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린이들 메모'에 해당되는 글 275건

  1. 2021.01.26 실용적인 어린이날 선물.. 2
  2. 2021.01.25 레고통 앞에 쭈그리고 앉아.. 2
  3. 2021.01.16 큰 애 친구 놀러온 날.. 1
  4. 2020.12.04 울면 안돼.. 1
  5. 2020.12.03 수능 보는 날.. 2
  6. 2020.11.28 벤자민 프랭클린의 격언..
  7. 2020.11.24 신나게 놀려구요..
  8. 2020.11.22 도서관 나들이..
  9. 2020.11.15 리모콘 들고 도망가는..
  10. 2020.11.11 큰 애 게임기.. 3

아직 1월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우리 집 애들은 벌써 어린이날 선물을 가지고 협상을 시작했다. 큰 애는 올해는 게임기를 사야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었다. 나는 올해는 더 게임기 안 사주고 버티기로 마음을 먹었다. 본격적인 협상 테이블은 아직 열리지는 않았는데, 이것저것 다양하게 얘기를 해보는 중이다.

그러다가 "뭔가 실용적인 것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내가 그런 말을 했다. 근데 옆에서 말 없이 지켜보던 둘째가 갑자기 말을 했다.

"그래, 실용적인 거, 난 활. 그리고 칼."

안 웃을려고 했는데, 안 웃을 수가 없었다. 뭘 기준으로 활이 실용적인 거라는 말일까? 차마 물어보지는 못했다. 여덟 살 어린이의 실용적 동심을 깨고 싶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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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가 베란다에서 레고 블록 담은 통을 엎었다. 완전 지뢰밭을 만들어놓았다. 다 치우기 전에는 못 잔다고 하는데, 둘째는 사태의 심각성을 도통 이해 못 하는 것 같다. 좀 치우는 척 하다가, 또 거기서 레고 이것저것 끼우면서 논다. 

다른 거 보다도, 추운데 너무 오래 있으면 감기 걸릴 것 같아서, 결국 새끼 손톱 보다도 작은 레고들을 같이 담기 시작했다. 제대로 엎어졌다. 유리 창틀에도 수북이 쌓였다. 

김종철 건 등 머리 아프고 복잡한 일들이 많이 있는데.. 짜증은 내어서 무엇하나, 성화는 내어서 무엇하나, 여덟 살 둘째랑 바닥에 쭈그리고 앉아서 같이 레고 블록 주웠다. 한참 걸렸다. 이거 화 내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처량하다고 신세 한탄하기도 그렇고. 이 나이에 밤 늦게 내가 왜 레고 블록 줍고 있는가, 생각해봐야 바보 같은 일이다. 빨리 줍고 조금이라도 애들 일찍 재우고 쉬는 게 남는 장사다.

결국 레고는 정리까지는 아니고, 그냥 통 안에 수북하게 쌓였다. 

잠시 있다가 보니까, 둘째는 엄마한테 자기가 다 치웠다고 공치사 하고, 금방 기분 좋아져서 베이 블레이드, 팽이 돌리고 논다. 

머리 아픈 일이 잔뜩 줄을 서 있는데, 현실은 애들이 어질러놓은 장난감을 치우느라 몸이 고단한 삶이 되었다. 사는 게 뭐 대단한 게 있겠나 싶은 생각이 문득. 마음 가는 대로 하다가, 그것도 어려우면, 철푸덕, 레고나 줏어담으면서 사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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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 동네 친구가 놀러왔다. 다섯 명 이하 맞추느라, 아내는 그 집에 차 마시러 갔고. 남자 애들 셋이 노는데, 얼마나 빠른 시간에 마루가 개판될 수 있는지, 시범사업 보는 것 같다. 그 사이에 큰 애는 이쑤시개 통을 쏟아서 이쑤시개까지 마루에 한 가득이다. 어떻게 어떻게 다시 담았는데, 이번엔 다른 친구가 이쑤시게 통 다시 엎었다. 인간 생애에 여러 기간이 있다면, 딱 저 나이 남자애들은 동물기를 보내는 것 같다. 말은 별로 없고, 소리 지르고, 뛰어다니고..

그래도 쿠키도 꺼내주고, 주스도 따라주었다. 잠시 조용하다, 뭔가 먹고 있을 때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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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와중에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돌아왔다.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둘째는 이제 완전히 악동 분위기다.

울면 안돼

짬뽕 안돼

짜장면 안돼

탕수육 안돼

오늘밤은 볶음밥만 돼..

몇십 분째 이러고 있다. 볶음밥 너무 자주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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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으로 아내는 오늘 재택근무다. 둘째는 어린이집 안 가고 그냥 있기로 했는데, 큰애도 학교 안 가고 싶다고 해서, 결국 전부 집에 있는 날.

이렇게 평일날 다 집에 있는 날도 별로 없어서, 고추가루 안 넣고 돼지목살이랑 소시지 넣은 김치찌게를 끓였다. 계란 후라이도 하고. 이것저것 밑반찬 있는 것까지 꺼내니까, 어지간한 가정식 백반 스타일로.

애들은 평일날 학교 안 가니까, 그걸로도 그냥 좋나부다. 마루에서 계속 뛰어다니면서 노는데, 집안에 웃음꽃이 한 가득이다. 그 옆에서 나는 밥 먹고 낮잠도 좀..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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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번 달에 카드값이 좀 많이 나왔더니, 아내가 냉장고 앞에 뭔가 잔뜩 붙여놨다. 벤자민 플랭클린이 한 얘기다. 이 아저씨, 이것저것 참 말도 많이 했다. 드물게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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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큰 애 친구들이 집에 놀러오기로 한 날이다. 큰 애가 오늘은 집 밖으로 나가면 안 되냐고 한다. 왜?

"신나게 놀려구요."

친구들이 게임기를 각자 가지고 와서 신나게 놀려고 한단다. 아들은 아직 게임기 없다. 다들 집에서 게임기 가지고 노는데, 엄마들이 그냥 두지를 않으니까, 몇 달 전부터 서로 돌아가면서 친구 집에 가고.. 또 간 집에서 게임만 하다가 난리가 나니까 이래저래 돌아가면서 하다가 우리 집 차례까지 온 모양이다.

코로나로 돌봄 교실이 닫았다 말았다, 학교 보안관실도 닫던 날이 있어서 핸펀 사줬다. 아이들끼리는 칼 같은 비상 연락망이 유지된다.

이게 막는다고 해서 될 일인가 싶다. 크게 뭐라고 안 했다. 뭐라고 해봐야 결국 대화만 단절될 뿐 아니겠나 싶다.

나는 초등학교 3학년 때 학교 가기 싫다고 버티고 버텨서, 몇 달간 학교 안 갔었다. 나 닮았으면 지금처럼 그냥 학교라도 다니고 있는 것만 해도 잘 버티는 것인지도 모른다.

내가 모범생처럼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정상적으로 수업에 열심히 들어갔던 것은 대학교 1학년 때 잠깐, 유학 가서 대학원 한 해, 그 정도가 아니었나 싶다. 대부분 시간 설렁설렁.. 땡땡이도 많이 치고. 박사 과정 때 너무 좋았던 건, 알아서 하면 되는 때라서..

아들 학교 친구 중에는 요즘 방황하는 친구도 있다. 집에 제 때 안 들어가고, 이 집 저 집 놀러다니고, 학원도 심심하면 빼먹고. 코로나 한 가운데에서 이제 초등학교 3학년 올라갈 2학년들, 아이와 소년의 경계에서 방황이 시작된다. 그나마 친구 집이 서로 약간의 일탈의 공간이긴 하다..

그나마라도 열려 있어야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지, 모든 게 닫혀 버리면 갈 데가 없다.

푸코의 '감시와 처벌'이 잠시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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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 데리고 도서관에. 이제 진짜 다 키운 것 같다. 자기가 알아서 찾아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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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애들은 레고 사건 이후로 근신 중인데, 아내가 뭉쳐야 찬다, 10분만 보는 걸로 합의를 본 모양이다. 마침 현정화가 나와서 나도 잠시..

결국 20분 봤다. 현정화 지나가고, tv 끄니까 큰 애가 닭똥 같은 눈물을.. 리모콘 들고 간다고 했더니, 갑자기 큰 애가 울다 말고 일어나서 리모콘 들고 도망가버렸다. 둘째는 내가 큰 애 잡을까봐, 몸으로 진로를 막아서고..

tv 리모콘 앞에서 형제의 우애가 아주 눈물 겹다. 이게 폭소 대작전 비슷하게 웃음이 많았다고 하면, 남자 애들 안 키우는 집은 잘 이해가 안 갈 수도 있겠지만. 하여간 엄청 웃었다.

tv 리모콘 들고 도망가는 아들, 귀찮아서 쫓는 척만 하는 나.. 일요일 밤은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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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애는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자기만 게임을 하지 못해서 불행하다고 얘기한다.

혼자 쓰는 게임기를 사줘야 하나, 뭘 해야 하나.. 고민이다. 게임 안 하고 오래 버텼는데, 그렇다고 혼자만 다르게 살기도 어렵고. 큰 애가 게임을 하면, 아직 어린 둘째는 너무 일찍 시작한다.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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