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너무 큰 일이 벌어질 때, "그래서는 안 되죠", 이렇게 서로 얼굴 빤히 쳐다보면서 걱정만 한다.

그리고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https://news.v.daum.net/v/20200607200709221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민단체를 위하여..  (2) 2020.06.11
기본소득과 증세 없는 복지 논의..  (0) 2020.06.09
친문과 반문 그리고 밑장빼기..  (4) 2020.06.06
못난이 게임..  (4) 2020.06.05
원격 의료 국회 토론회..  (0) 2020.06.05
Posted by retired
,

 

일요일 아침, 아내가 토스트랑 삶은 계란으로 아침을 줬다.

"역시 음식은 타이밍이야."

큰 애가 금방 아니라고 한다.

"아냐, 아빠. 음식은 양이야. 그 다음이 맛."

할 말을 잃었다. 남자 애들 둘이 어마무시하게 먹어치운다. 오늘은 어제 사온 돼지갈비로 찜해주기로 했고, 다음 주에는 둘째가 먹고 싶다는 양고기, 양갈비 구워주기로 했다. 1주일 후 주말에 뭘 해줄지 미리 예고해야 1주일이 편하게 지나간다.

코로나 국면, 저강도의 삶이 계속 된다. 웃음만 고강도다. 음식은 양이라는 녀석들과 부태끼는 중이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양갈비 양념 구이..  (1) 2020.06.14
깍두기에 밥 비벼 먹기..  (1) 2020.06.13
간만에 남대문..  (2) 2020.06.06
아이들의 신조..  (1) 2020.05.30
드론 착륙면허..  (0) 2020.05.04
Posted by retired
,

남대문 시장에 갔다왔다. 여름이 되어서 큰 애 옷 사주러 가족 나들이. 둘째는 옷이 많은데, 맨날 큰 애만 새 거 사주기가 그래서 같이 한 벌씩.

오는 길에 정육점 들러서 큰 애 몫 재난 지원금으로 한우 등심과 돼지 갈비. 원래 집에서 이렇게 한우로 고기 구워먹는 일은 없는데, 큰 애가 한 턱 내는 걸로 해서. 내일은 돼지갈비찜, 간만에..

원래는 반찬도 좀 사고 이것저것 더 살 계획이었었는데, 둘째가 힘들다고 해서 예정보다 일찍 귀가.

돼지갈비찜은 20대에는 많이 해먹었는데, 한국에서 살면서 정말 할 일이 없었던 것 같은. 식당 가면 비싸지도 않은데, 굳이 이걸 해먹을 필요까지는.

코로나로 길어지면서, 이것저것, 메뉴가 점점 고갈되어 간다. 애들이 매운 거 못 먹고, 둘째는 특히 입이 짧다 (안 먹어, 할 때는 진짜 패 죽이고 싶은 ㅠㅠ.) 마침 어린이집에서 돼지갈비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기회는 찬스다, 돼지갈비찜 시도.

이 기회에 메뉴를 좀 늘려볼까 하는데.. 애들 먹는 게 얼마 없어서 내 맘대로 늘리기도 힘들다.

'아린이들 메모'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깍두기에 밥 비벼 먹기..  (1) 2020.06.13
음식은 양이지..  (3) 2020.06.07
아이들의 신조..  (1) 2020.05.30
드론 착륙면허..  (0) 2020.05.04
어린이날 선물, 드론..  (0) 2020.05.03
Posted by retired
,

친문, 반문, 이 표현이 좋은 것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예전에 '노빠'라는 표현을 사람들이 썼었는데, 나는 그때도 그런 표현을 안 썼다. 거슬러 올라가면 '황빠'라는 표현도 있었다. 그때 그 논쟁 한 가운데 들어가 있으면서도 그 표현을 안 썼다. 다음의 클릭하기 선호조사에서 98%가 당시 피디 수첩이 잘 못했다고 그랬다. 나는 반대편 2%에 속해 있었다. 내가 친하던 사람, 잘 알고 지내던 사람, 대부분 황우석을 지지했는데, 차마 그들에게 욕하고 싶지가 않았다. 논쟁은 그렇다. 의견과 이념, 구분도 어렵지만, 돌아서면 또 삶은 그게 전부가 아니다.

친문이라고 하면..

나보다 훨씬 문재인을 자주 보고 친한 사람도 있겠지만, 어지간한 대부분의 사람보다는 내가 더 친하다. 친한 걸로 치면, 밥도 먹고, 술도 먹고, 양산집에도 가고, 또 밥도 먹고, 산책도 하고, 그야말로 다했어!

여전히 전화번호도 가지고 있고, 아직도 쓴다고 하는 메일 주소도 가지고 있다. 대선 끝나는 거의 마지막 순간까지 내가 이해하는 상황을 파악해서 보고서 형태로 보내줬고, 마지막 순간까지 고맙다 혹은 추가질문 같은 본인 의견까지, 그랬다. 본인 부탁이었다. 캠프에 들어오지는 않더라도, 그때까지 그랬던 것처럼 보고서는 계속 좀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대선이 끝나고 나도 보고서를 더 이상 만들지 않았고, 연락도 따로 하지는 않았다. 한때 별의별 시시콜콜한 것도 전화로 상의했었다.

반문이라고 하면..

대통령이라고 무조건 맞다고 하는 건, 내 인생에 해본 적이 이 없다. YS 때도 그랬고, 심지어 공직에 있던 DJ 시절에도 그랬다. IMF 때 시민단체의 산업 대책에 대한 입장 보고서를 내가 총괄해서 집필했다. 정부 못 한다는 얘기를 잔뜩 넣었다. 참여연대 통해서 대통령에게도 전달된 걸로 알고 있다. 새만금도 반대 의견만 낸 게 아니라, 대안 옵션에 따른 30년간 경제성 계산도 내가 주도했다. 초기에는 그걸 조한혜정 선생 아드님이 조교처럼 했었고, 후반부에는 요즘 목공 퍼즐 만드느라 정신 없는 최새힘이 했고. 

민주정부든 명박 시대든, 정부가 하는 일이 이상하다고 하고, 대안을 찾던 것, 그건 내 삶의 일이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다.

문재인 정부라고 다를 게 없다.

모든 정부는 약점과 강점이 있다. 약점을 잘 보완하는 게 좋은 정부다.

내년이면 내가 이 짓을 한 것도 벌써 25년째가 된다. 학위 받고 늘상 이 짓을 했으니까, 이 시간도 짧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DJ 정부까지는 정부 안에 있어서 이름을 드러내지 못했고, 그 뒤로는 내 이름으로 책을 내면서 그 짓을 한 것.

코로나 국면 2로 넘어가면서 문재인 정부는 위기다. 국면 1에 기분이 너무 좋아서 생겨난 위기 일부, 그 전에 가지고 있던 위기 요소 플러스.

많은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바랬겠지만, 나는 더 하다. 이유는 단순하다. 정부에 반대하는 글 같은 것은 쓰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잘 한다, 기가 막히다, 브라보, 지금처럼.. 나도 그런 글만 쓰고 싶고, 궁극적으로는 아무 글도 안 쓰고 싶다.

총선 압승과 함께,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동시에 생긴다.

좋은 점이야 하면 된다는 당연한 거고, 나쁜 점은 기존의 안 좋았던 점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아진 거고.

내가 겪은 바로는, 문재인은 친 삼성, 그런 건 아니다.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친 자본, 그런 건 더더욱 아니다. 실제 정책과는 상관 없이, 마음 속 깊숙히 노조에 대해서 친구고 동료라고 생각하는 마음이 강하다. 그건 진심인 것 같다.

몇 번 노조에 관한 격론이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친노조적인 발언을 한 사람이 주로..

몇 가지, 아마도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라서 변하지 않을 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나쁜 점은..

강인한 체력은 아니다. 문재인과 내가 비슷한 점은 딱 하나인데, 아침 잠이 많은 스타일.

꼼꼼한 성격이 그런 체력을 더욱 지치게 만드는 스타일이다. 저녁에 일찍 자는, 그런 스타일 아니다. 보고서도 줄 치면서 보고, 책도 밤 늦게까지 보고, 그러다 지쳐 잠드는 스타일이다.

일정관리하는 인간들이 너무 잡아돌린다고, 나한테 좀 얘기 좀 해주라고 많은 사람들이 부탁했다. 그렇지만 그때는 이미 내가 수시로 전화거는 사이가 아니라서, 그 측근 몇 사람한테 의견만 전달했다.

코로나 2국면으로 넘어가면서, 정부의 삽질 빈도가 높아진다.

홍남기가 삽질을 시작했는데, 박능후가 삽질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차원이 다른 뻘타를. 질본에 대고 이 시국에 밑장 빼기를. 손은 눈보다 빠르다.. 그러나 지켜보는 눈이 너무 많다.

이건 위기다.

부처별로 코로나를 핑계로 수없는 밑장빼기를 할 건데, 어지간한 타짜 아니면 찾기 어려운 더욱 더 고급 기술이 나올 거다.

친문, 반문, 이 정서 싸움은 밑장빼기 앞에서는 부질 없다.

누가 더 친하냐 아니냐, 그것과 관료들의 밑장빼기, 재벌들의 털어먹기, 그런 걸 막는 것과는 아무 상관 없다.

위기다.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박능후만 해도 하수다. 문재인 정부 2기, 진짜 고수들이 튀어나올 거다.

코로나 2국면, 개학과 함께 밑장빼기 기술이 돌아온다. 눈 뜨고 코 베인, 그런 시기가 올 여름에 펼쳐질 공무원 신기술의 시기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본소득과 증세 없는 복지 논의..  (0) 2020.06.09
너무 큰 일이 벌어질 때는..  (0) 2020.06.07
못난이 게임..  (4) 2020.06.05
원격 의료 국회 토론회..  (0) 2020.06.05
양아치 전성시대..  (1) 2020.06.05
Posted by retired
,

코로나 이후 대응에 관해서 토론회를 하자고 연락이 왔다.

"코로나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뭔 놈의 이후예요."

"그러니까, 그 얘기를 해주면 된다고."

낚였다 ㅠㅠ. 워낙 신세 많이졌던 선배라, 모른 척 하기도 그렇고.

코로나 1국면은 확실히 지났다. 코로나 무서워하는 사람은 이제 거의 없다, 특히 공직자 중에서는. 대놓고 코로나로 무슨 이득을 볼 건지, 그런 논의가 한가득이다.

일본에 대한 평가는 여전히 엇갈린다. 검사를 덜 한 것은 사실인 것 같은데, 아무리 아베가 이상하다고 하더라도 왕창 은폐하고..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하여간 일본은 이것저것 다시 열었고, 도쿄 확진자도 좀 증가하는 중이고. 그렇다라도 아직 20명 미만이라 대폭발, 그런 건 아직 아니고.

격리가 건국신화인 한국은 확실히 자가격리에 강한 것 같고, 일본은 개인위생이 강한 것 같다.

미국은.. 아무 것도 못 한다.

지금도 코로나는 2주만 확실히 막으면 세울 수 있다. 그런데 그게 어렵다.

될듯 말듯, 이렇게 내년 말까지 가늘고 긹게, 때로는 아주 굵게 가지 않겠나 싶다.

도대체 누가 학교 열었어? 결국에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을 것이다.

이게 전세계적으로 '못난이 게임'처럼 되었다. 다 자기의 못난 모습들이 코로나 앞에서 먼저 튀어나온다. 그래서 누가누가 못 났나, 이런 컨테스트 양상인데. 덜 못난 놈이 다 먹어가는, 그런 양상이다.

지난 달에 예측을 하면서, 12월까지 백악관이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나, 청와대가 그 자리에 있을 수 있나, 그런 극한값을 설정한 적이 있다.

6월, 백악관은 아직 그 자리에 있는데, 그 사이에 집회 때문에 트럼프 일가는 벌써 지하 벙커에 한 번 들어갔다 나왔다는..

12월까지, 아직 시간이 멀다.

전세계적인 못난이 게임 진행 중..

한국은 홍남기가 못난 척, 1등 하나 싶었는데, 박능후가 확실하게 못난 걸로는 홍남기 보다 여러 급 위인 걸 보여주었다..

참, 인간 못 났다.. 그 와중에 연구소 하나 챙기는 게 대체 뭐라고.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무 큰 일이 벌어질 때는..  (0) 2020.06.07
친문과 반문 그리고 밑장빼기..  (4) 2020.06.06
원격 의료 국회 토론회..  (0) 2020.06.05
양아치 전성시대..  (1) 2020.06.05
내청과 외청의 시기..  (0) 2020.06.05
Posted by retired
,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문과 반문 그리고 밑장빼기..  (4) 2020.06.06
못난이 게임..  (4) 2020.06.05
양아치 전성시대..  (1) 2020.06.05
내청과 외청의 시기..  (0) 2020.06.05
기재부 전성 시대..  (0) 2020.06.04
Posted by retired
,

"박능후 파면", 요렇게 글을 쓰고 싶은데.. 그렇게 따지면, 지금 장관 중에서 살아남을 넘이 몇 넘이나 있나 싶다.

이놈도 문제고, 저놈도 문제고, 어랍쇼, 이런 양아치가 다?

정부는 민주 정부라는데, 장관들은 몇 명 빼면 정말 양아치 집합소다. 어디서 그런 이상한 사람들 찾아오라고 해도 찾기 어려운, 역대급 양아치들이 줄줄줄..

굼뱅이도 기는 재주가 있다.

하긴, 배워야 한다, 그런 건 좀. 평소에 조신하게 인사나 잘 하면서 기다리고 있다가 몸 값 제일 비쌀 때 잽싸게 줄 서는. 전광석화와 같다..

그런 거 잘 하는 사람들 전성시대다. 누가 일본식 처세술이 한 물 갔다고 했냐? 딱 일본 종합상사에서 승진하기 위해 60~70년대에 나오던 그 처세술 책이 딱 들어맞는 게 2020년 대한민국이다.

좀 지난 얘기인데.. 모 아저씨가 자기는 장관 안 한다고 멋지게 말싸말 하셔서, 모자란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래도 나름 지조는 있네, 했드랬다.

마침 그날 상갓집에 갈 일이 생겼는데..

핸드폰 잘 챙겨가서 산봉우리 정상에서 전화 딱 받으셔서, 뽀롱나셨더라는.

도그마의 시대는 가라, 시대정신 같은 어려운 얘기하는 시대는 끝났다, 계몽의 시대도 끝났다..

다 좋은데, 그러다 보니 소소하게 처세 잘 하는 양아치들 전성시대가.

근혜 때는 잡놈들이 살판 났었는데, 요즘은 양아치들이 살판 났다.

박능후만 양아치겠냐.. 거기도 하급이다. 더 상급 양아치들은 아무 일도 안 하고, 아무 일도 안 벌어져서, 놀면서 뒤에서 친구들 자리 나눠주고 있어도 티도 안 난다. 청와대에 국민청원 같은 거 올라갈 일 없다.

양아치에도 다 급이 있는 걸 요즘 알았다.

박능후는 하급 양아치다. 파면도 사치다. 더 상급 양아치들은 드러나지가 않는다. 햐, 정말 대단하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못난이 게임..  (4) 2020.06.05
원격 의료 국회 토론회..  (0) 2020.06.05
내청과 외청의 시기..  (0) 2020.06.05
기재부 전성 시대..  (0) 2020.06.04
기재부 개혁방안에 관하여..  (0) 2020.06.04
Posted by retired
,

거악이 사라지고 나니까 쪼만한 놈들이 내끄야, 내끄야, 소왕국들이 공화국 여기저기 생겨난다. 명박이 때는 블랙리스트나 열심히 만들고 꼼짝도 못 하던 것들이, 지꺼 챙긴다고 아주 난리다.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rent seeking이라고 부른다.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적으로 분류한다. 보수들도 이딴 짓은 싫어한다.

http://m.hani.co.kr/arti/politics/assembly/948072.html?fbclid=IwAR39ktz0uMxKEbeHA0LK8XFXpmIfQry8Aoo3w2v_oBb1svnaADgBXcSTQqs#cb

 

문 대통령 “질본 연구기관, 복지부 이관 전면 재검토”

연구기능 빠진 질본 ‘무늬만 승격’ 논란에 직접 지시

www.hani.co.kr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격 의료 국회 토론회..  (0) 2020.06.05
양아치 전성시대..  (1) 2020.06.05
기재부 전성 시대..  (0) 2020.06.04
기재부 개혁방안에 관하여..  (0) 2020.06.04
애 보는 아빠가 할 일이 아닌..  (0) 2020.06.02
Posted by retired
,

농업 경제학은 이제 본문 2장, 4명의 주인공들에게 보내는 마무리 편지 4통, 그렇게 여섯 개의 글이 남았다. 기계적으로 딱 육 일 일치, 일주일 작업 분량이다. 물론 초고 기준이다.

농업 경제학 나가기 전에 두 권이 먼저 나가니까 순서상으로는 이게 40권째가 된다. 진짜 미친 넘처럼 책만 쓰고 산 인생 같기도 하다. 물론 틈틈이 술 처먹고 진창 놀면서 살았다.

장관급 자리는 아직 아니고, 차관급 자리는 제안 받은 적이 있었는데.. 애 보고, 책 쓰고, 그렇게 살겠다고 차관 안 한 사람이 한국에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도 어지간히 사람 말 안 듣고 사는 것 같다.

사외이사 몇 번 얘기가 있었는데, 했어, 벌써 했어.. 나이 먹고 나니까, 그것도 귀찮다. 책임지는 거, 일절 귀찮다.

책을 쓰는 것, 얘기들은 많은데..

한 가지는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사회에 의미가 있는 것만으로는 책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나에게도 의미가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쓰자고 해서 쓴 책은 직장 민주주의 책 딱 한 권이다. 나머지는 내가 재밌거나, 내 삶에 의미가 있어서 쓴 책이다.

책에 관한 얘기들 중에서 다루지 않는 얘기가, 동기에 관한 문제다. 기술과 기법, 이딴 건 사실 책에서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건 표준작법 보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동기가 책을 뚫고 나갈 정도로 강력하지 않으면, 책 마무리가 어렵다. 물론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고 하면 동기 따위 필요 없다.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물경, 2020년 한국에서 책이라는 것 특히 사회과학 책이라는 것, 돈이 동기가 되기에는 너무 먼 곳에 있다.

도나도나, 안드로메다로..

세 끼 밥이나 먹고 사는 것도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은.

농업 경제학 같은 걸 지금 누가 하겠나. 하던 사람들도 전공 조금씩 바꾸면서 철수하고, 나한테도 그렇게 하라고 하던데.

DJ가 벽 앞에 서서 울기라도 하라고 했다.

농업 경제학 같은 게, 딱 벽 앞에 서서 우는 것 같은 마음으로 쓰는 책이다. 돈은 충분치 않을 것이 분명하지만, 동기 만큼은 책 표지를 뚫고나갈 정도로 강력하다.

책에도 약간의 테크닉이 필요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시나리오의 표준 작법서 중의 대표적으로 성공한 '세이브 더 캣' 이상의 테크닉이 필요하지는 않다.

영어 찍찍 남발하는 거 피할 것, 쓸데 없이 약자 쓰지 말 것, 이그저 남발하지 말고 가능하면 명사 그대로 받을 것.

제일 하지 말아야 할 것.

첫째, 둘째, 셋째, 넘버링 하는 지랄. 첫째 하는 순간 절반 정도의 독자는 이미 책 집어던졌고, 셋째 하는 순간 나머지 절반의 독자가 이미 중고책 사이트에 책을 올려놓았을 것이다.

뭐, 그 정도만 알면 책은 누구나 쓸 수 있다.

그러나 동기는 다르다. 자기 인생에서 이 책이 갖는 의미, 이게 없으면 마무리하기 힘들다. 중간에 집어 던지게 된다, 때려쳐!

한 권의 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보다 더 중요한 게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다. 사람들이 이 두 번째 요소를 간과해서 써놓고 출간을 못 하거나, 출간하고도 다시는 들여다보고 싶지 않은 책이 된다.

'책에 대한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지런하지 않은 삶..  (4) 2020.06.15
코로나 강연들을 맞아..  (2) 2020.06.08
후회하지 않는 삶..  (3) 2020.06.03
다시 대학생이 되었을 때..  (3) 2020.05.31
폭풍 같은 며칠을 보내고..  (1) 2020.05.29
Posted by retired
,

농업 경제학에는 절마다 짧게 클래식 음악에 관한 얘기를 넣는 중이다. 마지막 장에는 3개의 국악을 넣을 예정이다.

그 첫 번째로 지영희의 해금 산조를 넣었다. 짧지만 내 인생을 가장 잘 설명하는 음악이다. 내가 누구인가.. 나는 지영희를 평생 좋아했던 사람이다. 그의 이민도 사랑한 사람이다.

'격조'라는 제목으로 지영희 평전을 쓸 생각을 한 적이 있었는데, 박근혜 시절, 누군가를 추천하면 딱 지영희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젠장. 아직 당대표도 되기 전, 문재인이 도와달라고 해서, 진짜 황당한 일도 어마무시하게 하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지영희 평전을 쓰지 못했다. 인생이라는 게, 한치 앞을 내다 볼 수가 없다. 당대표 문재인 돕다가 지영희 평전을 못 쓰게 되었다고, 진짜 삶이란 비겁한 변명 투성이다.

지영희, 성금연 부부는 내가 아는 한국의 부부 중 가장 멋진 부부다.

나이 먹으면 국악방송에서 국악 소개하면서 노년을 보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한 적이 있었다. 요즘은 음악 잘 몰라서, 택도 없는.

농업경제학에 정말 뼈골을 갈아넣는다. 지영희 해금 산조를 소개한다..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