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경제학 앞부분을 고치기 시작할 즈음에 ‘따뜻함’이라는 단어를 생각해보기 시작하였다. 탄핵 1차 투표에 반대표를 던지고, 2차 투표에 탄핵한 김창욱이라는 보수 정치인의 인터뷰 방송을 본 게 계기였다. 보고 나서 감정이 깊게 남아서, 그 인터뷰 방송을 몇 번을 더 돌려봤다. 그리고 남은 감정이 따스함이었다.
따뜻하다는 말이 제일 인상적인 대목은 영화 <짝패>에서 봤다. “네가 옛날부터 손은 참 따뜻했어.” 조폭 친구가 찌른 칼을 배에 맞고, 그의 손을 잡은 경찰이 한 말이다. 그 다음 장면에서 조폭은 등 뒤에 칼을 맞고 죽는다.
따뜻함과 따스함이 뭐가 다를까? 뜻은 같은데, 뉘앙스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 같은 뜻이고, 별 차이 없이 사용되기는 하는데, 따스함 쪽이 좀 더 부드럽다.
글을 쓰면서 따스함을 추구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오히려 나는 반대 쪽이었다. ‘차가운 자본주의’라는 용어는 박사 논문에서 쓴 적이 있다. 로자 룩셈부르크 버전이었다. 세상이 이렇게 차가운데, 따스함이라니. 나에게는 그저 어처구니가 없는 용어였다.
그렇지만 서로가 서로를 미워하는 대혐오의 시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를 만나게 되었다. 진보와 보수가 지금처럼 멀어졌던 적은 없었다. 정치는 정치, 일상은 일상이었다. 그렇지만 대체적으로 트롬프 이후로 정치 양극화 현상이 생겨나면서, 선거가 끝나도 사람들은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제는 진영이 다르면 정말로 밥 한 끼 같이 먹기로 힘들어졌다.
도서관 경제학을 고치는 것은 당장 해야할 일이다. 초고는 진작에 끝났고, 톤을 좀 조정하려고 한다. 안 해봤던 실험이지만, ‘따스함’이라는 방향을 가지고 원고를 다시 한 번 손을 볼 생각이다.
어쨌든 스타일 실험을 한 번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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