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
첫 눈다운 첫 눈이 내렸다.
올해는 되는 일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아무 기대도 안 했고, 실제로 아무 일도 안 했다.
그래도 눈이 오니까, 괜히 마음은 들뜬다.
눈 두 번 치웠는데, 그래도 또 온다... 결국 눈 치우기는 포기하고 고양이들 사진이나.
동네 사람들이 내가 고양이 먹이 준다고 불만을 좀 가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눈 올 때 눈이나 잘 치워둬야, 나중에 큰 소리 칠 것 같아서...
바보 삼촌은 이사올 때, 맨 마지막으로 잡혔다. 정말 애 많이 썩였다.
그래도 우리 집 최고의 유머 캐릭터다. 내가 만든 캐릭터 중에서 가장 나은 넘일지도 모른다.
강북, 아니 강북 걸, 지나칠 정도로 성격이 유순하다.
동네 고양이랑 싸웠는지, 얼굴에 상처가 있었는데, 그새 많이 아물었다.
삶이란 고통의 바다...
이 모든 고양이들의 세계를 만든 엄마 고양이.
녀석은 신중하다. 그래서 쉽사리 움직이는 일이 별로 없다.
오늘은 이재영 1주기 행사하는 날이다. 그새 1년이 지났다.
절친한 친구가 떠난 후, 정말 중요한 일이 생겼을 때 같이 상의할 사람이 없어졌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의 앞뒤를 모두 알고 있던 유일한 친구...
내 친구들은 내가 하는 일의 일부만 알거나 전혀 모르거나.
어쨌든 시간은 그렇게 흘러간다.
올해도 계획이 없이 시작되었는데, 내년에는 크고 작은 계획이 촘촘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계획은 하던 걸 하지 않기로 하는, 그런 계획들이지만...
어쨌든 내년 계획은 가지고 있다.
아직 계획을 못 세운 건, 경제 다큐를 하나 만들고 싶다는 것...
그냥 대략적인 생각은,
지금 하는 sbs cnbc 방송이 시청률이 조금만 더 괜찮게 나오면, 경제 다큐 하나 만들자고...
sbs 자회사라, 상당 가난하다.
경제 다큐가 어려운 건, 인터뷰 자체가 곤란한 경우가 많고, 그림으로 보여줄 게 많지 않다는 거.
그래도 '인사이드잡' 같은 걸 우리가 못 만들 이유는 없고.
이제 곧 크리스마스다.
마냥 즐겁게 지내고 싶은데, 문득 고개를 들어 세상을 보면...
된장, 이게 나라 꼴이 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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