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득 노유진 시절이 생각났다. 여의도 정의당 당사에 노회찬, 유시민, 진중권, 그 세 명이 그려진 플랭카드가. 사실 그 시절만큼 진중권을 자주 만났을 때도 없던 것 같다. 오고가면서 길에서 만나서 커피 한 잔씩. 그 시절에는 노회찬도 자주 만났다. 일주일에 몇 번씩 문재인 만나던 시절이라, 노회찬이 건네 달라는 얘기를 몇 번 메신지로 전해주기도 했었다. 그 시절에도 유시민을 자주 만나지는 않았다. 방송 때 외에는 여의도에 거의 안 왔던. 그의 절친이던 정태인과는.. 매주는 아니지만, 거의 매주 술 마시는 것 같은 느낌으로 자주.
그 노유진 시절에는 정의당이 지금처럼 어려워질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조차 못했다. 그 시절만 해도 유시민이 정의당 주요 세력의 대표자였었다.
진중권이 변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쎄, 그건 잘 모르겠다. 마지막 만난 게 몇 달 전이기는 한데, 하는 얘기나, 하고 싶은 것이나, 그렇게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내가 아는 진중권은, 이렇게 말해도 좋을지 모르겠지만, 가엽고 딱한 사람이다. 꼭 그럴 이유는 없지만, 어쨌든 인생이 너무 외롭고, 고달펐다. 둘째 세 때, 폐렴으로 두 번째 입원하면서 내가 하는 일을 내려놓고 둘째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생각한 데에는 진중권과는 좀 다르게 살고 싶다는 게 영향을 꽤 미쳤다. 노유진 하던 시절이 딱 그 시절이었고, 나도 그때는 여의도로 출퇴근하고 있었다.
유시민이 정의당 대주주였던 시절을 생각하면, 그가 지금 민주당 대주주 역할을 하는 게, 좀 낯설기도 하다. 어쨌거나 잘 난 사람은 잘 난 사람이다. 무대를 아무리 옮기도, 좋든 싫든, 무대 맨 앞에 서 있는 스타일이니. 노무현 열풍 불 때 그만큼 무대 앞에 서 있던 강준만,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문득 궁금하기도 하다.
좋든 싫든, 노유진 시절이 결국 정의당이 가장 환하게 빛나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 역설적이지만, 지금은 극우들이 올림픽 공원에서 가장 환하게 빛나는 시기를 보내는 중이 아닌가 싶다. 잔다르크가 그곳에서 나왔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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