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 방송후기 9. 부동산종합대책편

 

이번 시즌에 뭔가 방송을 할지 말지, 몇 달을 고민을 했었다. 중간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결국 SBS CNBC 한 켠에서 정말 조그맣게 시즌을 맡게 되었다. 요즘 방송 개편 중이다. 벌써 끝난 데도 있고, 아직 진행 중인 데도 있다. 아침 방송을 하나 하고, YTN 라디오에서 주간논평을 하나 맡았다. 몇 군데 더 있기는 했는데, 이 이상 하는 건 무리라서 그냥 고사했다. 지금 하는 집중분석 takE는 안 해본 실험이라서, 일단 재밌기는 하다. 다만 매일 아침 나오는 게, 이게 영!

 

보통은 생활 밀착형 경제 주제를 다루는데, 정부에서 긴급 발표가 나면 여기서도 긴급 편성을 한다. 일단 밤새서 새로 만들고, 원래 있던 건, 다음 기회에

 

1시 정도까지 대본이 오면 읽고 자려고 했었는데, 역시 그 때까지는 안 왔다. 80분 정도, 그것도 생방으로 진행되는 거라 기본 구성은 대본으로 만든다. 그러나 대본에 내가 할 얘기는 안 써있다. 무슨 얘기를 할지, 보통 전날 생각을 정하는데, 오늘 같은 날은, 부동산이야 워낙 뻔한 거니까, 그래도 미리 생각을 정했다.

 

우석훈의 색다른 시선은 전날 밤에 주로 정하는데, 아침에 운전하고 가면서 바꾸는 경우도 있고, 그 자리에 있다가 바꾸기도 한다. 오늘 같은 경우는 하다가 바꾼 경우이다. 원래는 감가상각이라는 주제를 준비했었는데, 실제로는 비정규직에 관한 얘기를 하게 되었다.

 

 

집 살거냐, 말거냐, 이게 오늘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 114 리서치 센터장이 나왔고, 그냥 시사평론가로 부르는 게 더 편한 최영일 대표가 나왔다. 부동산 114는 몇 년 전인가, 대표와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름 상당히 감명받은 적이 있었다.

 

정부에서는 정말 애간장이 타게 집 사세요할 거고, 정말 대상인 생애주택구입자는 아직은 아니라고 할 거고솔직히 나에게 물어보면, ‘입지가 최고 조건이라고 하겠다. 원래도 그렇지만 요즘의 한국 부동산의 제일 큰 변수는 입지가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건별로 다르다.

 

정부의 마음이야 이해를 하겠지만, 일단 시기가 미묘하다. 보금자리주택을 안 하겠다는 건, 지난 대선 과정과 인수위에서도 어느 정도 흘러나온 얘기라서 별로 놀랄 일은 아니었다. 현재의 가격 하락을 끌고 온 게 보금자리주택, “이 웬수라는 게 업자들의 시각이다. 반대로 경실련의 이헌동 본부장은 MB가 유일하게 잘 한 게 보금자리주택이라는 입장이다. 여기에는 복잡한 논쟁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나는 보금자리주택 축소 혹은 폐지에 대해서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린벨트를 풀어서 서민주택이라는 명분으로, 일단 짓고 보자가 과연 맞느냐, 이게 DJ 시절부터 10년을 넘게 끌어온 오래된 논쟁이기도 했다.

 

그런데 그러고 나니까 이번에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이라는 게 문제가 된다. 이거는 일반 분양을 늘리는 거니까, 금방 아파트 공급 줄인다고 해놓고, 이건 또 뭐야, 이런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부동산 공급을 줄여서 가격을 올린다고 해놓고, 전면적으로 공급을 늘리게 되는 수직중측을 끼워넣으니까, 사회정의의 문제와는 별도로, 도대체 이건 무엇인가, 이런 질문에 부딪히게 된다.

 

따지고 보면, 손학규가 분당 보궐에 나올 때, 덥썩 수직증축 받아준다고 했을 때부터, 이게 문제가 되었다. 결국 MB, 이건 안한다고 정리를 했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 문제가 아니라, 모든 국회의원은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찬성한다. 자기집을 남의 돈 가지고 고치겠다는, 상당히 이상한 제도이기는 한데, ‘남의 돈좋아하는 게 사람의 본성 아닐까 싶기도 하다. 어쨌든 이건 국회 통과가 좀 어려워 보인다. 사실 좀 이상한 것이기도 하고, 여기서 뚫리면 이제는 별동신축이라는, 또 다른 괴물이 튀어나온다. 2~3층 올리는 수직증축 먹고 떨어질 그럴 토건 아저씨들이 아니다.

 

이번의 부동산 종합대책은, 예고한 것에 비하면 사실 별 거 없다. 몇 년 전부터 줄기차게 요구하던 DTI, LTV, 이번에도 크게 손을 못봤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도 검토라서, 일단 꼬리부터 내리고 들어오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게 양날의 칼이다. 잘되면 서승환식 토건이 자리잡히는 건데, 별 효과 없으면 당분간 답 없음, 깊은 침체다.

 

나는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현재의 비정규직 시스템에서 연소득 6천 미만의 20~30대가 덜컥, 나는 집을 사겠음이라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소득만의 문제가 아니라 stability, 안정성이 경제 행위에 영향을 많이 미치는데, 부부 정규직, 이건 수치도 잘 파악되지 않는 복합 변수가 아닌가.

 

 

(슈퍼모델 김미우, 같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요즘 더 다양하게 시도해보는 중이지만, 아직은 여전히 서로 어색해보인다.)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