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고양이는 암컷인데, 이제 한 살이 되었을까? 하여간 길 잃은 고양이를 한 마리 동물병원에서 분양받아서 데리고 왔는데, 이제는 곧 컸다.

 

그리고 이 고양이 주변에서 얼쩡얼쩡거리는 아주 못생긴 고양이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못 생긴 고양이가 한 마리가 있다. 하여간 이 못 생긴 고양이와 우리 집 고양이는 상당히 친한지, 모기장을 사이에 두고 곧잘 심오한 소리들을 낸다.

 

이게 그냥 발정기인줄 알았는데, 최근에야 이게 고양이들의 걸 토크라는 걸 알았다.

 

못생겼다고 나한테 구박받던 고양이가, 새끼 고양이 세 마리를 얼마 전에 낳아서 우리 집 마당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새끼를 낳고 나서 이제는 엄마 고양이가 된 이 못생긴 고양이와 우리 집 고양이가, 하루에 한 시간씩 한참을 떠들어댄다.

 

이건 발정기 소리가 아니라, 그야말로 걸 토크인 셈인데, 무슨 얘기들을 저렇게 하는 걸까, 궁금해지기도 하였다.

 

어쨌든 고양이 새끼들은 세상에 이렇게 귀여운 게 또 있을까 싶게 귀엽다.

 

그래도 우리 집 안으로 들어온 것들이라서, 얘들한테도 밥을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겨우내 우리 집 마당은 동네 고양이들의 각축장이고, 며칠에 한 번씩 우리 집 마당을 차지하기 위해서 동네 길고양이들이 혈투를 벌이던 곳이기는 한데...

 

새끼를 낳은 어미 고양이한테는 영역을 양보하는 모양인지, 한동안 못생겼다고 구박하던 고양이가 이제는 어느덧 엄마가 되어서 세 고양이를 거느리고 먹고 살겠다고 바둥거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 마음이 짠하기도 하다.

 

아직 우리집 고양이는 중성화 수술을 안 시켰는데, 어쨌든 새끼를 한 번쯤 낳을 수 있게 해주고 싶기는 한데, 여전히 집은 어수선하고, 나도 이것저것 쓰느라고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가끔 신화에 보면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영웅들이 나온다. 대표적인 사람이 새와 노래를 했던 니벨룽겐의 반지의 주인공 지그프리트.

 

고양이들의 걸 토크는, 정말로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이다.

 

아직 성묘가 제대로 안된 처녀 고양이와 이제 막 세 아이의 엄마가 된 고양이, 이 둘은 무슨 얘기를 그렇게 하루에 한 시간씩 나누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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