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는, 그냥 똑딱이 썼다.

좋은 카메라를 쓰는 데 대한 일종의 이상한 거부의식 같은 게 있어서, 줌 배율이 높은 후지 카메라 썼었다.

책의 양식을 바꾸면서, 포토 에세이를 구상하면서...

별 수 없이, 카메라를 바꾸었다.

똑딱이에서, 좋은 건 고배율... 300미리에서 400미리 존을 주로 썼다.

고양이 찍거나, 관찰하는 사진들은 고 정도가 딱 좋은데... 좋은 품질의 사진은 기대할 수 없지만, 그냥 일상 생활에서는 오히려 그게 더 좋다.

하여간 카메라를 얼마 전 바꾸었다.

렌즈는...

아직 고민 중, 그냥 1850, 표준 줌  하나 달려있다.



표준 줌 처음 들고 야옹구 앞에 나타난 순간,

그냥 책장 위로 올라가버렸다.

카메라 엄청 싫어한다.

쉬악질이라고 부르는,

그런 것도 한다.



하여,

200미리 정도 되는 렌즈 살 때까지 그냥 포기하고...

그래도 오늘으 어떨까, 잠시 카메라를 들어봤더니...



잠시 조리개값 만져 보는 사이, 벌써 일어나 버려서...

그리고는 냅다 고개를 흔들어대더니...


휙...결국 포기, 그냥 오토로...


고양이 스트레칭...

 

 



그리고는 냅다 달린다...

얼굴에는 원망이 가득하다.

뭐... 쓸 수 있는 사진은 하나도 없다.

그래도 달리는 사진을 잡은 건,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야말로 마음으로 보는 사진.

야옹구 뛰는 거 따라가다 보니, 뭐 일부러는 아니고...

연출한 것과 유사하게 되었다.

고양이 사진 찍을 때에는, 플래쉬는 물론이고 보조광도 못 쓴다.

랜즈가 좀 밝았으면 싶은데...

e 마운트에서는 선택지가 거의 없는 듯 싶다.

135 단렌즈, 요거, 딱인데...



같은 날, 빛이 좋은 마당에서 엄마와 아들 고양이,

화사하게 나왔다.

요 느낌... 난 좋다.

50밀리로 요렇게 찍으려면, 얼마나 가까이 가야 하는지...


오늘은 한미 FTA가 발효한 날...

사실, 그냥 있으면 너무 우울할 것 같아서 이것저것 뒤적이다가 고양이 사진을...


야옹구 달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달리고 싶다...

지난 수 년간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한미 FTA를 반대한다고 하면서, 주변에 공무원들이나 경제인들이 싹 사라졌다...

그야말로 시방 나는 위험한 존재.

그 대신 시민들과 저잣거리에서, 그들과 함께 이 순간을 같이 하고 있다.

그들과 함께,

나도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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