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간 노트북 없이 지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올해는 하나 살 생각이었다. 그래서 놀이 겸, 뭐가 있나 살펴보는 중이다. 그 사이에 노트북 브랜드가 확 줄었다. 성능도 크게 나아진 것 같지는 않고, 거기서 거기다. 혁신이라고 할 게 별로 없다. 콤패크에서 하이버네이션 기능을 만들 때, 이게 많은 경제학자들을 자극했다. 오래 전 책장에서 슘페터의 '창조적 파괴'가 나왔던 게, 바로 이 하이버네이션 기능 때문이다. 한 시대를 이끈, 작지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 정도 변화는 없는 것 같다.

이재용이 얼렁뚱땅 감옥에서 나왔다. 나도 내가 살펴보는 노트북 리스트에서 삼성을 뺐다. 소심한 복수다. 그렇게라도 안 하면 그 추운 겨울에 애들 데리고 촛불집회 근처에 얼쩡거렸던 게 너무 억울할 것 같다. 그리고 언제 삼성이 보낸 킬러들이 밤거리 주변을 어슬렁거리게 될지도 모르겠다. 소심하게... 삼성 불매!

Posted by retired
,

 

 

(아는 분이 글 부탁하시면서 저녁 때 멜로 보내주신 사진...)

 

 

정말 추운 날이다. 내일은 더 추워진단다. 집은 따뜻하다. 일곱 살 큰 애는 혼자서 책 보고 있고, 다섯 살 둘 째는 혼자 로봇 장난감 가지고 놀다가 손이 끼었다고 울면서 뛰어온다. 일하다 늦게 들어온 아내는 내가 비벼준 비빔밥을 맛있다고 크게 한 입 먹었다. 나만 혼자 이렇게 행복하게 살아도 괜찮나,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특별히 되고 싶은 것도 없지만, 특별히 미워하는 것도 없는 삶이 되었다. 누가 뭐라고 하면, 그냥 그러세요 하고 만다. 뭔가 갖고 싶은 게 생기면, 너무 비싸, 이러고 만다. 행복하기 위해 먼저 불행해져야 하는 건 이젠 좀 지겹다. 그리고 더 큰 행복을 위해서라고, 더 큰 혐오를 갖는 것도 이젠 좀 피곤하다. 추운 날, 따뜻한 집에 있으면 더 바라는 게 없다. 아이들 뛰어노는 소리가 들리고, 냉장고에 적당히 먹을 게 있고, 집은 따뜻한데, 뭘 더 바랄 것인가? 천국의 모습을 누군가가 그린다면 이것과 많이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이재용이 감옥에서 풀려났다. 아주 희한한 판결이 나왔다. 그들을 위해서도 잠시 기도. 지옥갈겨! 잠시 생각하다가 기도를 한 마디 더 한다. 생지옥 갈겨! 그들의 부모들을 위해서도 잠시 기도. 아멘...

천국을 먼 곳에서 찾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추운 겨울, 잠시만 돌아보면 사방에 보살이고, 천국은 천지에 널렸다. 추운 날, 더욱 감사하고, 힘든 사람들에 대해서 잠시라도 생각하게 된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가의 사기, 독자 티타임 시간은?  (0) 2018.02.18
소심하게, 삼성 불매!  (2) 2018.02.06
채용비리특별법에 관한 생각  (1) 2018.02.01
내년도 기준 금리는?  (1) 2017.11.30
사교육 컨설팅  (3) 2017.09.12
Posted by retired
,

채용비리특별법에 관한 생각

 

(한국경제 자료)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관한 전수조사 결과가 나왔다. 946곳인 80%가 적발되었고, 총 건수는 4,788개다. 사실상 100%라고 볼 수 있다. 20%는 채용비리가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안 걸린 것일까? 알 수 없다.

 

공채가 이렇고, 박사 등 전문직 채용은 더한 것으로 알고 있다. 공정한 공채는 드물다. 내정한 경우가 많은데, 내정의 사연도 별로 공정하지 않다고 알고 있다. 채용비리는 불공정 사회의 대표적인 사례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절차를 만들었으면 그것은 지켜져야 한다. 절차를 아예 생략하고 특채로 가거나, 공채를 했으면 당연히 지킬 건 지켜야 한다.

 

이건 원칙이 그렇다는 것이다. 어쨌든 그 뒤의 처리에 눈길이 가는 것은 당연하다. 수많은 파면과 직위해제가 있을 것이고, 심한 곳은 기관장이 책임을 져야 하는 곳도 있을 것이다. 많은 경우, 기관장이 직접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지 못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만 그 자리를 맡은 부대표들이 책임을 지는 일도 벌어질 것이다.

 

그건 그렇다 치자. 대상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나쁜 놈들 처리하는 문제가 아니라 부당하게 들어간 사람들이 어떻게 되느냐 문제가 아니겠나 싶다. 정서적으로, 당연히 퇴사하는 것이 맞다. 시켜준 사람이 사법처리가 되는 상황인데, 그 수혜자는 별 일 없다고 하는 것은 이상하다.

 

그런데 정부 처리방식이 이상하다. 규정이 없다는 것이다. 이건 행정 상식으로 말이 안 된다. 그렇게 규정이 없거나 과거 일을 다시 처리해야 하는 일을 위해서 특별법이라는 제도가 있다. 이번 전수 조사 건 같은 경우는 기간을 정해놓고 한시적으로 시행하면 절차적으로 크게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여대생의 미혼모 출산이 사회적 충격을 며칠 전에 주었다. 이 사건의 해석을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냐 아니면 원치 않은 출산이라는 사회적 문제로 볼 것인가, 의견이 갈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출산' 특별법이 2월 안에 국회에서 발의될 것이라고 한다. 빛의 속도다.

 

이런 다양한 종류의 특별법이 지금도 발의되고 만들어지는데, 채용비리에 대한 특별법이 만들어지지 못할 이유가 없다. 죄 지은 사람에 대한 일벌백계주의를 나는 찬성하지 않는다. 무조건 형량만 높인다고 해서 범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채용비리로 들어간 직원을 무조건 "별 수 없다"고 감싸고 있는 것은 길게 보면 좋지 않은 일이다. 가장 부드러운 방식으로 권고 해직 같은 형식을 취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건 형사처벌 같은 것은 아니다. 재취업시의 부작용이 염려되면, 더 부드럽게 해도 좋다. 그러나 지금처럼 그냥 뭉개고, 정상적으로 경쟁하고 들어온 직원과 같이 일하라는 것은 좀 아닌 것 같다.

 

일반 직원과 전문직 등, 한국 사회에 만연한 채용비리와 특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그 계기를 지금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냥 넘어갈 일은 절대로 아니다. 예전 모장관 자녀가 특혜 취업으로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제도 개선 없이 재발 방지라는 약속은 하나마나한 얘기다. 나갈 사람 나가고, 고칠 사람 고치고, 그런 일을 지금 해야 한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심하게, 삼성 불매!  (2) 2018.02.06
어느 추운 날의 기도  (2) 2018.02.05
내년도 기준 금리는?  (1) 2017.11.30
사교육 컨설팅  (3) 2017.09.12
[베이비뉴스] 사교육비 쓰지 말고...  (2) 2017.09.07
Posted by retired
,

금리는 올라갈 것이고, 남은 논쟁은 1%냐, 1.5%냐, 그 정도만 남았다. 한은 분석으로는 금리 1% 올라갈 한계가구는 2만5천가구 늘어나지만, 1.5% 올라가면 6만 가구가 증가한다. 이 분석의 함의는? 1%와 1.5% 사이에 큰 충격이 발생하는 구간이 하나 있으니까, 어지간하면 1% 정도로 합시다, 이런 얘기다. 국내 정부와 한은 실무자들이 내비치는 입장으로만 보면 1% 정도로 합의를 보자는 얘기와 같은 것이다. 실무자들의 기술적 분석으로는 1% 정도가 적당하오... 하여, 미국에서 급격하게 베이비 스텝이 아니라 빅스텝으로 점프하는 극단적인 경우를 제외하면, 내년에 최종 상승하는 한은 기준금리는 대략 1% 내외가 되지 않을까 싶은. 그 정도도, 가만히 있는 것 보다는 훨씬 낫다. 나는 많은 것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느 추운 날의 기도  (2) 2018.02.05
채용비리특별법에 관한 생각  (1) 2018.02.01
사교육 컨설팅  (3) 2017.09.12
[베이비뉴스] 사교육비 쓰지 말고...  (2) 2017.09.07
임옥상 전시회에 갔다오다...  (1) 2017.08.29
Posted by retired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pds&pg=0&number=708211&device=pc


sbs 스페셜과 좀 긴 시간 촬영도 하고 준비도 하고, 하여간 웃기게 나왔다. 나도 웃기기는 했다. 웃으면 촬영 안 끝난다. 빨리 끝내고 애들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야 해서... 그래, 웃기는 게 남는 거다.






Posted by retired
,


http://www.ibabynews.com/news/newsview.aspx?newscode=201709051748286040007352&categorycode=0010



우석훈 박사 "사교육비 쓰지 말고, 목돈 모아 아이 줘라"40대 늦깎이 아빠가 된 경제학자가 바라본 육아 이야기

  • 기사본문
베이비뉴스, 기사작성일 : 2017-09-05 18:39:29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한 날 밤, 큰 아이와 작은 아이, 두 아이가 손을 잡고 자고 있는 모습을 봤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충분히 사랑하고 있는가? 그리고 서로 충분히 사랑할 수 있을 만큼, 사랑을 주고 있는가? 사교육이나 영어유치원, 돈은 돈대로 쓰고 도대체 뭔 짓을 하고 있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를 낳는 것은 천국문과 지옥문을 동시에 여는 것과 같다. 지난 봄, 높은 자리 제안이 왔을 때 1주일 동안 매일 세 번 마음이 바뀌었다. 진짜 인간이 간사하다 생각했다. 결국, 거절했다. 인생에 몇 번 없을 행복한 순간들….”

 

두 아이의 아빠이자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가 전하는 아이 키우는 이야기다.

 

‘88만원 세대’ 저자로 유명한 우 박사는 5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3층 강의장에서 ‘오늘 한 푼 벌면 내일 두 푼 나가고’라는 주제로 특강을 펼쳤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낮은 가사참여율, 육아용품의 고가화, 엄마들의 독박육아, 영어 사교육 등에 대해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우 박사는 부모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인 영어 사교육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큰 아이가 6살이 되면서 어린이집을 보낼지, 유치원을 보낼지, 영어유치원을 보내야할지 고민했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유치원이 엄청 좋으면 보내겠는데 라이선스 있는 선생님만 차이가 있지 통합교육이라 누리과정으로 다 같다. 영어유치원은 교육기관이 아니다. 유치원과 어린이집은 체육활동비가 정부에서 나오지만 영어유치원은 정부의 교육지원이 없다. 앉아만 있게 하는 건 아닌 것 같아 고민하다 어린이집에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 박사는 “대만은 초등학교 입학 전에 영어 과외를 금지하고 있다. 유아 정신병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기 때문이다. 영어유치원 3개 생기면 소아 정신과가 1개 생긴다는 말도 있다”고 했다.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 보내는 비용으로, 3개월 아이와 엄마가 하와이 가는 게 효과적

 

우 박사는 80년대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출산패턴에 있어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다고 분석했다. '결혼한 사람들은 아이를 특별히 더 낳거나 덜 낳거나 없이 비슷한데 실제로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결혼을 안해서'라는 것이다. '결국 결혼율이 출산율의 주요 변수인데 사교육이 큰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추측했다.

 

우 박사는 어린이집과 유치원, 영어유치원 비용을 계산을 해본 결과, “대치동 가서 물어보니 오전 9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1개월에 95만 원, 1시간 더 하면 20만 원 추가, 교재비 등 비용이 든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엄마가 직장이 없어야 가능하다. 아이들을 거점에만 내려주니까 데려다 주고 데리러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들이 외국어를 배워 언어를 할 수 있는데 3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비용을 따져보면 3개월 아이랑 엄마가 하와이 가서 지내고 올 수 있는 돈이다. 많은 돈을 들여 효과가 있으면 모르겠지만 차라리 3개월 하와이를 다녀오는 게 효과가 더 있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영어유치원을 열심히 보내는 동안 외국에선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ematics) 교육 열풍이 불고 있다. 외국에선 과학과 수학을 하는데 우리는 영어만 죽어라 하고 있으니 외국 아이들과 비교를 하면 주특기가 없는 것, 보병이나 마찬가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5~6살 또래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얘들은 리더십 있는 아이가 아니라 리액션이 좋은 얘들이 친구가 많고 인기가 많다. 반장처럼 굴려고 하면 왕따 당하기 쉽다. 말이 리액션인데 이는 공감능력을 말한다”며 “STEM 보다 공감능력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엄마 독박육아…한국 남성 가사참여율 16.52%로 꼴찌 바로 앞

 

우 박사는 나라별 가정 내 남성 가사참여율 데이터를 보여주며 '우리나라 여성의 대부분이 독박육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 가사참여율이 제일 높은 나라는 덴마크(43.39%)다. OECD 평균이 31.97%인데 한국 남성 가사참여율은 16.52%로 인도 다음으로 가장 낮다. 대부분 유럽 국가들의 남성노동분담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반면 인도(12.82%), 일본(17.90%), 중국(28.00%) 등 아시아 국가들이 대체로 낮게 나타났다. 

 

우 박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내세우는 영국 등 유럽 국가는 육아의 주체가 국가고 엄마가 지원하는 역할을 뜻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담당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국가는 육아의 주체가 아니라 엄마가 육아의 주체고 국가는 엄마를 지원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불안함 때문에 사교육비 쓰는 게 아니라 그 돈을 모아 뒀다가 목돈을 한꺼번에 주면 아이가 외국에 나가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필요한 책을 사보는 등 더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것을 엄마 혼자 다 하기는 어렵다. 아빠들이 도움을 줘야한다”고 말했다.

 

'늦깎이 아빠' 우석훈 경제학 박사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강의장에서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연을 하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 “영어유치원 보내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이날 우 박사의 강의를 들은 엄마들은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특히 강의를 듣고 나니, 영어 사교육과 영어유치원에 대한 고민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단 반응들이 나왔다.

 

손주가 있다는 조경애(62) 씨는 “강의에서 실제 데이터로 보여주니까 현실감이 있었다. 손주도 늦은 시간까지 영어 과외를 한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는 보병이지 않느냐. 과학이나 수학에 좀 더 특화가 될 수 있다면 경쟁력 있는 아이가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4살 아이의 엄마 윤승희(32) 씨는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영어유치원을 고민하고 있었는데 박사님 말씀 듣고 영어유치원은 안 보내는 걸로 마음 먹었다. 생각보다 우리나라 남성들의 가사 참여율이 낮다는 게 수치로 보니 더 체감했다”고 말했다.

 

5살 아이의 엄마 김보람(37) 씨는 “아이가 5살이다. 애기 엄마들과 얘기하다보면 슬슬 가르쳐야 하지 않느냐는 얘길 듣게 되는데 영어에 대해서도 고민했다. 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상식적인 정신을 붙들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영어만 할 줄 아는 아이가 될 것인지, 어떤 분야를 특화해서 배울 것인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됐다”며 강의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혜진(39) 씨는 “아이가 4학년, 1학년으로 좀 커서 강의 듣는 동안 아이들 어릴 때를 돌아볼 수 있었다. 그동안 (사교육 유혹에도)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온 게 좋은 시간이었구나, 마음을 잘 지켜왔던데 대해 틀리지 않았다는 확인받는 느낌이라 감사했다. ‘그래 맞아,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해’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잘 지켜가야겠단 확고한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권현경 기자(hk.kwon@ibabynews.com)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년도 기준 금리는?  (1) 2017.11.30
사교육 컨설팅  (3) 2017.09.12
임옥상 전시회에 갔다오다...  (1) 2017.08.29
공원, 올해의 마지막 분수  (0) 2017.08.27
봉원사에서 연꽃을 보다  (0) 2017.08.26
Posted by retired
,


임옥상 개인적 '바람 일다'에 갔다. 일부러 예정을 했던 건 아닌데, 차 한 잔 마실까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니 마침 개인전이 있어서.


일부러 엄청나게 전시회를 찾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가급적 보려고 하는 편이다. 보면 좀 아나? 자꾸 보면 알까 싶어서.


흙을 소재로 민중적 일상성 같은 것을 모티브로 했다. 그리고 아주 수다스럽다. 하고 싶은 말이 이렇게 많았나?



2008년 촛불집회부터 지난 겨울의 촛불집회까지의 이야기다.


용산참사에 대한 대형작품은 차마 눈 뜨고 보기가 어렵다. 그리고 농민집회와 물대포.


댓구 형식의 mb 그림과 박근혜 그림은 좀 참혹하지만 눈길이 끌린다.


'대한민국 재도약의 힘, 창조경제'는 저런 일이 언제 있어나 싶게, 그렇게 시간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 있다.


이 사건이 예술가의 눈에는 어떻게 비추었을까?


마침 이재용도 나온다.





가끔 개인전에는 화가들의 메모나 작품 노트 같은 게 같이 전시되는 경우가 있다. 난 본작품보다 이렇게 사이드 디쉬가 더 좋았던 경우가 많다. 아주 오래 전에 이수근 전시회에서도 그가 남긴 그림 노트와 자녀들에게 만들어준 그림 책, 그런 게 훨씬 더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새만금은 임옥상에게 어떤 이미지로 남게 되었는가, 노트 너머로 약간의 이미지를 볼 수 있었다.


'새만금에 도요새 난다'


그런 메모가 있었다. 가슴이 약간 먹먹했다.


별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이런저런 잔상이 가슴 한 가운데.


이겨서 기쁘고 행복하다...


가 아니라, 예술가의 잔상 속에 남은 시대상, 그렇게 가슴에 맺혔다.


2002년에 많은 사람이 외쳤던 "오, 필승 코리아"와는 정반대편의 상이라고 할까? 잠시의 기쁨 그리고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같은...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교육 컨설팅  (3) 2017.09.12
[베이비뉴스] 사교육비 쓰지 말고...  (2) 2017.09.07
공원, 올해의 마지막 분수  (0) 2017.08.27
봉원사에서 연꽃을 보다  (0) 2017.08.26
둘째랑 같이 불러보는 노래  (2) 2017.08.26
Posted by retired
,


 


아이들 키우면 주말 나기가 아주 어렵다. 어린이집은 놀고, 그렇다고 매 번 어딘가 갈 수도 없고.


 


주말 지나고 나면 서로 지나면서 가족애가 돈독해지는가? 아내와 주말마다 싸우거나 냉전인 빈도수가 점점 더 늘어난다. 올해부터 아내가 일을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씩 일이 익숙해지면서 수입도 늘어나고 있다.


 


이번 달부터, 아내가 버는 돈이 우리 집 생활비랑 비슷해졌다. 내년에는 아마 우리 집 생활비하고 조금 남을 것 같다. 물론 그 사이에 생활비를 겁나게 많이 줄였다. 그리고 나는 진짜로 미니멀리즘의 삶을 구현하고 있다. 화려함은 점점 더 몸에서 사라지고 있다. 원래도 화려할 거야 없었는데, 이제는 추접스러운 것으로 넘어가기 직전이다.


 


아내가 벌어오는 돈이 많아지는 것은, 그만큼 아내가 더 정신 없이 바쁘다는 것과 같은 얘기다. 다음 주에 나도 이것저것 마감이고, 아내도 중요한 발표가 있다. 그런 주말을 지내기는 더더욱 힘들다.


 


방법이 없어서 오늘 오후에는 내가 애들을 대리고 공원에 갔다. 원래는 차 타고 나가는 길에 아이들이 차에서 낮잠을 자지 않을까, 그런 얄팍한 생각이었다.


 


공원에는 마침 분수가 올라오고 있었다. 둘째가 너무 재밌게 놀았다. 마침 오전에 로보카 폴리 일행이 계곡에서 캠핑하는 그림을 가지고 한참 놀았었다. 재밌게 노는 건 좋은데, 둘째가 결국 분수에 옴팡 물을 뒤집어썼다. 조금은 더 있고 싶었는데, 갈아입을 옷을 가져가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후퇴.


 


계절이 넘어가는 순간이면 늘 생각이 많아진다. 그렇게 매 번 몇 개의 계절을 보내고, 또 다른 계절을 맞는다. 그 순간들이 모두 기억이 날까? 그 때는 생각이 많았었는데, 지나보면 사실 또 그렇게 기억이 나지도 않는다. 그 때만 그렇게 감정이 깊었던 걸까?


 


올해 마지막 분수를 보면서, 뭔가 울컥하는 기분을 느꼈다. 산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도 잠시. 세상을 보고, 시대를 보다가, 정작 내가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 별 생각을 못했다는 생각이 문득.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어지고, 뭐가 아니면 안 된다는 집착과도 같은 생각도 사라졌다. 그냥 시간이 지나면 나이테가 하나씩 늘어나는 것처럼, 그렇게 삶은 씹다가 버린 껌처럼 되었다. 그러면 의미가 없는 거냐? 무엇인가 공격하고, 누군가 욕하면서 삶의 의욕을 느끼는 것보다는, 이 심심하면서도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이 더 진짜 삶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Posted by retired
,



연꽃 핀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산에 그렇게 자주 가는 것도 아니고, 절에 꼬박꼬박 가는 것도 아니다.


큰 애가 기침이 심상치 않아서 병원에 갔다가, 그냥 바로 집에 들어가기가 좀 그래서 집에서 멀지 않은 봉원사에 잠깐 들렸다. 별 생각 없이 잠깐 애들하고 산책이나 할까 싶은.


그래도 연꽃이 핀, 쉽지 않은 구경을 했다.


지난 번 봉원사에 왔던 게, 아마 애들 태어나기 이전인 것 같다. 몇 년 되었다.


별로 절에 오는 편은 아닌데, 봉원사에는 외할머니의 기억이 좀 담겨 있다.


태어난 곳이 봉원사에서 그렇게 멀지 않다. 어렸을 때에는 부모가 모두 교사라서, 좀 길게, 외할머니 손에서 컸었다. 그 때 기억이 지금도 내 인생에서는 가장 중요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내 성격이 외할머니를 닮았는지, 그건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 삶에 가장 많이 영향을 남긴 분이 외할머니인 것 같기는 하다.


일곱살 때인가, 죽을 고비를 한 번 넘기시고는, 내가 학위 받고 현대 다니던 시절까지 살아계셨다. 말년에는 자주 뵙지 못했다.


내가 태어났을 때, 할머니가 봉원사에 기와를 사셨다는 얘기는 아주 나중에 들었다. 그랬는지 아닌지, 내가 알기는 어려웠고.


내가 기억하는 건, 어렸을 때 할머니 손에 잡고 봉원사에 와서 절밥을 먹고 갔던 건 기억에 남는다. 설탕을 묻힌 아주 큰 튀각이었는데, 정말로 맛있게 먹었던 건 지금도 기억이 난다. 밥 먹고 나오는데, 문 앞에 있던 스님이 튀각을 한 줌 손에 쥐어주였던 것도 기억이... 나중에 생각해보면 네 살 아니면 다섯 살 때쯤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다.


연꽃을 보면서 꼭 외할머니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그냥 그건 아주 오래 전 기억이고, 나는 또 내 삶이 정신이 없다. 잘 되면 잘 되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내 삶은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요즘은? 정신도 없고, 굉장히 쫓기는 마음이 강하고, 되는 건 없고, 그래서 편안한 시기는 아니다. 날 도와줄 사람은 거의 없고, 내가 도와야 하는 사람은 겁나게 많고 (가끔은 그 반대인 경우도 있었다.)


짜증이 거의 극한으로 가고 있는 시기라고 하면, 아주 틀리지는 않을 얘기일 것 같다. 폭발하고 싶은 것을 겨우겨우 누르고, 버티고 있다고 하면 맞을까?


운 좋게 피어난 연꽃을 보고, 약간 마음이 풀렸다.


정확하게 말하면 풀렸다기 보다는, 이제부터 풀어나갈 수 있는 약간의 단초를 보았다고 할까?


강하고 편한 것 같아 보이는 삶, 많은 경우 개뻥이다. 삶은 늘 힘들고, 건조하고, 그 사이로 걱정이 소나기처럼 흘러가는 것이다.


그래서 잠시라도 아름다운 것을 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좋은 것은, 그 아름다운 것이 겁나게 비싼 것이 아니라는 점. 그리고 엄청나게 많은 산과 강을 건너서 가야만 그 아름다운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 그래서 여전히 삶은 부디칠 만하다.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임옥상 전시회에 갔다오다...  (1) 2017.08.29
공원, 올해의 마지막 분수  (0) 2017.08.27
둘째랑 같이 불러보는 노래  (2) 2017.08.26
둘째, 곰 세마리  (0) 2017.08.26
바쁘다고 하면 지는 거다  (4) 2017.08.22
Posted by retired
,

토요일 오전, 그냥 애들하고 노래 부르고 노는 중이다.


생각보다, mp3 화일이 다루기가 쉽지 않다, ㅠㅠ...




'잠시 생각을'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원, 올해의 마지막 분수  (0) 2017.08.27
봉원사에서 연꽃을 보다  (0) 2017.08.26
둘째, 곰 세마리  (0) 2017.08.26
바쁘다고 하면 지는 거다  (4) 2017.08.22
창작 제일주의, 블로그 이름을 바꿨다  (10) 2017.08.20
Posted by retir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