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에 대구 kbs에서 방송이 있어서 정말로 간만에 기차표 예매를 했다. 하도 오랜만에 ktx 예약을 했더니, 핸드폰 인증 받으라고 한다. 그 사이 카드도 기간이 끝나서, 새 카드를 쓰는 중이다. 생각해보니까 코로나 때 기차 예약 안 하기 시작해서, 벌써 몇 년이 되었다. 지방 갈 일이 전혀 없던 건 아닌데, 대부분 운전해서 갔다. 

강연 안 한지 몇 년 된다. 올해도 많이 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움직여보려고 한다. 

간만에 ktx 예약했더니, 기차비가 이렇게 비쌌나, 섬찟한 생각이.. 전기차 타고 다녔더니, 연료비는 거의 무시할 정도고, 도로비도 반값이라, 그렇게 비용 생각을 안 한지 몇 년 된. 기차 요금 감각이 무디어졌다. 

이래저래 조금 움직여 보면서, 안 하던 인스타도 다시 계정 살렸다. 오래 전에 내 책과 방송 보면서,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사람들이 인사를 했다. 몇 년간 정말 애들 보면서, 히키코모리 모드로 지냈다는 생각이 문득. 

지난 가을에 둘째가 병원에 입원하면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수영 레슨 다시 받기 시작했다. 저녁 먹을 시간에 끝나서, 수영장 가서 데리고 오는 걸 몇 달 했다. 한 번은 버스 타고 가다가 너무 사람이 많아서, 둘째 손에 버스 문에 끼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방학 때도 계속 수영장 갔다. 오늘 중급반으로 올라갔다. 올해는 둘째가 수영장 죽어라고 다니면서, 입원하지 않는 첫 해를 만드는 게 목표다. 지난 가을에도 심하지는 않았는데, 진단은 폐렴으로 나왔다. 둘째가 입원하면 다 꽝이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게, 둘째 수영하는 일이다. 

다음 주부터 인터뷰 작업도 조금씩 시작한다. 원래는 인터뷰도 좀 많이 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어린이들 보면서 거의 못했다. 올해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조언도 많이 들으려고 한다. 올해의 모토가 “잘 듣는 한 해”다. 

아직 계획을 짜지는 못했는데, 고등학생 인터뷰를 좀 많이 하려고 한다. 어떤 경로로, 어떤 식으로 할지 방법까지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해야 할 일 리스트에 올렸다. 10대는 여론 조사에 잡히지가 않기 때문에, 성향이나 패턴에 대한 연구가 아주 어렵다. 어떤 식으로 하는 게 효과적일지, 좀 쌈빡한 방법을 찾아보려고 한다. 

다음 달부터 쓸 책이 10대를 위한 경제학책이다. 여러가지 방식으로 10대들에게 포커스를 맞추려고 한다. 

처음에 학위 받고, 전공 분야말고 부전공처럼 보려고 한 게 urbanism이라는 주제였다. 우리나라에는 없는 연구 분야인데, 프랑스에는 이게 엄청 책도 많고, 연구도 많은 분야다. 그래서 처음 집을 산 곳도 부천이었다. 현실에서는 전혀 연구를 하지는 못했고, 직장에서 집이 멀어서 고생만 죽어라고 했다. 이래저래 정신적 충격을 많이 받고, 결국 잠실 쪽으로 이사를 온 다음에야 정신적 안정을 얻었다. 그러면서 urbanism 연구에서 분야를 10대로 좁히는 일을 했다. 그렇게 조금씩 한국의 10대에 대해서 좀 살펴봤다. 

<88만원 세대>가 나온 건, 그 10대 연구의 결과다. 내가 계속 살펴보던 10대들이 20대가 되었고, 그러면서 20대에 대한 연구를 같이 하게 되었다. 20대 연구를 한다고, 20대만 죽어라고 본다고 해서 뭔가 새로운 게 나오기는 어렵다. 10대를 보면서, 점차적으로 20대로 시선을 옮겨가는 게 내가 했던 연구 방법론이다. 

이제 나도 나이를 먹었다. 과거의 영광은 다 사라졌고, 내가 누군지 아는 20대들도 이제는 어느 덧 다 30대가 되었다. 한 때 한국의 10대들이 아는 유일한 경제학자가 장하준과 우석훈이라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것도 다 옛날 얘기다. 지금의 10대와 20대는 내가 누군지 전혀 모른다. 

다시 시작하는 생각으로, 새롭게 10대들을 살펴보는 일부터 시작하려고 한다. 내가 원래 밑에서 박박 기는 일을 잘 한다. 신문사 데스크처럼 움직이지 않고, 현장 기자 혹은 현장 인류학자처럼 맨 밑에서 살펴보고, 변화를 찾는 일이 원래 내가 주로 하던 일이다. 박사 과정에 내가 소속되었던 연구소가 파리 10대학에 있던 경제인류학 연구소였다. 그 시절에 배운 방식이다. 

다시 데뷔하는 마음으로, 주변을 정돈하고, 아주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보려고 한다. 영광, 그딴 게 현실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다. 그냥 낮은 곳에서, 낮은 자세로, 잘 드는 것, 그것부터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책에 대한 단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쌀값..  (0) 2025.02.16
생일..  (0) 2025.02.14
농업 경제학 생각..  (1) 2025.02.13
칼럼 스타일에 대한 생각..  (1) 2025.02.12
탄핵 국면과 공무원..  (0) 2025.02.08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