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지../당인리'에 해당되는 글 44건

  1. 2020.05.10 박용진의 '당인리' 서평
  2. 2020.05.07 당인리 추천사..
  3. 2020.05.06 '당인리' 독자 티타임.. 1
  4. 2020.04.30 레드퀸의 딜레마, 플러스
  5. 2020.04.24 37 번째 책, 당인리.. 7
  6. 2020.04.09 당인리 인쇄.. 4
  7. 2020.04.01 당인리 표지 시안 7
  8. 2020.03.15 당인리, 교정지 작업 마치고..
  9. 2019.11.05 후기 쓰기 직전..
  10. 2019.08.31 책의 마지막 문장..

박용진의 '당인리' 서평.

그저 고마울 뿐이다. 앞으로 박용진이 부탁하는 일은 다 해주기로 맘 먹었다. 원래 위기의 상황에 도와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 마음은 그런 사람에게 가게 되어있다. 내가 고생스러울 때 손 내밀어 주어서,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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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10] 설마가 사람 잡는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우리는 ‘설마’라고 하는 수많은 방심들의 실줄 날줄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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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추천사는 받기도 하고, 안 받기도 한다. '당인리'의 경우는 출판사에서 받는 게 좋겠다고 했다. 소설가 김탁환, 웹툰작가 운 그리고 연상호 감독에게 받기로 했다. 나는 대장금의 작가였던 김영현 누님에게 받았으면 했는데, 모친이 위독하셔서 정신이 없으셨던.. 

아주 개인적인 일이지만, 소설을 쓰게 된 게 김영현 선배 때문이다. <모피아> 시절에 쓸지 말지 망설이고 있었는데, 일단 쓰라고 하고, 이것저것 틀을 잡아준 게 김영현 선배였다. 이번에도 망설이고 있었는데, 일단 먼저 쓰고 다음에 고민하라고.. 무조건 내라고 한 게 김영현 선배였다. 

김탁환 선생 추천사를 보고, 사실 만감이 교차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책에는 추천사 전문을 싣기가 어려워서 문장 요약으로. 김탁환 선생은, 정말 내가 선생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다. 처음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김탁환의 삶에 대해서 좀 살펴봤다. 그리고 모방, 모든 것은 모방부터 시작이다. 그는 정말로 군더더기 없는 삶을 살아간다. 나도 내 삶의 군더더기들을 좀 없애려고 시도를 했는데, 그만큼 깔끔하게는 못하고.. 여전히 나는 엄한 일에 많은 시간과 정성을 뺏기면서 산다. 

다음 소설 작업은 아직 일정을 못 잡고 있는 형편이기는 하다. 올해 또 하기는 어려울 것 같고. 그래도 내년에는 지금 잡고 있는 라인 중에 뭔가 하나는 정해서 해보려고 한다. 

연상호와 지냈던 인연의 시간들도 좀 깊다. 삶이라는 게.. 그야말로 진한 페이소스 같은 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좀 있다. 그럴 때면 연상호의 예전 모습 같은 것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어쨌든 나도 '당인리'와 함께 삶의 또 다른 페이지를 넘긴 것 같다. 

_______
무르익은 작품이다. <당인리>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가를 세밀하면서도 광대하게 펼쳐보인 명편이다. 상징이나 비유, 자의식이나 촌평이 아니라, 거기, 우리가 사는 세상의 총체가 담겼다.
 우석훈이 <당인리>에 다지고 다져 넣은 지식과 정보는 도서관 수장고나 전문가의 학구열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먼저 발견하고 상상한 자의 두려움에 차라리 가깝다. 2011년의 공포를 잊지 않고 간직했다가, 2020년 이 나라의 법과 제도와 기술과 시스템 속에서 되새김질하며 묻는다. 블랙아웃, 대재앙의 날이 오면 당신은 무엇을 하겠느냐고.
<당인리>의 인물들은 철저하게 지금 여기의 조건 속에서 움직인다. 위선과 위악, 용기와 비겁, 성취와 패퇴의 균형은 몇몇 영웅과 악인의 모험담으로 이 소설을 추락시키지 않겠다는 우석훈의 날 선 의지이기도 하다. 가장 짙은 어둠 뒤에 새벽이 오듯, <당인리>는 우석훈이 우리에게 던진 그믐 같은 이야기다. 희망의 불꽃을 피어올리는 것은 독자들의 몫이다. 
-김탁환(소설가)
내가 사는 곳이 당인리 화력 발전소 근처여서인지 우석훈 작가가 안내하는 재난의 모습이 현실적이어서인지 무척 오랜만에 가슴을 두근거리며 책을 읽었다.
있을 법한 재난을 현실이 아니라 책으로 만나는 것에 대한 안도감과 이것이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주는 좋은 허구, 좋은 소설이다.
- 연상호 감독
“정전이요.”
추천사를 부탁받은 소설의 내용을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정전.
모종의 이유로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 현상.
위험이나 모험과는 거리가 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도 평생에 몇 번쯤은 반드시 경험하는 흔한 일이다.
초월적 문명을 이룩한 외계인이 등장하거나,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들이 국내외 저명인사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하는 것이 아니다. 가로수가 통째로 뽑혀 날아갈 정도의 강력한 태풍이나 핵폭탄 수십 개를 합쳐놓은 위력을 자랑하는 화산의 폭발, 치사율과 전염성이 극도로 높은 신종 바이러스의 창궐 같은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어느 날 갑자기, 딱 사흘간, 대한민국이 정전된다.
‘당인리’는 바로 그것에 관한 소설이다.
어떻게 사흘간의 정전 따위가 ‘불편’이 아닌 ‘재난’이 될 수 있다는 거지? 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고,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내 생각이 짧았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TV, 전화, 라디오, 인터넷도 사라진다. 도로의 신호등이 무력화되고, 해가 저물면 현대인이라면 평생 경험하지 못한 진짜 암흑이 찾아온다.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하는데 소방수를 끌어올릴 펌프를 돌릴 수가 없다. 병원에서는 평소라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죽어 나간다. 심지어 청와대는 6. 25 이후 처음으로 서울을 떠나 피난을 간다.
여기에 공상이나 과장된 설정이 끼어들 틈은 없다. 모든 것이 당장 내일이라도 벌어질 법한 현실적인 이야기들이고, 그 사실은 독자의 심장을 꿰뚫고 들어가 뇌 속을 맴돈다.
어쩌면 이 작품에서 정치적 목적을 찾으려는 독자가 있을 수도 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 작품의 작가는 소설가인 동시에 인지도 높은 경제학자이자 사회활동가니까.
하지만 난 다른 모든 것은 과감히 치우고 작품 자체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
이 소설은 무척 재미있다.
지금 당신에게 두세 시간 정도의 여유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소설을 선택하라.
그렇지 않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두세 시간 정도 늦게 잠자리에 드는 건 어떨까.
장담할 수 있다. 후회 없는 시간이 될 것이다.
- 웹툰작가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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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 독자 티타임..

매번 책 나오면 소박하게나마 독자들 좀 모시고 티타임 같은 걸 합니다. 제가 잘 돌아다니지 않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또 애 봐야 해서 약속도 잘 잡기 어려운..

이번에는 환경재단에서 좀 도와주셔서, 시청의 환경재단 3층 레이첼카슨홀에서 (거듭 감사합니다, 꾸벅.)

이사 가기 전이기는 하지만, 이 방에서 몇 년 전에 시민들하고 사회과학 강좌를 몇 주간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너와 나의 사회과학', 여전히 인세가 들어오는 나름 괜찮게 성공했던..

생활방역 기간이라 전처럼 좁은 데에서 끼어앉아서 하기가 좀 어려웠는데, 환경재단에서 도와주셔서, 좀 널널하게 넓게넓게 앉을 수 있게 된.

마실 건 출판사에서 좀 도와주실 거구요.

별 형식은 없고, 그냥 살아가는 얘기나 하고 듣는 그런 자리입니다. 책 발제를 따로 하는 것도 없고요.

그냥 가벼운 티타임 정도 하신다고 부담없이 생각하시면..

5월 30일 (토요일) 오후 3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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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정신 없이 돌아다니다가 당인리 책 쓰면서 도움 받은 사람들에게 책 보내드릴 주소 물어보는 메일을 썼다.

이번에 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았다. 산다는 게, 잘난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나는 참 도움 많이 받으면서 산다. 도움 별로 안 받고 싶은데, 그래도 급하면 꾸벅, 도움을 받게 된다. 방법 없다.

혼자 산다는 게,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가능하지가 않다. 밥이나 먹고 사는 인생인데도, 그게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 속에서 살아가는 건지를 문득 느끼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롤이라는 미스테리한 수학학자가 썼다. 얼마 전에 게임이론의 기원에 관한 책을 봤는데, 거기에도 루이스 캐롤이 나왔다. 암호 얘기할 때면 늘 나오는 사람이고, 컴퓨터 개발 얘기할 때에도 나온다. 게임이론의 원형에도 이름이 나오는. 하여간 엄청나게 보수 쪽 인사이기는 한데, 응용 수학 쪽에서는 날렸던 사람인가 보다. 일년에 한두 번은 생각도 못한 곳에서 이름을 보게 된다.

하여간 거기에 레드퀸의 딜레마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이상한 나라에서는 죽어라고 뛰어야 제 자리에라도 있는.

여기에 딜레마 하나가 더 붙는다. 뛰는 게 다가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 수많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최소한 내 인생은 그렇다..

우와 도움 받은 사람들 리스트를 만들어보려는데, 오늘 다 못 끝낼 거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면서 내가 살아가고 있다니.. 머리 숙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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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 책 막 나왔다.

표지는 여러 개 중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은 걸로 출판사에서 정했다.

이번에는 추천사를 받기로 했는데, 김탁환 작가, 연상호 감독, 이세운 웹툰작가가 써주셨다. 과도한 추천사에 정말로 몸둘 바를 모르겠는. 거듭 감사.

원래도 내 책은 별 특별한 마케팅이 없는데, 코로나 한 가운데라서 진짜로 별 거 없다. 그냥 책이 알아서 가거나 말거나, 내깔려두는 편이다. 그래도 책 나오면 의례적으로 하는 강연 정도는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것도 어렵다.

페친 티타임 정도도 이번에는 쉽지 않다. 작은 출판사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적당한 방이 있어서 거기에서 하면 된다기는 하는데.. 모르겠다.

하여간 이렇게 또 하나의 책이 나오게 되었다. 서른일곱 번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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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오후에 당인리 인쇄 들어간다는 것 같다. 오전에 마지막 검토한 거 넘겨주었다.

표지는 전신주 들어간 걸로 결정되었는데, 서점 md들이 압도적으로 이걸 골랐다고 한다.

이 책에서 이제 내가 할 일은 끝났고, 나머지는 지가 알아서 할 일이다. 아주 작은 출판사라서, 마케팅이라고 해봐야 별 게 없다.

보통 책 나오면 페친 티타임 같은 거 한번 갖기는 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 한가운데라서 그것도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출간 일정을 마냥 끌기도 어렵다. 작년 10월에 나왔어야 할 책이 고치고 고치다 보니 4월 중순까지 넘어왔다.

아쉬운 건 당인리 나오기 전에 농업 경제학을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이거야말로 애들 보면서 하다 보니까 아직 마무리가 끝나지 않은. 다음 작업 넘어가야 하는데, 지지부진.. 농업 경제학은 뒤가 어느 정도 보이기는 하는데, 달리지를 못하고 있다.

어쨌든 책 인쇄 들어가고, 책 나오기 직전이 가장 홀가분한 시점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이젠 더 할 것도 없고, 할 수도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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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출간까지 시간이 좀 있습니다. 의견들 주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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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인리, 교정지 작업 끝냈다. 엄청 손댔다. 다 마치고 나니, 갑자기 뭘 해야할지 생각이 잘 안 나는.. 멍하다. 오늘은 좀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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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올 책에 후기를 달기로 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앞뒤에 아무 것도 안 달고 그냥 본문만 낼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뭔가 뒤에 다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들이 있어서, 결국 달기로 했다.

보통의 경우에는 맺는 말은 초고 쓰면서 달려온 김에 마무리하면서 쓰고, 한참 있다가 서문을 쓴다. 지금의 경우에는 서문이 없어서, 그 얘기들이 책 맨 뒤로.

37번째 책이다. 돌아보면, 징허게 살아온 인생이다. 별의별 일이 다 있었다. 그리고 안 좋은 일이 더 많았다. 그래도 버티고 버티면서 지낸 것 같다.

2012년 대선부터, 문재인과 지냈던 몇 년도 찡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그렇게 따지면 정계은퇴 직전까지 몰렸던 정세균이 국회의장이 되던 시간까지의 기억도, 정말 짠하다.

그러나 그 사이, 친구 이재영이 떠나고, 정말 상상도 못했던 노회찬이 떠나던 순간..그런 게 가장 큰 기억이다.

같이 시작했고, 내 성공을 누구보다 기뻐해주고, 자기 일처럼 생각하던 사람들이었는데.. 이제는 떠나고 없다.

커피 한 잔 마시고, 후기 쓰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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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부터 쓰던 책의 마지막 문장을 썼다. 어제 오후에 썼었는데, 뭔가 이상해서. 저녁에 그냥 밥 안 먹고 그냥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몇 시간 들여다보다가 다 지우고 문단 하나를 써 넣었다.

책이라는 게, 좀 그렇다. 쓰다보면 지겨울 법도 한데, 쓰면서 그 세계로 자꾸 빠져 들어가서, 마무리할 때 되면 나오기가 싫어지기도 한다. 글에 정을 붙이고, 또 정도 들다보면 그만 보는 게 무서워지는 것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당분간 좀 쉬다가..

이제야 농업경제학 시작한다. '88만원 세대' 출간하고 얼마 되지 않아서 친하게 지내던 에디터랑 몇 권의 책을 한꺼번에 계약한 적이 있다.

그리고 에디터가 출판사 옮기고. '문화로 먹고 살기'로 문화 경제학 한 번 정리하고, 바로 다음 작업이었는데..

처음 하기로 한 시점부터 10년이 넘어버린 셈이다.

며칠 전에 점심 시간쯤에 청와대 근처를 운전하면서 지나다가 딱 농업 비서관을 보게 되었다. 차 세우고 인사할까 말까 하다가.. 한동안 늘 보던 사이였는데, 이렇게 길에서 만나면 어색할 것 같아서.

전에 책 얘기를 잠시 했었는데, 자료는 필요한 건 충분히 주겠다고 했었다. 뭐, 그거야 청와대 가기 전의 일이고.

친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청와대로 가거나 장관이 되면, 연락하기가 좀 그렇다. 게다가 자료 좀 도와달라고 연락하기는 더더욱 어색.

맨 처음 농업경제학 구상했었을 때에는 스위스의 국민투표를 비롯한 농정이 주된 내용이었고, 그 다음에 구상했을 때에는 csa가 결론..

그 사이에 시간이 흘러서, 지금은 10대들의 삶이 주요 모티브다.

그 사이에 내 삶도 많이 바뀌었다.

오랫동안 바지를 33인치 입었는데, 지금은 34인치도 허덕허덕. 올 봄까지는 34인치도 버티면서 입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34인치는 넉넉하다.

내년 여름까지 33인치로 돌아가는 게, 앞으로 1년, 별 목표나 그런 게 없는 내 삶에서 그래도 '목표'라는 이름으로 불릴 작은 수치 같은 거.

만 28세, 현대에 처음 입사할 때 바지 치수가 33이었다. 그 때도 청바지는 33이 없어서 34 입었다. 대학 시절이나 지금이나, 다른 건 다 바뀌었는데, 청바지 치수만 바뀌지 않고.

둘째 아픈 다음에 아이들 보면서 허리 인치가 커졌다. 옛날 바지는 벌써 한 번씩 싹 버렸고.

일정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책 출간하면서, 바라는 게 한 가지만 더 있다면 20대 시절의 바지 치수인 33으로 돌아가는 것. 뭐, 목숨 걸고 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아무 목표도 없는 삶은 너무 긴장감 없기는 하다.

몇 년 전에 '이제는 강북 시대', 이런 제목의 책 한 번 써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시 한 적이 있었다. 뭐, 특별히 노력을 한 것은 없고, 그 때 막 태어난 마당 고양이 한 마리에게 강북이라는 이름을 지어준 정도. 아직 살아있다..

책 한 권이 끝나고, 다음 책 작업 시작하기 전, 그 시간이 좀 애매한 시기이기는 하다. 그냥 놀면 좋겠는데, 그 때 밀린 책을 보거나, 미루어두고 있던 다른 일들을 좀.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순수 놀아보려고 한다. 원래도 노는데, 뭘 더 놀려고.. 일부러 놀 걸 찾지 않으면, 애만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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