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모르지../심도는 얕게, 애정은 깊게'에 해당되는 글 42건

  1. 2018.05.13 책과 레고블록
  2. 2018.05.13 서오릉 산책
  3. 2018.05.07 흰 철쭉
  4. 2018.04.29 애들 셋 보기... 1
  5. 2018.04.22 어머니와 함께, 오늘도 행복
  6. 2018.04.22 야옹구와 캣타워
  7. 2018.04.21 튤립, 시드는 순간
  8. 2018.04.21 나에게 낮은 심도란...
  9. 2018.04.18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 오후
  10. 2018.04.14 어머니 3

큰 애는 앉아서 만화책 보고 있고, 둘째는 머리 묶고 레고 블록 하고 있다. 우리 집이 늘 행복한 것은 아니다. 소리 지르고 혼내고, 울고... 그런 순간들이 하루에 몇 분씩 있다. 그 시간을 제외하면, 대체적으로 천국에 와 있는 것 같은 느낌. 50미리 렌즈. 얘가 다루기는 힘들어도, 가끔씩 느낌 있는 사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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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해야 할 급한 일이 생겼다. 아내랑 교대로 애들하고 시간을 좀 보내기로. 오전에는 아내가 애들 데리고 교보문고 갔다왔다. 오후에는,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서오릉 산책길을 가기로 했다. 둘째는 오늘 태어나서 가장 많이 걸었다. 큰 애도 나중에는 발이 아프다고 했다. 들어간 돈은, 내 입장료만 천 원. 애들은 무료. 맷돼지 나온다는 표지판 덕분에 아이들은 무서워하면서도 재밌게 걸을 수 있었다. 한 두개만 재밌는 게 있어도 아이들은 지겨워하지 않는다. 그 재밌는 게 어른들 눈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게 문제. 보석 같이 찬란한 나이들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이 시절이 잊혀지고 지워진다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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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미리 매크로 렌즈. 흰 철쭉, 접사도 몇 장 찍었는데, 그냥 일반 거리에서 찍은 게 훨씬 잘 나왔다. 순전히 빛이 좋아서 그렇다. 여기는 그냥 골목이다. 그리고 잘 관리되지 않은 골목의 계단이라, 전체적으로 칙칙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렇지만 그 사이에 피어오른 흰 철쭉은 빛을 잘 받아서 찬란하도록 화사하다. 봄, 언제나 세워놓고 싶은 시간이다. 그러나 잠시 일부러 멈추어서 보지 않으면, 그냥 사람을 놀리듯이 잠시 쳐다보고 도망가버린다. 너무 뜨겁거나 너무 차갑지 않은 빛, 그 빛은 언제나 찬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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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 동안 애들 셋 보느라고 죽는 줄 알았다. 친척 한 명은 우리 말을 아예 못. 4월은 노는 달로 정해놨는데, 정작 하루도 제대로 놀지 못한 것 같다. 내가 힘들다고 해도, 이게 뭐가 힘들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하는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아이 키우는 건 해보지 않은 부부, 결혼하지도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내 주변에 많다. 애 키우는 게, 애 딱 혼자 밥 먹이고 그런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아이 주변의 사람들과 싫든 좋든, 일정한 관계를 만드는 것... 원래는 없었을 일을 일부러 만들어, 남의 집에 가서 자고 오기도 하고, 우리 집에 와서 자고 가기도 하고... 그렇기는 한데, 느무느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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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부페 가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어머니는 좋아하신다. 치매로 누워 계시다가 좀 괜찮아지신 어머니가 이번 봄에는 많이 나아지셨다. 여기저기 봄 나들이도. 일부러 맞춘 건 아닌데, 오늘은 부모님 결혼 52주년. 이래저래 겸사겸사 식구들 다 데리고 호텔 점심 식사. 큰 아버지가 이렇게 한 턱 내는 일이 거의 없어서, 조카들도 다 신났다. 어머니가 움직이실 수 있을 때 몇 번이나 할 수 있겠나 싶었다.

 

내가 이 집의 제일 큰 어른인데, 워낙 까탈스러워서 모이는 것도 잘 못 모이게 한다. 괜히 모여서 쌈난다... 어머니 움직이실 수 있을 때, 좀 더 즐거운 기억을 남겨드릴까 싶다.

 

밥 먹고 나오는데, 나만 이렇게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도 되나 하는 생각이 문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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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옹구와 캣타워. 여기가 주로 야옹구가 지내는 곳인데, 얼마 전부터 나와 같이 방을 쓰면서... 내가 캣타워와 같이 지내는 중이기도. 예전에 쓰던 캣타워는 너무 낡아서 줄이 다 삮았다. 결국 얼마 전에 새 걸로 바꿔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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튤립. 한참 예뻤었는데, 이제 시들기 시작한다. 한참 접사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이제는 그것도 그닥. 직업별 평균 수명에서 정원사가 가장 오래 산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자신이 죽으면 더 이상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은 풀과 나무들을 생각하면서 오래 살게 된다는. 꽃은 지기 시작할 때 가장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것 같다. 몇 년 전만 해도 지는 꽃은 아예 찍지도 않았었다. 내년에 다시... 그러나 내년에 그 집에서 다시 산다는 보장도, 그곳에 다시 온다는 보장도 없다. 나는 왜 시드는 꽃의 아름다움은 무시하고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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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50미리. 극단적으로 심도를 낮췄는데, 내가 해놓고도 좀 너무 하나 싶다는 생각이.

 

영화 <사도> 촬영할 때 궁궐 신을 변산 셋트장에서 찍었다. 여기서 궁궐 느낌이 날까 싶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는, 야간 촬영신을 늘렸다는 거. 그리고 촬영감독이 급거 심도 낮게 표현할 수 있는 렌즈를 수배해서 배경을 다 날려버렸다는. 현장에서는 난리가 났었는데, 어쨌든 영화는 선방. 낮출만큼 낮추면 초점 범위 말고는 거의 다 날아간다. 있었던 흔적만.

 

물론 심도는 사진과는 아무런 상관 없는 얘기다. 분위기 표현을 위해서 심도 조절을 하는데, 그것과 좋은 사진과는 별 상관은 없다.

 

그렇지만 집이나 일상 공간에서 찍을 때, 별로 보이고 싶지 않거나 정돈하고 싶지 않을 때 실용적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전에는 사람들 막 찍고, 그냥 막 발표하고 그랬었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없이 하다가 초상권 문제로 난리난다. 그래서 배경이 되는 사람들과 초상권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을 때에도 역시 심도를 낮춰서.

 

(작가들이 최근 해외 촬영을 선호하는 것이, 길가는 대중, 광장의 사람들, 이런 사진은 더 이상 찍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 얼굴 정면으로 나왔다가, 원치 않는 뉘앙스의 사진이라서 문제 삼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가 없다. 외국에서는? 괜찮은 게 아니라, 그들이 모를 뿐이다. 구걸하는 걸인에 관한 사진을 얼마 전에 본 적이 있다. 이럴 때 딜레마다. 항의할 일 없겠지, 이런 생각과 표현의 욕구 사이에 충돌한다.)

 

 

심도를 낮출 수 있으면 그냥 일상의 공간에서도 공간 재배치나 모습에 신경쓰지 않고 사진만 찍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 자체로 사진이 좋거나 나쁘 거나, 진짜로 그런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렇기는 한데, 나는 반대의 의미에서 요즘 심도를 낮추는 시도들을 해보는 중이다. 심도 깊은 혹은 밀도 있는, 이런 얘기들에 좀 지친 것 같다. 밀도라는 말을 몇 년간 많이 써왔다. 꾹꾹 눌러서 밀도를 높이는. 그런 데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작은 표현으로도 그 사람의 삶의 고뇌와 깊이, 그런 것들을 담아내는...

 

이게 말은 맞는데, 피곤하다. 언제나 깊이만을 추구하다 보면 좀 낮은 것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한다. 내가 그렇다.

 

좀 피상적으로, 좀 뽀사시하고, 좀 얕으면 안될까? 그런 마음이 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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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내 삶에서 가장 편안하고 느긋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속 끓는 게 없어지니까 살이 찌기 시작하는ㅠㅠ.) 지난 몇 년 동안 3월이면 둘째는 늘 폐렴이었다. 연거푸 입원을 하다가, 작년에는 폐렴이 오기는 왔는데 입원은 안하고 버틴. 올해 처음으로 폐렴 없이 3월을 보냈다. 황사철까지 기다려봤는데, 올해는 그냥 넘어갈 듯 싶다.

사는 데 무슨 엄청난 요소가 있는 것 같지만, 사실 뜯어보면 그냥 소소한 일상의 연장과 크든 작은 상존하는 불안거리 같은 것들의 기묘한 조합일 뿐이다.

조씨일가가 요즘 난리다. 그냥 우리끼리는 '대한항공 조씨'라고, 그 성을 불렀다. 하여간 독특한 사람들이다. 보통 조씨들과는 구분을 좀 해줘야 한다는...

먹고 사는데 아무 문제 없는데도 스스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 보면, 행복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전화할 때, "아직도 집에 계십니까?",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럼 집에 있지, 어디 있냐, 이런 말이 목구멍까지 나오다가 참는다. 혹시라도 별 생각 없이 내뱉는 말에 가시라도 있을까, 가시 살살 발라가면서 말하는 것도 연습 중이다. 이유 없이 사람들 마음 아프게 하거나 맘 상하게 할 일 없다. 남들은 날 딱하게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지금 내 인생에 가장 편안하고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물론 하나하나 까뒤집어서 살펴보면 '애간장'이 탈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비윗장이 팍 터져버릴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아이가 올해는 아프지 않은데, 사실 더 바랄 것도 없다. 소소하게 속상한 것, 이런 것은 문제 축에 속하지도 않는다.

어린이집 옮긴 이후로 오늘 처음 차를 두고 걸어갔다가 걸어서 데리고 왔다. 애들은 동네의 작은 놀이터에서도 참 잘 논다.

둘째 잘 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정말로 내가 내 삶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만큼은 더 바랄 것도 없는 날이었다.

(야구만 좀 어떻게. 오늘도 역전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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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몇 년 전에 치매로 쓰러지셨다가, 큰 애 4살 때 놀러간 어느 날 기적과 같이 그냥 일어나셨다. 치매판정도 받으셨고, 도우미도 집에. 아직 이유는 모르지만, 그냥 그렇게 지내신다. 요 몇 달 건강도 많이 나아지셔서, 얼마 전에는 여의도에 벚꽃 보러 갔다오셨다는.

어머니 쓰러지시기 전에 모 공중파에서 어머니 얘기로 휴먼다큐를 만들고 싶다고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그래도 정정하실 때 마지막 기억일 것 같아서 나는 한다고 그랬는데, 어머님이 우울증이 심해지시면서 다 귀찮다고... 그래서 안 한 적이 있었다. 

일어나시고 난 다음 사진이 너무 없어서, 겸사겸사 애들 데리고 놀러갔다. 

렌즈는 50미리. 이게, 사실 겁나게 싼 렌즈다. 오늘 확인해보니까 신품가로 26만원 정도 한다. 프로들은 안 쓰는 렌즈고, 왠만한 사람들도 렌즈 축에 끼어주지 않을. 밝은 게 특징이기는 한데, 밝은 것 빼고는 다 단점이다. 극단적으로 느리다. 화각도 애매하고, 렌즈도 느리고, 그래서 어지간한 사람들은 그런 싸구리 쓰지 말라고 조언해주는 렌즈다. 다 맞는 말이기는 한데, 가끔은 기가 막힌 사진을 뽑아주기는 한다.

어머니 웃는 모습은 잘 보기 어렵다. 그리고 둘째랑 같이 웃는 모습은 더더욱 보기 어렵다. 웃을 수 있는 날이 잘 없다. 그렇게 자주 뵙는 것도 아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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