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리아에서 진행된 계엄 모의. 진짜 얼척 없다. 한 번은 비극, 한 번은 희극이라고 하더니.. 커피 뿜을 뻔했다. (자판에 커피 뿜으면 대형 사고다.) 웃지 않으려고 했는데, 도대체 이 작자들이 어디까지 웃길 지 모르겠다. (햄버거 먹는 cctv 영상 확보했다는데, 이것도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오늘 죽음 에세이 첫 번째 글을 마무리했다. 내일부터는 다시 도서관 경제학 수정으로 들어간다. 그래도 글을 하나 정리해놓고 넘어가지 않으면, 한 달 후에는 다 까먹을 것 같아서.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윤석열, 하이고, 생각만 하면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둘째가 폐렴 달고 사는 어린이만 아니었으면 나도 여의도 나가고 싶었는데.. 형편이 그렇지가 않다. 지난 번 촛불 집회 때는 큰 애 손 잡고 몇 번 갔었다.
일단 제목은 “죽음의 미니멀리즘”이고 부제가 “문화적으로 살다, 생태적으로 죽기”다. 마지막까지 버텼던 제목이 “웃으면서 죽기 위하여”였는데, 여전히 너무 무겁고. 죽을 때 웃기는 좀 쉽지가 않을 것 같았다. 발음도 좀 꼬인다.
일단 내년까지는 지금 준비하고 있는 책들 순서대로 정리하는 데 모든 걸 집중할 생각이다. 그 중에는 팔리는 책도 있고, 안 팔리는 책도 있을텐데.. 그래도 지금 흐름대로 가면서 차분하게 하나씩 처리할 생각이다.
한 번 출간하려다가 실패한 농업 경제학도 이 흐름 뒤에 마저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지난 번에는 농업 교육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너무 인기가 없을 것 같아서 못 냈다. 농민들은 책을 안 읽으니까, 사실 농업 책은 읽을 사람이 거의 없다. 이번에 새로 시도할 때에는 기후변화에 맞춰서 다시 정리를 해볼 상황이다. 큰 호흡 한 번 쉬고. 내년에 농업 경제학까지 낼 수 있으면, 그야말로 알찬 한 해다.
2년 전에 학교를 그만뒀다. 아버지도 돌아가시고, 둘째도 아프고, 이래저래 도저히 시간이 부족해서. 겨우겨우 시간을 만든 거라, 허투루 쓰고 싶지는 않다. 집 앞에 커피 마시러 온다는 사람들도 요즘은 오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까지 야박하게 굴지는 않는데, 요즘은 내가 비상이다. 나도 몇 년 지나면 환갑이다. 그 전에 준비한 것들은 어느 정도 정리를 하고 싶다.
조국 대표가 총리 탄핵을 얘기했다. 황당하게 '책임 총리'를 하겠다며, 불법적으로 국무회의를 소집한 총리는 탄핵 대상이다. 급히 헌법 찾아봤다. 총리 탄핵은 국회 재적위원 과반수면 통과된다. 한동훈이 급하게 꼼수 부리느라, 총리 탄핵 요건은 검토하지 않았나보다. 대통령 탄핵은 쉽지 않아도, 총리 탄핵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한동훈 3일 천하다..
탄핵 표결이 쫄리기는 진짜로 쫄린다. 코리안 시리즈 볼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최근의 한국의 흐름을 얘기할 때, 가장 중요한 분기점으로 87년을 얘기하고는 했다. 아마 나중에 지금 이 순간을 더 중요한 분기점으로 얘기하게 될 것 같다. 별로 좋은 계기는 아니었지만, 우리가 같이 살아야 할 나라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 모든 것이 오늘 하루에 걸렸다. 오늘 하루는 한동훈의 날이다. 그가 내일도 국민의힘 당대표일지, 아닐지, 그가 계속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오늘 결정된다.
2차 계엄 얘기가 나오면서, 환율과 코스피가 난리 났다. 짧게 계엄 사태를 끝내지 못했고, 경제의 큰 충격은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분기 성장률은 아마도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다. 연간 성장률을 다 까먹을 정도가 될 수도 있다. 참으로 어려운 고난의 시간이 펼쳐질 것이다.
원래도 올해 경제 상황이 안 좋았다. 자영업은 물론이고, 롯데를 비롯한 대기업들도 그야말로 문 닫지 않기 위해서 나름 알짜 자산을 내다팔고 있었다. 이제 단기에 충격을 이기고, 급반전하기는 좀 어려울 것 같다.
윤석열은 ‘처단’과 같은 구시대의 단어만 사용한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도 다시 개도국 수준으로 끌어내렸다. 한국 자산에 대해서는 원래도 저평가가 있었는데, 추가적인 리스크 평가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쿠데타 일어나는 국가에 대한 냉정한 시장의 평가다. 하는 짓이 개도국 짓이니, 경제적 자산도 당연히 개도국 수준으로 평가를 받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우리는 어영부영, 별 시스템의 개선 없이 그냥 선진국이 되었다. 그 결과가 윤석열의 등장이다. 선진국적 요소와 개도국적 요소가 그냥 막 섞여 있었다.
그냥 사람으로 얘기하면, 오세훈, 나경원, 이런 사람들이 개도국에 속한 사람들이다. 선진 민주주의, 이런 거 아직 잘 모른다.
경제의 단기 충격은 이제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었지만, 결국 이 사태를 어떻게 민주적으로 잘 수습하느냐가 우리가 넘게 된 마지막 선진국 허들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난 여전히 낙관주의자다. 짧으면 한 달, 길면 6개월에 걸친 진통 끝에 비로소 우리는 선진국 체계를 가지게 될 것이다. 윤석열과 관련된 요소들을 털어내는 일, 이게 한국이 선진국이 되는 길이고, 한국 경제가 비로소 선진국다운 모습을 가지게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별로 이행 가능성은 없지만.. 이재명이 내각제 개헌을 통해서 총리가 되는 가능성을 얘기하면, 지금의 혼동스러운 상황이 빨리 정리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를 잘만 한다면, 총리는 임기도 없다. 짧게 할 수도 있지만, 길게 할 수도 있다. 주어진 제도를 잘 지키는 행정을 할 거냐, 아니면 제도 자체를 만드는 정치를 할 거냐, 그런 질문 앞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