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에 해당되는 글 122건

  1. 2010.09.27 호혜의 경제에 관한 영화... 6
  2. 2010.09.21 레지던트 이블 4 4
  3. 2010.09.05 그린 존 6
  4. 2010.08.24 초록 물고기 6
  5. 2010.08.17 토토루, 그리고 웃는 고양이 7
  6. 2010.08.12 유아사 마코토, 새 책이 나온다... 1
  7. 2010.08.11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5
  8. 2010.07.29 20대 인디 영화, DVD 세트 1
  9. 2010.07.05 똥파리... 9
  10. 2010.07.02 내 깡패같은 애인... 1
조한혜정 선생님한테, 호혜의 경제에 관한 영화가 뭐가 없겠느냐는 메일이 왔다.

카모메 식당 등의 예시와 함께...

경제의 일부분에 관한 영화는 나도 일련의 리스트를 가지고 만들 수 있는데, 막상 호혜의 경제라고 하니, 그런 걸 다룬 영화가 정말 잘 생각나지 않았다.

카모메 식당을 보면서, 핀란드와 일본의 국민 소득의 차이가 생각이 났고, 버블 시대에 미리 일본 집을 정리하고 나오면 핀란드에서는 얼마가 남을까, 그런 생각을 좀 해본 적이 있다. 사치에가 사는 집이 아파트일까, 단독 주택일까, 그런 것들에 대한 가격 판단으로 계산을 한 번 해볼려고 했던 기억도. 사치에는 일본에서 핀란드로 얼마를 가지고 온 것일까? 그런 게 궁금했었다.

카모메 식당의 원래 주인이던 커피집 아저씨는 왜 망했을까. 아주 맛있는 커피면 된다고 시나몬 롤을 만들 정도의 주변 머리도 없어서인가, 아니면 다른 고지식한 이유가 작용한 것일까?

이론적으로 호혜의 성격에 대해서만 얘기하자면, <터미날> 같은 영화들을 거론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경제의 눈으로 이 영화를 보자면, 자급자족적 단순 채집 단계에서 동전을 사용한 상품교환의 단계. 공동체의 일원이 되면서 호혜의 경제로 들어가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직으로 노동력을 팔면서 드디어 휴고 양복을 사입을 수 있게 되는 단계.

특정 시장의 상품 왜곡에 대한 영화는 생각보다 많다. 무기 판매에 대한 <로드 오브 워>, 다이아몬드 거래에 대한 <블러디 다이아몬드>, 석유 거래에 관한 <시리아나>.

포디즘과 같은 생산 양식에 관한 영화도 많다. <모던 타임즈> 같은 아주 고전적인 영화에서부터 제3세계에 하청주는 방식을 다룬 <폴라 익스프레스> 그리고 보다 노골적으로 다국적 기업의 생산양식과 마케팅 방식을 다룬 <찰리의 초콜렛 공장>.

그리고 내가 아주 좋아하는 <리플레이스먼트>, 키아누 리브스를 내세우며 비정규직의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막상 호혜 경제에 관한 것을 전면적으로 다룬 영화는, 그간 경제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B급의 영화들은 어지간히 찾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잘 모르겠다...

역시 영화 어렵다.

서비스업을 전면적으로 다룬 것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게 생각이 난다. 거룡신이 팁으로 주었던 모든 마법의 해독이 되는 환약까지...

그렇지만 여전히 호혜의 경제, 헐리우드나 상업영화는 이런 주제를 다룬 적이 없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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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매트릭스>가 연속극 형식의 영화를 처음 꺼내놓고 얼마 뒤,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시작되었다. 이만큼 흥행한 영화는 아니지만, <오스틴 파워>도 3부작의 형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 직후에 시작된 <레지던트 이블> 역시 3부작일 거라는 기대로 시작을 하였다만.

4편은 엄청 뜸을 들였다. 그 동안에 감독과 배우가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다시 몸도 만들고, 또 틈틈히 밀라 요보비치는 다른 영화에도 출연을 하고.

1편의 시작은, 엄브렐라라고 하는 화장품도 만들고, 생화학 의약품도 만드는 복합적인 다국적 기업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테마를 소규모로 다루었던 영화는 <캣우먼>이었는데, 이건 전격적으로 당시 화장품 다국적 기업의 인수합병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쇼킹한 테제를 던졌다.

네슬레가 랑콤 등 화장품 회사의 주식을 인수하는 과정이나 <바디숍>을 다시 재인수하는 과정은 국내에서는 아주 짧게 밖에 소개가 되지 않은 듯하다. 기본적으로는 곡물회사이고 식품회사인 네슬레가 당시 영국에서 공정무역의 한 흐름으로 막 이름을 갖기 시작한 바디숍을 인수할 때, 왜? 이 질문이 한참이었다.

어쨌든 엄브렐라는 원래의 문제의식이었던 화장품 회사에서 다국적 의약기업을 거쳐, 이제는 조금 황당한 군산복합체의 모습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셈이다. 덕분에... 재미는 없다.

원래 스토리가 있던 게 아니고, '바이오하자드'라는 게임 시퀀스에서 영화를 가져온 걸로 알고 있는데, 이 오락은 스크린 샷만 봤지 해본 적이 없어서 원래의 긴장감은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재밌게 본 게 2편이었다.

3편은, 2편과는 연결되지 않고, 연애만 한 토막 가지고 온 셈이다. 3편에서 영화는 길을 잃은 것 같은데, 나만 길을 잃었나?

삼부작이니까 당연히 3편에서 끝날 줄 알았고, 그 때 못 끝냈으면 4편에서는 끝내지 않을까 싶었는데? 제목 자체가 '끝나지 않는', 오 마이 갓, 이 시리즈는 끝나지 않는다고?

1, 2편에서는 화장을 거의 하지 않고 나왔던 밀라 요보비치가 4편에서는 이제 화장을 엄청하게 되었다. 그 사이 아이도 낳고, 엄마도 되었고, 랑콤 등 슈퍼모델급의 광고모델이던 그녀도 우리와 같이 나이를 먹는다. <제5원소>에서 아예 말도 하지 못하는 배역으로 설정된 우크라이나 소녀는 <잔다르크>에서 전사로 재탄생을 하고, <울트라 바이올렛>에서 엄마가 된 후, 이젠 우리와 같이 나이를 먹어가는.

이제 정리를 하지 않으면, 물리적 한계로 더 끌어가기 힘들 것 같은데. 다음 번에는 끝나려나?

1편, 속편, 이렇게 하면 속편이 전편을 뛰어넘기가 어렵지만. 시리즈로 바꾸면, 딱히 엄청난 영화가 같이 나오기 전에는 드라마 보듯이, 앞 편을 본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다음 번 것도.

<반지의 제왕>이나 <적벽대전> 같은 것들이, 미리 영화를 다 찍어놓고, 후편은 다음 시즌에... 요런 형식으로 했었는데, <레지던트 이블>은, 그 때 그 때, 달라요.

바이러스 개발자에서 이제 그룹 총수까지 다 나왔으니, 5편에는 또 누가 나올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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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존

영화 이야기 2010. 9. 5. 03:36

나는 영화에 좀 편식이 심한 편이다.

좀비나 드라큐라 나오는 B급 영화들, 어지간하면 본다.

헐리우드 영화는, 20대 때는 잘 안 봤는데, 30대 중반 넘어가면서 공부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본다. security cinema로 분류되는, 그런 영화는 거진 보고, 구할 수 있으면 거진 산다.

남들한테는 오락이겠지만, 나한테는 공부인 셈이다. 물론 결론 뻔한 전쟁 영화에 마초성 짙은 20년 전 영화들, 엄청 재미없기는 한데, 그냥 참고 본다. 책도 참고 보는 것처럼, 영화도 참고 보는 셈이다.

자꾸 보다보면, 인내심은 좀 느는 것 같다.

보통은 열 번 넘게 보는데, 어떤 건 100번 넘게 본 것도 있다. 먹고 사는 거... 생각보다 힘들다.

<본 얼티마텀>은, 1편은 재밌게 봤는데, 3편은... 도저히 못 보겠다 싶어, 몇 번 시도했는데, 아직도 끝까지 제대로 못봤다. 맷 데이먼이 나온 영화 중에서는 <시리아나>는 엄청 재밌게 봤었다.

<그린 좀>은, 재밌다. 몇 개의 CIA 관련된, 예를 들면 톰 클랜시 원작을 활용한 극렬 민주당 영화의 거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 닥터 라이언 시리즈부터 쭉 따라와서 본 사람이라면. 색다른 CIA 버전을 느낄 수 있을 듯도 싶다.

뻥 치는 거야 정치인 다음으로 서러워할 사람들이 군인 그것도 정보계통 장교들일텐데.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없다는 거야 이제와서는 비밀도 아니지만, 하여간 그 초반 얘기이다.

펜타곤, CIA, 양쪽의 인텔리전스 팀이 이라크에서 맞붙게 된다. 문득 궁금한 생각. 부시 집권 초기에 각 인텔리전스 팀을 조율할 자체 방첩팀을 백악관에 두겠다고 했었는데, 그게 어떻게 되었는지,

어쨌든 부시도 잘 몰랐던 것 같다.

하여간 여기서는 CIA가 이라크를 이해하는, 일종의 지한파처럼 지이라크파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나오고 펜타곤 쪽이 잔인무도한 팀으로 나온다. 보통은 그 반대인데, 전쟁 중에는 펜타곤이 전권을 행사하게 되는 상황으로 봐야 하나?

하여간 개뻥과 개뻥이 맞부딛히고, 결국 첨단 장비로 사용하는 특수 야전용 컴으로 결정적 단서를 찾는 것은, 구글...

그냥 보면 구글 홍보영화인 듯 싶다.

임시 파견 관계 등 뭔가 좀 앞뒤가 안 맞는 듯 싶은 장면들이 좀 있지만, 국방 영화야 그런 게 한둘이 아니고.

엄청 민주당 영화이기는 한데, 헐리우드가 좀 너무 하다 싶은 건, 잘 생기고, 쌈 잘 하고, 말 잘 하고, 그리고 엄청 정의로운 친구들이 등장한다는 점이다. 물론 너무 그렇게 대놓고 하면 좀 그렇다는 생각으로, 어설프고 덜 떨어지게 그리는 지능범들도 가끔은 있다만.

하여간 미국, 전쟁 너무 많이 한다, 쟤네들.

한국도 이라크 파병해서 건설사업 수주액도 올리고, 국익에 도움 된다고 노무현 시절 엄청 뻥 까더니, 지나보니 전부 개 뻥임이 판명되고, 결국 그 사건을 계기로 노무현 정권은 지지자들 풀풀 떠나버리고 결국 정권도 잃게 되었더라, 이런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비극적 사건과 관련된 바로 그 얘기이기는 한데.

요즘 오바마는 뭐 하나 싶어 막 뭐라고 했더니, 나름 미국 내부 소식에 정통했다고 하는 어떤 분이, 오바마는 자기 스케쥴 대로 잘 가고 있는 거라고 하시더라... 근데 아프간은 어떻게 할려고 그러시나?

하여간 돈만 된다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는 것 같아 보이는 헐리우드에도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 감독들이 또 팽팽하게 나뉘어서 지네들끼리 열씸히 싸우는 거 보면, 그래도 한국보다는 낫다,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렇게 한국 영화 욕 하다가도, 혹시 아나,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천안함 가지고 영화 만든다고 열심히 시나리오 하나 들고 펀딩 받으러 다니고 있을지? 한국 버전의 천안함, 재밌는 할텐데, 누가 목을 걸고 그걸로 영화를 찍을 수 있을까, 그런 궁금함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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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물고기

영화 이야기 2010. 8. 24. 14:20
1.
참 오랜만에 초록물고기를 봤다.

이 영화 얘기를 처음 들은 게, 아마 신촌에 있던 연우라는 만화가게에서 죽 때리던 시절이었던 것 같다.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영화를 전공했다. 만화가게에서 우연히 만났었는데, 초록물고기라는 영화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고 하면서 영화 얘기를 조금 들었었다.

2.
원형에 관한 생각이 들었다.

<초록 물고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이 원형에 관한 얘기일 것 같다.

아직 IMF 경제위기가 오기 이전, 일산에 막 사람들이 가서 살기 시작할 때,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안감.

문성근과 명계남이 아직 노무현을 지지하기 이전.

이창동이 장관이 되기 이전.

그리고 송강호가 아직 초짜이던 시절.

3.
<초록 물고기>는 노무현은 우리에게 무슨 의미였나 동시에 도시미학은 어떤 의미였나,

그런 것들이 아직 명확하기 이전의 한 세계를 문득 우리에게 되돌려보여주는 것 같다.

그리고 한국 영화도 역시. 90년대 후반의 영광을 보기 이전.

리얼리즘이 영화 내에서 아직은 살아있던 시절.

4.
문성근은 예나 지금이나, 참 연기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봤을지는 모르겠지만, 종사관 지진희가 나왔던 영화 <수>에서도 문성근 혼자서 아주 돋보였었다.

"여는 내 세상이야, 내 세상..."

5.
사람들은 <초록물고기>를 노무현 정권을 만든 영화라고 평하는 것 같다.

실제로 그 대선 직전에 TV에서 상영을 해주었는데, 명계남이 얼마나 비열한 사람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적들의 음모라고 하는 설이 파다했었다만. 어떤 의미로든, 제작자들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매우 정치적인 영화가 되어버린 셈이다.

그러나 동시에 재개발에 관한 영화이기도 하다.

공간을 논의하는 영화. 그래서 <짝패>로 내려오는, 일련의 재개발 영화라는 장르가 한국에는 또 하나 있다.

예를 들면, <1번가의 기적> 같은 것. 아니면 <홀리데이>...

그런 재개발 영화의 원형에 해당하기도 하는 것 같다.

<김관장, 김관장, 김관장> 같은 코메디도 <초록물고기>와 맥이 닿아있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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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 in Wonderland...

이 제목을 가지고 디즈니의 자본으로, 팀 버튼이 영화 한 편을 만들었다.

<이상한 나라의 인민노련>을 나도 준비하던 중이라서, 팀 버튼 영화에 맞춰서 책을 낼까, 말까 그런 고민을 좀 했다.

결국은 팀 버튼의 실패일 거라고 생각하고 영화도 안 봤는데, 온갖 혹평 속에 나온 그 영화의 DBD 가 출시된 다음에 봤다.

나의 감상은...

와, 재밌쟎아, 역시 팀 버튼 표 아냐?

상업적 실패는 그 다음의 얘기이고, 팀 버튼의 이 영화로 하고 싶었던 얘기가 뭐였을까, 부지런히 분석 들어갔다만....

분석은 다음의 얘기고, 영화를 보자마자 탁 든 생각이,

<토토루>...

이 영화는 <토토루>에 대한 오마쥬이다, 그게 내가 느낀 첫 번째 감상이다.

웃는 고양이, 그건 원래의 앨리스 얘기에 있는 모티브는 아니고, 우리 누구나 웃는 고양이라면, 바로 토토루의 고양이 버스, 그거 아냐?

팀 버튼이 앨리스에서 쓴 고양이 모티브, 그건 아시아 계열의 사람이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토토로...

웃는 고양이, 그리고 고양이 버스, 토토로 버스.

일단 고양이 얘기, 접수.

자, 그리고 토끼와 쌍둥이, 풀어야 할 코드들이 많지만, 토토로부터 얘기하고.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썩 재미있는 얘기라는 게 내 결론이고, 팀 버튼의 이 재밌는 얘기가 흥행에 실패한 과정을 찾는 게 학자로서 내가 쫓아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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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누굴까, 생각해봤는데, 여전히 잘 모르겠다.

어쨌든 가장 자랑스럽고 존경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일본인인 유아사 마코토이다.

작년 봄에 처음 봤는데, 그 후로 아마미아 카린은 또 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와는 길이 엇갈려서 볼 기회가 별로 없다.

가을에 일본에 가는데, 이번에는 행선지가 히로시마라서 동경에 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민주당 정부가 출범하며, 그는 일본의 반빈곤 활동가들을 대표하여 정부에 참여하였다. 그 후의 얘기를 듣고 싶은데, 직접 만나서 듣는 것 외에는 별로 길이 없어 보인다.

어쨌든 그의 새 책이 나오게 되었고, 해제를 직접 부탁받는 영광스러운 일이...

지난 번 책은 너무 안 팔려서 내가 심히 민망스러웠는데, 이번 책은 훨씬 부드럽고, 유머스러워졌다. 

직접 보면  엄청 유머스럽고 경쾌한 사나이인데, 지난 번 책은 첫 책이라서 그런지 좀 무거운 느낌이 있었다.

이번 책에는 만화도 들어가 있고, 삽화들도 아주 귀엽다.

일본 반빈곤 운동, 여전히 진화 중에 있는 것 같다.

출판사에서 행사 같은 것을 좀 기획해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 멋진 사나이를 소개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있다.

(작년에 고대에서 초청 행사를 가졌었다고 하는데, 길이 엇갈려서 그 때는 만나지 못했다. 당분간,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게 될 사나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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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한테 고통을 준 책이 '생태 요괴전'이라는 책이다. 12권으로 된 대장정 시리즈 중 5권을 차지하고 있는 책이다.

이래저래, 이 책은 귀신들린 책이기는 하다. 원 모티브나, 책을 결정적으로 쓰기로 한 그 순간이나, 다 귀신 들린 얘기들로 구성된 책이다.

그리고 겁나게 안 팔린 책이기도 해서, 7권 째인, 본 책의 하일라이트를 거의 1년이 되도록 길게 고민하게 만든 책이기도 하다.

이 책을 쓰기로 한 원 모티브는 동경에서 있었던 어느 날 사건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정확히는 꿈 얘기이다.

1권인 <88만원 세대>가 일본에서 출간된 이후에 일본에 이런저런 이유로 가게 될 일이 좀 있었는데, 그 중의 어느 날.
나를 아주 힘들게 했던 어떤 사람이 꿈에 나타났고,

나는 꿈에서 아주 힘들었다.

그러다가, 너는 가짜야, 그렇게 말했더니,

그 사람이 낙엽으로 부수어져서 사라졌다...

그런 얘기다만. 어차피 꿈의 얘기고.

약간 디테일을 기억하면, 날 힘들게 했던 여인이 자신의 '쌍둥이 동생'이라고 해서 나타났던 게 그 꿈의 내용이고,

내가 진실이라고 말한 것은, 그런 쌍둥이 동생이 있을리가 없다..,

뭐, 그런 자다말다, 그런 꿈 속의 얘기들이다.

어쨌든 즐겁든, 즐거지 않던, 나는 그런 꿈의 얘기들을 좋아하고, 말은 과학의 세계라고 하지만, 나는 여전히 요괴들과 같이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그 때 한 번 해봤다.

내 주변에 귀신들이 살까?

하여간 마흔이 넘어가려던 그 시점에, 어쩌면 아주 어린 시절에 봤던 그런 귀신들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잠깐 한 적이 있었다.

자, 그건 일본판 요괴들에 관한 얘기고...

<여고괴담>은, 내가 한국 사람이라서 참 좋았던 영화 시리즈이다. 그 끔찍한 얘기들이, 서양 얘기나 기껏해야 일본식 요괴 얘기나 들으면서 살아야 했던 내 10대와 20대의 기억을 넘어, 우리도 그런 얘기 정도 있어...

하는 그런 시리즈가 되었다.

<생태요괴전>을 준비하면서, <여고괴담> 시리즈를 전부 한 번 제대로 보고 싶었는데, 이미 너무 늦어서 DVD도 구할 수가 없었고... 사려고 해도 살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여간 어쨌든 여기서 빌리고 저기서 빌려서, 볼 수 있는 만큼은 봤다만...

전체 시리즈를 다 보고 나니, 가장 기억에 남는 게 3편, 여우계단 이야기이다.

박한별이라는, 정말 좋은 배우가 될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주었던 배우가 나왔던 영화이고.

그는 요즘 뭐 하나?

여교괴담은 수 없는 여배우들이 데뷔한 무데가 되기도 하였지만, 전체를 다 놓고 보니, 영화 내에서는 박한별의 느낌이 제일 좋았다.

여우계단은, 무용, 다이어트, 그리고 경쟁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다.

물론 여고괴담 시리즈는 전부 다, 대학 입시라는 큰 틀, 그리고 사랑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있기는 하다.

귀신이 되어, 자신을 죽게 만든 바로 그 친구를 여우계단에서 만났을 때,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박한별은, 그 친구의 허리를 졸라 죽음으로 이루게 하는 선택을 했다.

날, 다시는 기다리게 하지 마...

사회과학이나 인문과학이 그 시대를 버리고 있던 시절,

여고괴담을 보면, 지난 10년이 어땠는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계기가 된다,

(이 시리즈가 6편이 나온다고 한다. 한국에서 리얼리티를 말한다면, 여고괴담 외에는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가끔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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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윤 감독의 <어느날 그 길에서>를 포함한 DVD 셋트가 발매되었다. 나는 보자마자 샀다.

아까워서 아직 뜯지도 못하고 있다.

DVD 박스는, 언제나 로망을 준다.

어제 반이다에서 만들었던 <개청춘>을 동숭아트센타에서 봤다. 처음 티저를 받아들었을 때, 이게 과연 상업극장에 올라갈까, 참 안타까웠었다.

그 한동안의 무거운 마음을 털고 오는 자리가 되었다.

<개청춘>을 비롯해서 <미얀마> 등 20대 감독들이 만든 장편 다큐들이 있고, 단편도 몇 편 있다. 그리고 찾아보면, 그런 작품이 인디 영화에서도 몇 편 더 있을 것이다.

이런 걸 보아서 DVD 셋트로 나오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머리를 빡 하고 때리고 지나간다.

박스본은, 언제나 로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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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파리...

영화 이야기 2010. 7. 5. 03:24
나도 나를 잘 못 믿겠다. 내 직관과 감각은, 진짜 나도 못 믿겠다.

<워낭소리> DVD는 샀고, <어느날 그 길> DVD 셋트도, 사실 감독한테 직접 받은 DVD가 있기는 하지만,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샀다.

그렇게 지나는 길에 <똥파리> DVD를 보고, 내가 이걸 볼까, 싶어서 안 샀다. 참, 내 감각이란... 진짜 빙신이다.

하여간 개봉한지도 한참 지난 어느날, 우여곡절 끝에 똥파리를 보게 되었다.

아, 이 느낌이란!

내가 최근에 가장 많이 보는 영화는 <황산벌>인데, 이건 극장에서 볼 때는, 아, 이런 게 있구나 싶다가, 나중에 생각이 바뀌면서 아주 재미었진 영화이다. 그래도 <여배우>까지 극장에서 챙겨볼 정도로, 생각보다는 극장도 자주 가고, 영화도 챙겨보는 편인데...

극장에서도 보고 DVD도 챙겨서 사서 본 영화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짝패>, 조금 더 올라가면 <달마야 놀자> 정도?
하여간 그런 내 인생에 <똥파리>는, 그야말로 한 방에 충격, 뭐 이런 게 다 있나 싶었다.

자, 곰곰히 생각해보자, 처음에 보자마자, 팍 녹아버린 그런 영화가 뭐가 잇었을까? <반지의 제왕>? 그건 아니다. 공부해서 나중에 해석한 거지, 처음에 1편 보러 갔을 때, 입이 툴툴 나와서 - 영화와는 다른 사정이 좀 있었다 - 좀 심드렁했었다. 

자, 다시 생각을 해보자, 뭐가 이렇게 한 방에 가게 만들었던 영화일까? 

전또깡 시절에 숨어서 봤던 <전함 포템킨호> 그리고 영화에 목숨 건 사람들이 나한테 이건 꼭 봐야 한다고 보라고 해서 본 구로자와 아키라의  <난> 그 정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들은, 생각만 바꾼게 아니라, 내 삶도 바꾸었다.

<똥파리>는, 그러나 솔직히, 충격의 깊이로는 그런 영화와도 정도가 달랐다. 한 마디로, 뭐 저런 게 다 있나...

처음에는 배우한테 관심이 갔다. 어디서 저런 개뼉다구가 튀어 나왔나, 옛날에 <깜보> 보면서 박중훈 유명해지기 시절에 처음 봤을 때의 느낌보다 더 강렬했다. 뭐야, 저 개뼉다구는, (씨발넘이..).

어서 저런 게 튀어나왔나 싶었는데, 아, 이 씨발넘이 감독이랜다, 돌아버리겠네...

충격에 젖은 마음을 가다듬으며, 다시 생각해본다. 이 익숙한 느낌은, 어디에서 나왔던 건가?

아, ,<쏘나티네>... (이건 DVD만 벌써 3번을 샀는데, 첫번째거는 트랙이 날라가서 불랴이었고, 그 뒤에 산 2장은, 어렵쇼, 안 보이네? 한 장 더 살까 하는데, 어째 나와는 인연이 없다 싶어, 고심 중이다.)

기타노 다케시 생각할 때마다, 왜 우리에게는 저런 넘이 없나 싶었는데, <똥파리>, 이건 확실히 기타노 타케시로 쳐도, 살짝 넘는다. 게다가, 그는 조선말로 말한다, 시빨넘아...

리얼리즘은 한국 영화에서는 다신 없을 줄 알았는데, 이렇게 한 구석에서 돌아왔고, 난 넘들은 마치 시대가 만드는 것처럼, 충격으로 다시 돌아왔다.

살아서 한국에서 이런 영화를 볼 날이 올 줄은, 미처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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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끝 간데 없는 슬럼프 중이다. 하여, 원래 뭔가 잘 될 데 극장도 가고, 놀러도 다니는데, 극장 가본지도 몇 달 된다. 하여 <내 깡패같은 애인>은 극장에서 못 보고, 쿡티비에서 그냥 3,500원 내고 봤다. 괜히 KT 돈 벌게 하는 것 같아 맘이 썩 편치는 않지만, 하여간 공짜로 보는 짓은 어지간해서는 안 하려고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감독과 박중훈에게 집중되는 영화인데, 나는 김광식 감독의 인터뷰를 먼저 봤다.

인터뷰가 많이 있기는 할텐데, 가장 길게 인터뷰 기사를 내는 곳은 보통 <인물과 사상>과 의외로 <월간 바둑>이다.

나는 <월간 바둑>에 나온 인터뷰를 먼저 봤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월간 바둑>에 나온 사람들은 민감한 얘기들도 술술 털고, 자기의 민감한 얘기들도 자발적으로 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적으로 복잡한 매체가 아니고, 또 바둑이라는 소재가 워낙 중립적이며, 경계심을 늦추게 하는 때문일까? 아니면 월간 바둑 인터뷰 준비하는 사람들이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는 것일까?

어쨌든 김광식 감독의 월간바둑 인터뷰는, 간만에 보는 재밌는 인터뷰였다. 그가 어떤 경로로 예술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지, 그리고 저예산 영화 감독으로 데뷔할 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지면으로 나온 인터뷰 중에 하나가  기억에 남는 것은 박중훈에 대한 감독의 평가였다.

"그는 데뷔하는 감독이 뭐가 필요한지, 미리 알고, 그렇게 했다."

이걸 보면서, 나는 박중훈이 이제는 슬슬 한국의 어른이 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이해를 했다. 작년에 KBS에서 열었던 토크쇼는 전 정권에 있던 수많은 MC들을 학살하고 펼쳐진, 그야말로 킬링필드였다. 그 자리에 떡 하니 자기 토크쇼를 여는 걸 보면서, 내심 섭섭하기는 했다.

아니, 저러고 입에 밥이 넘어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아직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 토크쇼는 실패했고, 대체적으로 시기를 보면 토크쇼의 실패 이후 그 직후 아니면 약간 뒤에 시작한 영화가 바로 이 영화였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뭔가 생각이 있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려웠다.

박중훈급 되는 스타가 저예산 영화에 기꺼이 끼어들고, 그 안에서 혼심의 힘을 보여준 영화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강 보존 그리고 KBS의 광역화라는 두 가지 민감한 주제를 다루었던 <라디오 스타>도 간만에 박중훈의 매력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후일담이지만, 나는 이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보았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당시 KBS 피디들은 이 영화의 예기치 않은 영향으로 좀 불만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내 깡패같은 애인>은, 박중훈이 있어야 설명이 될 것 같고, 이미 <투 가이즈>부터, 양아로 나오는 껄렁껄렁 스타일에 상당히 익숙해 있으니, 그야말로 예습 많이 하고 보는 셈이다. (또 그래서, 너무 익숙한 분위기로 놓치는 부분도 많아진다는 문제점도 있는 것 같다.)

두목급 어깨에서 자동차 유리창 닦이로 전락한 사례는, 그 옛날에 <영웅본색>의 윤발이 오빠와 이미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하여간 비장하지 않아서 좋았다.

여배우인 정유미는, 익숙하지 않은 배우라서, 사실 아무 느낌 오지 않았다.

(<가족의 탄생>을 한 10분 보다가, 도저히 재미없어서 못 보겠다, 꺼버린 적이 있어서, 불행히도 그의 전작 중에 본 게 없다.)

<걸 스카우트>에서 처음 봤던 박원상이 여전히 매력적이었는데, 박원상만 중심으로 보면 이번 영화가 훨씬 더 매력적이면서도 느끼하지만, 약간은 비장한, 그래서 입체적인 인물로 나왔던 것 같다.

박중훈이 연기는 잘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그는 깡패 영화에서 그를 살려냈던 그 모티브가 워낙 반복되다 보니, 입체적인 느낌이 들었다.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그런 점에서 좋아한다.)

정유미의 경우는, 너무 많은 레퍼런스들이 있어서 그런지, 납짝하게 눌린 듯한, 그런 평면적 모습이 나왔다. 무슨 생각을 할지, 어떻게 행동할지, 그리고 저 장면에서는 어떠한 표정을 지을지, 그다지 입체적인 모습이라고 하기는 어려웠다.

하긴, 그 군상에 속한 사람들의 모집단 자체가 워낙 밋밋하고, 단면적이니, 그를 표상화해도 어차피 그런 모습 밖에 나오지 않는 것 아닐까...

대상을 뛰어넘는 표상이 있다면, 그것 역시 공갈인 셈일 것이다.

영화는 재밌었나? 충분히 돈을 지불하고 볼만큼 재밌기도 한데, 소제 자체가 풍성할 수도 있는 얘기라서, 약간은 밋밋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그래서 거의 유일하게 입체적인 인물을 묘사했던, 식상하지만 반전이 있는 박원상에게 더 눈이 간 것인지도 모른다.

아, 그리고 어지간해서 울지 않을 듯한 영화였는데, 아마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눈시울을 적셨을 딱 그 장면에서, 나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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