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은 안 쓰다가 몇 년 전에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려워져서 카카오택시 쓰면서 결국 가입하게 되었다. 뭐가 엄청나게 온다. (그렇지만 결국은 카카오택시도 잡기가 어려워져서, 카톡만 남은.)

카톡에서 생일을 알려준다. 제일 처음 생일이라고 뜬 사람이 이제는 떠나버린 정태인 선배였다. 늘 마음이 짠해서, 생일 선물로 커피 쿠폰 보냈다. 그 전에는 종종 술도 받아드리고 했었는데, 살아서 내가 사드린 마지막 선물이 바로 그 카톡 커피 쿠폰이 되었다. 그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좋은 거 사드릴 걸, 오늘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에게 생일 선물을 하는 건 아니고, 나도 매일 카톡을 들여다보는 건 아니고.. 그래도 눈에 띄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고, 1~2만 원 선에서 뭐라도 보내려고는 한다. 가끔 들여다 보는데, 딱 생일이라고 나오면 이것도 인연이겠지, 그렇게 선물을 보내기 시작한 게 몇 년 된다. 그래봐야 한달에 한두 번, 자주는 아니다. 

몇 년째 나는 긴축경제를 꾸려가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알고 지내는 사람 몇 명한테 생일선물 보내는 것도 힘들 정도는 아니다. 일부러 찾아서 하지는 못해도 카톡에서 누군가 생일이라고 알려주면 그냥 선물을 하는 것은.. 내가 나이를 처먹어서 그렇다. 친한 친구들이 이미 여럿 떠났고, 같이 일하던 사람들도 많이 떠났다. 거의 비슷하게 살았던 나도, 언제 죽어도 안 이상하다. 생각해보면 사람들에게 베푼 게 별로 없다. 그냥 늘 도움만 받고, 늘 고맙기만 하면서 살았다. 조금이라도 갚고 떠나는 게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을 몇 년 전부터 조금씩 하기 시작한 것 같다. 

간만에 아는 사람이 생일이라고 떠서 정말 약소한 선물 하나 하면서, 이걸 처음 시작한 게 정태인 선배 생일이었다는 생각이 갑자기 났다. 아직도 정태인 선배 없는 세상에 산다는 게 잘 실감이 안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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