본다면 '공보주의 정권' 정도? 공보 논리가 모든 것에 앞선. 그래서 결국 현 정권의 제일 큰 위기는 부패도 아니고, 무능도 아닌, 대변인 사태?

아직 나도 생각이 다 정리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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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삭발. 이럴 때는 최열 대표가 한참 환경운동 지휘하던 시절이 생각난다. 그는 단식과 삭발을 싫어했다. 힘든 싸움 할수록 더 잘 먹고, 대중들에게 조금이라도 멋지게 보이는 게 낫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나도 그 노선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가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후, 삭발이 돌아왔다. 당시 신륵사 주지스님이었던 세영 스님이 활동가들 삭발하던 기억이..

원래 원내대표는 정책도 어느 정도는 알고, 특정 정책에 대한 소신도 좀 있고 그런 사람이 하는 자리다. 머리도 좀 돌아가고.

나경원은 그런 스타일은 좀 아닌 것 같다. 원내대표 나경원 시절, 한국의 보수에게도 삭발의 시대가 돌아왔다. 그들도 스타일의 시대는 이제 끝이 났는가?

https://www.nocutnews.co.kr/news/5144809

 

한국당, 6명 삭발 포기…4명만 삭발 "비폭력 저항"

김태흠·윤영석·이장우·성일종 의원...당초 예고한 6명은 나타나지 않아

www.nocu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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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통치

잠시 생각을 2019. 4. 20. 13:53

정치와 통치에 대해서 좀 더 글을 써달라는 부탁을 좀 받았다.

최근에 쓰는 책의 보조 주제 하나가 정치다. 물론 좋은 의미가 아닌 정치다. 통치는 govern 정도의 의미다. 정부가 governing을 하지 않고, 정치만 한다면? 이런 게 내 오래 된 질문 중의 하나다.

이런 생각을 시작한 것은, 1987년의 대선을 복기하던 과정이다.

친구들이나 선배들에게 왜 그 때 노태우가 되었느냐, 물어봐야 같은 대답만 나온다. 그리고 결국 술만 마시게 된다.

보수 쪽 사람들은, 너네가 진 건 '수권 능력'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고 얘기를 했다. 도대체 저 야당이 수권 능력이 있을까, 그런 노태우의 캠페인이 유효했다는 거다. 우리는 양김의 분열 때문이다, 이런 표의 크기만 세고 분석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아니면 지역 감정..

그런데 실제로 노태우에 투표한 사람들 중에, 그래도 괜찮아 보이는 사람들 찾아가 물어보니까, 수권능력이라는 참 택도 아닌 것 같아 보이는 대답을 했다. 물론 그건 보수의 오만이고, 이긴 자의 거만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여간 그 시절에 집권능력이라는 단어에 대해서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정책과 정책 능력, 단순히 표를 더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짜로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통치는 힘으로 우악스럽게 할 수도 있고, 그래도 사람들이 느끼기에 좀 더 편한 나라를 만들면서 부드럽게 할 수도 있다. 나중에 평가는 갈릴 수도 있지만, 클린턴 시절에 경제 지표는 정말 좋았다. 경제학 교과서를 바꿔야 할 정도의 장기 호황이라고 호들갑 떨기도 했다.

여론조사가 일반화되면서, 부작용은, 통치는 사라지고 정치만 남게 된 것.

정부나 정권의 모든 행위가 대통령 지지율에 합산되어 이해되고, 또 실제로 청와대도 의사결정을 그렇게 많이 한다.

간단히 생각하면, 여론조사에 잡히지 않는 것을 잘 하는 것이 통치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정치만 너무 생각하면, 여론조사가 신경 쓰지 않는 것, 아니면 신문이 신경쓰지 않는 것은, 되거나 말거나, 그렇게 된다.

그래서 밑에서는 그냥 공무원들이 하던 대로, 실무에서는 오래된 전통대로, 적당히 해치우기도 하고, 해먹기도 하고, 그렇게 된다. 정치는 극도로 발달해도, 통치가 실패하는 경우가..

mb도 그렇고, 근혜도 그렇고, 통치는 실패한 것 같다. 보수의 수권능력은, 그들의 해쳐먹는 능력으로 전도되었다.

이 통치는 좌우의 문제도 아니고, 진보/보수의 문제도 아니다. 정치가 통치에 기여해야 하는데, 지금은 정치가 통치를 붕괴시키는 지경이다.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여기에서부터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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