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1월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집 애들은 벌써 어린이날 선물을 가지고 협상을 시작했다. 큰 애는 올해는 게임기를 사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나는 올해는 더 게임기 안 사주고 버티기로 마음을 먹었다.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은 아직 열리지는 않았는데, 이것저것 다양하게 얘기를 해보는 중이다.
그러다가 "뭔가 실용적인 것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내가 그런 말을 했다. 근데 옆에서 말 없이 지켜보던 둘째가 갑자기 말을 했다.
"그래, 실용적인 거, 난 활. 그리고 칼."
안 웃을려고 했는데, 안 웃을 수가 없었다. 뭘 기준으로 활이 실용적인 거라는 말일까? 차마 물어보지는 못했다. 여덟 살 어린이의 실용적 동심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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