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만원 세대를 위한 작은 메모

 

지난 대선 전에 꼭 쓰고 싶었던 책이 몇 권 있었는데, 8월에 아기가 태어나는 일정에 밀려서 시킨 책들이 몇 권 있다.

 

그 중, 가을에 마지막으로 살려보려고 했다가 결국 시간을 낼 수 없어서 내려놓은 책의 가제목이 세대 전쟁이었다. ‘탐욕의 종말이라는 제목으로, 어떻게든 살려보려고 했었는데, 그야말로 아기 낳고 난 다음의 삶이 너무 어려워서, 무리다요, 무리! 아쉽지만 결국 내려놓았다. 그게 50대 보수에 관한 얘기였다.

 

‘150만원 세대는 지난 대선, 통합후보로서의 문재인을 돕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책과 표현이다. 청년을 위해서, 기본적인 정책 틀 하에서 내가 해볼 수 있던 거의 최선을 담았다. 그게 다냐, 그 정도가 내가 구상해볼 수 있는 거의 전부였다.

 

하여간, 대선은 졌다.

 

그 후에 별도로 책을 낼 계획은 없었다. 내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당연히 아니고, 대선도 진 마당에, 뭘 어쩔 수 있겠나 싶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든 게, 이재영의 죽음이었다. 긴 시간이 아닌, 10년간의 기간을 같이 지냈지만, 이재영은 나에게 영원할 스승이고, 또 영원할 친구다.

 

이재영이 살아서 한 일이 몇 가지가 있다. 앞부분의 일은 인민노련, 뒷부분의 일은 진보정당 건설그리고 우리가 50이 되면 같이 하기로 한 일이 있었는데, 그 일은 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출판계와 언론계에 몸 담았고, 그게 레디앙이다. ‘88만원 세대가 결국 레디앙에서 나오게 된 것, 그게 전부 이재영 때문이었다.

 

지난 대선의 패배와 함께 진보정당들의 분할, 그걸 보면서 과연 이재영이 살아있다면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런 생각을 했다.

 

레디앙마저 망하고 나면, 어쩌면 살아서 이재영이 했던 일은 모두 망한 게 될지도 모른다.

 

친구로서 그걸 참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레디앙에서 낼 수 있는 책 한 권을 생각하면서, ‘150만원 세대가 살아난 것이다. 50대에 대한 얘기와 20대에 대한 얘기를 합쳐서, ‘세대 전쟁과는 좀 다른 모티브로

 

속도와 관련해서

 

이미 내용의 상당 부분이 결정된 상황이라서, 좀 더 빨리할까, 아니면 시간을 가지고 할까, 고민을 좀 했었다.

 

결론적으로는 늦추는 걸 선택했다. 박근혜 정부가 어떻게 할지, 최소한 인수위 보고서와 장관 인선들 보고 나서 판단해도 늦지 않다. 뭔가 먼저 예측하거나 상상하면서 글을 쓰는 것은, 상황을 보고 쓰는 것는 것에 비해서 몇 배의 에너지가 든다. 상상 혹은 예상은, 상상초월 힘들다.

 

그래서 3월 이후, 천천히 상황을 보면서 정리하기로 결정을 했다.

 

올해 사회과학이라는 틀 내에서 내가 할 작업은 딱 두 가지이다. 150만원 세대와 농업 경제학, 올해는 여기까지만 하려고 한다.

 

아기 보면서 뭔가 할 여력이 쉽지가 않고, 요 작업도 두 개 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하여간 올해는 사회과학 책으로는, 이 정도 해보려고 한다.

 

정치적인 생각으로 그렇게 포착한 건 아니다. 그냥 경제적인 특히 정책들만 몇 가지 비교를 해보니까, 대선 전에 내가 내린 결론은 20대와 50대의 전쟁처럼, 경제는 그렇게 갈 거라는 것이었다.

 

그냥 마음 편하게, 그 때 내가 본 얘기들과 지금 내가 느끼는 것들을 모아서 써보고 싶다.

 

부제로는 탐욕과 주눅정도 일단 생각해보고 있다. 탐욕은, 내가 본 50대를 상징하고, 주눅은 역시 내가 본 20대를 상징한다. 한 쪽은 욕심이 너무 많고, 한 쪽은 너무 잔뜩 겁에 질려 있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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