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청소기 돌리고, 고양이 모래 치우고 났더니 한 시간이 금방 갔다. 그냥 일상 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다 이 정도는 하고 살아간다. 큰 애 방 창문이 열려서 닫으면서 보니까, 창틀에 먼지가 한가득이다. 생각해보니까 3년 전 겨을에 집안 여기저기 닦으면서, 내년 봄되면 창틀을 닦기로 마음을 먹었었다. 그리고는 아버지 돌아가시느라 정신 없고, 그 뒤에도 큰 일들이 계속 생겨서 창틀 생각할 틈이 없었다. 그때 사놓은 매직 스폰지가 아직도 그대로 있다. 사는 게 왜 이런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게 그렇다. 마음이 편해야 창틀의 먼지도 눈에 들어오지, 마음이 편치 않고 정신 없을 때에는 그런 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보여도 인지하지 못 한다. 

오늘 밤에는 미루고 미루어두었던 학교 도서관에 관한 절을 다시 한 번 시도해보려고 한다. 이전 버전은 일본의 학교도서관법 개정 과정으로부터 시작을 했었다. 일본도 이 문제를 잘 못 풀었다. 그 뒤에 한두 페이지만 더 붙이면 될 정도로 해놓았었는데, 이건 좀 아닌 듯 싶어서.. 일단 세웠다. 그리고 장애인 도서관 등 그 뒤의 얘기로 넘어갔었다. 

내가 다루는 주제들은 매우 복잡하고 무거운 것들이다. 슬프거나 분노했을 때에는, 사실 이런 어려운 문제를 다루기가 어렵다. 아주 편안한 마음의 상태가 되어야 어려운 얘기들을 차분히 정리할 수 있다. 나는 늘 그렇게 편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지는 못 한다. 이래저래 마음이 불편한 날들이 더 많다. 

오늘은 간만에 찾아온 편안한 날인갑다. 다시 한 번 학교 도서관 문제를 써볼 시도를 하려고 한다. 아무 때나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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