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초기에 인사 너무너무 이상하게 했었다. 인사도 이상하지만, 인사 결정하는 과정이 더 이상했다. 이러다가 5년만에 정권 내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그래도 정말 5년만에 정권 내줄 줄은 몰랐다. 

조국 장관 임명할 때 주변의 20대 특히 남성들은 물론이고 여성들이 싸늘하게 반응하는 걸 보면서, 재집권은 힘들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20대와 10대는 연구 대상이라서 늘 세밀하게 살피던 편이었다. 20대가 그렇게 집단적으로 민주당 쪽에 등돌리는 건 처음 봤다. 큰 변화가 온 거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20대는 진보적, 그렇게 보면 어렵고, 일상적으로 중산층 분석할 때 쓰는 스윙보트처럼 보는 게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뭐, 현실은 훨씬 더 복잡하겠지만, 일단은 그렇게 작업가설 하나를 만들고 넘어갔다. 

정권이 바뀌었다. 늘 그랬던 것처럼 특별한 전환점이나 엄청난 자살골 없으면 국민의힘이 두 번은 하지 않을까, 그렇게 일상적인 방식으로 상황을 봤다. 

이준석 제낄 때만 해도 어떻게 될지 잘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당대표는 당원이 뽑는 거, 그렇게 하면서 게임의 법칙을 바꿀 때만 해도, 저렇게 저렇게 하다가 또 제 자리들 찾아가겠지, 그 정도 생각했다. 

사실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정부 많은 기관들은 이미 정지한 것 같다. 내년 총선 결과보고 움직이겠다. 이게 공무원들 분위기이기는 하다. 장관 조사하고 감사 죽어라고 때리는 것 보면서, 시키는 대로 했다가 저 꼴 난다, 그렇게 잔뜩 쫄아있는 것 같다. 

유승민 당대표 출마 안 할지도 모른다는 뉴스를 보면서, 나는 처음으로 국민의힘 정권이 5년 한 번으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치에서 지나치게 극한으로 가서 무리한 것을 추구하면 결국 망한다. 

유승민이 출마라도 하고 아깝게 지는 건 몰라도, 아예 나와보지도 못할 정도로 분위기를 만드는 것은, 그래서 결국 그가 “느그끼리 다 처묵으세요”, 이렇게 나가 떨어지면..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어쩔 도리가 없다. 물론 총선에서 지고, 대선에서 이기겠다고 나름 꾀를 내보려고 하겠지만.. 

공직 분위기로는 사실상 그때부터는 레임덕이다. 공무원들 문 걸어 잠그고 복지부동 시작하면 아무도 못 말린다. 게다가 한덕수 실력으로는 그런 공무원들 움직이게 절대 못할 것이다. 지금도 한덕수, 총리로서의 리더십 그렇게 튼튼한 편은 아니다. 

총선 이기고 대선 진 적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때는 지금처럼 극적으로 분위기 반전이 이루어진 경우는 아니다. 

유승민 당대표 출마 포기, 어쩌면 국민의힘이 5년 하고 정권 넘겨줄지도 모른다고 처음 생각하게 된 순간이다. 이게 힘으로 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힘으로만 한다. 국민의힘, 5년 한 번으로 정권이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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