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저술 모드로

 

아기 태어나고 대선 치루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뭘 하고 살아야 할지,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그냥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지냈다. 그 동안 이사도 했고,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 내 방은 제대로 정리도 하지 못했다. 스피커랑 스크린, 그런 거 셋팅도 안하고, 컴만 겨우겨우 돌리면서 지냈다.

 

4월말 정도나 되어야 올해 내가 뭐하고 지낼지 결정이 될 것 같았는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언제까지 하게 될지 모르지만, 아침 방송을 하는 게 하나 있다. 이게 오후로 가면 새벽 작업을 하면서 일을 하려고 했는데, 당분간은 계속 아침 방송으로 남을 것 같다.

 

YTN 뉴스 정면승부에서 주간논평 하는 게 하나 생겼다. 어쨌든 1주일에 한 번 정도 하는 거지만, 그런 창문 하나는 맡는 게 좋을 것 같아서, 그냥 하기로 했다. 라디오에서 다른 코너의 고정 출연 제안들이 좀 있기는 했는데, 전문 방송을 할 것도 아니라서, 2개면 나에게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저런 팟캐스트 방송 진행 요청도 있기는 했는데, 그것도 무리이다.

 

아직 제목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경향신문에서 30회를 목표로, 토요일마다 통면으로 나가는 기획 기사가 하나 있다. 내가 2, 선대인이 한 번, 그 주기로 하기로 했다. 원래는 격주로 할 생각이었는데, 선대인이 한 번만 더 내가 맡아달라고 해서. 광장시장편 첫 원고는 오늘 써서 넘겼고, 다음 회는 포항 롯데백화점을 다루려고 한다. 매번 지방에 갈 수는 없지만, 어쨌든 목요일은 현장 취재하는 날이다.

 

내 작업 스타일상, 인터뷰도 더 많이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그 시간까지는 잘 안 나온다. 소설 작업은 인터뷰를 많이 하고 할 생각이었는데, 그 일정이 잘 안 잡혀서 고민이다.

 

얼마 전부터 국민연대 공동대표를 맡았고, 화요일마다는 상임회의가 열린다. 이렇게 저렇게 시간을 맞추면, 1주일에 단 하루도 남지 않고, 단 한 끼도 누군가 식사를 할 공간이 없다.

 

일요일, 월요일은 경향신문 연재 마감하는 날이고, 화요일은 회의와 ytn 방송 원고 쓰는 날. 수요일은 ytn 방송. 목요일은 취재가는 날. 그리고 금요일은 거의 예외 없이 take팀 회식하는 날. 그리고 토요일은 유일한, 휴식일.

 

여기에 한국일보와 주간경향에 순번제로 돌아가는 칼럼들.

 

당분간은 이렇게 일정이 잡히고, 나머지는 아기 보면서 책 쓰는 시간. 8월까지는 이 모드로 돌아가게 된다. 8월에는 아내가 복직한다. 지금 시작한 일 중에서 상당수는 그즈음에, 꼭 해야 하는 거 아니면 종료하려고 한다.

 

다음 주에는 포토 에세이인 아날로그 사랑법, 대선 후 나오는 책으로는 첫 책으로 나온다. 이것저것, 공저로 준비하고 있는 책 등, 지금부터는 다시 월간지 모드처럼 될 것 같다. 내가 올해에 혼자 쓰는 책으로 준비하고 있는 건 4권인데, 여력이 안되면 한 권은 내년으로 돌릴 생각이다.

 

고등학교 친구들, 대학 친구들, 유학 같이 했던 사람들, 정말 절친한 사람들 못 만나고 산지 10년도 넘는 것 같다. 공식적인 동창회는, 나가본 게 거의 기억이 안 난다.

 

방송도 더는 늘릴 생각이 없고, 책도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 외에 더 늘릴 생각은 없다. 일단 무리이고

 

보통은 한 해 계획을 이전 해 10월 늦어도 11월까지는 짜는데, 올해는 대선 치루면서 모든 것이 미루어져서 4월 중순이나 계획을 마무리하게 되었다. 몇 달간,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아기 보고, 놀고, 그렇게만 했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다른 사람들의 책을 소개하는 일을 올해는 좀 더 신경써서 해보려고 한다. 그래봐야 블로그에 독서감상문 올리는 정도지만올해는 신경 써서 그런 걸 좀.

 

영화 기획은, 같이 해보자고 온 작업들이 몇 개 있기는 한데, 올해는 무리데쓰다큐 작업은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이것도 무리데쓰.

 

하여간 주변 상황과 일상적인 일들을 이렇게 정리하고, 이제는 본격적으로 책 작업을 시작한다.

 

올해 출판계 상황이 정말 안 좋다고, 대부분이 우울한 전망을 말한다. , 그렇기는 한데, 계속 미루어두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아기 돌보면서 책 쓰기, 하여간 새로운 형태의 삶이 다시 시작된다.

 

Posted by reti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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