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하면 덜 가난할 수 있을까…해법은 '사회적 경제'"

우석훈 신간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청와대 직제에 일자리 수석을 신설하며 그 산하에 사회적경제 비서관을 배치했다. 이를 두고 사회적 경제가 새 정부의 주요 어젠다 중 하나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88만원 세대'를 쓴 경제학자 우석훈도 사회적 경제에 주목한다.

그는 신간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문예출판사 펴냄)에서 그동안 우리 사회가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를 생각해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덜 가난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때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답으로 사회적 경제를 제시한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인 의미를 추구하면서 영업활동을 하는 사회적 기업, 물건이나 지식을 서로 빌려주며 함께 쓰는 공유경제, 그리고 협동조합 등이 중심이 된 경제다. 지역공동체 내에서 주민이 지역 자원을 이용해 수익사업을 하고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기업도 사회적 경제에 속한다.

책은 사회적 경제의 기본 개념과 역사적 흐름을 설명하고 우리나라와 세계에서 진행되는 사회적 경제의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다.

사회적 경제는 이미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고 있다. 김대중 정부 때 싹을 틔운 이후 노무현 정부 때는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이명박 정부에서는 협동조합법이 만들어졌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유승민 의원 등이 사회적경제기본법을 발의했으나 통과되지 못했다.

저자는 특히 경제불황기 사회적 경제가 사회의 안전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갑작스러운 실직으로 자영업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로 대기업 프랜차이즈나 자영업을 시작하기보다는 사회적 기업이나 협동조합, 마을기업 등에서 1∼2년 정도 일하면서 경험을 쌓고 자신의 미래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사회적 경제가 불황기에 고용을 임시로 확충하는 완충지대 역할을 할 수 있는 셈이다.

책은 또 사회적 경제가 '좌파 정책'이라는 인식이 옳지 않음을 강조한다. 이탈리아 파시스트 정치가였던 무솔리니가 대공황에 빠진 이탈리아의 위기 극복을 위해 협동조합 같은 사회적 경제 정책을 고민했다는 점과 대표적 협동조합인 농협이 군사정권 때 만들어졌음을 상기시키며 사회적 경제가 이념을 뛰어넘는 시스템임을 설명한다.

저자는 "2008년 이후 새롭게 형성된 사회적 경제라는 흐름이 좀 더 안정화돼서 새로운 구조가 될지, 아니면 10년 정도 유행하다가 '별 볼 일 없다'며 사람들의 외면을 받게 될지는 아직 모른다"면서 "그러나 이 흐름은 일시적인 트렌드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경제의 구조적 요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316쪽. 1만4천800원.

zitrone@yna.co.kr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5/18/0200000000AKR20170518147100005.HTML?input=119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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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제주도로 1박 2일 출장, 우리는 애들 다 데리고 출동. 큰 애가 기침감기가 남아 있었고, 물갈이 하느라 둘째날 설사. 나는 애만 봤는데, 애들하고 틈틈히 바닷가 가서, 바다는 정말 원없이 봤다.

제주 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인생 별 거 없다. 주어진 시간 열심히 살고, 내가 남들에게 뭘 해줄 수 있나 더 생각하고, 잠시라도 짬이 나면 행복을 향해 질주!


(쓰다보니, 요 문장이 너무 맘에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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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최종 제목이 이렇게 잡힌 것은 출판을 몇 주 남긴 때의 일이다. 그 직전까지는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 사회적으로'였다. 나는 이 제목이 더 좋았지만, 도저히 입으로 읽을 수 없는 제목이었다. 입말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파자형 제목을 포기하고, '사회적 경제'를 그냥 이마에 달기로 했다.

이 책은 계약서부터 시작하면, 5년도 넘는다. 진짜로 우여곡절이 많았다. 주제가 청년에서 사회적 경제로 바뀐 것은 3년 정도 된다. 그 뒤로도 역시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회적 경제'라고 제목에 다는 것은 나도 부담스러웠고, 출판사도 부담스러워했다.

사회적 경제라고 제목에 쓰는 건, 책 팔기 싫어요, 그렇게 말하는 것과 비슷하다. '사랑의 노동'을 비롯해서, 원래 초반 작업 때 사용하던 제목들은 따로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내 심경이 바뀌었다. 책은 덜 팔리더라도, 그냥 정직하고 정확한 제목을 다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용은? 책 제목 그대로이다. 어떻게 좌우를 넘는가, 내가 보고 들은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정리하였다.


2.
지금 내용을 마무리하려고 준비하는 또 다른 책이 있다 <국가의 사기>, 시기상으로 그리고 정서상으로, <사회적 경제는 좌우를 넘는다>는 아무래도 쌍둥이 책이 될 것 같다. 한참 중반 작업쯤 들어가 있을 때, 최순실 사태가 벌어졌다. 나에게도 고통스러운 사건이었다. 새로운 시대가 올 것인가? 온다면 그 시대가 우리들에게 바람직한 사회일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좌우 이념의 대결로 인해서 어려웠던 문제가 사회적 경제 책에 주로 나간다. 그리고 제도 개선에 관한 얘기 그래서 미래 경제의 비전에 관한 얘기가 <국가의 사기>로 정리된다. <국가의 사기>는 벌써 원고가 마무리되었어야 하는데, 아이 둘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그렇게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나도 이 격동의 시대, 마음을 정리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 그런 생각들을 한 번 정리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시간은 좀 걸렸지만, 대체적인 입장 정리는 끝났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3.
사회적 경제를 한국 사회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좀 안다. 그렇지만 변화의 여지가 아직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고통스러운 시간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우리의 미래를 희망적으로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책을 쓸 이유는 없다.

책을 쓰는 방법이 과연 효과적일까? 생각을 좀 많이 했다. 단기적으로는, 비효율적이고, 효과적이지 않다. 그렇지만 길게 시간을 두고 진짜 변화를 생각하면, 여전히 책이 가장 효과적인 것 같다.

내가 엄청난 방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조금은 더 길게, 다른 말로 하면 한가롭게, 뭐가 더 나은 길인지 그렇게 생각을 해본 적은 좀 있다. 하루하루의 호흡으로 살아가면, 책은 쓰기 어렵다.

어떤 책을 써야겠다, 생각하고 나면 책이 실제로 나오는데 3년 정도 걸린다. 물론 FTA나 세월호 때처럼 급하게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호흡은, 3년 정도인 것 같다.

3년이 지나도 여전히 의미가 있거나, 여전히 시대의 최전선일 때, 그 때 출간을 한다. 언론과도 많이 다르고, 방송과는 더더욱 다르다. 2~3년 지났을 때 무의미해지는 얘기, 그런 건 책으로 다루기가 어렵다.

최근에 그런 생각을 좀 많이 했다.

누군가는 길게 보고, 넓게 살펴보고, 꼭 정답은 아닐지라도 계속 살펴보는 작업을 하는 게 의미는 있을 것 같다. 그런 일을 조금은 더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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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수찬 기자 사건으로 한겨레 신문사가 직접 사과문을 걸었다. 이제, 사건은 진짜 사건이 되었다.

1.
안수찬 사건이라고 해서 직접 찾아봤다. 좀 과한 글을 쓴 것은 사실이다. 엄밀히 말하면, 안 써도 되는 글을 쓴 것처럼 보인다. 공인이 되면, 효과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게 된다. 그렇지만 많은 경우, 그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정말로 사회적 효과가 발생하고, 그것이 궁극적으로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좀 격하게 써도 된다. 그것도 글의 테크닉 중의 하나다. 그러나 그런 효과가 발생하지 않을 거라면, 최대한 부드럽게 쓰는 게 낫다.

몇 년 전, 안수찬 기자가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 종종 만났다. 의욕과 패기가 넘쳤고, 뭔고 하고 싶어 '미치고 싶은 상태'였다.

요즘은 기자나 편집국에서 직접 아는 사람들에게 메일이나 문자로 취재동향을 알려주는 게 흔한 일이 되어다. 자신의 기자로서의 일상을 일일이 써서 보내준 건, 안수찬 기자가 처음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깊이 인상에 남았다. 어떤 의미로든, 안타까운 일이다.

2.
신정부 이후, 진보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고민을 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나는 한겨레에 글을 오래 썼고, 그 시절에도 한겨레에 글을 쓰고 있었다. 그렇다고 한겨레 내부에 엄청 친한 기자가 있어서 내부 사정을 잘 알고, 그러지는 않았다.

하여간 그 시절, 시민단체 내부에서는 신문으로서의 한겨레의 운영에 대해서 불만이 좀 있었다. 그 시절의 한겨레 운영진을 '부국강병파'라고 불렀던 기억이 난다. 민감한 사건이 꽤 있었다. 이라크 파병을 둘러싼 논쟁들, 새만금을 보는 시선, 굴직굴직한 논쟁들이 있었다. 아마 이라크 파병 이후로 부국강병파라는 말이 나왔던 것 같다. 국가는 부유하고, 군사는 강하고... 당시 청와대가 아니라 한겨레의 기본 논조를 그렇게 비판하던 시절이 생각이 난다.

당시 내가 쓰던 글을 한겨레에서 교정교열이나 문단의 순서배치 말고는 크게 손 댄 적은 없다. 딱 한 번, 내부의 의견을 반영해서 고쳐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황우석 사태와 관련된 글이었다. 별로 고치고 싶지 않았지만, 죽어라고 고집한다고 해서 민주평화가 오는 것도 아니니... 그러시라, 그랬다. 물론, 내색은 안 했지만, 나는 완전 열받았었다. 혼자 그러고 말았다.

정권과 비판, 이건 언론이 가진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자기 편, 남의 편, 이건 선거 때의 일이고, 정권이 형성되면 잘 한 건 잘했다, 못한 건 못했다, 이상한 건 이상하다, 그렇게 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덜 이상해진다.

3.
신정부가 들어섰다. 이것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당연히, 잘 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고, 잘못된 일도 있을 것이다. 잘 하는 거야, 잘 했다고 하면 되니까 쉬운 거고. 못하는 것도 다루기가 쉽다. 이렇게 하면 잘 하쟎아, 이런 방식으로 서로 너무 곤란하지 않은 정도에서 절충안을 만들 수가 있다. A안, B안, 그도 아니면 C안, 이런 글이 사실 제일 쓰기 쉽다.

그렇다면 잘못한 일은?

하거나 말거나, 기술적으로 중간 대안이 없는 일은 다루기가 아주 어렵다. 이라크 파병, 가거나 말거나. 이미 진행된 상태의 황우석 사건, 덮거나 열거나.

덮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많은 경우 거대한 충격파를 감내해야 한다. 정권에 대해서 "아니다"라고 말하는 일은, 어느 쪽 정권이라도 부담되는 일이다. 정권은 목숨을 걸고 자신의 무오류를 증명하려고 한다. 그 거대한 충격파에 맞서는 일은, 어지간한 결심으로는 쉽지 않다.

이런 일은 앞으로도 벌어진다. 우리 편이냐 아니냐, 그건 선거 전에 중요한 일이다. 그렇지만 국가의 일 혹은 정책의 일에는 기술적인 측면이 붙는다. 이 얘기를 할 거냐 말 거냐, 그걸 선택해야 한다.

안수찬 사건은, 그래서 충격파이기는 하다. 아쉬운 것은, 안수찬이 하지 않아도 되는 글을 너무 열심히 썼다는 점일지도 모른다.

한동안 허니문 기간이 지나고,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고 기술적 논쟁이 시작된 이후에 안수찬의 글이 나왔다면, 좀 다른 맥락으로 읽혔을 수도 있다. 글이 날 것인 게 문제? 어차피 sns에는 날 것이 올라간다. 심각하고도 의도적인 허위에 기반한 글이 아니라면, 정제된 글을 사람들이 거기에서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안수찬 사건을 다시 생각해보는 것은...

한겨레 경영진이 시민단체 사람들에게 '부국강병파'라고 불리던 그 시절이 생각나서이다.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문제라고 하는 것 같다. 그렇지만 당선 이후, 언론이 하는 주요 기능은 용비어천가는 아니다. 기술적 분석을 하고, 기술적 지적을 하는 것이다. 대안이 없으면? 그러면 하지 말라고, 목을 내놓고 그 얘기를 하는 거다. 그래야 발전한다. 그리고 그렇게 용기를 내야 세상이 좋아진다.

선거 한 번으로 정책이 조화롭게 만들어지는 것, 그런 건 아니다.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95022.html?_fr=mt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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