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야 하는데, 새벽에 윤석열 체포 작전이 있대서.. 잠이 올 것 같지 않다. 박근혜 촛불 집회를 거치면서, 이보다 큰 사건은 내 인생에 벌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mb에서 박근혜로 이어지던 시절, 참으로 괴롭기도 하고, 실제로 고생스럽기도 했다. 도청도 당하고, 협박도 당하고.. 박근혜 탄핵과 함께 그런 어처구니 없는 시절을 다시 만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랍쇼? 친위 쿠데타와 함께, 진짜 황당한 시대를 만났다. 공포스럽다기 보다는 그냥 얼척 없다. 박근혜가 얼마나 우아하고, 나름대로 국가를 사랑했는지, 그런 생각이 다 들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은 것들을 생각해야 하는 경험이 살면서 몇 번 없다. 압축적이다 못해, 농축적이며, 끈적끈적하다. 

한 달 좀 넘는 기간, 왜 내가 글을 쓰는가, 그런 생각부터 어떤 것들을, 어떤 스타일로 써야 하는가, 그런 생각을 아주 많이 했다. 

자극으로 치면, 탄핵 국면에 본 몇 개의 유튜브 만큼 자극적인 것을 살아서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리얼리티 쇼로 치면, 초극강이다. 극우 유튜브도 몇 개 보려고 했는데, 말이 너무 거칠어서 보기가 좀 그랬다. 욕 너무 많이 한다. 

야, 살다보니, 조갑제 인터뷰를 다 봤다. 정규재와는 하도 토론에서 자주 만나서, 나중에는 정이 들기도 했다. 정규제 방송도 봤다. 

초반에는 좀 봤는데, 그것도 며칠 보니까 시들해졌다. 아마 윤석열 체포가 조기에 이루어지고, 흐름대로 변화들이 진행되었으면 좀 달랐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한 달 가까이 거의 비슷한 포맷에 비슷한 얘기들이라서, 이것도 좀 질렸다. 결국은 한동안 안 보던 중국 무협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재미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느낀 것은, 이렇게 자극적인 뉴스와 동영상이 난무하는 시대에, 텍스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쿠데타 전에 본 영화 <졸업>의 스타일이 계속 잔상처럼 머리에 남았다. 고전이 답답하고 조곤조건한 게 아니라니까.. 

나는 원래도 큰 소리로 말하는 걸 별로 안 좋아했다. 글도 연설투 안 좋아하고, 조곤조곤 말하는 걸 좋아했다. 이야, 이렇게 해서는 윤석열이라는 어마무시한 무대뽀 시대에 도저히 전달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그걸 형성화시킨 단어가 ‘개막장’이다. 살다살다, 이런 개막장을 보게 될 줄은 몰랐다. 진짜 지랄이 풍년이다. 

어쨌든 개막장 요소들을 나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또 하나 든 생각이, 시를 좀 더 많이 읽어야겠다는. 너무 오랫동안 시를 내용으로만 봤던 것 같고, 그러다보니 별 내용 없는 시들은 안 보게 되었다. 정좌하고 시를 안 읽은지 꽤 된다. 

감각과 압축, 사실 아직도 그건 시를 따라갈 게 없다. 그냥 알아먹지 못할 헛소리 찍찍 해놓은 것들 같지만, 어쨌든 그렇게 보이는 시 한 편 한 편이 시인의 삶을 갈아넣은 것들이다. 진짜 믹서기에 자기 뼈와 살을 갈아넣고, 그걸로 시를 만든 것 같다는 말이 딱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윤석열이 책 본다는 얘기도 거의 들어본 적이 없지만, 시 읽는다는 얘기는 정말로 들어본 적이 없다. 한덕수가 시를 읽을까? 최상묵이 시를 읽을까? 극우 유튜브에서 시원하게 아무 얘기나 잘 터는 아저씨들도 시를 읽을 것 같지는 않다. 

김종필의 책을 보면, 시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 그림 그리는 얘기도 자주 나온다. 속 터지고 죽을 것 같을 때, 그림도 그리고 시도 읽고, 그렇게 살았다. 시집을 읽는 정치인들의 얘기는 나도 좀 알고 있다. 정치도 외로운 직업이라, 혼자 결정하기 힘들 때, 오래된 시들을 읽는 시대가 있었다. 

내용이 아니라 시에 담긴 에너지와 감각, 그런 걸로 시로 읽으면 어떨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참 어처구니가 없기는 하다. 친위 쿠데타와 탄핵 국면을 보면서, 시를 읽어야겠다는 결론을 내리다니. 

예전에 나쁜 사람들을 짐승에 비유하고는 했다. 윤석열 일당은 이건 짐승도 아니다. 그냥 바보다. ‘힘 쎈 바보’, 이렇게 보면 윤석열을 정확하게 보는 법 아닌가 싶다. 그냥 힘으로 이기는 것이 꼭 방법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 쎈 바보들은 한국에 얼마든지 있다. 나오고 또 나오고, 또 튀어나올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니, 나중에 시집 감상에 대한 것도 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시에 들은 시간이 적지 않은 인생을 살았다. 

새벽에 윤석열 체포한다고 하니, 오늘 밤에 잠이 올 것 같지는 않다. 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기는 한데, 윤석열의 친위 쿠데타에서 탄핵 그리고 용산의 황당한 공성전을 보면서 시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다니.. 인생은 원래 이렇게 어처구니가 없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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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부터 서울신문에 글을 쓰게 되었다. 우연과 우연이 겹쳐 그렇게 되었다. 처음 칼럼 데뷔했던 곳이라서,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칼럼 타이틀을 정하느라 한동안 고생을 좀 했다. 결국 최종 타이틀은 ‘청년이 행복한 나라’로 하기로 했다. 좀 길고, 조금은 올드한 느낌이 나기도 하는데.. 그래도 확실하게 방향성을 갖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결국 이렇게 정했다. 

요즘은 청년 얘기는 거의 안 하는 것 같다. 이것도 유행이 있어서, 한 때 많이 하다가 조금 식상하다 싶으면, 금방 다른 거로 옮겨가고는 한다. 그래도 쿠데타 이후의 세상을 얘기할 때, 나는 청년 얘기를 맨 앞으로 하고 싶었다. 인기랑 상관 없이, 실제로 그게 제일 중요한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타일 실험도 좀 더 발랄하게 해보려고 한다. 읽으면서 기분도 좋아지고, 시원하기도 하고, 그럴 스타일에 대해서 계속 고민해보는 중이다. 어쨌든 글은 내용이 다가 아니다. 기분학적인 것은 거의 생각 안 하고 글을 썼는데, 이제 텍스트가 가지고 있는 또 다른 기능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려고 한다. 쉽게 글을 쓰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 시대의 텍스트는 쉬운 것만 가지고는 버티기가 어려울 것 같다. 

신문에 쓰는 글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좀 허무하기도 하다. 하루가 지나면 증발해서 사라지는 것 같다. 가끔은 몇 년 후에 어떤 사람 손에 들려서 의미를 갖게 되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 가끔만 발생하는 일이다. 

처음 데뷔하던 시절에는 칼럼집이 출간되기도 했고, 나도 칼럼집을 냈었다. 지금은 죽어라고 쓴 책들도 잘 안 팔리는 시절이고, 언제든지 검색해서 읽을 수 있는 칼럼집이 출간되기는 아주 어려운 형편이다. 

상황은 그렇지만, 이번에 글을 쓰면서는 하나하나가 칼럼집에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쓰기로 했다. 그냥 내 마음 가짐이다. 아주 어렸을 때, 이현세 만화에서 봤던 한 구절이 있다. “이 한 번의 스윙으로 죽어도 좋아.” 멋지긴 한데, 실제로 죽었다. 안타 치고 슬라이딩 하다가 머리에 공을 맞고. 맥락상 그렇게 아름다운 얘기는 아니지만, 이 얘기에 딱 꽂혀서 한동안 노트 첫 페이지에 이 글을 적어놓기도 했다. 다부지지는 않지만, 고등학교 시절부터 악착 같이 살기는 했었던 것 같다. 

그냥 그 시절 생각이 잠시 났다. 딱 한 번의 스윙 기회만 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글 하나하나가 사실 귀한 기회다. 그 지면을 만들기 위해서 나름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한다. 딱 한 번의 기회만 있다고 생각하고, 안 해 본 것들을 계속 시도할 생각이다. 10년 전 글이나, 지금 글이나, 날짜만 가리면 언제 쓴 건지 모르겠는 글, 그런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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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골단이라는 이름을 다시 듣고 나서, 이래저래 심난하다. 김민전에 대해서는 그냥 좀 벙찔 뿐이다. 그래도 워낙 개념 상실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보다 할 수 있다. 그보다 더 눈이 간 건, 그 뒤에 실제 기자회견의 주체인 청년들이다. 

백골단이 문제가 된다고 하니까, 이름을 ‘해골단’으로 바꾸겠다고 한다. 백골단이나 해골단이나. 저들은 어디서 왔고, 어쩌다 저렇게 되었을까, 그런 질문들이 사실 꽤 심난한 질문들이다. 사회학에서 사회계층적 연구라고 하는 것, 그런 게 필요할 것 같다. 

그렇게 오래 붙잡고 한 건 아니지만, 일베에 대한 연구를 잠시 한 적이 있었다. 특히 일베 여성들에 대한 여러가지가 궁금했는데.. 둘째가 태어나면서 도저히 손을 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어서, 그대로 뭍어둔 적이 있다. 

이런 식의 연구는 예전에 취리히에 갔다가, 스위스의 극우파 정당에 불어 책을 한 권 샀던 적이 있었다. 참 많이 배웠다. 꼭 필요한 거 같아서, 번역을 하고 싶어서 이제는 돌아가신 녹색평론의 김종철 선생과 상의를 한 적이 있었다. 불어권 내에서도 첨단 연구였는데, 아무래도 한국에서 이걸 읽을 사람이 그렇게 있을 것 같지 않아서, 결국 불발이 되었었다. 그때 실제 극우파 정당의 여러 세력들을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했던 게 엔지니어들과 의사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농민, 택시 기사 등 그런 직업들이 광범위하게 스위스 극우파를 형성하는데, 결국 이 세력이 정당이 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의사들과 엔지니어들이었다. 아마 다른 나라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인데, 스위스에서 그런 역할을 좀 더 했던 것 뿐이다. 

그 후에 이 연구를 나도 좀 진지하게 하기 위해서 제네바 대학에 초빙 교수로 가려고 했다. 그 시절에는 <88만원 세대>가 잘 팔리고 있었고, 이래저래 동경대에서도 초빙이 왔었다. 그 뒤에 나와는 관계 없는 복잡한 일들이 좀 생겼고, 무엇보다도 결정적으로.. 아이가 태어났다. 진지한 극우파 연구는 그렇게 쫑이 났다. 

일베 남성과 일베 여성에 대한 연구를 조금씩 해보려고 하던 때도 있었다. 그때는 둘째가 태어났다. 그래도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그 뒤에 문재인을 도와주게 되었다. 그렇게 극우파 연구는 다시 파일 속으로 들어갔다. 

청년 백골단을 보면서, 그때 생각이 났다. 자료가 거의 없을 테지만, 저 사람들은 누구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런 것들이 사실 궁금하다. 그냥 통상적인 작업 가설은, 저 사람들 중에 의사가 있을까? 아니면 IT 등 최근 전망받는 IT 전문가가 있을까? 이런 사람들이 다수는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극우파들 사이에서 접착제 역할을 하는 직종이 보통은 그렇다. 

그냥 유명해지기 이전의 이준석 정도 생각하면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의 이준석을 조금은 안다. 가끔 소주도 한 잔씩 마시고 그랬었다. 그때에 비하면 확 엇나갔지만, 그래도 이준석은 극우로 가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그런 비슷한 사람이 있었는데, 확 극우로 간다고 하면.. 그런 사람들이 지금 유럽의 극우파 정당의 약진기에 집단으로 존재했었다. 

하여간 이번에 백골단 기자회견에 나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준거집단, 그런 게 심히 궁금해지기는 했다. 그렇다고 내가 노트와 펜 집어들고 돌아다닐 형편은 아니고. 

지금은 한줌처럼 보이지만, 저 청년들이 결국 커지고 커져서 별도의 정당이 되는 날이 한국에도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경제의 격차는 심해지는 중이고, 미래의 불안정성도 높아지는 중이다. 이런 구조에서 극우파가 급팽창할 조건이 형성된다. 많은 이념에는 그걸 뒷받침하는 사회경제적 구조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청년 백골단의 등장에도 그런 구조적 요소가 있다고 본다. 

심난하기는 하지만, 조금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다는 궁금증이 생겼다. 어떻게 접근할지, 방법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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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손등에 흉터가 하나 남아있다. 87년에 백골단하고 대치하던 중에, 누가 사과탄을 내 눈앞에 던졌다. 급하게 손으로 눈을 막았고, 손등에 파편 하나가 깊게 박혔다. 그때는 병원 가면 경찰에 연락한다는 흉흉한 소문이 퍼져, 그냥 며칠 박혀 있다가 결국 뺐다. 

농담을 해도, 적당히 하면 좋겠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177217.html

 

“이름이 백골단이 뭡니까”…윤석열 지지자들도 빠르게 손뗐다

‘백골단’을 자처한 극우 청년조직이 국회 기자회견장에 등장하고 논란이 커지자 윤석열 대통령 지지 단체 쪽에서도 선을 긋는 분위기다. 백골단은 이날 저녁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ww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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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간만에 문재인 대통령 만났다. 임기 끝나자 마자 찾아뵐까 했었는데, 아버지 쓰러지시고, 집이 온통 정신이 없었다. 생각해보니까, 그렇게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같이 찍은 사진이 거의 없었다. 

자주 좀 보자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다. 워낙 많은 시간을 보내고, 너무 많은 것을 같이 경험했었다. 그 시간이 사라지지는 않는 것 같다. 정말 간만에 식사도 같이 하고. 

서울에 올라오는데, 마음이 많이 편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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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그림. 내 실력으로는 요렇게 밖에 ㅠㅠ.)

2월달부터 프레시안에 글을 쓰기로 했다. 올해는 뭔가 좀 심기 일전, 움직여보려고 했고, 새로운 연재를 하나 시작하기로 했다. 

예전에는 프레시안에 많이 썼었다. 그러다 점점 바빠져서, 딱 기본만 했다. 

윤석열의 쿠데타는 정말 충격적이었다. 김용태 신부님 말대로 ‘지랄발광’, 현실이 너무 자극적이다. 그러다보니까, 조근조근 얘기하는 게 전혀 먹힐 공간이 없다. 대통령 경호실이 수성전을 하고, 경찰이 공성전에 나서는 현실, 이게 현실인 시대다. 한국은 여전히 너무 자극적이고, 너무 볼 게 많다. 

최근에 내가 밀고 있는 개념이 ‘대환장의 시대’다. 진짜 환장하게 만드는 일들이 너무 많다. 일본 같으면 상상하기도 어려울 일들이 한국에서는 매일매일 벌어진다. 몇 번도 벌어진다. 

시간이 지나면 이 일은 수습이 되기는 할 것인데, 과거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럼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가, 이런 얘기들을 좀 해보고 싶다. 쿠데타 이전에는 진보와 보수가 합의할 수 있는 얘기들, 이런 것에 대한 강조가 많았다. 이제 어느 정도는 한국도 안정된 국가라는 상황 인식이다. 

그런 사회적 합의가 쿠데타와 함께 깨어졌다. 내란 세력하고 뭘 상의해? 정말로 한국의 보수 핵심이 이 정도로 어이가 없을 줄 몰랐다.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다. 

이런 시대에 새로운 스타일의 글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대환장의 시대라면, 대환장에 맞는 스타일의 글이 뭔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프레시안에 새로 연재를 열었다. 칼럼 제목은 좀 더 생각해보려고 하는데, 처음 생각대로 <대환장의 시대>라고 할 것 같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 스타일에 대해서도 좀 더 많은 시도를 해보려고 한다. 

눈 오는 날 용산에서 버틴 사람들 보면서, 나도 뭔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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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책 끝나고 나면, 청소년용 경제학 책, 그 다음이 경제와 인권이다. 처음에는 인권 책 쓸 계획이 없었는데, 윤석열 보면서 이 시대에 결국 인권 얘기가 한 번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럭셔리한 생각이었다. 너무 기본이 안 된 인간이라서, 인권이고 나발이고, ‘지랄발광’ 정도 얘기가 딱 맞는 시대가 되었다. 

내가 80년대부터 각종 집회를 보고, 그 안에도 많이 있었다. 폭설 내리는 데 시위대가 눈 맞고 버티는 거, 이런 건 정말 처음 본다. 이게 사람 할 짓이 아니다. 욕 안 하려고 하는 데도, 욕이 그냥 나온다. 

윤석열 시대, 인권은 무슨 개뿔. 그냥 기본의 기본만이라도 지키자.. 어이가 없다. 

어쨌든 앉고 싶지 않은 엉덩이를 억지로 붙이고 도서관 경제학 마무리를 하는 중인데, 간만에 19세기의 참정권의 역사를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되었다. 미국은 언제부터 노동자가 투표권을 갖게 된 거지? 하이고, 까리까리하다. 예전에 경제사 할 때 보기는 봤는데, 이젠 기억이 잘 안 난다. 미국의 경우만 따로 떼어넣고 자세하게 본 적이 없다. 

그런 참정권과 20세기 생각을 하고 있다보니까, 하이고.. 한숨부터 푹푹. 순간 머리 속을 팍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인권과 경제 책 제목으로 “지금은 21세기니까”.

21세기 하고도 20년이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20세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과의 이 기묘한 동거라니. 

그런 얘기들을 인권이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차분하게 - 아니 신랄하게 - 한 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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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경제학 책 고치는 중이다. 제목은 매우 초기에 “힘내라 도서관”으로 결정이 되었다. 부제는 마땅한 걸 아직 생각을 못했다. 몇 가지 있었는데, 다 그저그랬다. 

책을 고치면서 내용을 다시 차분히 읽다 보니까. 이 책에서 가장 핵심적인 내용은 ‘도서관 혁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이 독립 이전에 벌어진 한 사건이 모든 얘기를 풀어나가는 단초인데, 그게 정말로 혁명적인 일이었다. 

그렇게 다시 정리를 해보니까, 약간 딱딱하지만 정직한 부제로 “도서관 혁명에서 도서관 경제까지”, 이 정도가 맞을 것 같다. 일단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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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간, 거의 매주 만나면서 시민단체 활동 같이 하던 분이다. 하.. 이럴 수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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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라고 부르던 나라를 21세기 들어서 대한민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국가를 높여야 기분이 좋아지는 것, 별로 좋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내가 나라를 덜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라고 해서 나라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fta 논쟁 과정에서 '국격'이라는 단어를 내가 처음 썼다. 협상 과정이 너무 대충이라서 그런 얘기를 했었다. 그 다음에는 많이들 썼다. 

'대한민국'이라고 하면서 성조기 들고 다니는 사람들, 너무 이상했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러셨다.) 

말도 아닌 이유를 대면서 집무 정지 중인 대통령이 체포 영장 거부하는 거 보면서, 이래저래 심난했다. 조갑제가 인터뷰하면서 윤석열 욕하는 거 결국 봤다. 조갑제 눈에도 이상한 건 이상하게 보이나 보다. 윤석열은 감옥보다 병원에 먼저 가야 한다고 한다.. 

한국, 처음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열만 내리면 될 일이 아니다. 조갑제도 기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걸,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무시하고 있다. '국가의 기본'이라는 단어를 다시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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